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울었다
w려비
04
태일의 집밖으로 나온 지호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방금까지 태일의 집에서 무슨일이 났었는지, 그거에 관해 너무 머리가 아파왔다. 도대체가… 우선 태일부터 어떻게 하는게 제일 중요했다. 엉망진창인 태일을 보고있자니 부화가 치밀어올랐다. 안재효 너란새끼는 어떻게 사람을… 망가뜨려놔. 지호는 태일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피에 눈을 찌푸렸다. 바지틈새로 흘러나오는 피를 먼저 가려주는게 좋을거란생각에 태일을 앞으로 안아버렸다.
"씨발 정말…"
남자새끼가 뭔데 이렇게 가볍냐고, 보통 이맘때의 사내들 몸이 이렇게 가볍지가 않을텐데. 먹고다니긴 하는건가 아니면 왜이렇게 가벼운건데. 아직까지 정신을 못차리고 엄마엄마 거리는 태일을 보자니 태일을 보던 마음이 안쓰러워졌다. 왜 너는, 뭔데정말 왜‥ 내가 신경쓰게 만드는건지. 태일을 그상태로 안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태일의 집보단 넓지만 안재효네 집처럼 존나크지 않다. 자신은 중학교때 집을나왔다. 죽어버리고싶은가난에, 엄마는 집을나가고 아버지라는 작자는 밤만되면 술만 쳐먹고와 매일 나에게 폭력을 행사하기에 바빴다. 참다참다 중학교를 졸업하기전에 아버지가 숨겨놓고간 돈을 훔쳐 달아났다. 그후론 돈을구하기위해 거지같이 살았던것같다, 날치기,도둑질,패싸움 하지말란짓은 다했고 양아치라는 이름이 날정도로 암흑속에서 살아왔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날 구해준건, 안재효였다. 그 어둠속에서 나에게 손을 내밀어준, 안재효.
"……좆같네 진짜"
집안으로 들어와 태일을 이불위에 눞혔다. 피는 이제 멈춘것 같았지만 바지가 문제였다. 이걸 벗겨야하나‥ 지호는 태일의 바지춤에 손을 얹었다. 그리곤 고민했다. 이걸, 벗겨‥? 그생각에 지호는 손을 멈칫했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아니, 같은 남잔데 내가 왜…? 지호는 눈을 감았다. 후우 하고 숨을내쉰후에 피묻은 바지라도 갈아입히자라는 생각으로 버클에 천천히 손을댔다. 태일의 손이, 지호의 손위를 겹쳐 잡았다. 어,어어? 놀란 지호가 태일을 쳐다보자. 태일은 지호를 빤히 쳐다보았다. 뭐,뭐지‥
"어,어 그러니까 이‥이건절대!!"
"…‥알아"
"…어?"
"…괜찮아, 내가 또‥"
"……"
"…병신같이 엄마생각이 나서그랬어‥"
"……너"
"…아,맞다…"
내가 지금 얘기한건 재효한테 말하지 말아줘‥ 종이가 없어서, 그런 말을 마치며 태일은 작게 웃었다 피곤하다는듯이. 지호는 그런 태일을 보며 입을 꾹 닫았다. 왜 그러고 사니 너는 말도 할수있는애가, 왜 말을 안하고, 못하고 사는길을 택해‥ 그냥 도망치면 돼잖아. 도망쳐. 그러면 되잖아… 자신을 쳐다보며 입을다물고 있는 지호를보며 태일은 생각했다. 너는, 이런 나를 보며 뭐라고 생각할까. 병신같다고? 근데 어쩔수가 없어‥ 나는 재효의 소유가 맞는거니까. 태일은 포옥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제차림새를 보고 알수있었다. 분명 재효와... 그리고 지금 지호의 집인걸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흩어본 태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피다.피. 내가 또 엄마를‥,불렀나 보구나. 그럼 지금 재효가 어떻게 하고 있을줄 안다. 분명히, 나한테 그런걸 후회하고 있을거야. 몸을 일으킨 태일은 인상을 찌푸렸다. 허리도 아프고 온몸이 아프다. 몸을 일으키는 태일을 보며 지호는 놀라 태일의 어깨를 눌렀다.
"그냥 누워있어"
"‥가야돼"
"그 차림으로 어딜간다는거야?"
"…가야돼"
"…어딜갈려고 그러는데"
"……"
"어디!! 어디갈려고 그러는 거냐고!!"
"…집으로‥가야해"
"너 미쳤어?! 지금 니 꼴만든새끼가 거기 있는데 거길왜가, 거기를!!"
"재효‥한테.. 가야되"
"가봤자 또 이꼴날텐데!! 거길 왜가!!! 그냥 오늘만 여기에 있어. 응? 여기 있으라고!!"
"...갸야돼...지호야"
"그냥 있어!! 오늘만 있어!! 제발!! 지금 니 몸상태가 어떤데, 거길 가겠다고 지랄이냐고!!!"
"...나한테..."
"……"
"...왜그렇게...신경써줘...지호야.."
"……나도.."
"...나, 갈게..."
몰라서 그래. 왜 내가 너한테 그렇게 신경을 써주는지 몰라. 근데, 그냥 신경쓰고 싶어 니가 너무 불쌍해서. 그럼 정말 연민의 감정인가, 동정심인가. 지호는 현관으로 나가려는 태일의 손을 붙잡고 아무 겉옷이나 가지고와 허리에 둘러 매주었다. 태일은 자신의 허리에 겉옷을 매주는 지호의 손을 바라봤다. …니가 다칠거야 지호야. 나한테 잘해주면, 니가 재효한테 다칠거라구. 옷을다매준 지호는 태일을 쳐다봤다.
"...피 묻었어. 그거, 눈에 띄니까 가려준거야."
"...지호야..."
"..이제 가"
"..."
고마워. 태일은 그말을 끝으로 밖으로 나왔다. 자신을 엎고왔는지, 안고왔는지 자신의 신발이 없자 태일은 그저 맨발로 밖으로 나왔다. 주위를 둘러봤다. 처음보는곳에 인상을 찌푸렸다. 어디로 가야하지. 길을 모르는 태일은 그자리에 멈춰선채 앞으로만 향했다. 핸드폰도 없고, 살 돈도없다. 불편하기만 할텐데 그런걸 신경쓸 시간도 없었고. 태일은 눈을깜빡였다. 앞으로 갈때마다 보이는건 또 다른모습, 다른 곳이였다. …이대로 정말 길을 잃을것만 같다. 그자리에 멈춰선 태일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정말, 길 잃은건가…그럼 어떻게가지...
"어?"
자신의 목언저리에 차가운 금속이 닫자 태일은 깜짝놀라 눈을 크게뜬채로 뒤를 쳐다봤다. 그러자 그곳엔, 자신이 이렇게 된 원흉이 서있었다. 지금, 뭐하자는거야… 태일은 인상을 찌푸린채로 지훈을 쳐다봤다. 지훈은 웃는얼굴로 태일을 쳐다봤다. 아까부터 계속 앞으로가길래 뭔가 모습이 너같긴 했다만. 진짜 너일줄이야! 진짜 우연이다, 어떻게 여기서보냐. 편의점 봉투를 가득든 지훈이 태일을 쳐다봤다. 자신이 속한 축구부는 앞으로 대결이 얼마남지 않아 필수과목빼고는 축구에 힘을쏟고있었다. 다른것도 아니고, 전국고등학교축구대전인데. 그런 지훈의 감독님이 수고했다며 지훈을 심부름으로 음료수를 사오라고 시킨것이였다. 지훈은 방금 편의점에서산 차가운 이온음료를 태일의 뒷목에 댔다. 그러자 흠칫놀라며 쳐다보는 태일. 지훈은 돌아본 태일의 얼굴을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얼굴이,어떻게 이렇게 엉망이되지‥ 안본지 이제 세시간가량박에는 안됐는데. 지훈은 순간 태일의 손목을 끌고가던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남자! 지훈은 다시한번 태일의 모습을 살펴봤다. …피멍에, 상처에 ‥그리고 목을깨물었는지 이빨자국과 피가 세어나온 흔적이 보였다. 미친거아니야? 지가 흡혈귀래? 왜사람목을 깨물어.
"야‥너.."
"……"
"이게 다 뭐야"
태일은 지훈을 노려봤다. 너때문이잖아. 다 너때문이야. 태일은 지훈을 죽일듯이 노려보다 이내 시선을 거두었다. …너한테 내가 이래봤자 내가 뭘 어떻게하겠어… 태일은 입술을깨물었다. 다 너때문에… 태일은 지훈을 무시하고 앞으로 걸어갔다. 이곳이 어딘지는 모르고, 또 어디로 가야할진 모르겠지만, 왠지 그런생각이 들었다. 너랑있으면 안돼. 보나마나 재효가 또 화낼거야. 지훈은 자신을 무시한체로 걸어가는 태일을 멍청히 처다보다 아, 하는 작은 탄성과함께 달려가 태일의 팔을 잡았다. 큰손이 태일의 팔목에 닿자 태일은 손을 밀치고 다시 걸어갔다. 지훈은 이유도모른체 자신을 피해가는 태일을 보며 허, 하고 숨을 내쉬었다.
"어? 어디가!"
"……"
"그렇게 다친 상태로 돌아다니면‥잠깐만"
너 신발안신었어? 지훈은 시선을 내려깔고있는 태일을 살피다 우연히 태일의 발에 시선을두었다. 너, 신발 안신었어? 태일의 발에는 신발도 신겨지지않아있고, 하물며 양말이 신겨있지도않은 맨발이였다. 지훈은 놀란얼굴로 쳐다보다 또다시 자신의 팔을치고 걸어가는 태일을보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니가 날피해도 말이지, 그런상태로… 지훈은 입을다물었다. 태일의 맨발을 쳐다보던 지훈은 아직얼마안간 태일의 뒤를 재빨리 따라잡으며 코너를 돌아가는 흰 손목을 붙잡았다.
"왜그렇게 피해 섭섭하게"
"……"
"말좀 해주지, 그래도 인사정도는 할수있잖아"
"……"
"…말..못해?"
지훈은 태일의 작은 입술을 쳐다봤다. 혹시, 정말 말못하는건가? 아까 학교에서 그 남자의 손에 손목을잡히고 내려갔을때도, 그리고 부딪혔을때도. 창가에서도‥ 분명히 말하지 않고있었다. 어쩜 말하지않은게 아니라, 말을 못하는건가.. 그럼 자신이 태일에게 상처를 줄만한 말을 했다는건데‥ 지훈은 방금 자신이 내뱉은 말을 후회하며 태일을 쳐다보았다. 태일은 여전히 아무런 표정도 짓지않은채 땅만을 바라보고있었다. 그런 태일을 바라보던 지훈은 어색한웃음을 흘리며 자신이 신고있던 운동화를 재빨리벗어 태일의 발 앞에놔주었다.
"신고가"
"…"
"그런 표정 짓지말고, 신발 안신었잖아"
태일은 입술을깨물며 자신앞에 놓아진 운동화를 쳐다봤다. 확실히 자신이 보기에도 더럽고 닳은 신발을 보며 태일은 생각했다. 왜 나한테 주는거지. 왜 나한테 관심을 주는거지. 왜 나한테 네 운동화까지 주는거야. 멍하니 운동화를 내려다보던 태일은 이내 엉끄러진 자신의 표정을 봤는지 어색하게 웃음소리를 내는 지훈을 쳐다봤다. 넌 누군데 왜 나한테 이러는거니. 태일의 생각을 듣기라도 한듯 지훈은 자신의 머리를 긁었다.
"아, 신발이 너무 닳아서 신기싫은건아니지? 그거 그렇게 보여도‥ 내 열정이 담겨있는거야, 내 마음이"
"……"
"으.. 그니까 그게, 아 쑥스러운데 내가 축구부.. 주장이거든! 주장될때까지 함께 달려준 신발이거든 그래서 되게 역사도 있는신발인데.."
"……"
"그,그!! 쓰레기같은헌거, 너신으라고 준거아니라고… 어쨌든 너 발다치는것보단 나을것같으니까, 신고가 나한텐 소중한거야"
정말 말 못하나. 자신을 바라보는 태일을 보던 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말 못하는게 무슨상관이야, 그래도 다른데 아프거나 그런거 보다는 훨씬나은거지. 천천히 지훈을 바라보던 태일은 입술을 깨물었다. 도대체, 나한테 왜..? 왜 그런 네 신발을 나한테 주는건데. 내가 신발을 신고 안신고가 너한테 무슨 문제라고 나한테 그러는건데. 지훈을 바라보던 시선을 지훈의 신발로 바꾼 태일은 멍하니 신발을 바라봤다. 소중한. 소중한 물건.
"좀‥많이 크네"
자신의 신발을 계속쳐다보고 있던 태일을 보다 지훈은 무릎을 굽혀 태일의 발에 자신의 신발을 신겨주었다. 다신은 태일의 발을보자 허허, 하고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크기도 참 많이크지요. 얼굴도 작고,몸도작고, 키도작은게 발도작네. 태일을 쳐다보던 지훈은 그세 아! 하고 환호성 석인 신음을 내뱉었다. 그런 지훈을 멍하니보던 태일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맞다! 이름! 이름 물어볼려고했었는데‥"
"……"
"..아,미안.. 말.. 못하..지‥?"
자신을 미안한 눈치로 쳐다보는 지훈을보며 태일은 시선을 돌렸다. 정말 자신이 말을 못하는 벙어리로 아는것 같다. …왜 넌 날향해 미안하다는 듯이 쳐다보는거야? …왜 넌 나에게 자꾸 말을걸어주는거야? 태일은 자꾸 자신에게 관심을 주는것만 같은 기분에 몸을떨었다. 관심은, 언제 떨어질지모르는 거야. 마음은, 언제 떠나갈지 모르는거야. 태일은 표정을 굳히고 입술을 깨물었다. 지훈은 태일이 입술을 깨무는모습을보다 엄지손가락을 태일의 입술에 얹어놓았다.
"입술, 깨물지마"
"....."
"그거, 되게 안좋은 습관이다? 나도 지금은 꽤 고치긴했는데‥"
"..."
"불안,한거지? 왜 네가 불안한건지 모르겠는데‥ 불안해 하지마"
"...."
"내가 널본건 몇번안되는데, 넌 항상 입술을 깨물고 있더라"
그런 사소한걸 도대체 언제봤다고. 태일은 자신의 입술을 만지는 지훈의 손가락을 떼내었다. 만지지마. 난, 네가 만지면 안돼. 이건 내몸이 아니란 말이야. 지훈은 자신의 손을 쳐낸 태일을 보며 아,미안. 하고 작게 내뱉었다. 지훈은 그런 태일을보며 얕게 웃었다. 나 싫어하는것 같아서 마음이좀아프네, 왜그렇게 날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나 싫어해?"
"...."
"..싫어하면 왜 싫어하는진 모르겠다. 내가 그렇게 비호감인가-"
"...."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니가 나 안 싫어했으면좋겠다"
"..."
"나는 네가 마음에 들거든. 너는 아닌것 같긴하지만"
"..."
"아 맞다. 내이름은 알려줘야지, 난 표지훈이야"
넌 도대체 이름이 뭐야. 신비주의인가? 자신을 향해 나긋나긋 말하는, 정말 진심을 담아 얘기하는듯한 지훈의 목소리를 듣던 태일은 눈을 감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컴컴했다. 이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이상황을 난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건가. 도대체 넌 나한테 뭘원하는걸까. 자신의 이름까지 알려주는 지훈에 태일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내가 널, 싫어하냐고? 처음엔, 조금 많이. 지금도 널 싫어하고 있어. 솔직히 말하면 한눈에 봐도 인기많을듯한 얼굴에 호감상인데. 왜 너는 나한테 이렇게까지 신경을써주는거야. 내 이름을 알려주지 않으면 안갈것만 같은 지훈을 보며 태일은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난, 말하면 안돼.
"…어, 잠깐만"
주머니속에서 울리는 벨소리에 지훈은 핸드폰을 꺼네 통화버튼을 눌렀다. 받자마자 크게고함치는 소리에 눈을찌푸리며 핸드폰을 귀 멀리뗐다가 다시 귀에 댔다. 야! 너지금어디야!! 아, 이제 나왔어요 곧가요!! 이거 어디서 소리야!!! 너 빨리와!!! 딴놈이면 이미 음료수 사서 다왔다!!! 아, 알았어요 간다고요!! 전화를 끄자 자신을 쳐다보는 태일에 하하. 하고 웃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치님인데 지금오라네.."
"..…"
"지금쯤이면 너도 학교에 있어야하는거아닌가? 혹시 너 알고보니 불량학생?"
".."
"아, 장난이야 장난! 어차피 학교갈건데,너도 갈거면.."
지훈은 멍청한 자신의 말에 머리를 휘적였다. 아니 학교나온애가 왜또 학교를가겠냐.. 태일은 지훈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여기가 어딘지몰랐고, 학교로 가면 다시 자신이 아는길이 나올테니까. 작게 끄덕이는 태일을 보던 지훈은 손에 들고있던 비닐봉지를 한손으로 꽉쥐며 다른손으로 태일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 자신의 손을 잡고가는 지훈을 보며 태일은 눈을깜빡였다가 아무런 말없이 그저 지훈을 따라걸었다.자신이 손을 쳐내도 다시 잡을거란걸 알았기 때문에. 사실은, 이 순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
지호는 누워 한손으로 자신의 눈을가린체 한숨을 쉬었다. 도대체 내가 왜 이태일한테 이렇게 눈길이 가는지 알수없었다. 자신을 도와준게 재효란걸 알면서도, 재효를 배신할수 없다는걸 알면서도 처음으로 이태일때문에 안재효의 얼굴을 때리며 이태일을 끌고 자신의 집으로 왔다. 도대체 왜 내가 그러는걸까. 누구나 다 알만큼 이태일은… 안재효의 것인데. 아무도 넘볼수도 가질수도없는 안재효의 것인걸 이미 알고있는데도 자꾸만 정신을차리면 이태일에게로 향하고 있는 나를 보게된다. 씨발! 바닥을 손으로 치자 쿵하는 소리가 좁은 방안을 울린다. 이태일과 안재효는 어떻게만나게된건지, 그리고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알수없다. 자신에게 손을내밀어준 재효와 함께 다니게 되었을때, 그때부터 이미 그 둘은 함께였다. 그리고 그때부터 알수있었다. 이태일은 안재효의 것, 이태일은‥안재효의 소유라는 것을.
"…도대체가"
처음부터 이태일이 말을 안하게 된것은 아니다. 아니 못하게된건. 처음에 그 둘은 이런 상황까진 아니였으니까. 안재효는 항상 이태일을 데리고 다녔다. 아니, 끼고 살았다. 한시라도 이태일이 떨어져있으면 안됐다. 혹여나 화장실에 갈때는 문 앞에서성이면서 그 문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광경까지. 이태일은 그런 안재효를 보며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아니면 하지 못했던 것이였을까. 이태일은 발랄했던 아이였다. 사람을 믿지못하는 자신에게 손을내밀어준 아이였고 딱딱하고 표정도 없이,사람을 못믿던 나를 그나마 현실로 여기까지 꺼내준 사람이 이태일이였으니까.
"어디서부터일까…"
룰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둘은 같이 다니며 나는 그 둘을 뒤에서 지켜보며 따라가는. 나는 그런 안재효와 이태일사이에 끼어들수없었고, 그 옆에 다가설수도 없었다. 그저 뒤에서 지켜보며 같이 속도를 맞춰 걸어가는 정도로. 나는 방관자역할을 할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끼어들 틈도, 끼어들수 있는 마음도 내겐 가지고 있지않았으니까. 그래도 항상 앞에서 웃으며 얘기하는 그 둘을 보고있으면 내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는게 느껴졌다. 그런 둘은 너무 행복해보여서, 그 행복하게 완성된 그림에 나라는 흔적을 남기고 싶지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나를 데리고있어준 그둘에게 고마웠을 뿐이였지. 그리고 어느날. 그 둘은 웃음을 잃었다. 어떻게 된건지 자세한 내막은 알지못하겠으나, 하나 짐작이 가는건 있었다. 이태일이 잘못한것임을, 아니면 오해에서 부터 일지도. 적어도 내 눈엔 그렇게 보였다.
"틀어지게된건..…"
나를 구원해준 재효덕에, 쓰레기 같이 살던 나는 재효네에서 살수있었다. 드라마에서 보던 그런 큰집에 나는 들어가는 순간 고민했었다. 감히 나같은게 들어가도 될까. 그런 나를보며 재효는 선량한 웃음으로 왜 거기있냐며 나의 손을 붙잡고 데리고 들어와주었다. 그리고 그집에선 재효를 반기며 웃는 태일이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재효는‥지금처럼 악에 찌들지 않았다. 정말 내가볼때도 멋있고,다정했던‥ 안재효였는데. 부모님은 해외에서 살고계신다며 부모님은 이집에 안계시냔 내 물음에 대답해준 재효는 자신의 방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 내 방을 마련해주었다. '아까 앞에있던 귀여운 애봤지? 그애는 태일이야,이태일. 태일이도 같이살아' 하는 말과 함께. 그리고 언제나처럼 나는 늦게까지 자다 일어났는데… 소리가 들렸다. 아주, 큰, 울음소리가.
"……돌이킬수없는?"
인상을찌푸리며 문을 연 나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재효의 방앞에 다가서자 더욱 큰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이게 무슨소린가 생각하며 재효네 방 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그순간 철썩 하는 살과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문밖까지 들렸다. 들어가면안될것같은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생각에 나는 내 눈으로 볼수있을정도로 문을 조금만 열어놓았다. 그리고 그순간 내 얼굴이 경악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그때로…돌아갈수가.. 없게된건.."
태일이 무릎을 꿇은채로 재효의 바지를 붙잡으며 울고있던모습과, 그런 태일을 서서 내려다보며 죽일듯이 쳐다보며 손찌검을 하고있는 모습을보면서. 나는 눈을깜빡이지도 못한채 그광경을 목격하고 있게됐다. 태일을 향해 이번엔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을보며 나는 방문을 조용히 닫고 문에 머리를 기대었다. 도대체, 방금 무슨일이 일어난걸까. 아직까지도 머리가 어지러웠다. 방금 목격한 광경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닫힌 문에 귀를대자 끊어지듯들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니따위가……랑……고?' '아니야,아니야 재효야 …‥니 그런적 없어!' '지랄하지마! 너 내가 모를줄알아? 너 전에도 음악실…‥아!' '그‥그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였어‥' '뭐가 아니야? 뭐가아닌데! 변명하지마!' '아니야...그건 정말!' 다시한번 퍽하는 마찰음과 함께 끅끅대는 태일의 목소리가 들려와 더 귀를 문에 대었다. 중간중간 끊기는 목소리에 인상을 찌푸렸다.
"어쩌면..그때 내가 들어가야했던걸까.."
태일의 흐느낌이 더욱더 커져만 갔다. '단지,단지 노래하려 갔었을뿐이였어…' '노래? 네 목소리로? 그래 네 목소리로 …‥고?' '아니야! 정말아니야 재효야! 난,난 너만..너만있으면!' '못믿어' '그..그럼어떻게하면..어떻게 하면믿을거야..?' '앞으로 단 한마디도 하지마, 내앞에서만 그리고 우리집,에서만‥해 알았어?' '..그러면..믿어줄꺼야?' '..' '그..그러면..정말그러면..나..안버릴거야..?' '..그래' 그뒤로는 말이 없었다. 몇분뒤 들린 달뜬 신음소리와 살이부딪혀 생기는 소리뿐. 그뒤로는 충격에 휩싸여 내방으로 기어가듯 들어왔다. 정신이 멍했다. 사실 둘이 무슨사인지는 알고있었다. 근데, 이렇게 들으니 기분이 달랐다. 마치 무언가 들어선 안되는, 봐선 안되는걸 본것처럼.
"그래서.. 그래서 말렸다면.."
멍하니 침대에 누워 한손으로 눈을 가렸다. 그리고 그다음날 눈을떴을때, 그 둘은 예전같지가 않았다. 태일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않은체 입을 꾹다물고 있었고. 재효는 태일을 집어삼킬듯이 쳐다보며 굳은 얼굴로 걸어갔다. 그런 둘을 보던 나또한, 전처럼 웃을수가 없었다. 그날 늦은저녁, 안재효는 이태일이 자고있을때 나를 불러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더랬지. '이태일 감시해, 누구한테 얘기하나 누구랑 같이있나 뭘했는지 하나하나 자세하게 나한테 얘기해' 죽여버릴것만같이 강한 시선에 나는 고개를 몇번이고 끄덕였다. 가보라는 재효의 말에 나는 멍하니있다 어. 그래 하는 멍청한 소리를 내며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다음날 나는 태일의 옆자리에 앉아 태일을 감시하는 나날이 시작됐다. 더이상 태일은 재효의 집에서 살지 않았다 재효와 같이살던 태일이 집을 구해 나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후로 태일은 학교에서만 볼수있었다.
"..이렇게 되진 않았을까"
몇일후 나는 재효에게 혼자살수 있게해달라고 얘기했다. 그러자 재효는 알았다며 아무런 거부의사없이 승락했다. 집은 작은걸로, 부탁한다는 내말에 나를 쳐다보던 재효가 알겠다며 낮게 얘기했다. 그리고 그후로 나는 이 집에서 살게되었고. 넘치다싶이 많은 돈. 재효는 그런 가정에서 살아왔다. 정말로 써도써도 줄어들지 않을만큼. 쉽게 말해서 재효의 아버지는 대기업의 회장이신, 재효는 그 말대로 재벌2세였던거니까. 재효의 위에는 이복형제로 형이 한명이있었는데 회사일을 하고싶지 않아하는 재효덕에 그 형은 지금 회사에서 본부장직을 맡고있다. 만난적은 몇번안되지만 안재효만큼 꽤나 잘생긴외모에 따뜻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재효는 그형을, 되게 싫어했다. 이유는 알수없지만 가끔 집에 들어왔을때 둘의 대화를 들어보면 얼음처럼 차가운 재효의 말에도 그 형은 항상 미안하다는듯 웃으며 아무렇지 않다는듯 얘기하고있었다. 아주 오래전이라 이름은 잘 기억나지않는다, 내 기억속에선 그래도 그때가 참 좋았는데. 시간을 돌이킬수있다면 그때로 돌아갔으면한다. 그랬으면, 내가 그 문으로 들어가 둘을 말릴수 있었을것 같으니까.
"이렇게- 내가, 이렇게까지.."
눈을 가리고 있던 손을 뗐다. 내가 둘을지켜보던 그때로 가면, 적어도 그 둘은 행복할텐데. 이태일도 지금 처럼 쓸쓸하지 않아도 될텐데. 짧지도,길지도 않은 그 시간속에서 함께지낸 태일은 유독 외로움을 잘타던아이였다. 항상 옆을 쳐다보면 그아이는 혼자였다. 아니, 이태일과 안재효로서 둘은 함께였지만. 그 속에서도 이태일은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을거다. 눈에 너무 뻔히 잘보이니까. 돌아갈수는 없는걸까. 그러면, 그러면 내가- 내가 이렇게.. 이태일을 생각하지 않아도 될텐데. 이렇게 내 머릿속에서 이태일의 얼굴이 생각나진 않을텐데. 그럼 안재효를, 재효를‥ 부러워하진 않아도 됐을텐데. 아직까지 이런감정을 느껴본적이 없어서 무슨 감정인지 도통 알수가 없다. 정말 이 감정은 뭐지. 알수가 없어 머리카락을 꽉 쥐었다. 이 감정이, 제발 내가 생각하는 그감정이면 안됀다.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된다. 하지만 왜자꾸 그감정이라 생각이 드는지, 머릿속이 어지러워지기시작했다.
"‥젠장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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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왓더? 이병픽은 모다야 ㅎㅎ기다려 주신분이있을까요 ㅠㅠㅠㅠ 죄송해요 너무 늦게 올리는것 같네요ㅠㅠ 기다려주시는분들은 있을까 모르겠지만 ㅠㅠ 요즘자꾸 진도가 안나가네요; 쓸려고 해도ㅠㅠ 힘이..안나고..ㅠㅠ 생각이 ㅠㅠㅠ.. 그래도 이젠 이렇게쓰면서 조금씩 텀을 줄여볼까 하는생각입니다! 그래도 그게또 마음대로 될진모르겠지만.. 쓰고싶을때 생각날때 쓰는 체질이라서;ㅠㅠ 흡흡ㅂ.. 그래도 읽어주시고 댓글도달아주시는 천사분들이 있어서 호랑이기운이!!쑥쑥!!!... 자꾸 태일이가 이상해지고 ㅋㅋㅋ 그러니까 되게 탤찡한테 미안해지네요.. 무엇보다도 지호!!!!!!!!!!!우지코ㅠㅠㅠ너이녀석ㄱ..왜 자꾸 내가 쓰는데로 안써져ㅠㅠㅠ 지호가 생각ㄱ하는 마음이란 ㅎㅎㅎ 이 새벽에 글쓰려니까 되게 머리가 안돌아가요ㅠㅠㅠㅠ 그래서 막쓴것..같..ㅠㅠㅠ 기대를 저버리게 되는것 같아 죄송하네요ㅠㅠ 근데 생각해보니 지호가끝낼땐 맨날..욕..욕을하고 잇닿ㅎㅎㅎ하..ㅠㅠㅠ 똥글로 돌아오게 드려서죄송해요ㅠㅠ 5화는 언제 업데이트될지모르겟네요ㅠㅠ 그래도 기다려주시는 분이있다면 행복ㄱ합..니다.ㅎ.ㅎㅎㅎ.. 되게4화는 ㅋㅋ 앞에 불마킄ㅋㅋㅋ(야하지도않은ㄴ데..씬도..씬이아닌데.)있으니까 되게;; 조회수가많더라구요;; 깜놀;근데 댓글ㄹ수가줄엇성..ㅋ..제가 뭐 댓글수 따질댑니까, 제가 어.. 죄인은 말이없드래요.. 글도못쓰는데 그래요 왜제가 감히!!! 댓글을 바래요ㅠㅠ 읽어주시는 분이있다는걸로도 행복합니다♡ 정말 기다려주시는 분들이있더라면 정말 감사합니다! 기대에 못미치는것같아서 많이 죄송스럽고 그러네요 ㅠㅠ 이늦은새벽에 올려보아요..ㅎㅎ 많이없으시겟죠?ㅠㅠ! 천사 여러분들 정말 사랑합니다♡
마지막으로 블락비 화이팅!!ㅠㅠㅠㅠ비비씨인지라 블락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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