[다각] 연애하는 사람들 05.
W. 이로운
[김종인 X 도경수]
경수와 종인은 변한것이 없었다. 경수는 여전히 종인에게 차가울 뿐이었고, 종인은 여전히 경수에게 웃으며 대화를 걸어왔다. 속으로는 종인에 대한 생각으로 업무까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인 경수였지만, 티를 내지않아 종인의 눈에는 들어올리가 없었다.
종인은 그저 자신에게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경수의 태도에 고마울 뿐이었다. 이런 부자연스러운 경수의 태도를 느낄수 있는건 백현과 민석 둘이었다. 종인의 점심 호의를 거절한채 경수는 민석의 병실로 향했다. 민석은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다 들어오는 경수를 보곤 두손을 치며 입을 열었다.
"도경수, 도경수!!"
"왜."
"내가 너희 팀에 김종인 어디서 많이 봤나 했거든?"
이제야 알아차린듯 말하는 민석에게 경수는 살짝 조소를 띄었다.
"걔 우리 학교였어!!! 너기억안나?? 축구부!!"
"…어. 안나."
"아 왜몰라!! 똥백, 너 기억안나?? 그!!!"
"나? 모르겠는데.. 7년전에일을 어떻게 기억하냐?"
민석은 모르겠다는 경수와 백현의 말에 괴로운듯 신음하며 두손으로 머리를 쥐어잡았다. 종인의 얘기를 구구절절하는 민석과 그말을 듣고있는 백현을 본 경수는 잠시 피곤한듯 간이의자에 앉아 민석의 챔대에 기댄채, 살짝 눈을 감았다.
들려오는 민석의 말에 종인에 대한 기억의 잔상들이 그려지듯 떠올랐다. 나는 김종인의 꿈을 짓밟았다.
-
학창시절 경수는 엄한 집안의 분위기 때문에 눈치를 보며 자라왔다. 대기업의 부장자리까지 승승장구하는 형덕분에 경수는 더욱더 열심히 공부만 할수밖에 없었다. 오늘도 피시방으로 향하자는 민석과 백현의 호의를 거절한채 경수는 자신의 독서실로 발걸음을 돌렸다.
고3. 수능을 준비하는 경수에게는 독서실을 가는 시간도 일분 일초가 아까울 뿐이었다.
"거기, 공좀차주세요!!"
축구부 주장인 민석에 의해 축구부 인원은 거의다 꿰차고 있는 경수였지만, 그을린듯한 피부에 축구복을 입은 처음보는 남자아이가 경수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축구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 경수였기에, 축구공은 포물선을 그리듯 날라가다 종인의 정반대편인 왼쪽으로 기울어졌다. 종인의 시선은 축구공을 따라 고개가 돌아갔고 경수는 그런종인이 아무렇지 않은듯 발걸음을 옮겼다.
'와- 전교회장님은 모든지 잘하는줄알았는데 아니었구나…?' 어느새 공을 주워 자신의 앞에온 종인이 웃으며 경수를 내려보았다. 우수한 성적에 전교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단 경수는, 왠만해선 교내에 경수를 모르는 학생은 드물었다.
바쁜와중에 자신의 길을 막는 종인이 거슬린 경수는 종인의 어깨를 밀친채 갈길을 재촉했다.
"제말에 기분 나쁘셨나요?"
"아니."
"와, 교단위에서 봤을땐 커보였는데 되게 아담하네요."
자신의 키얘기에 살짝 기분이상한 경수가 종인을 올려보자, 종인의 뒤에 더운여름.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오는 민석이 보였다.
"도경수!! 학원가냐 독서실가냐~"
"독서실."
"왜이리 안와. 김종인!!"
"가요. 형."
종인을 향해 소리치던 민석이 귀여운듯 종인은 웃으며 민석의 등을 돌려 축구장쪽으로 이끌었다. 뭐 저런놈이 다있어. 경수는 축구장의 먼지가 묻은 자신의 운동화를 바라보다 서둘러 독서실로 걸음을 옮겼다.
-
그후. 경수는 종인을 보는일이 잦아졌다. 경수만 보면 달려와 안부를 묻고 인사를 하는 종인탓에 경수는 가볍에 인사만하고 지나칠 뿐이었다. 민석에게 들은 종인의 얘기는 꽤 흥미로웠다. 어렸을때부터 축구선수가 꿈인 종인은 이년동안 해외유학으로 축구를 배우러 갔었고, 한국으로 돌아와 민석의 축구부에 들어갔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너무심해 하루중 두어번 부모님이 종인을 찾아와 데려간적도 많타는 말들이었다. 말을하는 내내 민석은 울상을 지었다. '간만에 축구좀 하는애가 들어왔는데 눈치보여서 뭘하겠냐고..' 민석은 주저리주저리 경수에게 푸념을 늘어놓았다. 종인은 경수에게 하루일과를 말하기도 하며, 자신의 유학시절을 말해주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그런 종인이의 말이 귀찮았던 경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종인의 얘기에 흥미를 느끼며 종인과 만나기를 기다리는날도 있었다.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올수록 경수는 종인에게 큰 관심을 두지않았고, 그런 경수를 배려하듯 경수와의 거리를 두는 종인이었다. 서로에게 소홀해져갈때쯤 바쁘게 집으로 귀가하는 경수를 잡아세운것은 사뭇 어두운 표정의 종인이었다.
학원에 가야하는 경수였기에 바쁜와중 신경질적으로 종인을 돌아보았다.
"형."
"나 바뻐. 할말있으면 빨리말해."
"형은 꿈이 뭐에요?"
"……"
대답이 나오질 않았다. 그저 대기업에 들어간다는 목표하나로, 형을 뛰어넘겠다는 일념하나로 공부를 해오던 경수는 종인의 가라앉은 목소리의 질문에 대답을 할수 없었다.
"나 축구 관둘까요."
"…왜."
"부모님의 반대가 너무 심해요. 나는 정말 축구를 좋아하는데.. 부모님은 알아주시질 않아요."
"나야모르지. 할말이 그거야?"
"…형."
"너꿈은 너가선택하는거야. 확률적으로 생각해. 너가 축구를해서 성공할수있는지. 꿈만꾼다고 다 이루워지는건 아니잖아? 그럴꺼면 대한민국은 의사와검사로 넘쳐나게."
딱딱하고 단호한 경수의 목소리에 종인은 쓴웃음을 지었다.
"형도 내가 성공못할꺼같죠?"
"너가 더 잘알겠지. 나먼저 가볼게."
경수는 종인과의 첫만남처럼 종인의 어깨를밀친채 갈길을 재촉했다. 누구보다 종인의 축구실력을 잘알고있는 경수였지만, 자신의 미래가달린 길앞에 경수는 종인을 신경써줄 겨를이 없었다.
나를 의지하고있는 이아이에게 나는 큰 상처를 주었다. 분명 종인도 자신의 진로를 명확히 정해야할 시기에 나는 해답을 주지 못할망정 이아이를 더욱 힘들게했다.
종인을 지나쳐온 경수는 머릿속에 수많은 종인에대한 생각들로 가득찼다. 한여름의 서늘한 바람이 경수의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종인은 그자리에 서있다 운동장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
경수는 그뒤 종인과 마주칠일이 적었다. 종인에대해 아는것이라곤 민석에게 가끔 들려오는 종인의 안부가 전부였다. 무더운 여름이끝나고 서늘한 가을이지나 차가운 겨울까지 눈깜짝할 사이로 지나간 계절동안 경수와민석, 백현은 그간 공부한 시간의 결과물을 받을 수능도 치루었다.
고등학교시절 바리스타가 꿈이었던 민석도, 수의사가 되고싶던 백현도 조금씩 어른으로 나아갈 준비를하며 덤덤하게 졸업식을 맞이했다. 전교회장인 경수가 교단에서서 준비한 연설문을 꺼내들었다. 19세소년 도경수가 교단위에서서 학생들을 쭉 둘러보았다.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참고있는 백현도, 손에 졸업장과 밀가루를 들며 웃고있는 민석도, 희노애락이 공존하는 백석고등학교 학생들의 표정도, 그간 볼수없었던 자신을 향해 웃어보이고 있는 종인도. 경수는 자신의 손에들린 형식적인 연설문을 바라보았다.
지금의 도경수가 19세소년 도경수에게 해주고싶은 말이있다면 '넌 잘한거야 도경수.' 이말일것이다. 경수는 손에 들고있던 연설문을 내려놓았다. 잔잔한 졸업식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의아해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경수는 조심히 마이크를 집었다.
"안녕하세요. 도경수 입니다. 제가 학생회장의 자격으로써 마지막 말을 해드리려고 합니다."
경수의 단호하고 부드러운 말투에 모든 학생들이 숨죽이며 경수를 바라보았다.
"모두 포기하지 마십시오. 겁먹지 마십시오. …저는 겁쟁이입니다. 부모님의 그늘 밑에서 아무것도 할수없는 신생아 였습니다. 목표가있고, 꿈이 있다는것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제꿈은 대기업 입사입니다. 이런 현실만을 바라보는 이타주의적인 제가 학생회장이 될 자격이 있을까요? 공부가 다가 아닙니다. 저는 이 모순적인 사회를 바꾸고 싶습니다. 제가 높은 지위에 올라가기위해 사회에 눈돌리며, 현실을 부정하고 좋은 대학교에 합격이라는 결과물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런제가 너무 한심합니다. 여러분들은 꼭 좋은 꿈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비겁한 이사회를, 비겁한 제자신을 여러분이 짖눌러주셨으면 합니다. 이런 제말이 여러분의 길을 안내해줬으면 합니다. 이길을따라 여러분이 올라가서 꼭 정상에 도달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가 학생회장으로서 여러분에게 해드릴수있는 마지막 말이자 마지막 선물입니다……."
경수의 마지막 말이끝나자 학생들은 하나둘씩 박수를 치며 감추었던 눈물을 흘렸다. 어느새 경수 자신의 볼에도 눈물들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흐릿한 시야에는 두눈가득 눈물들이 가득 차있었다. 종인만을 향해있던 경수의 시선이 민석과백현을 바라보았다. 눈물을 그렁그렁 달은채 그둘은 경수를 향해 두손높이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종인도 경수를 향해 박수를 치며 웃어보였다.
"경수형. 졸업축하해요."
"고마워."
눈물젖은 졸업식이 끝난뒤, 밀가루 범벅이된 경수에게 종인이 꽃다발을 들고 찾아왔다. 친구들하고 떠들고 장난치며 정신이없던 경수는 종인을 발견하곤 급하게 빠져나와 꽃다발을 받아들었다.
"형. 연설 완전 멋있던데요?"
"…별로."
경수의 말뒤로 알게모를 정적이 감돌았다. 멋쩍은듯 밀가루를 털고있는 경수를보던 종인은 먼저 입을 열었다.
"..형. 저 축구 관뒀어요."
"뭐?"
"그냥요. 제실력이 엄청 뛰어난것도 아니고…."
종인의 말에 경수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종인에게 만큼은 꼭 자신의 연설을 들려주고 싶었다. 어쩌면 종인을 위해 한말일수도 있다. 종인만을 바라보며 자신은 연설을 이어갔다. 그말들은 종인을 위한것들이었고, 종인이 들어주었으면 하는 말들이었다.
"형은 내가 선택한게 후회되는 짓이라고 생각해요?"
"…아니."
"그럼됬어요. 형한테 가장먼저 묻고싶었어요."
"나한테?"
"네. 형은 내선택을 헛되게 생각하진 않을꺼 같아서요. 형도 이게 잘한거라 생각하죠?"
"…어."
"...경수형. 졸업 진심으로 축하해요."
나는 종인이에게 또한번의 몹쓸짓을 해버렸다. 아니다. 내가 하려던말은 이게아니다. 떨어지는 입을 억지로 벌렸다. 야속하게도 벌어진 입은 말이나오질 않았다.
어쩌면 경수라면 한번더 자신을 잡아줄것이라고 믿었던 종인은 쓴웃음을 지은채 민석을향해 돌아섰다. 축구를 향한 자신의 꿈도 완전히 접은채, 종인은 민석에게 걸어갔다. 이것이 종인과 경수의 마지막이었다.
-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에 찌들면서 경수에게 종인은 서서히 잊혀져갔다. 어쩌면 경수 스스로 종인에 대해 외면한것일수도 있다. 도경수 밥뭐먹을꺼야? 들려오는 백현의 목소리에 경수는 감은 두눈을 천천히 떴다. 탕수육. 복잡한 머릿속에서도 밥생각은 났었나보다. 경수는 이런자신이 우스운듯 조소가 흘러나왔다.
곧이어 중국집 배달원이 들어와 중식들을 내려놓고갔고, 경수는 느긋하게 젓가락을 뜯으며 탕수육을 입어물었다. 입안에서는 달콤한 탕수육의 소스가 맴돌았다.
-
크리스마스가 다가올수록 김민석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마음에 안드는 의사양반을 피해다녔다. 그게 무슨이유 때문인지는 알고있는 경수였지만, 애써 모르는척하며 민석을 지켜보았다. 크리스마스 이브날밤. 민석과함께 휴게실로 향하던중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루한을 발견한 경수는 가볍게 목례를 한뒤에 걸음을 재촉했다. 다행이도 김민석은 루한을 보지 못한것 같다.
"너, 남자가 남자좋아하면.. 어떻게 생각해?"
"그럴수도 있지."
경수의 입에서 쓴웃음이 나왔다. 이상황에서 종인이 생각나는 자신이 의아한 경수였다. 김민석이 루한을 좋아한다는것쯤은 알고있었다. 루한이 마음에 안드는 경수였지만, 루한의행동이 그시절의 종인과 겹쳐보여 애써 부정하며 민석과 대화를 이어갔다. 울음을 참는 민석을뒤로, 경수는 루한에게 눈인사를 한뒤 휴게실을 나섰다. 루한도 경수에게 웃음으로 보답하고 민석에게 다가갔다.
병실로 발걸음을 옮기던중 누군가가 경수의 뒷통수를 쳤다. 신경질적으로 경수가 뒤를돌아보자 웃고있는 백현이 서있었다.
"왜 치고지랄이야."
"내 불알들아. 형빼고 비밀을 나누면 섭섭하지."
"침까지 흘리면서 자고있던게 누군데."
"내가언제? 아- 민석이가 게이라니.."
"대한민국 80퍼센트는 양성애자래."
"넌 그냥 애자."
"뒤지고 싶냐."
'까톡' 백현과의 간단한 장난들을 주고받던중 자신의 핸드폰이울려 경수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액정을 바라보았다.
'도경수 팀장님. 메리크리스마스. -김종인'
경수는 카톡을 확인한뒤에 주머니에 손을 꽃은채 병실로 향했다.
-
백현과민석, 세훈과의 조촐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끝낸뒤 경수는 자신의 팀원들과 성탄절을 기념하여 회식이있는 레스토랑으로 향하였다. 자신의 팀원들과 그 사이에서 웃고있는 종인을 본 경수는 목례를 한뒤 자리에 앉았다.
경수가 온뒤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고 회사 팀원들의 목소리도 조금씩 커져갔다. 이와중에도 경수는 종인이 신경쓰이는듯 몇번에 눈짓을 종인에게 보냈지만, 종인은 알지못했다.
'저 종인씨 처음올때부터 호감이었는데, 저랑 교제한번 안해보실래요?' 회식이 끝난뒤, 헤어질려하던 팀원들의 발걸음을 붙잡은것은 가녀리고 청초하게 생긴 은하의 말이었다. 경수도 은하가 종인을 좋아한다는것쯤은 알고있는 사실이었다.
팀원들은 종인을 부축이고 당황스러워하던 종인은 이내 웃으며 대답했다. '그럴까요?' 종인의 대답에 은하의 얼굴은 달아올랐고, 뜨겁고 즐거운 분위기로 팀원들이 각자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수와 종인은 같은방향인지라, 같이 걸어가고 있지만 딱히 말들은 오고가지 않았다. 무거운입을 먼저연것은 종인이었다.
"팀장님."
"네."
"팀장님은 변하신게 없으시네요."
"네."
"저는 완전많이 변했는데…."
종인의말에 경수는 마음한켠이 살짝 아려왔다.
"팀장님 제가한말 신경쓰지않는거죠?"
"네."
"그냥…그시절에 제가 그랬고, 이 자리까지 올수있던건 형의몫이 크다는걸 말해주고 싶었어요."
"……"
"고마워요. 부모님께서 입사할때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종인은 나긋나긋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코끝을 찡그렸다.
"다행이네요."
"..축구…아, 아니에요. 팀장님은 제가 좋아했다는데 안놀라세요?"
"놀랄일이 있습니까?"
"태도 변하신거 같은데…"
종인은 시선을 바닥으로 향한채 괜히 맨땅만 발로 툭툭찼다.
"놀란것뿐입니다. 남자가 저를 좋아했다는것에대해. 그게 김종인씨라는것도 한몫합니다."
"..놀라기만 했나요?"
"아니요. 살짝 불쾌했습니다. 제가 동성애를 선호하는편은 아니라서요."
아니다. 내가하려던말은 그게아니다. 술김에 살짝취한탓인지 속으로 생각했던 말들이 헛나왔다. 경수는 종인을 바라보았다. 종인은 여전히 시선을 바닥에둔채 경수의 말을 담담히 듣고있었다.
"…에이, 과거잖아요~ 그냥 그랬다는거죠."
"…네."
"들어가세요. 팀장님. 내일봐요."
"김종인씨도요"
경수의 말을들은 종인은 고개를들어 경수를 바라보았다. 종인은 쓴웃음을 지은채 경수에게서 돌아섰다. 그모습이 자신이 기억하고있는 졸업식의 종인에대한 잔상과 겹쳐보였다.
나는지금 이아이에게 세번째의 몹쓸짓을 해버렸다. 북적이는 광화문의거리. 수많은 캐롤들이 울려퍼진다. 지금의 도경수는 19세소년 도경수와 달라진것이 없다. 축구를하며 웃던 바리스타가 꿈인 소년은 멋진 사회인이 되었고, 아픈 동물을 지켜주고싶던 수의사가 꿈인 순수한 소년은 사회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늠름한 변호사가 되었다.
변하지 않은것은 도경수 나 자신 하나였다. 다가오며 관심을 받기 싫어하던 19세의 소년 도경수는 여전히 관심을 주는 사람을 밀어내며 모진말을 내뱉었다. 한심하다. 한심하게 짝이없다. 자신이 가장먼저 어른이 되는줄로만 알았다.
경수는 속에서 알게모를듯한 깊은 한숨이 나왔다. 하얀 구름처럼 피어오르던 입김은 경수의 눈에서 사라졌다. 지금 친구들은 기억에남을 크리스마스를 보내고있을까? 경수의 머릿속에서 민석과백현, 세훈이 떠올랐다.
루한을 바라보며 수줍은듯 웃고있는 민석, 찬열의 전화를받고 짜증나게 병원을 나서던 백현, 병실에서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며 준면을 놀리고있는 세훈. 모두가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고있는것 같았다.
어울리지 못한것은 도경수 자신 하나였다. 어였한 사회인이되면 변하는줄 알았고, 어른이 되는줄만 알았다. 그것은 순전히 자기합리화의 방식이었다. 찬바람이 매섭게 귓가를 스친다. 즐거운 크리스마스의 캐롤이 들리며 알록달록한 광화문의 거리를 혼자 걷는듯한 종인, 아직 어른이되지못한 19세 소년인 도경수가 서로의 마음이 엇갈린채 각자의 크리스마스 마지막밤을 보내고있다.
-
즐거운 크리스마스네요! 제가 시간이 없어서 급하게 쓰고 새벽에 올리네요ㅠㅠ
크리스마스날까지는 올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세준으로 써서 올려드릴려고 햇는데 카디가 조금더 크리스마스와 적합하다는 기분이 들어서 쓰던세준을 멈추고 급하게 카디먼저 써버렸네요! 즐거운 크리스마스날 세준을 기대하셨으면 죄송합니다ㅠㅠ 다음에는 멀쩡히 세준으로 다시만나요!
괜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암울해질까봐 걱정이네요ㅠㅠ 급하게 쓰느라 오타가 있을수도있으니 너그럽게 봐주시길바랍니다!
항상 댓글은 감사히 잘보고있읍니다! 하나하나에 정말 힘이나는거 같네욯ㅎㅎㅎㅎㅎ
연애하는 사람들을 끝까지 연재를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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