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GM : 양요섭&다니엘 - 첫눈 그리고 첫키스
어, 눈온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종일 방 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다가
열한시가 훌쩍 넘어서야 창 밖을 무심코 내다봤다가, 눈이 오는것을 알아챘다.
약속도 없는데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니. 신세 참 불쌍하다.
괜한 자괴감에 휩싸여 다시 침대에 누워, 하고있던 핸드폰 게임에 집중했다.
오늘따라 게임도 잘 풀리지 않아 짜증만 난다.
체념하고 게임을 종료하려는데,
크리스마스 시즌이라고 바꿨던, 단 한번도 울리지 않은 카톡 알림음이 울린다.
순간 깜짝 놀라 화면을 들여다 보는데,
'장동우'라는 결코 익숙하지 않을래야 않을수 없는 이름이 상단바에 떴다가 사라진다.
장동우는 내가 친구라는 명목아래 숨어 2년동안 몰래 좋아했던 장본인이다.
중학교 2학년때 처음만나, 현재 수능이 끝난 예비대학생인 이 시점까지.
서로를 동성친구 취급해가며 지낼만큼 허물 없는 사이였지만,
언젠가부터 수줍은 얼굴빛을 띄며 그를 대하는 나를 발견했다.
이름을 확인하고 더 깜짝 놀란 나는 얼른 메시지 내용을 확인했다.
" 자냐? "
일상적인 어투와 일상적인 내용이지만,
평소 따로 연락을 하며 지내진 않았기에 이 마저도 기분좋은 두근거림으로 다가온다.
뭐라고 쓸까. 한참을 글자를 썼다 지웠다 하며 자판위를 떠돌던 손가락이
' 안 자.'
전송.
으휴, 고작 이거라니. 진짜 바보같다니까..
마구 자책을 하며 카톡 대화방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보낸지 일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오는 장동우의 답장.
" 지금 눈와~.~ "
" 나도 알아. 아까 봤어 "
" 내일 크리스마스다ㅋㅋ "
" 알고있거든
괜히 서럽다 ㅠㅠ"
" 약속없지?? "
"ㅠㅠ ..없는거 맞췄으니까 더이상
묻지마 나 좀 울고올게... "
"ㅋㅋㅋㅋㅋㅋ"
" 지금 나올래? "
아니 얘는 무슨소리래. 지금 열두시가 다되가는데.
황당하다 못해 어이가 없어서 두근거리던 그 마음은 어디로가고,
무슨 헛소리냐며 메시지를 전송했다.
" 또 헛소리한다ㅋㅋ
지금 시간이 몇신데. "
" 왜 ㅡㅡ 빨리나와
니네 집 앞이다 "
" ㅋㅋ ? 야 곧 열두시다 열두시.
뻥 좀 그만 쳐 "
" 진짜거든? 추워 죽겠어 빨ㄹㅣㄴㅏ와 "
장동우의 문자를 받고, 혹시나 싶어 창문을 열어 밖을 내려다 보니,
정말, 초록우산을 쓰고 내게 손을 흔드는 장동우가 보였다.
당장 장동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야, 장동우."
" 여보 아닌데요~ 으 춥다. 빨리나와 "
이 날씨에, 이 추위에. 대체 무슨생각으로 우리집까지 찾아왔는지.
장동우가 행여나 감기에라도 걸릴까 걱정스러웠고, 나도 모르게 옷을 챙겨입고 있었다.
" 아씨, 지금 나갈테니까 아파트 통로안으로 들어와있어. 추워."
" 1분셀꺼야. 빨랑빨랑와~ "
필요하지도 않은 말을 줄줄 늘어놓는 장동우의 전화를 끊고,
옷을 챙겨입고 대충 거울 몇번 보고 바로 밖으로 나왔다.
아, 로션밖에 못발랐는데. 왜 장동우는 갑자기 찾아와가지고!
어딜나가냐는 엄마의 말에 친구한테 줄게 있다고 대충 둘러대고 나왔다.
벌써부터 시려오는 손을 호호 불어 주머니에 넣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1층에 내리자, 계단에 걸터 앉아
아까 쓰고있던 초록색 우산의 눈을 털어내고 있는 장동우가 보였다.
" 뭐야, 지금 시간이 몇신데.."
걱정스런 목소리를 들키지 않으려고 그랬는지 나도 모르게 불퉁한 말이 튀어나갔다.
그런 내 말에도 굴하지 않고 특유의 그 실실 웃는 얼굴을 하며, 내 앞으로 걸어온다.
그리고, 계속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는 장동우.
아니, 찾아왔으면 말을 하라고!
" 장동우! 왜 왔냐니깐? "
" 아 잠깐만 있어보라고~ "
이 추운데 여기까지와서 이러고 있는 이유가 뭔지, 계속 핸드폰의 화면을 켰다,껐다 한다.
나 놀리는건가..
그렇게 약 5분이 지나고, 슬슬 나도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진짜 놀리는건가?
뭔가를 은근히 기대했던 내가 잘못이지. 장동우한테 뭘바래..
" 나 들어갈래! "
참다 못한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 말을 듣더니 비맞은, 아니, 눈맞은 강아지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장동우.
이유없이 그 눈빛에 변명해야만 할것 같았다.
"..춥단 말이야."
" 조금만 더 있다 가. 응?
어, 뭐, 추우면 내가 안아줄게! "
다가오는 장동우를 뒷걸음질 쳐 피하며 눈을 마주쳤다.
헤헤 하며 웃는 장동우. 으유, 내가 뭐라고해 얘한테.
그러던 와중에, 핸드폰 화면을 한번 더 켜보던 장동우는, 열두시다! 소리친다.
그리고 나한테 눈을 맞추며,
" 메리 크리스마스 ! "
하며 웃는다.
"..뭐야...고작 이거하려고? "
꽤 가까운 거리에서 눈을 마주치니,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얼굴이 달아오르는게 느껴져
괜히 툴툴거렸다.
그러자 장동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 아니, 5년 짝사랑 끝내려고 왔다. "
헐, 무슨 소리지. 벙 쪄있는 내게 아예 쐐기를 박는 한마디.
" 나랑 사귀자. "
" 어,어..?...ㅈ..장동우..? "
" 5년 좋아했으면, 이제 그만할 때 되지 않았나?..
처음부터 좋아하고 있었어. "
쑥스러운듯,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장동우.
이, 이게 무슨일이야..
당황한 내가 딱히 해야할 말을 못찾고 있자, 또 한마디 덧붙인다.
" 크리스마스에 처음 본 사람이 너였으면 해서.. "
"..아..."
" 혼란스러운거 다 알아. 생각해보고, 크리스마스가 가기 전에 답해줬으면 좋겠어.."
내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왠지모르게 자신없는 목소리로 말을 끝맺고
추운데 불러내서 미안하다며 얼른 들어가라고 한다.
그리고 쓰고왔던 초록색 우산을 집어들고 뒤돌아 가는 장동우의 뒷모습.
2년 짝사랑도 힘든데, 5년씩이나. 얼마나 맘고생이 심했을까.
순간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와서 어느새 두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내가 왜이러지.
무작정 뒤를 쫓아가 안아버렸다.
놀랐는지 살짝 경직된 것이 느껴지고, 내 손을 잡으며 뒤돌아 보는 장동우를 보자마자,
나는 펑펑 울며 말했다.
" ..나도 너..엄청 좋아한단 말이야...흐엉.. "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은 장동우는, 아무말도 못하고 날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눈을 마주치자, 살짝 미소지은 표정과는 달리,
내가 울고 있어서 잘못 보이는 것인지, 눈가가 촉촉해 보인다.
어느 정도 내 울음이 사그러들 즈음, 한결 자상해진 말투로 묻는다.
" ..다 울었어? "
"..흐으...너는 왜우는데.."
" 안울어.. 좋아서 그러지."
" ..... "
" ...나 추워. 이번엔 니가 안아줘. "
괜한 장난을 치고는 오히려 자신이 나를 안아오는 장동우.
그리고 안은 채로 들려오는 목소리.
" ..메리 크리스마스, 좋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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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내 얘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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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5년 친구한테 고백받았네여....ㅎㅎㅎㅎㅎㅎ
걔 이름이 동우인데, 성은 다르지만ㅋㅋㅋㅋ 장동우로 적어봤어요
당연히 각색된것이구요.. 그냥 내용만 어느정도 비슷한거에요...ㅋㅋ
며칠동안 남자친구랑 노느라 인스티즈 할 시간이 부족해서..ㅎㅎㅎ
그래도 꼬박꼬박 글을 쓰겠슴당ㅋ.ㅋ.ㅋ.ㅋ.ㅋ.ㅋ..
걔는 저 인티하는거 몰라서 괜찮아요 ㅋㅋ 그리구.......
댓글은 매너임 ㅠ_ㅠ 댓글 없으면 회원전용으로 바꿀거에요
그럼 암호닉
솜사탕,규비두바,노랑이,나봤규,호유,바밤바 님 감사합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