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야? 지금좀 만나자 나 너희집 앞이야. 문자를 보자마자 옆에있는 점퍼를 집어들고 밖으로 나갔다. 날씨는 상쾌했고 선선한 바람마저 불어와 한없이 좋은 휴일을 보낼수있을것만 같은날씨다. 그러니까 네가 나를 만나자하는 이유는 언제나 다름없이 날 보고싶어서 왔다거나, 내가 생각나 와봤다며 웃어야한다. 그래야 한다 너는.
"태일아, 미안한데 우리 더이상 그만 만났으면 좋겠다"
찬란한 아침은, 내가 기대했던 찬란한 일상과는 다르게 슬프게 돌아왔다. 슬프게,고독하게. 그리고 아프게…… 아무것도 더이상 설명할수없었고 말할수도없었다. 그래서, 안재효너는 그말을위해 나한테 나오라고 한거구나. 방금까지 문자를 나누었던 핸드폰을 꽉쥐고 너를 쳐다봤다. 아아. 너는 여전히 멋지구나 내가 반했던 그 순간과 똑같이. 아아. 너는 아직도 찬란히 빛나구나.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이 비참함과는다르게 너는 빛난다. 나는 빛도읽은 쓰레기마냥 빛한줌조차없이 어두운데 너는 그런 나의 빛이였는데. 그런나를 저버리고 너는 저리멀리 날아가 버리는구나. 언제나 내 곁에 있어주겠다던 너는, 언제나 나와함께 있어주겠단 너는 이미 없는거구나.
"사실은 너도 알고있잖아"
뭘, 뭘 알고있었다 말하고 싶은건데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는듯이 고개만 푹숙였다. 아스팔트로 덮여진 도로만이 눈에 띄인다. 삭막하다.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있는것처럼 목이 마르고 입안이 텁텁하다. 물마시고 싶다. 물.
"물마시고 싶어"
"내가너 안좋아하는거"
목말라 물마시고싶어 재효야. 여전히 시선은 아래를 향해있는채로 너에게 말했다. 물마시고 싶어 재효야. 물. 응? 발로 땅을 툭툭차며 투정을 부린다. 안재효. 그런 말 말고, 지금 나 목말라.
"목말라 재효야"
"내가… 더이상 너를 예전처럼 볼수가 없어"
입술을 깨물었다. 깨물고 있는지 얼마 되지도않았는데 벌써입안에 알싸한 철분이 느껴진다. 아마 입술을 나도모르게 세개물었나보다. 아프지도 않았는데. 그건 너한테, 너의 말에 신경을쓰고있어서 그런걸까 아니면 목이말라서 그런걸까.
"나 목마르다니까?"
"이태일, 내가 더이상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재효야 그런말말고 다른말해봐. 없었던 일로쳐줄테니까 다른말좀 해보란말이야. 제발. 다른말좀해줘, 나는 그런말 듣고싶지않아 제발 다른말로 돌려봐 지금 내가 이렇게 노력하잖아 내가 지금이렇게 떨려하잖아. 보지않아도 알수가있고, 느낄수가있다 너는 지금화가 나있다. 그리고 보나마나 표정또한 찌푸려져있겠지. 무엇때문에? 무엇때문에 너는 나한테 그렇게 화내는걸까. 나는 잘못한거 하나 없는데. 안그래 재효야?
"물 달라고! 내가 목마르다잖아 안재효!"
"날 쳐다보고말해 넌!! 내가 지금 뭐라고 그랬어 너싫다잖아, 이제너 안만난데 잖아!!!"
내 어깨를 우악스럽게 잡는 손에 흠칫놀라 눈을 꼭감았다. 날쳐다보라고.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귀에와닿아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너는 어깨를잡던손을 내 얼굴을 잡고 너를 바라보게한다. 왜, 나 너 화내는거 보고싶지않아. 나너 화내는 목소리 듣고싶지않아. 무섭잖아. 무서워…무섭다고. 내가 무섭다잖아 이제 그만해 제발.
"아니잖아 너…"
"‥하, 이태일너진짜‥"
너에게 돌아간 내 얼굴에, 보고싶지만. 볼수없는 네얼굴에 눈을꼭감고 너에게로 향하는 말을 시작했다. 꼬리에 꼬리를잡듯, 내가말하면 넌 내말에 따라 말을한다. 내가 바라는 말은 아니지만, 비록 내가 원하는 말은아니지만 그래도 아직은. 아직은‥ 네가 내앞에 있다는 이유하나만으로도 행복하다. 좋으니까. 그래, 그러니까 너를 놓치기싫다. 니가 아무리 날 싫어한데도, 니가 아무리날 귀찮아하고 좋아하지 않는다해도 나는‥
"너 정말 지긋지긋하다"
"…아니잖아"
"뭐가 아니긴 아니야? 너 정말 지금이러는거 구질구질하고 지긋지긋해. 작작좀 할수없어?"
"…아닐거잖아‥"
"넌 한번도!! 날제대로 쳐다본적없어!! 알아? 넌 언제나!! 지금처럼 네생각밖에못하잖아!!!"
"‥아닐텐데‥‥"
"말돌리지 말고 내말똑바로들어!! 난 더이상 널 좋아하지않고, 더이상 네 얼굴 꼴도보기싫다고!!"
"…아니‥여야하는데‥"
"다른 말하지말고!! 날봐! 똑바로 쳐다보라고!!!"
"……"
보기 싫어. 네 표정을보면, 네가 너무 무서워져서. 보기싫어. 지금 네 말도, 네 얼굴을보면 진짜라고 알게될테니까. 그러니까, 보기싫어. 볼수가없어. 진짜라고 인정하기 싫으니까. 이건다 환청이야 환청일거야. 지금 안재효 넌 내앞에없어 이건 내가 만들어낸 환청이야. 지금 앞엔 아무도없는거야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안재효도 없는거고 나혼자 여기서 환청에 네 목소리를 듣는거야. 너를너무 좋아하니까 너를너무 사랑하니까.
"‥넌정말…마지막까지 이기적이다"
"……"
"…더이상 연락하지마. 나도 연락안할거니까 모르는 사람처럼굴자 학교에서도, 우린 처음부터 몰랐던사이처럼"
"……"
"후…번호는 내가 삭제할게"
곧이어 내 손에 움켜쥐고있던 핸드폰을 가져가는 너의 온기가 느껴졌다. 그제서야 눈이 번쩍 떠졌다. 아. 아니구나, 이건 환청이 아니라 현실이구나. 정말이구나, 정말 니가 나한테 마지막 안녕을 고하고 있는거구나. 드디어 현실에 눈을떠 너를 똑바로 쳐다본 나는, 핸드폰이 들려있는 너의 손을 움켜잡았다.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너는, 내가 없어도 잘있을테니까"
"하지마!! 재효야 하지마!! 그러지마‥그러지마!"
"나는, 네가 없어도 잘있어야할테니까"
"‥하지마,하지마‥누르지마. 응? 누르지마‥버리지마"
"넌 내가없어도 다른사람들과 함께일테고"
"제발‥내가다 잘못했어. 다신내가 안그럴게…미안해.정말미안해…그니까‥!!"
"그리고 더이상, 나는 네 곁을 지키기 힘들다."
"내가 다 잘못했다니까? 응? 내가 다잘못했어 재효야아‥내가,내가 다신 안그럴게‥내가,내가…이렇게빌게‥제발…"
"그래서 우린‥이걸로…"
"흐윽!!안돼‥재효야아…말하지마‥더말하지마아‥!!!"
더이상 말하지마. 더이상 말하면안돼. 다리에 힘이빠져 주르륵 미끌어지다싶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눈에선 찔끔찔끔 뜨끈한것이 흘러내린다. 두뺨을타고, 시리도록 추운 이 아스팔트위에 내 눈물이 한방울두방울 방울이져 떨어진다. 아무것도 담겨있지않던 이도로가, 내 눈물로 얼룩져간다. 검게, 어두워져 간다.
"‥끝이야"
"어흐윽!안돼에…흐윽‥으으…안돼 재효야아‥내가,내가 다 잘못했어‥다잘못했다니까…?"
"…이러지마"
무릎꿇고 손을 싹싹빌며 너에게 있는체면 없는체면 다버리며 말했다. 날떠나지 말라고, 제발 내곁에서 떠나가지말라고. 이렇게 빌었다. 그렇게. 그렇게 애달프게 빌었다. 하지만 너는 그런 나를 무시하고, 이리 울고있는 나를 남겨두며 떠났다. 내가 다 잘못한거라고. 내가 다 못나서 그런거라고. 너의 뒷모습은 나를 버리며 발길을 돌렸다. 아주 쉽게. 아주 간단하게. 마치 처음부터 너에게 나는 아무것도 아니였다는것처럼. 하지만,하지만 재효야‥
"나‥나한테‥흐…나한테 이러지마…이러지마 안재효!!‥어흐윽‥"
왜 너는 이런 나를 슬픈 얼굴로 쳐다봤던거야‥? 왜 그렇게 고통스런 얼굴로 나를 떠나갔던 거야. 안재효. 그리고 나는. 한동안 그자리에서 멀뚱히 눈물만 쏟아내며 주저앉아있었다. 마지막으로 네가 나한테준 너의번호가 없는 핸드폰을 끌어안은채로.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집에 돌아온 나는, 침대에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않고 내내 잠만잤다. 잠자는시간만큼. 아무것도 먹지않고 아무것도 하지않고 울었다. 재효가 없는 그시간을 상상할수가없다. 내내 아무것도 먹지않고, 아무것도 하지않고 울었다.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었다. 아무것도 생각할수없었다. 이제 너와 있던 내 삶은 끝났고. 너와 함께했던 나는 없을테니까. 너의 기억에서 영영 지워져 버렸을테니까. 그리고 난, 너를 잊기가 쉽진 않을것같으니까. 빈집은 고요했다. 혼자사는 이 오피스텔이 이렇게 크게 느껴진적은 처음이였다. 저 부엌에선 너와 나의 추억이 가득하다. 이 거실티비에도, 옷장에도, 이 침대에까지도. 이집은. 온통 너와 나의 추억으로 꽉차있다. 근데 너는, 나를 버리고 홀로 훨훨날아가 버렸다. 나 혼자 여기 버려두고.
"……"
사람사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 온기가 없다. 더이상 너는 이 집에 들어오지 않겠지. 그리고 나는 여전히 이 집에서 숨쉬고 살아가고있겠지. 너없는 고요한 이곳에서. 언제까지나 나는. 이 곳에서 영원히 살아 숨쉬어 가고있겠지.
"‥조용…하네"
너 없는 이곳이. 캄캄하다. 불을키지않고 있어서도 아니고. 커텐을치고 방문을 닫고 나혼자 이불을 뒤집어 쓰고있어서도 아니다. 내 마음이. 어둡다. 뭉게뭉게 피어나던 검은 안개가 내 온몸을 조이는것같다. 목이 막힌다. 이불속에서 몸을 움켜누워있다 숨이막히자 그새를 못참고 이불을 걷어 깊게 숨을쉰다. 켁켁 거리는 기침이 빨갛게 달아오른 내얼굴에서 한없이 계속나온다. 이대로 너의 추억까지 모조리 토해버렸으면 좋겠다. 그러면 네 생각에 아파하지도 슬퍼하지도 않을 테니까.
"…무서워‥무서워‥"
따뜻하고 한없이 행복하던 이집이 음침하게 변해버려 언젠가 나를 꿀꺽 집어삼킬것만 같다.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럽다. 아프다. 아프다. 마음이 아프다. 슬프다, 외롭다. 내 마음에, 더이상 햇살은 들어오지않는다. 조금씩 떨어지던 모래가. 이내 내 마음을 삭막하게 채워놓았다. 그래 아무것도 담기지 못한다. 아무것도, 더이상 피어날수없다. 내 마음에서……
"…아으‥"
침대에서 일어나 몇걸음 걷자 급속히 어지러움이 밀려왔다. 침침해지는 두 눈속에선 어느새 문이 열리고 나를 보며 놀라고 있는 네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는, 웃었다. 너를향해. 결국넌 돌아왔구나. 내게로 돌아왔구나. 내가 들었던건 오롯 환청이였구나. 환상이였구나. 봐. 너는 지금 내앞에서 나를 보고있잖아. 너는 지금, 나를향해 다가오고 있잖아. 잘왔어. 결국넌 돌아왔어 재효야.
"‥재…효야‥"
그후로 내게 찾아온것은. 캄캄한 밤이였다. 어두운 이곳에서 너는, 다시 나를 향해 웃어주겠지. 그리고 나는 그 빛을따라 따뜻한 빛을향해 갈수있겠지‥?
*
눈을떴다. 깜빡깜빡. 초점이 맞춰진 눈을 비비자 손목에서 따끔한 이물적인 느낌이 느껴졌다. 이건뭐지. 인상을 쓰며 팔목을쳐다보자 바늘이 내 손목에 푹 하고 꽂혀져있다. 이게 무슨일이래. 바늘에 이어진 튜브를따라 고개를 돌리니 투명한병속에 담겨져있는 하얀 액체가보인다. 그러자 이 하얀 방이 보이기시작하고. 내 옆에서 침대에 얼굴을 묻고 자고있는 사람이 보였다. 약간 브라운계열을 띄고있는 머리카락. 아아. 저절로 웃음이 입가에 퍼졌다. 그건, 꿈이였나보구나. 엄청 지독한 악몽이였어. 다신 꾸고싶지않아. 그니까, 그니까 내가 잘해줄게. 응? 꿈에서 처럼 넌 떠나면 안돼는거야.
"‥아니면,이것도 환상인가‥"
내목소리에 움찔거리는 재효가 보인다. 슬쩍 한쪽팔을 쓰다듬어 보자 또다시 움찔. 손끝에 닿는 체온이 따뜻하다. …환상이 아니구나. 몇번더 손으로 쿡쿡 찌르다 머리를 쓰다듬었다. 재효‥
"아으……"
"‥재효‥야?"
고개를 흔들다 머리를 만지며 나를향해 인상을 찌푸리는‥ 넌. 재효가 아니구나.
"이제 깼어?"
"…표지훈?"
"‥난줄은 아나보네"
"니가 왜 여기있어!!!"
"내가 데려왔으니까 여기있는거지."
"안‥재효…안재효는!!안재효는!! 어? 안재효!!!"
"안재효가 여기에 왜있어. 내가 데리고 왔다니까"
"‥안재효가,나. 여기 데리고 온거 아니야‥?"
"내가 데리고 온거야.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긴해? 너희집들어가자마자 너는 쓰러지고 있는데. 얼마나 당황했는데"
"……진짜구나"
입술을 질겅질겅 깨물었다. 지훈이의 말에 모든것이 확실해졌다. 그래. 모든게. 확실해졌다. 어제의 일은 환상도,환청도 무엇도 아니고. 다름하닌 현실이였다는것을. 표지훈은 나를보며 묘한 웃음을 지었다. 기분 나쁜 웃음이아니라, 나를 이해한다는 듯이 짓는 웃음. 지훈아. 지훈아. 지금은 네가 아닌 재효가있었으면 좋겠어. 널 좋아하지만, 지금은 아닌것같아.
"태일아, 무슨일이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너무 슬퍼하지는 마"
"……"
"너 슬퍼하는거보면 난 더 슬퍼"
"…지훈‥"
"너 아파하는거보면 난 더 아파"
"…지훈아"
"그니까, 너 잊기가 힘들면. 나로 잊으면안돼? 내가 네 마음에 들어갈 자린없는거야?"
"‥지훈…아"
"태일아. 난 아직도… 그대로니까, 널향한 내맘도 아직도고 그니까"
"……"
"힘들면 한번쯤은 뒤돌아봐. 난 그자리에 그대로 있을거니까 계속계속 반복되는 이 속에서도 영원히"
"‥지훈아난.."
"부담스러워 하지마. 거부도 하진마, 그럼내가‥비참해지잖아"
…내가 미안해서 그래 미안해서. 난 아무것도 한것도 없고, 해준것도 아무것도 없었고. 솔직히 난, 너를 제대로 봐준적도 없었잖아‥ 왜 넌 내가 가지고 놀수도없게 착해? 왜 그래 넌항상…고마워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지금은 여기까지. 네 곁에 있는것쯤은 되는거지?"
"…‥"
"…그것도,안되는건가?"
"…아니"
"고맙다"
"…‥"
"이것만 맞고 가면된다니까 좀만기다려. 너 영양실조라더라 그러길래 많이좀 먹지 몸도 비실비실한게"
"…놀리지마"
"놀리는게 아니라, 걱정하는거에요 아기태일아"
"…아기아니야"
"아기 아니야? 그럼 왜 지금 입술 삐죽내밀고 삐져있어"
"…‥이씨"
내머리를 헤집는 너의 손에 살짝 웃으며 너를 쳐다봤다. 넌 강인하다. 크고. 되게 멋있네, 나와는 다르게. 차라리 널 좋아했으면 아프진 않았을까,그런생각이 지금은 든다. 나란 애는 참 못난것 같다. 못된것 같다. 이럴때만 찾지 난 평소엔 관심도 별로 안줬던걸 이제야 찾지난. 나도 알아 내가 못된거 그래서 너한테 지금 기댈까봐 너무 두렵다. 그래도, 지금은 너한텐 기대도 되지? 니가 기대도 된다고 했으니까. 그치? 내가 나쁜게 아닌거맞지? 그런거지 …재효야
*
침대옆에서 울리는 알람소리때문에 눈을 비비적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숨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침울하다 학교 가기 싫다. 분명히 지금 가면 너는 아무렇지 않게 지내겠지. 네 말처럼 아무렇지 않게, 아니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겠지. 무시하겠지? 분명 외면할거야… 머리속이 웅웅거린다. 가기싫다. 빌어볼까. 무릎이라도 꿇고 엉엉 울면서 빌어볼까 떠나지말라고 너없으면 못산다고. 죽을것같다고 너없는 나는…‥ 그래도 넌 시선도 안주겠지‥? 정말 끝난걸까. 정말로.
"…그렇게 멍하니 있을거야?"
"……"
"…이태일?"
"……"
"태일아?"
"‥어?어어‥"
내 어깨를 흔드는 손때문에 번뜩놀라 누구지? 하며 쳐다봤더니 교복은 제대로 차려입고 나를 쳐다보는 지훈이. 아. 언제왔어? 하고 어정쩡하게 웃어보이니 그런 나의 머리를 헤집으며 살짝웃는다. 방금. 아,정말? 소리못들었는데…
"정신좀 차려,이태일. 얼 빠져선 정신도 못차리고 말이야"
"…어,어"
"…후, 준비 안해 태일아?"
"…어어,입어야지‥"
"……"
그제야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세면대 앞에있는 거울에 비친 내모습은 참 멍청해보였다. 찬물을 세게 틀어놓고 얼굴에 뿌렸다. 정신차려 이태일 진짜 너 그렇게 얼빠진 표정은 뭐야. 진짜‥멍청해보이잖아. 진짜‥ 못생겨보이잖아 이태일. 양치질 까지 마치고 타월로 얼굴을 꼼꼼히 닦으며 화장실에서 나왔다. 표지훈은 내 침대 위에 앉아서 핸드폰만 멍하니 바라보고. 장난기가 솟기 시작했다. 슬금슬금 발소리를 내지않고 지훈이 옆으로가 아직도 핸드폰만 빤히쳐다보고있는 지훈이의 귀에 왁! 하고 소리를 지르자 악! 하며 귀를감싸고 나를 뭐냐는 듯이 바라본다. 그모습에 입꼬리를 올리며 큭큭태자 왜웃냐며 당황해한다.
"큭큭‥아,근데 뭘 그렇게 빤히 쳐다보고 있는거야?"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그냥‥"
"그런게 어딨어. 그냥?"
"어‥어어 그냥. 태일아,우리 지각하겠다. 그러니까,어, 빨리 교복입어!"
"알았습니다"
내말에 재빨리 핸드폰을 주머니에 쑤셔박는다. 지훈이가 저렇게 당황하는 모습은 처음보네, 연신 큭큭대자 그만웃어! 하며 살짝 투정부리는듯이 얘기한다. 아, 알았어. 그제야 입고있던 잠옷을 벗자 지훈이가 나를 빤히쳐다본다.
"왜그렇게 빤히쳐다봐?"
"어…어, 지금 여기서 벗‥벗게?"
"그럼 어디서 벗어."
"아,아니 내앞에서‥그니까,어‥"
"그게 무슨상관이야, 우린 친구‥"
친구라고 말하려는 입을 헉하고 손으로 막았다. 지훈이한텐 상처겠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지훈이를 쳐다보자 지훈이가 괜찮다며 웃는다. 괜찮아 보이지 않는데‥어색한 웃음이다. 미안해 지훈아,진짜 미안‥
"…나가있을게 다입고 나와"
"‥으응"
지훈이 문을 닫고 나가자 혼자남은 방에서 멍하니 섰다. 중학생때부터 지금고등학생때까지 변함없이 친구였고. 내가 무서워하는 천둥과번개가 칠때는 어김없이 항상 나와같이 이 집에서 같이 밤을 지내주었다. 도어락번호까지 알려주었고 혼자사니까, 외로움이 많은 나로서는 지훈이가 가장친했고 가장좋아하는 아이였으니까. 언제나 가장친한친구로 생각하고있었던 지훈이였는데. 지훈이는 그게 아니였던것같다. 고등학교 일학년, 지훈이가 내게 고백했다. 좋아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미안하다며. 나는 그런 지훈이를 보며웃었다. 그래, 우린 계속친구인거야. 지훈이는 내 말에 눈물을 흘렸다. 난웃었고. 지훈이는 울었다. ……그땐 내게 재효가 있었으니까. 내가 못됬다는건 안다. 난 못됐다. 난 이기적인걸 너무나도 뻔히안다. 사실은, 중학교때도 알고있었다. 지훈이가 날 친구로 보는게 아니라 사랑의 감정으로 보고있었다는 것을. 하지만 나는 모르는척 그사실을 외면했다. 나를 애틋하게 바라보던 시선도 나를 어떻게 해야 할지모르겠다는 듯이 정성어린 손길로 내 뺨을 만졌을때도. 머리를 헤집을때도 어김없이 나는 알고있었다. 하지만 나는 너를 버리기 싫고, 떠나보내기 싫은마음에 모르는척 네게 웃었다. 그리고 재효가 있었을때에 너는. 슬픈 눈으로 나를바라봤다. 그리고 어김없이 나는 너의손을 잡으며 웃었다. '우린 여전히 친구인거야. 그렇지?' 그리고 너는 다시 나를 보며울었다. '…‥응'
"…미안,지훈아"
너에겐 들리지 않을 말을 중얼거리며 천천히 교복을 입었다. 가방까지 챙기고 나오니 그세 현관에서 신발을 신으며 나를 기다리는 네가 이제와? 하며 신발을 신을수있도록 자리를 비켜준다. ……나는 이런 대우를 받으면 안되는걸 알고있으면서도 너를 떠나보내기엔 무섭다. 너없이 살수는 없다. 재효가 있어도. 네가 없다면 살수가 없다. 그리고 네가 있고 재효가 없어도. 나는 살수가없다. 아아. 얼마나 이기적인가.
"가자"
"…응"
먼저 문을 열어놓고 나를 기다리는 지훈이에게 웃어보이며 엘리베이터버튼을 눌렀다. 정적. 조용한 시간이 째깍째깍 흘러간다. 흘깃흘깃 지훈이를 쳐다보니 엘리베이터 문만 멍하니 쳐다본다. 신발코로 땅을 툭툭차본다. 툭툭 거리는 소리만 조용한 이공간을 채운다. 툭툭-툭툭
"…미안"
"‥응?"
"어색하니까 그런거잖아. 그거 너 습관이니까"
"……"
입을 꾹 다물었다. 넌 내 사소한 습관까지 알고있구나. 새로운 소식을 안 사람처럼 멍청히 너만을 쳐다봤다 그러자 나를향해 피식웃는다. 그것도 모를줄알았냐면서.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얼만데…하면서. 근데 난, 아직도 너에대해 잘 모르는것같아‥
"벌써왔네‥"
엘리베이터를 타며 지훈이가 말한다. 난 여전히 그런 지훈이만 쳐다보고. 마주보고 서있다. 나보다 키가 훨씬큰 너를 위로 쳐다보면서. 그러자 너는 내 팔을 잡고 끌어 엘리베이터 안에 타게한다. 띵- 하는소리가 나며 엘리베이터가 닫히고 너는 일층버튼을 누른다. 딸깍 하는소리가 엘리베이터 안을울린다. 너와 나 둘이있는 엘리베이터안에서 나는 입술을 삐죽인다.
"…가기싫지?"
"‥…"
"‥내가, 솔직히 얘기하면…어제‥봤거든"
"……"
"…그자식은 후회할거야. 분명히."
"‥지훈아?"
"그니까‥너는 기죽을 필요없어. 내가 옆에있잖아. 그치?"
"…응"
또다시 띵- 하는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한걸음,한걸음 움직였다. 느린 내 걸음에 맞춰서 너는 내 박자에따라 걸어온다. 왜 나는 너를 보면 항상 미안하는 생각만들까‥ 그건 보나마나 내가 나빠서겠지.
...
이런 조각글..?단편이. ... 연재할려고햇엇는데 구상도 이상해지고 그래서 ㅋㅋ 조각글...닷닷ㅅ다~ 로나마올려요.. 흐규흐규 이게 효일인지 오일인지 전 태일총ㅇ수분자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제목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메세지가 아니라 좀더 오글돋는거엿는데ㅔ... 흡흡 그저 자기만족으로 올려봅니닼..와진짜 오글오글..☞☜ 사실은 효일을 좀더좋아해서 .. 사실 다짜놧는데!!! ㅆ쓰기가 이상해져서 못써요..ㅋ.. 왜 내가쓰는건다 어둡지..ㅋ..ㅋㅋㅋㅋ흡.. 여기서 약간 지금쓰고잇는 그리고울엇다 .. 비슷해요..ㅋ... 여기서의 표지훈남이.. 비슷..ㅋ... 해옄..ㅋ..핰 제가쓰는인물은참 ㅠㅠ 왜다 학교물에 분위기ㅣ가이래ㅐ...사실은 헤어진 이유도 잇고!!! 그리고 재효는 자신이떠나도 지훈이잇다는걸아니까 떠난ㄴ건데.. 근데.. 그러다 ...☞~~☜ 돼는내용임니다..ㅋㅋㅋㅋㅋㅋㅋ흡.. 이게 두편엮은건데..ㅋ.. 짧...짧은거가탕..ㅋ.. 이건 구상이 떠오르긴해도 제대로 못쓸것같앗거든요 ㅠㅠ 그울도그렇고 일단 이건 써봣긴햇는데 그울을 다 연재내야겟죠 ㅠㅠ~ 삭제하기 아쉬워서 여기서나마 올려봐용ㅇ ㅠㅠ 효일이나 오일이나 여러분들의 상상ㅇㅔ!^0^....여기선ㄴ코일음서영..흡..호일업다그여ㅕ..ㅠㅠㅠㅠㅠㅠㅠㅠ 갠적으로 효일도조아하고 오일도조아하지만 ㅋㅋㅋ x일을 더 좋아해요 스포될까봐여기서 이만..ㅋ..^0^...고럼..여러분ㄴ ㅠㅠ.. 안녕히....ㅋ... 나중에 그울3에서봐요! ㅠㅠ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제 사랑을바칩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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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국 자컨에서 내내 한 쪽 팔 가렸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