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탁탁.
민석의 손가락이 랩탑 위에서 멈추었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찬열이라기엔 너무 작았다. 찬열이 말고 들어 올 사람은...
탁탁탁.
그는 한숨을 쉬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카펫을 가로질러 문 앞으로 가 마지못해 잠금장치를 풀었다. 살짝 보이는 인영이 그의 의심을 키웠다.
"왜 온거야?"
민석이 문 틈으로 말했다.
갑자기 종대의 미소가 나타났다. 한 손에 쇼핑백을 든 채로.
"선물 가져왔어요. 들어가게 해줘."
민석이 미적거리며 문을 열었다. 종대가 따라 들어오려다 문 밖에서 발 밑을 내려다 보았다.
"형 저기-"
"놔 둬."
종대는 아무것도 들지 않은 쪽 손으로 바닥에 떨어진 붉은 색 종이를 들어올렸다.
"그래도, 이거-"
"놔 두라고."
종대는 종이를 내려두고 안으로 들어왔다.
"나 이제 형 이해하는 척도 더 못하겠다."
종대가 들고 온 종이가방을 던져 놓고 집 안을 둘러보았다.
민석은 종대를 무시했다.
"니 열쇠는 어쨌냐?"
종대는 주머니를 뒤지더니 반짝이는 물건을 꺼내보였다.
"여기. 그냥 형 일어나라고 그런거죠."
개새끼. 민석이 고개를 저었다.
"일어나 있었어."
"그랬던 거 같네요."
종대가 고개를 끄덕이며 부엌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럼 내 쪽지 봤겠네요?"
"어. 고맙더라. 난 누가 나 잘때 몰래 옆에서 움직이는게 그렇게 좋더라."
"다 형 위해서 그런거 알잖아요. 안그랬으면 계속 잘거였으면서. 또 형이 살아있는지 확인은 해야지."
종대가 손을 들어 음식 쓰레기를 주워들었다.
"..그리고 냉장고 확인 좀 해요. 다 비었길래 내가 채울거 가져왔어요."
종대가 민석에게 과자 봉지를 던졌다.
"친구 잘 만났지, 굶어 죽지는 않겠네."
민석이 부스럭대는 봉지를 치웠다.
"고마워."
"그렇게 격하게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요..."
종대가 중얼거렸다. 그는 방 안을 빙 둘러보았다.
"와. 여기 진짜 더럽다. 청소 좀 해야겠는데요."
"괜찮아."
종대는 창문 쪽으로 향했다.
"적어도 커텐은 열고 뭘 해야-"
"안돼!"
종대가 멈춰섰다.
"장난쳐요? 너무 어둡잖아!"
민석이 주먹을 꽉 진 채로 말했다.
"안 된다고 했다, 알았어? 커튼 쳐놔."
종대가 한숨을 내쉬었다.
"평생 이렇게 살거에요? 어? 어두운데 처박혀서, 계속 아파하면서?"
민석은 말이 없었다. 종대는 민석에게로 가 무릎을 꿇고 민석의 손을 잡았다.
"아픈거 알아요 형. 내가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 근데...걔 이제 여기 없어...불 꺼놓고 있는다고 돌아 오진 않아요. 형만 더 우울해 진다구요."
민석이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그가 없다.
그리고 불 꺼놓고 있는다고 그가 돌아오진 않는다.
종대 말이 맞았다. 빛이 사라졌다. 커튼을 열어도 바뀌는 건 없을 것이다. 그래도 어두울 것이고, 밤이 계속 될것이다.
민석은 붉어진 얼굴을 숙이고 잡힌 손을 빼내었다.
"네 말 이해해, 종대야. 내가 할 일 해야지. 너 나보고 기사 쓰라고 했었지, 기억나?"
종대가 우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었죠."
종대는 몸을 일으켜 문 쪽으로 향했다. 종대는 열린 문 앞에서 잠시 멈추고 작은 목소리로 민석에게 말했다.
"밴드가 스트라이프에서 오늘 파티 한대요. 좋은 소식이 있대. 형도 와요. 8시에."
종대가 문을 나섰다.
그리고 민석은 혼자였다. 다시.
떨리는 입술과 흐르는 눈물은 고통의 증거였다. 아직은 울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아직은.
민석은 긴 한숨을 내쉬고 다시 타이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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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새해복 많이바드에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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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