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무심하게도 우리가 만날 일은 그대로 없었다.
그 후론, 엑소한테 문자나, 전화 같은 건 절대로 없었고 아마, 그 문자가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TV를 틀면 엑소 이야기 뿐이었고, 1등 트로피를 받으며 행복해 하는 엑소의 모습에 난 저기에 끼어들어갈 틈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린아이가 울지말라고 사탕만 줬을 뿐, 그 후로 우는 건 어린아이의 선택이다.
나도 엑소에게 용기와 위로를 줬을 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EXO/징어] 유명한 작곡가 너징 X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는 엑소 12화
( 부제 : 비가 내리던 날엔 )
"징어야 빵 좀 사다줘."
"알았어. 돈 줘."
"가쓰나. 알았다 기다려 봐라."
맑고 고운 구름은 어디로 갔는지 어두컴컴한 하늘 뿐이다. 그땐 맑고 화창해서 싫었는데
이런 날도 싫다. 참 사람의 마음은 변덕이라더니 딱 맞는 거 같다.
오빠한테 돈을 받고 나갈려고 하자, 오빠가 비온다며 우산을 나에게 준다.
"이야, 오빠가 나한테 이런 것도 주고 많이 컸네?"
"빨리 갔다 오기나 해."
며칠이 지난 후지만, 평소처럼 웃으면서 지내왔다. 엑소가 1등하면 오빠한테 내가 도와줬다고 생색도 내보고
노래가 나오면 내가 프로듀서를 했다며 말을 꺼내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를 도와주고 보살펴준 오징어작곡가님한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말…정말 고마워요."
차례대로 마이크를 서로 주며 나의 이야기를 꺼낼 때, 잠구었던 눈물이 그 한마디에 그 말에 흘렸다.
오빠가 왜 우냐며 타박을 줄 만큼 울었다. 내 언급은 없을 줄 알았으니까.
내가 많이 미울 텐데도, 환하게 미소를 지어주며 카메라에 90도로 인사를 하는 엑소를 보며 나도 똑같이 미소만 지었다.
이젠, 내가 없어도 엑소는 점점 대세가 되어갈 것이고, 내가 맨날 말을 했던 초심만 잃지 않았으면 좋을거다.
툭, 하고 물방울이 내 머리에 떨어지자 억수로 내리는 비에 빠르게 우산을 펴서 마트로 달려가는 도중에,
누가 덜덜 떨면서 우산이 없다며 칭얼거리는 남자와, 곧 친구 온다고 기다리는 남자가 내 눈앞에 있었고,
난 그 자리에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박찬열…도경수?"
어떻게 우리 집을 안거야? 아니지. 그냥 촬영하는 차에 온 건가? 우산을 깊게 내리며 지나갈려고 했는데
경수의 말에 미소를 지어버렸다.
"도시락 주고 싶은데."
"야…맨날 도시락 만드는 것도 힘들지 않아?"
"처음으로 맛있다고 해준 사람인데…."
"야, 우리는?"
"너네들은 맨날 먹었잖아. 맛있다는 말 조차 해봤어?"
투정 아닌 투정으로 말을 하는 경수 때문에 웃음으로 화답을 하는 찬열.
진짜 나를 찾아 온 것이 맞다.
.
"저기…."
"네?"
경수와 찬열 앞은 작은 꼬마가 우산을 쥐며 '이거 어떤 누나가 주래요!' 하면서 가버린다.
누가 줬냐고 말을 하고 가라고 말에 안돼요 하고 가는 모습을 보며 둘은 빵 터지고 우산을 펼쳤다.
그냥 지나가던 팬이 준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순간 우산 속에 있던 쪽지 한장이 떨어지더니,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찬열이가 잡았지만 조금 물기가 베였다.
[ 둘다 연예인 맞아? ]
라는 쪽지에 경수와 찬열은 놀랬다. 순간 이 많은 사람들 중에 징어가 섞여 있을 거라는 생각.
"진짜 못 말린다."
"원래 못 말렸어."
둘은 아까전에 맞은 비 때문에 으슬으슬 추웠지만, 따뜻하고 포근한 우산과 쪽지 한장으로 모든게 좋은지
헤실헤실 웃으면서, 차가 오길 기다렸다. 그 후에 벤이 들어오고 매니저가 뭐라뭐라 잔소리를 퍼부었지만,
찬열의 손에 쥐어진 쪽지 한장이 너무 좋아서 그런건 마음껏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 사라졌을 때의 쪽지는 차갑고 버리고 싶었지만 이번에 받은 쪽지는 너무 간직하고 싶었던 찬열은
지갑을 열어 아무도 못보게 꽁꽁 숨겨두었다. 경수는 아 너만…. 이 말을 했지만 우산은 자기가 가진다면서
가져가버렸다.
집에 들어오자, 얘들은 하나둘씩 말을 한다.
"징어는 만났어?"
부터 시작해서.
"주의를 잘 살펴봤어야지."
라는 끝. 하지만 경수와 찬열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징어가 우리 봤는거 같은데 우린 못 봤어."
경수의 말에, 의문이 생긴 종인이 어떻게 그걸 아냐고 묻자,
우산 징어가 사주었고, 쪽지를 우리에게 줬어 꼬마를 통해서. 라는 말에 어리둥절한 종인은
그럼 설마. 말과 함께 슬그머니 입꼬리가 올라갔다.
"세훈이 말 듣고 놀라긴 했는데 말이야."
"제가 말했잖아요. 징어누나는 우리 버릴 사람이 절대로 아니라구요!"
징어가 떠난 후, 의기소침해진 엑소는 가족회의를 열었는데 그 때, 세훈이가 말을 꺼냈다.
소속사 때문에, 그렇다고 우리를 위해서 계약서 따윈 없었다고 그 말을 들은 민석과 준면은 살짝 마음이 풀어졌다.
왜냐하면 한마디로 없이 그렇게 갈 수가 있는지, 다시 보지 말자 라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세훈의 말을 듣고
풀어졌고, 우리를 위해 열심히 해준 징어를 찾아보기로 했고 징어와 연락을 자주하는 지디한테 가서 물어보기도 했고,
열심히 찾아다닌 엑소였다.
"내일은 누가 갈 차례더라?"
"백현이 형이요."
라는 말에 폰을 만지고 있던 백현은 화들짝 놀라며 쳐다보며 말을 한다.
"내 차례였구나. 알았어."
순서대로 징어의 집에 찾아가 한번이라도 보이는 날에는 빠르게 엑소 숙소로 오기로 했다.
근데 막상 백현은 자기 차례가 되자, 뭔가 기쁘기도 하고 좋기도 한데 뭔가 꽁기한게 있었다.
자기랑 만났을 땐, 도망을 가더니 경수와 찬열인 우산도 사주고 쪽지도 줬으면서.
살짝 짜증이 나지만, 내일 가면 징어가 있기를 소원하는 백현.
"화장도 하면서 가야하나?"
사랑스러운 암호닉
★ 시선/하마/42/비타민/됴르르/정듀녕/시계/됴덕/가르송/라인/알찬열매/치카치카/비서/조화/큥큥/비/오센/테라피/판다/이레
핫초코/초밥이/됴큥★
※ 암호닉신청은 3편으로 가주세요 ※
하하 배경이 어두워서 뭔가 음침 할 줄 알았죠?!
천만의 말씀! 그냥 노래와 일치하는 배경을 하고 싶어서 그랬답니다.
이번 편은 뭔가 술술 풀리는 느낌이 들죠?
엑소도 멋지고 징어도 멋지고 둘다 윈윈 하기를 저도 바랄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