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편은 암호닉 올리지 않겠습니다.
이 글 보시는 분들,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추가로 한마디만 더 쓸게요
종인,세훈,민석,종대,우이판,타오,이씽,준면,찬열,백현,경수,루한.
새해 복 많이 받아.
난 너희의 팬이 되서 지난 1년간 행복했어.
이제 8분후면 새해가 밝네.
새로운 1년도 잘 부탁 할께.
엑소,사랑하자 :)
나의 절망을 바라는 당신에게 |
찬열이 집에 다시 들어온 시간은 동이 터올 무렵이었다. 반나절 동안을 아무 말 없이 갑자기 나갔다 왔음에도 가정부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강은 짐작하고 있었기에 딱히 무어라 묻는 사람은 없었다.
찬열은 정확히 3시간뒤 무슨일이 있었냐는듯 옷을 챙겨입고 회사로 향했고,가정부들은 평소처럼 식사를 차리며 집안일을 했다. 어찌보면 다른 날과 다를바 없었다.다만,백현은 예외였다.해가 다 져갈무렵 간신히 일어난 백현 은 찬열이 회사에서 돌아오자 찬열 에게 어떻게든 말을 붙여보려 했으나 그럴때마다 찬열은 반사적으로 자리를 피했고, 찬열이 어쩌다가 말을 걸때는 무언가를 말하려다 마는 경우가 태반이었던 덕에 두 사람은 그날 이후로 며칠 동안을 그대로 흘려보내야 했다. 그 모습이 안타까웠던 첸 이 찬열을 붙들고 백현과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주려 했지만, 정작 두 사람이 마주보고 섰을땐 약속이라도 한듯 두사람 모두 아무말도 못하고 서로를 바라보고만 있던 덕에 결국 대화를 나누는 것은 포기해야 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한해의 마지막날이 되었다. 바깥에는 새해복 많이 받으라는 희망찬 문구의 카드들이 줄지어 가판대에 놓여졌고, TV에선 새해 특집 타이틀을 달고 여러 연예인들이 나오는 오락프로그램이 연달아 방송됐다. 찬열과 백현 에게도 약간의 변화가 찾아왔다. 찬열은 송년회다 망년회다 하며 술자리를 가지는 일이 잦아졌고, 그와 동시에 바깥에서 외박을 하거나 집에 들어와도 새벽이 다 돼서 들어오는 날이 늘어났다. 백현은 찬열이 심한 말을 했던 날 며칠뒤에 초음파사진을 찍었다. 아직 배가 부른것도 아니어서 그런지 새끼손톱 만큼도 되지않아 자세히 봐야 간신히 보일듯 말듯 했지만 백현은 그것 하나 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밥 대신 귤이나 레몬 같은 신 음식을 밥 보다 더 많이 찾는 날이 늘어갔다. 첸 은 영양부족 이라면서 백현을 걱정했지만 이씽의 산모들의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말에 다행히 마음을 놓을수 있었다. 다만 첸 의 마음에 한가지 걸리는게 있었다면, 신 과일만 찾는다 해도 너무 비정상 적으로 빠지고 있는,백현의 몸무게였다.
백현은 조용히 체중계에서 내려왔다. 51kg. 이틀전보다 3kg이 빠졌다. 원래 임신하면 살이 찐다는 소리는 들어봤지만 빠진다는 소리는 들어본적이 없었기에 백현은 의아했지만 이내 별거 아니겠지 란 생각에 관심을 접고 식사가 준비되어 있을 식당으로 향했다. 요즘 들어 신 과일 위주로 먹는 백현인지라 식사도 신 맛이 나는 과일 이 주 메뉴가 됐고, 과일 외의 메뉴에도 신 과일즙 들이나 식초가 적정량 이상 들어가 신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던 첸 이 덩달아 살이 빠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형.먼저 오셨네요?"
"어?...어."
첸은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앞에 놓여져 있던 스푼을 들어 수프를 살짝 맛보곤 인상을 찌뿌리며 수저를 내려놓았다. 그 모습에 백현은 자신 때문에 첸이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머리를 긁적였다. 그 모습을 캐치한 첸은 최대한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으며 백현에게 말을 건냈다.
"아,나 요즘에 다이어트 시작한거 알지?"
"..."
"트레이너가 그러더라고. 나, 먹는거를 확-!줄여야 된대.내장비만 이라나?"
"...형."
"마침 잘됐어. 나 이번 기회에 살 빼서, 그 트레이너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줄거야. 이렇게,이렇게,신거 먹으면 다이어트 할때 도움되고,그런다잖아."
"..."
"잘됐네. 우리 백현이 덕에 다이어트도 하고-."
"..."
"아,배고플텐데 내가 못먹게 시간을 너무 끌었네. 빨리 먹자. 음식 식겠다."
...아침마다 1시간씩 운동 하러 가는 사람이 내장비만 일리가. 백현은 그래도 자신을 생각해서 일부러 거짓말을 해준 첸 에게 고마워 하며 수프를 한입 크게 떠먹었다. 첸 은 백현의 시선을 피해 조심스럽게 자신의 음식을 옆에 놓여있던 트레이로 조심스럽게 옮기고 있었다.
* * *
백현!세해복 많이 받아! 나중에 밥 한번 더 먹자!
배ㄱ현군세 해복만ㅎ이 받앙ㅛ
백현군,새해복 많이 받아요. 새해에도 건강하게!
형,새해에도 건강하게 잘지내시고 첸 형한테 들어보니깐 임신 하셨다던데 애기 건강하게 출산하세요. 유아용품 하나 사서 선물로 가져갈테니깐 기대하세요.
오렌지를 오물거리며 타오,이씽,준면,세훈 의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문자를 읽다 깜빡 잠이 든 백현은 꾸벅꾸벅 졸다가 헉-! 소리와 함께 그대로 앉아있던 흔들의자에서 떨어질 뻔 했다. 요즘들어 신 것이 자꾸 먹고 싶고 살이 빠지는 것도 있었지만 유독 잠이 늘어난 것도 백현이 임신한 이후의 큰 특징 이었다. 백현은 입가를 닦으면서 의자에서 일어나 조심스레 밖으로 나갔다. 일년의 마지막 날이라 모든 가정부들에게 포상휴가로 6시쯤에 퇴근하라 해서 그런지, 평소 같았으면 환하게 불이 켜져 있고 가정부들이 지나가고 있을 복도는 한없이 조용했고, 어두웠다. 백현은 복도를 지나 거실 로 걸음을 옮겼다. 문득 거실로 가는 길 옆에 놓여있던 괘종시계를 보니 시간은 11시 50분 정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제, 2013년도 딱 10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백현은 기분이 묘해졌다. 다시 거실로 향하던 걸음을 계속한 백현은 거실 쪽에서 어렴풋이 TV소리가 난다는 것을 눈치챘다.
"...누구지?"
가정부들이 켜놓았을리는 없고, 첸 은 오늘 동창모임 - 겸 망년회 - 를 간다고 하며 밖에 나갔고. 백현은 조심스레 거실로 들어섰다. 그곳에는,
"...찬열이?"
찬열이 TV만을 켜둔채 소파에 누워있었다. 백현이 찬열에게 다가가 뭐하고 있냐고 물으려던 순간, 백현은 찬열의 몸에서 진한 술냄새가 남을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망년회에 갔다온 찬열이 소파에 눕다가 실수로 TV를 켠것 같았다. 자신이 TV를 켠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찬열은 양복차림 그대로 잠이 들어 있었다. 백현은 우선 양복의 자켓과 타이만을 벗긴뒤 주변을 둘러보다가 며칠전 가정부 하나가 놓고 갔었던 무릎담요를 발견하곤 조심스레 가져와 찬열에게 덮어줬다. 찬열은 살짝 뒤척이긴 했지만 술에 단단히 취한건지 깨지는 않았다. 자켓과 타이를 대충 소파 등받이에 걸쳐둔 백현은 TV를 끄기 위해 바닥에 떨어져 있던 리모컨 을 집어들어 전원 버튼을 누르려 했다.
[네,이곳은 타종을 듣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있는 보신각 입니다. 이제 저희는 5분후면 2013년을 떠나보내고 2014년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타종전에, 시민분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인터뷰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어?이거 TV 나오는 거에요?]
[네,맞습니다.지금 생방송으로 나가고 있어요-.]
[어,어!대박!완전 대박-!]
[자,자-.진정하시고요. 이제 딱 2013년이 3분 남았는데 하고 싶은 말,있으신가요?]
[어,어...엄마,사랑해!그리고 언니,애기 잘 낳고!성규야,사랑해!우리 오래가자!마지막으로 엑소!사랑하자!꺄아-!]
[하하...네,이제 2013년은 딱 30초 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이 방송을 보고 계신 모든 분들, 보신각 종소리와 함께 2013년의 모든 무거운 짐들,내려놓으시길 기원합니다.]
백현은 잠들어 있는 찬열을 말없이 물끄러미 바라봤다.입술을 깨물며 무언가를 고민하던 백현은 이내 조심스레 찬열의 옆에 앉아 자신의 손을 찬열의 손을 겹쳐 잡았다. 찬열이 깨어있을때면 절대로 해주지 않을 일이었다. 찬열이 잠들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네,시청자 여러분!이제 카운트 다운에 들어갑니다-!]
백현은 잠들어있는 찬열의 얼굴을 바라봤다.
[5!]
"...5."
[4!]
"...4."
[3!]
"...3."
[2!]
"...2."
[1!]
"...1."
[네,여러분!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아,찬열아."
백현은 조심스레 찬열의 볼에 입을 맞춘뒤 TV를 끄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차마 입술에 하기엔, 아무리 찬열이 잠들어 있다 하더라도 용기가 나질 않았다. 백현이 방으로 돌아가고 종소리가 들려오던 TV가 꺼지자 거실은 쥐죽은듯이 조용해졌고, 찬열은 아무것도 모른채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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