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백현] 아가 반인반수, 도련님

(놀이 센터가 끝나고, 아이들을 부모님께서 하나둘 데리고 가자 혼자 남아버려 구석에 쭈그려 앉아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보니 심심하고 지루해 울상을 짓다 급한 업무 때문에 오늘은 동행하지 못한 네가 저 멀리서 뛰어오는 걸 보곤 시무룩한 표정을 펴고선 네게 달려가는)

현이는 아가 반인반수에요 사람나이론 4~5살 정도의 나이라서 아직 궁금한 것 도 많고 처음 본 것 들도 많아요. 어린나이에 부모님 손길을 잘 타지못해 너를 잘 따르고 좋아해요. 가끔 잠을 자다 엄마를 찾는 경우도 드문드문 있어서 잠도 너와 함께 자고 밥도 아직 혼자 못먹고 씻는거 까지 잘 못해 네 손길을 필요로 하는 현이에요. 혼현을 아직 숨기지 못해 귀와 꼬리만 내놓고 다니고 넓은 집안을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요.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속으로는 현이를 엄청 생각하고 좋아하는 분이 오셨음 좋겠어요. 

경수 가려요.

 

[상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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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열]

(오늘 동료 경호원 녀석의 업무까지 맡게 되는 바람에 너와 같이 놀이센터에 가주지 못해 한참을 가기 싫다 울며 떼쓰던 널 엄하게 혼내 보냈고, 울음을 꾹 참고 터덜터덜 혼자 기사의 차에 올라타는걸 지켜본 뒤 데리러 가는건 꼭 시간에 맞춰 가고자 급히 업무를 시작했지만 결국 늦어버려 다급히 놀이센터로 향하는데 혼자 시무룩하게 축 쳐져선 울먹이며 놀고 있던 너에 작게 한숨쉬며 널 부르는)현아, 이리와.

[아가 도련님 현]

(네 부름에 잽싸게 달려가 앞에 서자 언제 울상을 지었냐는 듯 활짝 웃으며 네게 팔을 뻗어 안아달라는 듯 칭얼거리는, 말없이 저를 안아들고 놀이 센터를 나가는 너에 갑자기 서운함이 밀려오는지 차에 탈 때까지 입을 꾹 다물며 네 물음에도 고개만 도리도리 젓다 결국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네게 묻는) ...차녈 느저써, 왜?

[독자1]

현이 혼자 오래있었어? 선생님이랑 놀지 왜 혼자 있어. (칭얼거리는 널 번쩍 안아들어 볼에 입맞춰주고 차로 가는데 제 물음에도 입을 꾹 다물고 고개만 젓던 네가 차에 올라타서야 입을 열고 제게 묻자 너와 눈을 맞추는)오늘 형아 일이 좀 많아서 늦었어. 미안해. 우리 현이 오늘은 재밌게 놀았어?

[아가 도련님 현]

몬다. (네 대답에도 여전히 섭섭한 건지 입술을 비죽 내밀며 연신 코웃음만 치다 집에 도착해서도 가만히 네 품에 안겨 어깨에 볼이 눌린 채 얌전히 있는, 힐끔 주방 쪽을 바라보니 벌써 제 간식이 준비되어 있자 네게 칭얼거리기 시작하는) 혀니 머그꺼야.

[독자2]

현이 화났구나.(잔뜩 삐친건지 제 품에 얼굴을 묻는 널 가만 토닥이다 집에 도착해 칭얼거리는 널 데리고 부엌으로 들어가 널 앉히곤 간식으로 준비되어있는 쿠키와 우유를 네 앞에 놔주는)현이 쉬야는 안했어? 기저귀 확인을 안했네. 아까 놀이센터 가기 전에 갈고 안갈았잖아.

[아가 도련님 현]

2에게
(제 앞으로 내밀어진 쿠키와 우유를 빤히 바라보다 쿠키를 하나 집는데 쉬야는 안했냐는 네 물음에 고개를 젓고 한입 무는, 달달한 맛이 입안에 퍼지자 기분이 좋은 듯 떠 있는 다리를 동동 거리며 열심히 간식을 먹어대는) 마시따.

[독자3]

아가 도련님 현에게
(쿠키를 먹으니 기분이 좋은지 다리를 붕붕 휘저으며 맛있게도 먹는 너에 픽 웃고 입가에 묻은 우유자국을 닦아주는)현이 오늘은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았어? 땀도 엄청 났네.

[아가 도련님 현]

3에게
우웅. 혀니 노라써. (입안 가득 쿠키를 집어넣고 우물거리니 조심스럽게 제 입가를 닦아주는 널 바라보곤 배시시 웃다 목이 막히는지 켁켁거리며 우유를 마시는) 혀니능 쪼꼬우유가 조은데.

[독자4]

아가 도련님 현에게
현이 지금도 초코쿠키 먹잖아. 자꾸 초코만 먹으면 현이 이빨에 벌레생겨. (켁켁거리며 우유를 마신 네 등을 쓸어주곤 한조각 남은 쿠키를 네 입에 쏙 넣어주는)이따가 사모님 잠깐 오신대. 회장님은 못오시고, 사모님만 잠깐 현이랑 밥먹으러. 현이가 저번에 전화드려서 오시라고 떼썼잖아.

[아가 도련님 현]

4에게
징짜? (마지막 남은 쿠키를 먹고있는데 반가운 소식에 활짝 웃으며 의자에 앉은 채로 엉덩이를 들썩이다 우유를 마저 마시곤 손등으로 대충 입가를 닦아 낸 뒤 조심스레 의자에서 내려오는) 언능, 언능.

[독자5]

아가 도련님 현에게
응, 진짜. 이따가 현이 선물 사서 오신댔어.(제 말에 금세 기분이 좋아져 대충 입가를 쓱 닦아내고 내려가는 너에 픽 웃고 널 안아드는)현이 그럼 샤워해야지. 샤워하고 한글공부하고 예쁘게 기다리고 있으면 금방 오실거야. (씻고 공부를 하자는 말에 다시 볼을 부풀리는 네 볼을 손가락으로 톡톡 치며 네 가운을 챙겨 욕실로 가 옷이며 기저귀를 벗겨내는)현이 쉬야 했으면서 뭘 안했다고.

[아가 도련님 현]

5에게
혀니능 공부 시러야... (공부를 할 생각에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자 오늘은 엄마께서 오시니까 어쩔 수 없는 듯 작게 한숨을 내쉬며 얌전히 욕실로 들어가는, 제 옷을 벗겨내곤 물 온도를 맞추는 너에 욕실에 있는 오리를 가지고 노는) 뿌뿌.

[독자6]

아가 도련님 현에게
(물 온도를 맞춰 욕조에 물을 받고 네가 좋아하는 입욕제까지 넣은 후 널 욕조에 넣어 오리를 쥐여주는데 네가 인형을 들고 장난을 치기 시작하자 다른 장난감도 물 속에 넣어주는 여기 현이 뽀로로도 있지. 오늘은 좀 오래 놀까?

[아가 도련님 현]

6에게
어, 혀니 뽀로로! 웅, 마니 노라. (물 위로 둥둥 떠 있는 장난감들을 가지고 놀다 입욕제 때문인지 몸이 나른해져 장난감을 하나 쥐곤 목 까지 물에 잠기게 해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는) 우웅...

[독자7]

아가 도련님 현에게
현이는 많이 놀고 싶은데 현이 눈은 아닌가본데? 이만큼 감겼어.(신나게 뛰어놀기도 했고, 배도 차 이제 슬슬 나른해지는지 느리게 눈을 깜빡이는 너에 픽 웃다 네가 졸기 시작하자 널 안아들어 간단히 샤워를 시키곤 가운을 입히는)현이 좀 잘까? 자고 일어나면 사모님 오실거야.

[아가 도련님 현]

7에게
... (네 품에 가만히 안겨 꾸벅꾸벅 졸다 아기용 가운까지 입은 뒤 밖으로 나오며 하는 네 말에 대답 대신 품으로 더 파고들어가 낑낑거리는, 귀를 축 늘어뜨린 채 하품을 한번 하곤 저를 침대 위에 눕혀주는 손길에 힘 없이 축 처져 손으로 옆에 있는 인형을 만지작 거리기만 하는)

[독자8]

아가 도련님 현에게
(제 품에 말 없이 더 파고들어 귀와 꼬리를 내놓은 채 낑낑대는 네 볼에 입맞추고 계속 토닥이며 침대에 눕히고 네 아래에 분을 톡톡 바르고 새 기저귀를 채워준 뒤 잠옷으로 갈아입혀주고 나서야 네 옆에 누워 볼록한 네 배를 토닥여주는)현이 코 자자. 형아 이제 현이 옆에 계속 있을거야.

[아가 도련님 현]

8에게
(졸려서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지 않고 얌전히 새 기저귀를 갈자 제 옆에 누워 저를 토닥여주는 네 손길에 느릿하게 깜빡이던 눈을 꾹 감고 나서야 옅은 숨소리를 내며 잠에 빠져드는)

[독자9]

아가 도련님 현에게
(얼마 되지 않아 금세 잠이든 널 한참을 토닥이다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는데 놀이센터 가기 전부터 제가 곁에 붙어있지 않아 심통이 나 잔뜩 어질렀는지 난장판이 된 네 방에 작게 한숨쉬고 어지럽혀진 장난감을 정리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다 보지 못한 업무를 보는)

[아가 도련님 현]

9에게
... (곤히 잠을 자다 자연스럽게 깨어나 눈을 부비적 거리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자 옆자리가 비워져있는걸 알아차리곤 잉잉거리며 방에서 나와 널 찾아다니는) 차녈, 차녈...

[독자10]

아가 도련님 현에게
(한참을 서재에서 일을 하다 메이드가 급하게 들어와 네가 울고불고 한다는 말에 급히 나와 윗층으로 올라가는데 그새 밖으로 나온 네가 잉잉거리며 제게 달려오자 널 안아들어 토닥이는)일어났어? 일어났으면 형 불러야지 왜 울어.

[아가 도련님 현]

10에게
끄윽. (히끅거리며 네 품에 파고들어가 코를 훌쩍이자 저를 어르고 달래는 네 손길에도 여전히 울음만 삼키며 네 옷자락을 손에 꾹 쥐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자 점차 진정이 돼 잔뜩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네게 불만을 해대는) 차녈 거짓말쟁이. 나쁜노미야. 혀니 옆에 이쓴다구 해짜나! 미어, 미어...

[독자11]

아가 도련님 현에게
현이 코야 할 때 까진 옆에 있었어. 얼른 일을 끝내야 밤에 계속 현이 옆에 있지. (잔뜩 성이 난 널 달래며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걸터앉는데 제 옷을 꼭 그러쥐고 짜증섞인 목소리로 불만을 토해대던 네가 기어이 하지 말라던 말까지 하자 네 엉덩이를 아프지 않게 내려치는)씁. 나쁜말 하지 말랬지. 누가 형한테 나쁜놈이라고 그래? 누가 그렇게 가르쳤어?

[아가 도련님 현]

11에게
...끄윽, 그래, 두, 차녈이... (제 엉덩이를 내려치는 너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다 눈물이 잔뜩 고이자 결국 눈물을 퐁퐁 흘려대며 네 품에서 빠져나와 이불 안으로 쏙 들어가버린 뒤 작게 흐느껴 울다 강아지로 변해 낑낑거리는)

[독자12]

아가 도련님 현에게
형아가 아무리 그랬어도 그런말 하면 써?(제 품에서 빠져나간 네가 이불속으로 들어가 흐느끼더니 강아지로 변해 낑낑대자 한숨을 쉬고 이불을 들춰 널 다시 안아드는)뚝. 현이 다시 사람으로 변해야지.

[아가 도련님 현]

12에게
(사람으로 변할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연신 네 품에서 끙끙대다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에 빠르게 품에서 빠져나와 현관으로 달려가는,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있는 엄마를 보자 마음이 풀린건지 다시 사람으로 변해 엄마께 쪼르르 달려가 품에 안기는) 엄마아!

[독자13]

아가 도련님 현에게
(제 품에서 낑낑대다 초인종이 울리고, 네가 사람으로 변해 사모님께 그대로 달려가 안기자 네 눈물젖은 얼굴을 보신 사모님께서 어쩐 일로 네가 울었냐며 제게 묻자 사실대로 말하면 네가 또 야단을 맞을까 싶어 잠을 자다 제가 없어서 깨 우는거라며 설명을 드리곤 자리를 안내해드리는)현이 이제 내려와야지. 사모님 힘드셔.

[독자14]

13에게
시러.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널 노려보다 휙 고개를 돌리곤 엄마 품에 얼굴을 묻곤 부비적 거리자 향수 향에 미간을 찌푸리며 얼굴을 떼어내는) 엄마아, 혀니능 이거 시러요. (향수 향이 싫다며 칭얼거리다 결국 의자에 앉자 미리 준비된 저녁식사를 천천히 훑어보는) 햄.

[독자15]

14에게
(절 노려보는 너에도 아랑곳 않고 칭얼거리는 널 지켜보다 나중에 한소리해야겠다 다짐하며 널 의자에 앉히고 턱받이를 둘러주며 사모님께서 수저를 드시는걸 바라보곤 그제야 네 반찬을 챙기는데 햄을 달라는 말에 고개를 젓는)현이 이거 나물 한번 먹고. 그러고 나서 햄 먹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