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음과 오, 나의 왕자님은 수정되어 다시 업로드 됩니다:)
큰 틀은 같지만 바뀌는 이야기가 많으니 모두 재밌게 봐주세요 <3
정말 보고 싶었다구요ㅠㅠ
광음; 낮과 밤(1/5)
w. 뿌존뿌존
"훈아, 만약 네가 왕이 된다면, 그때 난 널 폐하라고 부르게 되려나?"
우린 자주 그런 얘기를 하곤 했다. 우리의 대화를 내 아버지께서 듣는다면, 아버지께서는 세자께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며 불같이 화를 내셨을게 뻔한 이야기를. 그럼 우린 더이상 친구가 아니겠지, 갑자기 울컥해 고개를 떨구면 훈은 그럴리 없다며 내 등을 제 작은 손으로 살살 쓸어주곤 했다. 훈의 나이, 12살이었다. 훈에게는 찬이라는 동생이 하나 있는데, 나와도 가까이 지내는 사이이다. 찬은 훈과는 배다른 형제였지만 형님, 형님 하면서 잘 따르는 귀여운 아이다. 4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차 때문일까, 그건 잘 모르겠다. 찬은 중전의 아들이었는데, 중전께선 찬을 낳다가 그만 돌아가시고 말았다고 했다. 후궁이었지만, 중전이 되었던 훈의 어머니는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고, 그 전쟁에서, 난 내 아버지를 잃었다. 폐하가 가장 아끼던 장군인 내 아버지를. 내 나이, 14살이었다.
분명히 조선에 악재가 낀 것이 틀림없었다. 귀를 찢는 궁녀들의 비명소리와, 급박하게 달려가는 호위무사들의 발소리에 난 잠에서 깨 밖을 내다보았다. (나는 아버지 덕에 궁에서 기거하고 있다.) 무슨 일이에요? 크게 외쳐도 돌아오는 건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 전날은 폐하께서 훈의 옆에서 숨을 거두신 날이었다. 오늘은 폐하의 장례식이 예정된 날이라 동이 트기도 전임에도 불구하고 궁 안이 요란한것이 당연했지만, 사뭇 다른 요란함이었다.
어젯 밤이었다, 찬의 처소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나와 찬은, 신도 신지 못한채 폐하의 처소로 달려갔었다. 처소에 도착했을때, 우리의 눈엔 얼이 빠진 채로 터덜터덜 걸어가는 훈이 비쳤지만, 우리 둘 중 그 누구도 훈을 붙잡을 수가 없었다. 생전 처음보는 훈의 표정 때문이었을까. 찬은 김상궁에게 폐하의 사망소식을 전해듣곤 그 자리에 주저 앉아버렸고.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훈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 밖에는.
"누나, 세자께서 혹여나 변을 당하신거면..난 어째?"
아무리 불러도 아무도 오지 않았고, 난 신을 신고 소리를 따라 처소를 나섰다. 소리를 따라 간 곳엔, 호위무사들이 엄청 많았는데, 그 옆엔 혼이 빠진 채 내시에게 기대어있는 찬도 있었다. 무슨 일이야? 내가 찬에게 말을 걸며 다가가자, 김상궁에 날 막아섰다. 세자께서 사라지셨다지 뭐예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리면, 풍비박산이 난 채로 주인을 잃은 훈의 처소가 비쳤다. 왕의 죽음과 세자의 실종. 그 두 가지 만으로 충분히 충격적인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