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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음; 낮과 밤 (2/5)

w. 뿌존뿌존 

 

 

 

 

 

 

 

 

 

 

 

 

 

 

 

 

 

 

 

 

  

세자의 실종 이후, 모든 것은 속전속결로 이루어졌다. 본디 왕의 죽음은 성대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맞았지만, 아무도 왕의 죽음을 소리내어 이야기 하지 않았다. 저잣거리에 나가보아도 세자의 즉위식에 대한 기대만이 하늘 만큼 치솟아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훈의 따뜻한 성품이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켰던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선왕께서는 그렇게 무능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궁궐안에 갇혀, 세상 물정 잘 모르는 평범한 임금일 뿐이었다. 대신들이 동쪽에 도적이 나타났다 고하면 동쪽으로 가라고 일렀고, 서쪽에 왜적이 침입했다고 고하면 서쪽으로 가라고 말했다. 대신들이 입을 모아 밤낮없이 무언가를 고하면 그것을 흔쾌히 들어주는 왕이었다. 그것이 지난 전쟁의 시발점이었다.  

  

  

  

"누나, 만약에 형이 즉위식 전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내가 세자가 되는 걸까?" 

  

 

  

  

훈의 내시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 누구도 훈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없었고, 그 누구도 훈의 실종에 대해 말을 꺼내지 않았다. 세자의 실종에 대해 모르는 대신들은 장례식에 얼굴조차 비추지 않은 세자를 욕하면서도, 하루빨리 즉위식이 진행되어 어린 세자가 왕이 되길 바랐다. 임금의 죽음보다 자신들의 이익이 더 중요한 계산적인 인간들이었다. 그러게, 훈이는 어디로 간걸까, 부서져버린 훈의 처소 앞에 걸터앉은 찬이 또다시 눈물을 쏟았다. 임금의 사랑받던 막내왕자. 여린 찬이 견디기엔 너무 무거운 일들뿐이었다. 

  

  

  

  

- 

  

  

  

  

"네가 내 부인이 되어준다면 좋겠어" 

  

  

 

내 나이 열여섯, 아주 늦은 밤이었다. 연못 앞에 걸터앉아있던 내 머리에 흰 들꽃을 꽂아주며 훈이 그렇게 말했다. 그땐 몰랐지, 세자빈이라는 자리가 이렇게 내게 과분할 줄은. 선왕께선 한낱 장군의 딸이 세자와 결혼한다는 것이 대신들의 귀에 들어가면 내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른다며 즉위식까지만 이 사실을 함구하자 말씀하셨고, 난 항상 찬의 곁에서 제 딸과 훈을 어떻게든 엮어보려는 대신들의 속셈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영의정의 딸과 저잣거리에 나갔다 온 날이면, 훈은 항상 내 처소로 찾아와 나와 밤을 함께 보내주었는데,  그럼 난 이불을 목 끝까지 올리곤 저잣거리에서의 이야기를 잠자코 듣곤 했다. 오늘 저잣거리에서 예쁜 댕기를 봤어. 제 깊은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나른히 말하는 훈의 목소리는 불안함으로 빠르게 뛰는 내 심장을 토닥였고, 그럼 난 훈의 옆에서 잠이 들었다.   

  

  

  

  

- 

  

  

  

 

훈이 사라진지 꼬박 하루가 되는 날이었다. 찬의 얼굴은 점점 수척해져갔고, 찬의 사람들은 내게 찬을 꼭 살펴달라며 허리를 굽신거렸다. 잠에 들기 전까진 처소에 들어가는 법이 없던 어린 왕자는 장례식에 다녀온 후엔 처소에만 틀어박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고, 나 역시도 쉽게 찬의 처소에 발을 들일 수 없었다. 세자의 즉위식은 선왕의 장례식이 끝난 후, 성복일에 진행되기로 벌써 대신들 사이에선 이야기가 끝난 듯 했다. 사실 그것이 왕실 관례이긴 하지만, 내겐 너무 빠르게만 느껴졌다. 겨우, 겨우 6일이라니. 훈의 내시들은 어느새 훈이 선왕의 죽음 탓에 쓰러져 처소에서  나오지 않는 것으로 입을 맞춘 상태였고, 대신들은 훈을 걱정하는 척, 각종 특산물들을 내 손에 쥐어주곤 했다.  훈의 실종과 찬의 칩거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처소 앞에 걸터 앉아 멍하니 하늘만 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훈의 내시들은 무슨 생각인걸까. 훈의 내시들이 저리도 당연하게 말하는걸 보면 무언가 대책이 있는게 틀림없었다. 즉위식날엔 돌아올거야, 그렇게 되뇌이며 이불 속에 몸을 파묻었다. 즉위 후 며칠간은 상주로서의 치상에 전념할 것이라 꼬박 한달은 보지 못할 훈에 대한 이른 그리움도 지운채였다. 

  

 

 

  

  

"누나, 형님이 돌아오셨대!" 

  

  

  

 

 

즉위식 아침, 3일 내내 볼 수 없었던 막내왕자의 목소리가 어두운 새벽을 밝혔다. 그의 생기있던 얼굴은 어느새 반쪽이 되어있었고, 그의 흰 소복도 누렇게 변해버린 듯 했다. 훈이가? 흰 소복만을 입은 찬이 고개를 세게 흔들었다. 즉위식날이라 그런지 궁안이 또 소란스러웠다. 훈이 사라진 그 새벽을 연상하게 하는 소란스러움이었다. 신도 신지 않은채로 부리나케 훈의 처소를 향해 뛰었다. 누나, 신은 신고 가야지! 찬이 뒤에서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세자저하를 뵈러갈땐, 몸가짐을 단정히해야지요, 김상궁이 내게 늘 그렇게 말해왔었던게 생각났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훈, 그 아이가 내겐 항상 1순위였다. 

 

훈의 처소 앞에는 내시들과 포졸들이 가득했다. 포졸들은 즉위식이라 동원된것이 분명하였으나 세자의 얼굴은 볼 수가 없었다. 찬이 내 손을 붙잡고 턱끝까지 차오른 눈물을 삼켰다. 누나, 형님이 저 안에 계시겠지? 포졸들의 사이로 살짝 열린 틈을 보기 위해 까치발을 들었다. 세자저하! 나와 찬의 목소리가 연달아 났지만 훈의 얼굴은 볼 수가 없었다. 어서 가서 곱게 단장하시지요, 박상궁의 손에 이끌려 나는 내 처소로, 찬은 제 처소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세자의 즉위식까지 4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 

 

 

 

 

 

흰 소복 차림이었지만 찬의 표정은 누구보다 밝았다. 아바마마께서도 기뻐하실거야, 형님이 나라를 잘 이끌어가시겠지. 찬이 나를 흘긋거리며 그렇게 속삭였다. 세자를 기다리며 고개를 조아린 상태였지만 벌써부터 그려지는 훈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곤룡포를 입은 훈은 얼마나 빛날까, 얼마나 든든한 지아비가 되어줄까. 가득한 기대에 온 몸에 열이 오르는 듯 했다. 

 

 

모두 고개를 들어 나를 보라. 세자의 말에 모든 대신들이 고개를 든다. 너무 멀어 그의 얼굴이 점처럼 작게 보인다. 누나, 이거 끝나고 나면 형님이랑 저녁식사를 같이 할 수 있을까? 찬이 작게 박수치며 어린아이 처럼 웃는다. 글쎄, 왕이 된거니까 예전보단 많이 바빠지지 않을까? 멀리서 보는 세자였지만 괜히 어깨가 으쓱거렸다. 오늘따라 훈의 체구가 더 커진 느낌이었다. 

 

 

즉위식이 끝나 모든 대신들이 웅성이며 궁궐을 빠져나갔다. 휑하니 빈 궁궐에 찬이 괜히 머리를 긁적였다. 누나, 우리 어렸을때 여기서 뛰어놀던거 기억해? 찬이 바닥에 놓인 돌 하나를 주워들며 말했다. 동그랗게 반질거리는 검은 돌. 훈의 눈동자와 꼭 닮은 돌멩이었다.  중찬대군님, 세봉님. 세자저하께서 찾으십니다, 장내관이 우리의 앞에 서 말했다. 드디어 훈의 얼굴을 보는구나, 훈에게 어디갔었냐고 잔뜩 물어봐야지. 눈을 꿈뻑이며 그렇게 다짐했다. 

 

장내관의 손에 이끌려 세자의 처소로 향했다.  세자저하, 중찬대군과 김연수의 딸 김세봉 처소에 드옵니다. 장내관의 목소리에 처소의 문이 열렸다. 방안에 곱게 앉아있던 세자가 몸을 일으켜 어두운 방 안에서 천천히 걸어나왔다. 

 

 

 

 

[세븐틴] 광음; 낮과 밤 (2/5) | 인스티즈 

 

".............." 

 

 

 

 

그리고, 그 모습은 내가 알던 훈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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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쿠조지롱요 ㅇㅅㅇ? 잠시만여 (공간스런 혼란) 난다요....?
7년 전
뿌존뿌존
헤에엥~~~~~~~~~~~?
7년 전
독자2
돌하르방이에요 으잉 작가님 바로위에 문안인사드릴때 이름안바뀐것같아유..! 그나저나 우리훈이ㅇ 오디쏘..? 왜 거기 수녕이있는데..? 빨리다음이야기로 전개가..! 전개가필요해..! 내새끼어디가써!!
7년 전
뿌존뿌존
제가 미쳐ㅛ나봐요
.......수정했습니다! 감사해요♡

7년 전
독자3
급식체 입미당 우앙?? 지후니 어디로 가고 수녕이가 있는고야..? 지훈이랑 순영이 얼굴이 다른데 궁궐 사람들 모야?-?
7년 전
뿌존뿌존
모!!!!!!!!!급식체님 보고 싶었다구여ㅠㅠㅠㅠ
7년 전
독자4
늘부예요 지훈이가 없어지고 순영이가 나타난 마술... 어우 너무 찌통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목걸이 그건 다시 안 나오는 거에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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