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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김남길 강동원 온앤오프 성찬 엑소
글쓴이 전체글ll조회 836l 2



 

도시의 밤은 평화로웠다. 적어도 경수의 눈에는 그러했다. 고층 빌딩들과 가로등, 차들로 인한 불빛이 오늘따라 아름다워 보였다. 경수는 이렇게 가끔 창 밖 풍경을 내다보며 생각에 잠기고는 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차올랐다. 그것은 슬픔도, 기쁨도 아닌. 둘 중 어느 영역에도 속하지 않는 것이었다.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다는 고질병. 경수는 이 기분이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작은 몸을 온통 휘감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지랄맞아. 작게 중얼거린 경수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속옷밖에 입지 않은 맨 살에 소름이 돋았기 때문이다. 높은 층은 이래서 안 좋다. 사람을 금세 우울하게 한다. 뒤를 돌아보니 상체를 탈의한 찬열이 침대 위에서 팔베게를 해 주는 자세로 잠들어 있었다. 경수는 천천히 바지를 입었다. 내일 아침에도 찬열의 팔 위에는 자신의 머리통이 올려져 있었어야 옳았다. 아니, 옳다고 표현하는 게 맞기나 할까? 이윽고 니트를 입고 외투와 목도리를 챙겨든 경수가 찬열의 옆에 기척도 나지 않게 배를 대고 살짝 엎드렸다. 똑같아. 십 년 전이랑 꼭 같은 모습이 경수를 퍽 기쁘게 했다. 우린 다 어렸지. 회상하던 경수가 배시시 웃고는 몸을 옆으로 돌려 찬열과 마주했다. 감긴 눈부터, 콧날, 뺨, 입술, 귀. 차마 손을 대지는 못하고 경수는 찬열의 얼굴 구석구석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에 경수는 얼굴을 굳혔다. 다들 어떻게 지낼까 궁금했다. 한 순간의 희망이 되었지만 결국에는 실망을 안겨주고 떠나가 버린. 경수는 쪼그려 앉아 포스트잇에 글자를 적었다. 찬열의 휴대폰 위에 살포시 포스트잇을 올려둔 경수가 아쉬운 듯 그를 돌아봤으나, 이윽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지금 떠나면 또 십년 후에나 그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시 널 만나면, 똑같은 일들만이 반복될거야. 잠시 서서 망설이던 경수가 룸에서 빠져나왔다. 엘리베이터에 탄 경수가 유리 너머로 보이는 도시의 야경을 내다봤다. 지금 이 엘리베이터처럼 자기 기분도 아래로 아래로 추락해 가는 기분이다. 경수는 손등으로 뺨에 흐르는 눈물을 훔쳐내었다. 너도 결국 내 외로움의 일부일 뿐이야, 박찬열.

 

 

Reprise, 사랑과 외로움은 끝없이 반복된다.

w. 밀애

 

 

오랜만에 기분 좋은 꿈을 꿨다. 이렇게 푹 잔 것도 오랜만이었다. 자는 내내 설레었던 것도. 찬열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눈을 반짝 떴다. 경수의 볼을 쿡 찔러 놀래켜줄 생각이었다. 찬열의 입꼬리가 서서히 내려갔다. 반짝이던 눈은 차게 식어갔다. 그리고 자신의 옆자리는 차게 식어있었다. 찬열은 경수가 간밤에 이 곳을 떠났다는 것을 직감했다. 한참을 허망하게 누워만 있던 찬열이 상체를 일으켰다. 지난밤의 정사로 온 몸이 뻐근했다. 그래도 기분은 상쾌했는데. 실망한 표정으로 한숨을 푹 내쉬던 찬열이 탁자 위의 휴대폰에 붙어 있던 포스트잇을 집어들었다. 경수처럼 데굴데굴 굴러갈 듯 예쁜 글씨체에 찬열이 피식 웃었다.

 

'찬열아,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어. 우리가 인연이라면 다음에 또 만나겠지? 그동안 잘 지내.'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은 메모를 빠르게 읽어내려간 찬열이 헛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또 도경수는 자신을 스쳐간다. 이제야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들었구나 싶었던 지난 밤을 생각했다. 사랑한다고, 네가 그리웠다고 귓가에 수없이도 속삭이던 그 예쁜 입술. 십 년 전 경수가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을 찬열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사랑해. 보고싶을거야, 많이.'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은 어땠더라. 찬열은 아쉬움도 잠시, 경수가 남긴 포스트잇을 한 손에 들고 옛 추억에 잠겼다.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어리었다. 창 밖에서는 해가 뜬 바쁜 도시의 아침 풍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찬열은 창 밖의 해에 시선을 두었다. 그는 눈가를 살짝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렇게 해가 눈부신 아침이었는데.

 

 

 

 

 

 

-

안녕하세요. 반응연재이긴 한데 무반응이어도 올릴 것 같..네요 후 자기만족이라고 칩시다.

짧은 덧글이어도 머리 꽁꽁 싸매고 내내 자판 두드린 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똥손이 싸질러버린 글 읽어주기라도 하셨다면 감사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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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헙ㅠㅠ다음편..다음편을 주세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경수가 무슨 상처가 잇는걸까요?아님 외로움을 많이 타는걸까요?ㅠㅠㅠ 엉엉 브금이랑 내용이랑 너무 잘어울려요ㅠㅠㅠ저까지 쓸쓸해지는 기분..잘읽엇어요ㅠㅠ!
11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ㅜ좋은데요 ㅠㅠㅜ꼭 볼게요!! 다음편 보고싶어요 ㅎㅎㅎ
11년 전
독자3
다음편 기대할게요! 신알신도 하고갈께요!
11년 전
독자4
헐 진짜 다음 편 진짜 기대할게요..ㅠㅠ 찬열이랑 경수가 무슨 관계였는지 진짜 너무 궁금해요ㅜㅜ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경수가 떠나간거고 찬열이는 그걸 또 받아들이는지ㅜㅜ 다음편 기대할게요 신알신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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