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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엑소 샤이니 강동원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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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도경수야. 전주에서 왔어. 잘 부탁해."

 

평범하기 그지없는 인사라니. 전주에서 왔다는 말에 '야 전주가 어디야?' '비빔밥?' '야 거기 막 소 키우고 그러는 데 아니야?' 하는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목소리가 들린다. 경수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 아마도 두 귀가 새빨개졌을 거다. 손가락을 꼼질댔다. 경수는 지금 이 순간을 생각하느라 뒤척였던 어젯 밤의 자기 모습이 우습다고 생각했다.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나름의 새로운 시작을 잘 해 보겠다고 결심했었다. 그러나 소극적인 성격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나 보다. 내가 늘 이렇지 뭐. 경수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선생님이 지목해 준 자리로 걸어가 앉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쏠렸지만 경수는 어디에 눈을 두어야 할 지 몰랐다. 그저 자리에 앉아 책가방을 열어 필통을 꺼낼 뿐이었다.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할 지 몰라 얌전히 앉아만 있던 그 때. 톡톡. 어깨를 살짝 건드리는 손길에 경수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짝이 눈을 빛내며 미소를 띠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경수, 경수라고 했나?"

"응? 응. 도경수."

 

다행이다. 서울 애들은 말도 안 걸고 마냥 새침 떨고 앉아 있을 것만 같았는데. 사람 좋은 미소에 경수도 따라 웃음지었다. 이거 생각보다 시작이, 괜찮다. 금방 기분이 좋아진 경수는 계속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짝에게 대답해 주었다. 내 이름은 찬열이야, 박찬열. 중저음의 목소리가 꽤 멋지다고 생각했다. 찬열은 말수가 적은 경수와 다르게 붙임성이 좋았다. 우리 밥도 같이 먹자! 경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찬열 덕에 새 학교가 꽤 맘에 들어졌다.

 

 

 

Reprise, 사랑과 외로움은 끝없이 반복된다.

w.밀애

 

 

 

사실 경수는 낯선 것을 굉장히, 병적으로 싫어한다. 특히 장소에 관해서는 더 그랬다. 사회성이 살짝 부족한 성격 탓인지는 몰라도, 처음 가는 장소에서는 굉장히 조심스러웠으며 사소한 것의 변화조차도 꺼려했다. 방학 동안 다녔던 헬스장에서도 매일 비슷한 위치의 락커만 써야 한다든지, 샤워실에서는 전날 씻었던 자리에서 반드시 씻어야 한다든지 꽤 사소한 것들에 신경을 썼다.

 

그런 제가 지금 낯선 친구들과 점심을 함께 먹으러 간다. 경수는 왠지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친구들 여럿이서 떼 지어 다녀 본 적이 없었다. 찬열이 경수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경수가 웃으며 찬열을 올려다 봤다. 찬열도 웃으며 제 친구들에게 경수를 소개했다. 얘는 도경수, 오늘 전학 왔어. 그 중 가장 활발한 듯한 애가 경수의 손을 덥썩 잡고 흔들었다. 난 김종대야! 다른 아이들도 앞다투어 자신을 소개했다. 살짝 부끄럽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아주는 경수를 흐뭇하게 내려다보던 찬열이 경수의 어깨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밥 먹으러 가자!

 

식사를 마치고 나와 친해진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걸어가는데 교무실 앞에서 담임을 만났다. 담임은 경수에게 따라 들어오라고 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담임을 따라 교무실로 들어가는 경수를 보고 종대가 박장대소했다.

 

 

"박찬열, 쟤 존나 귀엽다. 그치?"

"징그럽게 남자끼리 귀엽다고 그러냐?"

 

 

그러는 찬열도 경수의 뒷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올려 웃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짖궂게 장난을 칠라 치면 바로 빨개져 버리는 뺨과 귀가 참 귀여웠다.

 

 

 

 

 

 

 

"선생님, 청소 끝났어요."

"그래? 어디…좋아, 깨끗한데? 가도 돼."

 

 

잘 가. 하고 웃으며 아이들을 보낸 경수가 도로 의자에 앉았다. 올해는 경수의 초등학교 교사로서의 첫 해였다. 요새 학교폭력이다 뭐다 해서 본인도 주위 사람들도 순둥순둥한 경수를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지낼 만 했다. 벌써 이렇게 한 해가 다 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아이들이 미술시간에 그려 제출한 그림들을 집어들었다. 경수는 그림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구경했다. 그러다가 손을 멈추며 한 아이의 그림에 집중했다. 경수의 눈빛이 일순간 멍해졌다. 반 아이가 그린 그림 속 사람들은 모두 왼편 가슴에 빨간 하트를 달고 있었다. 경수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웬일인지 교실을 비운 백현을 찾아 미술실로 찾아갔었다. 문에 달린 유리 너머로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는 백현의 뒷통수를 본 경수가 환하게 웃고는 소리나지 않게 문고리를 돌렸다. 행여 소리가 날 새라 살금살금 백현의 뒤에 선 경수가 백현을 놀라게 하려다 잠시 멈춘다. 백현이 스케치를 마치고 정성스레 색을 입히고 있는 것은,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백현과 경수의 모습이었다. 게다가 왼편 가슴에 빨간 하트를 달고 있는 모습에 경수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백현의 머리에 손을 얹었고.

 

 

 

'변백현~뭐 해!'

'야, 언제 왔어! 저리 가. 너 이거 아직 보면 안 돼.'

'다 봤는데 뭘. 왜, 나 주려고 했던 거였어?'

'아 도경수 진짜. 그냥 모른 척 하면 덧나냐? 멍충아.'

 

 

 

그 뒤로 어땠더라. 경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제의 찬열에 이어서 오늘은 백현이 생각났다. 요새 외롭나? 왜 자꾸 옛 시절이 생각나고 그러지. 그래도 오랜만에 떠올리니까 기분은 뭔가 행복하달까, 예의 그 설레이는 기분이 다시 찾아온 것만 같았다. 경수가 씩 웃으며 다시 그림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보기 시작했다. 백현이는, 잘 지내려나?

 

 

 

 

 

 

 

 

"여기가 어디야?"

"여기는, 특별활동 부서들 있는 데야. 미술실, 도서실, 음악실, 실습실 뭐 이런 거 있어."

 

 

찬열이 경수를 향해 손짓했다. 경수는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학교 이곳 저곳을 구경하다가 찬열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찬열이 야자시간 뜬금없는 미술 선생님의 호출을 받고 한참 수학문제를 푸느라 끙끙대는 경수를 학교 구경 시켜준다고 꼬드겨서는 데리고 온 것이었다. 야자 대신 부서활동을 하는 학생들을 위해 특별실이 있는 건물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찬열이 왜 미술실 불이 꺼져 있지…하며 미술실의 문고리를 돌렸다. 먼저 들어가라는 찬열의 손짓에 경수가 미술실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깜깜했던 미술실 안이 환해졌다.

 

 

"생일 축하 합니다, 생일 축…엥?"

"……."

"……."

"야, 너네…"

 

 

모두들 벙쪄 있었다. 초를 켠 케이크를 든 친구를 선두로 파티 용품을 한 개씩 들고 있던 아이들이 당황해서 노래를 멈췄다. 당황한 것은 얼떨결에 누군가가 씌우는 고깔모자를 쓴 경수도 마찬가지였다. 멀쩡한 것은 혼자 감격한 목소리로 말을 잇지 못하는 찬열뿐이었다. 경수한테 귀띔하는 걸 깜빡했어! 아 어쩐지 박찬열 치고 키가 작더라니까. 손뼉을 짝 치며 얘기하는 종대의 말에 다른 아이들은 물론, 민감한 키 얘기에 경수마저도 종대를 노려봤다. 그것도 잠시, 다들 한 마음이 되어 찬열에게 생일축하 노래를 다시 제대로 불러주곤 빨리 초를 끄라고 하기 바빴다. 찬열은 초를 끄기 전에 모두를 슬쩍 둘러보며 말했다. 너네, 나 초 끄면, 알지? 영문도 모르는 경수만 빼놓고 모두가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찬열이 초를 끄는 순간, 시작되었다. 뭐가? 케이크 생크림 묻히기 전쟁이.

 

손이고 뺨이고 심지어는 머리카락에까지 생크림을 묻힌 아이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경수도 쫓아오는 아이들을 피해 도망다니기 바빴다. 그 중 처음 보는 애 한 명이 집요하게 자신을 쫓아왔다. 양 손에 생크림이 잔뜩 묻어있는 것을 본 경수가 질겁하며 달아났다. 하지만 그 애는 경수보다 훨씬 빨랐다. 경수를 구석에 가둬놓고 두 뺨에 생크림을 바르며 신나게 웃어댔다. 울상을 지은 경수가 그 애를 잔뜩 노려봤다. 하지만 깔끔한 성격인데다가 오늘 처음 전학와서 더욱 소심한 경수가 생크림을 장전해 놓았을 리가. 약오르지? 그 애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경수를 약올렸다. 그 때 찬열이 다가와 멋지게 복수를 해 줬다. 큰 키를 이용해 머리카락에 생크림을 묻히고 조물조물, 잘 묻혀주며 자신에게 윙크하는 찬열을 보며 경수가 웃었다.

 

 

"변백현! 너 점심때 코빼기도 안 뵈더니 왜 이제 나타나서 우리 경수 괴롭혀 이 비글아!"

"와, 친구 하나 생겼다고 겁나 감싸네! 나도 좀 친해져 보자!"

 

 

변백현이라, 샐쭉 하고 개구지게 웃는 모습이 첫인상처럼 참 까불거리게도 생겼다고 경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백현이 내미는 손을 경수가 풉 하고 웃으며 잡고 흔들었다. 도경수야. 양 볼에 생크림을 묻힌 경수와 머리카락에 생크림 무스를 바른 백현의 모습이 웃겼는지 자신이 생크림을 가장 많이 뒤집어쓴 주제에 찬열이 박장대소했다.

 

 

"와, 미술실에 샴푸도 있어?"

"생일 파티 때면 늘 준비하는 거지 뭐."

 

 

운동부 학생들을 위한 샤워실에서 교복바지와 소매를 걷어올린 아이들이 생크림이 묻은 머리를 감았다. 샴푸 통을 달랑거리며 와서는 비누로 머리를 감는 애들에게 장난스레 '머릿결 존나 뻑뻑해지겠다. 이 오빤 찰랑거리는 머릿결을 위해 샴푸를 가져왔지.' 하는 백현을 경수가 대단하다는 듯 바라봤다. 백현이 선심쓰듯 경수에게도 샴푸를 나눠줬다. 오늘 찬열의 생일파티는 미술부 대표라는 백현의 힘을 써서 장소마련이 된 것이었다. 이렇게 파티도 해 주는 것을 보면 꽤나 돈독한 사이들인 것 같다고 경수는 짐작했다.

 

 

"찬열아, 생일선물 뭐 갖고 싶은 거 없어?"

"글쎄."

 

 

찬열과 경수는 마침 집도 같은 방향이었다. 같이 하교하는 길에 경수가 묻자, 찬열은 잠시 고민했다. 그러다가 경수의 볼을 콕 찌르며 말했다.

 

 

"오늘 너가 전학 왔잖아. 새로운 짝꿍 겸 친구. 충분한 선물인 것 같은데?"

 

 

경수가 그런가? 하며 웃자 찬열이 '뭐가 그런가야!' 하며 갖고 싶은 것을 마구마구 나열하기 시작했다.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게 어딨냐고 경수는 찬열의 입을 막기 바빴다. 경수는 새 학교에 대한 걱정 따위는 찬열의 등장 이후로 잊어버린지 오래였다.

 

 

 

 

 

 

 

 

 

경수는 통화버튼을 누를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다. 손에 땀이 절로 났다. 어휴, 내가 못 살아. 경수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마음속으로 정말 다신 안 볼 각오로 떠나자, 해 놓고는 어느새 찬열에게 전화를 걸까 말까 고민하는 자신이 우스웠다. 그러니까 지금 자기는, 찬열과 연락하는 것이 똑같은 일의 반복일 것을 알면서도 내심 해 보고 싶은 거다. 이번엔 다를 거라는 기대감에. 사실 어젯밤 호텔 방에서 찬열이 샤워하러 들어간 사이 침대에 엎드려 찬열의 휴대폰을 구경했었다. 찬열이 알면 기분나빠할까 싶어 걱정하면서도 사진첩을 몰래 열어봤다.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찍은 것 몇 장, 양복을 입고 잔뜩 멋 낸 찬열의 셀카 등등. 입가에 미소를 띠고 구경하던 경수가 슬쩍 주소록을 봤다. 변백현. 떨리는 손으로 이름을 검색해 봤지만 없었다. 백현. 없었다. 연락 안 하나 보네. 한숨을 푹 쉰 경수가 잠시 망설이다 찬열의 휴대폰으로 자신의 휴대폰에 전화를 걸었다. 자신의 휴대폰에 알림창이 떴다. 통화 종료를 누르고는 기록을 지웠다. 혹시 모르니 전화번호를 저장해 두었다. 지난 밤을 회상한 경수가 머리를 감싸쥐었다. 바보, 바보다 진짜. 경수는 안돼! 혼자 소리치고는 휴대폰을 침대에 내던져 버렸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다시 연락해서 뭘 어쩌잔 거야. 진짜 안 돼. 물도 떨어졌던데 머리도 식힐 겸 편의점에 나가 물이나 사 와야겠다 싶어 경수는 원룸을 빠져나왔다. 우편함에 우편물이 몇 개 있는 것을 본 경수가 그것들을 집어들었다. 하나하나 확인하며 경수가 계단을 걸어내려갔다. 이건 고지서, 이건 카드 회사. 이건…뭐지? 봉투를 뜯어보니 카드가 들어있었다. 뭐야, 청첩장이네. 누구지?

 

 

경수가 발걸음을 멈췄다. 카드를 열어본 경수의 표정이 급격히 굳었다.

 

 

[세상에 하나뿐인 인연으로 만난 지 어언 2년, 아름답고 행복한 사랑을 축복해 주세요. 신랑 변 백현 신부 이 유민]

 

 

 

 

-

 

안녕하세요ㅎㅎ프롤로그를 올린지 이틀만이네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리프라이즈는 현재-과거가 자주 바뀌는 구성으로 되어있어요.

나름대로 줄 간격으로 구분을 짓기는 했으나, 독자분께서 유념하시고 혼동하시는 일이 없었음 해요~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짧은 덧글이라도 엄청난 힘이 되니까 달아주셨으면 좋겠어요ㅠㅠ

혹시 암호닉 신청해주신다면 넙죽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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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 암호닉 비글 신청할게요!! 아 진짜 작가님 대박이에요ㅠㅠ 진짜 됴총이란 말에 끌려가지고 왔긴 왔는데 이런 금글이 있을 줄은.. 찬열이랑 경수랑 백현이랑 종대랑 애들 과거가 순수하고 진짜 좋아욯ㅎㅎ 브금이랑 진짜 잘 맞는 것 같아요! 무슨 이유때문에 찬열이랑 백현이랑 경수랑 연락을 끊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경수도 지금 찬열이랑 백현이랑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요ㅠ 근데 왜 하필 백현이의.. 청첩장이.. 마지막에 보고 깜짝 놀랬어요ㅠㅠ 백현이가 왜 경수를 놔두고 결혼하려는 거지..... ㅠㅠㅠ 얼른 다음편 나오기를 기대할게요! 작가님 하트 사랑합니닿ㅎㅎ
11년 전
독자2
으잉 백구예요ㅠㅠㅠㅠㅠㅠㅠㅠ 잘 봤습니다ㅠㅠㅠㅠㅠㅠ 브금 좋네요ㅠㅠㅠㅠㅠ 글도 좋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계속 보다 보니까 현재 과거 왔다갔다 거려서 읭? 하긴 했지만 이해는 잘가네요 핡
11년 전
독자3
헐신알신하고가요
11년 전
독자4
신알신할게요~~~!
11년 전
독자5
암호닉신청해도될까요?ㅠㅠ 다음편긍금하네요... 뚱으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당ㅎ
11년 전
독자5
엄마미소로 보고있는데 현재 경수한테 무슨 일이 있어보이네요... 애들과 연락도 안하고 그리고 백현이가 결혼하는데 표정이 굳어지고.... 무슨일이 있어길래... 정말로 잘 읽었구요 암호닉 건망고로 할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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