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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어,김종인 왠 일이냐 니가"
"뭐가"
"남의 반에 손수 찾아오시고"

 

 

 

세훈이 의외인듯 종인을 흘겨봤다.종인은 세훈대신 그 옆의 찬열에게 눈이 갔다.이번엔 안올라온다 했더니,여기 있었네.찬열 또한 종인을 보고 있었다.

 

 


"야"
"..."
"백현이는"
"혼자 잘 있는데?"
"왜 혼자 두고 오는데?"
"내가 걔 엄마야?"

 

 


팽팽한 신경전에 세훈은 입을 다물고 둘의 눈치를 봤다.뭐야,얘네 왜 이래 이상해.세훈은 둘을 흘긋거렸다.

 

 

 

"뭐 정 걱정되면 니가 올라가봐"
"...씨바"
"뭐야,박찬열 너 변백현이랑 싸웠어?"

 

 

 


아니거든.찬열이 세훈에게 짜증스럽게 답했다.아까 그렇게 죽일듯이 노려보더니,변백현한테 삐지기라도 했나.아까 변백현 돌아와선 안절부절못하던데.무슨 말 했나보네.종인이 생각했다.세훈이 둘의 눈치를 보다가 별 말이 없어지자 입을 열었다.

 

 


"김종인 너도 와 오늘.박찬열 오기로 했어 우리 집에서 이거"
"뭐 술?"
"엉"

 

 


세훈이 제스쳐를 취하자 종인은 곧바로 알아듣고 물었다.술.음….종인은 짐짓 찬열을 쳐다보았다.찬열은 뭔가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곧 종인을 똑바로 보았다.

 

 


"가도 되나 몰라"
"왜,날 보고 그런 말을 해?"
"그래야할 거 같아서"
"와"

 

 


꼭 와라 너.찬열이 낮게 반복하며 말했다.무슨 시합이라도 하는 것 처럼,사소한 것 하나도 지지 않으려고 눈조차 깜빡이지 않는 찬열에 종인은 그 반응이 너무나도 흥미로웠다.의도치않게 웃음이 픽 터져나오기도 했다.적당히 티내라 박찬열아.종인은 꼭 모든걸 알고 있다는 듯이,그렇게 속으로 그 말을 삼켜냈다.

 

-

 

 

 

"니네 집은 왜 이렇게 구석졌냐 항상 느끼는건데"
"닥쳐"
"범죄자들 만날 것 같은 분위기다"
"나도 사실 밤마다 좀 그래"

 

 

 

세훈이 조심스럽게 도어락을 입력하고 얼굴을 조심스레 내밀었다.없음.들어와.세훈의 말에 종인과 찬열이 자연스레 현관으로 들어와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섰다.종인은 당연하다는 듯 소파에 앉았다.

 

 


"근데 변백현은?"
"일부러 안불렀어"
"왜?"
"박찬열이 부르지 말자던데?"
"왜?"

 

 


종인이 찬열에게 물었다.원래 하교도 같이 하면서,굳이 핑계대고 떼어내서 온 이유가 있겠지.

 

 

 

"백현이 이런거 싫어해"
"싫어하는게 아니라,아예 니가 이런 걸 하는 것조차 모를걸"
"..."

 

 


찬열은 딱히 할 말이 없어 종인의 말을 무시했다.그리고 박찬열 지가 술 마시면 무슨 말할지 모른대.그래서 싫대.존나 웃기지?레알 변백쫄따구.세훈이 거들었다.종인은 그제서야 납득이 갔다.한 마디로 꽐라된 모습 보여주기 싫단거네.찬열은 세훈의 폭로에 그를 노려보았다.

 

 

 

 


"캬아,기분 좋-다"
"아,여기 할배냄새 나"
"닥쳐"

 

찬열이 웃으며 술잔을 들었다.TV에선 의미없는 말소리들이 흘러나오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음성과는 나누어졌다.종인은 마시는 둥 마는 둥 그저 찬열과 세훈을 주시하고 있을 뿐이었다.찬열은 술을 들이키면 들이킬수록 자꾸 얼굴에 웃음기를 띠었다.정신없이 마시는 듯 하더니 문득 종인과 찬열의 눈이 마주쳤다.

 

 

 

"뭘 봐 씨발아.."
"오우,박찬열 센데"
"미친 놈"

 

 


저 새끼 술에 약하구나,딱 봐도.종인이 금방 깨달았다.찬열이 백현을 안부른 이유가 이해가 갔다.

 


"나..솔직히 너 존나 마음에 안들거든"
"그래?"
"마셔라 새끼야"

 

 

 


찬열이 풀린 눈으로 잔에 술을 부었다.술 마시면 무슨 말 할지 모른다더니 진짜다.툭툭 내뱉어지는 찬열의 직설적인 어투에 종인은 조금 우스웠다.알고 있었지만,직접 들으니 또 새로웠다.내가 뭘 했다고 그렇게 앙심을 품나.종인은 상황이 웃겼다.찬열이 따랐던 잔을 들이키고는 다시 내려놓았다.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얼굴들이 붉으스름해진 것을 보면 이미 취한 모양이었다.세훈은 술에 취할수록 말이 없어지는 경향이 있었다.조용히 들리지도 않을만큼 작게 혼잣말하는 세훈과 굵고 낮은 목소리로 딱딱한 말들을 뱉어내는 찬열,그리고 그것을 흥미롭게 보는 종인.이렇게 셋이었다.

 

 

 

 

"나 예전부터 궁금했던 거 있는데"
"뭐"
'너,어떻게 친해졌냐 변백현이랑"

 

 


찬열이 하하,하고 작게 웃음지었다.옆의 세훈은 말소리가 들리기는 하는지,아니면 아예 들을 생각이 없는지 혼자 무어라 중얼대고 있었다.찬열이 순간 웃음짓던 얼굴을 싹 버리더니 진중한 얼굴로 종인을 마주했다.

 

 

 

"내가.."
"..."
"백현이랑 친해지려고,얼마나 애썼는데."

 

 


넌 죽어도 모를걸.찬열이 비소지었다.

 

 

"아..엄마 전화 왔어 미친..나 잠시만"

 

 


무어라 중얼거리던 세훈이 울리는 진동에 정신을 차리고는 그렇게 말하고 방 안으로 급히 뛰어들어갔다.찬열은 신경 쓰지 않고 다시 잔을 들이켰다.

 

 

 

 


"네 말마따나 맨날 백현이랑 다니던 배연지도 떨궈내고"
"..."
"말이 좀 그런가,씨발..다 자기 잘못이지,백현이가 얼마나..후"
"무슨 소리야 그건"
"몰랐는데,인정하기 싫지만 그래도..백현이가 좋아했던 앤데.아 씨발 몰라,모른다고"

 

 

 

종인은 찬열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잘 알 수는 없었지만 그 술김에 화난 음성만은 알아들었다.

 

 

"그렇게 자리 차지하고 나니까,니가 전학 왔잖아"
"..."
"좆같아서 진짜.."

 

 


종인은 백현을 부르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진짜 못하는 말이 없네.종인은 당황스러울만큼 직설적인 찬열의 말에 그렇게 느꼈다.찬열은 뭐라 말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잔을 들이켰다.저러다 정신 잃겠다 싶을 정도로 그랬다.하지만 종인은 잠자코 그런 찬열을 지켜보기만 했다.내가 장애물이라 이거네.어쩌냐 안타까워서.종인은 취한 찬열을 앞에 두고 조금의 동정도 잊지 않았다.

 

 

* *

17-1,2 합쳐서 한 편 분량이에요!

전개가 빨라진 거 느껴지실련지..(급전개면 또 안되지만ㅠㅠ;

어째 종인이는 아는 눈치..ㅋㅋㅋㅋ휴

이제부터 더 자주 올릴게요ㅠㅠ가끔 단편도 올리고..

불협 끝나면 생각해놓은 것들도 너무 많네용 말은 안했지만 항상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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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궁디에요어후어ㅠㅠ
대박ㅠㅠ종인아..미안한데 니가 빠져..(ㅊㅆ!

10년 전
독자2
찬열이가 술을 잘못하는 면모가....ㅎㅎ
10년 전
독자3
재밌어요 방금 정주행 다 마쳤어요 아 ㅠㅠㅠㅠ재미져요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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