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스타-머리 어깨 무릎 발
평소랑 다름 없는 아침... 이 아닌 루한과 같이 맞는 특별한 아침. 다른 때 보다 조금 더, 아니 훨씬 더 기분좋게 일어난 거 같다. 이게 무슨 경우인지는 몰라도 루한과 같이 있으면 언제든 어디서든 기분이 좋아지고 별일 없이도 들뜬다. 역시 같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기운차지!!!! 물론 완벽한 사람은 아니더라도... 늑대인 채로 웅크려 고롱고롱 자고 있는 루한을 조심스럽게 깨우는데 잘 안일어난다. 수십번을 흔들고 작게 소리까지 쳤는데 안일어나.... 하는 수럽이 자는 루한은 내버려 두고 아침준비를 했다. 원래는 잘 먹지는 않지만 루한의 마른 몸을 보니 꼭 챙겨줘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렇게 말라서 어떻게 사냥을 하고 살아가는지 모르겠다니까. 씻은 뒤 간단하게 준비해서 그런지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고 한번 깨어났다 잠들었는지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채 잠드어있는 루한을 다시 한 번 깨웠다.
"루한 일어나!"
"크리스 5분만... 아니 조금만더..."
"크리스가 누군지 몰라도 난 아닌데... 실망이야..."
"으허 그게 무슨...헐 빠오즈! 미안 내가 잘못했어..."
"이거 가지고 잘못은 무슨!! 그냥 장난친거니까 얼른 씻고 밥 먹어!"
하도 깨워도 일어나지 않길래 심술 한 번 부려봤더니 안절부절하며 잘못했다고 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웠다. 그래서 장난식으로 우쭈쭈 그랬쪄요라며 엉덩이를 토닥토닥하자 아 빠오즈 하지마!!!!라며 투정을 부리는 루한이였다. 아침의 작은 소란후 루한과 내가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식탁에는 다정함이 쌓여있었고, 루한과 나는 그 속에서 파묻혀 행복한 아침식사를 했다.
[루민]늑대와 나 w.레퀴엠
"루한 학교 끝나고 쇼핑갈래?"
"쇼핑? 쇼핑이 뭥데?"
"옷 사러 가는거야!"
"응 갈래!"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나가려고 하는데 루한의 옷이 눈에 띄었다. 루한은 늑대에서 사람으로 변할때는 무조건 상의는 걸치지 않은 상태라(처음에 엄청 민망했다.)내 옷을 빌려줬는데 사이즈가 안맞아 입기도, 보기도 불편해 보였다. 마침 부모님한테 받은 돈이 남아있고 아르바이트한 돈도 들어온 상태라서 쇼핑을 가자고 제안하니 뜻을 몰라 갸웃거리다가 이내 가자며 반짝반짝 하게 웃는 모습.-또 다시 심장이 간질간질했다.- 그 모습에 나도 기분이 좋아서 신발을 재빨리 신고 다녀올께! 라고 말했고 루한은 잘 다녀와~라며 볼에 뽀뽀를 그 자리에서 기절할 뻔 했다.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게 닿는데 생각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아 충격이였다. 남자들끼리 뽀뽀하면 막 기분 안좋고 토할거 같고 그랬는데... 뽀뽀 뒤에 말갛게 웃는 루한 때문에 갑자기 이런 행동을 하면 안된다고 말할려던 생각은 한숨으로 끝내야 했다. 원래 늑대들이 스퀸십이 잦은가...
*
이제 수능도 끝나고 졸업할 일만 남아 학교 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한 삼분의 이정도? 나도 오늘은 나오지 않으려다가 몸이 그동안의 행동을 기억하는지 습관적으로 나와버린 학교에 한숨을 쉬며 자리에 앉아버렸다. 이럴바에야 집에서 루한하고 놀다가 느즈막히 점심먹고 나오는건데... 허나 이런 생각은 잠시 변백과 김종대가 뒤에서 앉아있는 날 안아벌는 바람에 끊겼다. 화가 나서 임마 저리안가!!라고 소리쳐 버렸고 그 둘은 이런 내 반응에 반응이 격하시네요 민석씨~ 라며 너스레를 떨며 지들끼리 떠들기 시작했다. 근데 이상한데 어제 루한이 껴 안을때만 해도 두근두근해서 병원생각까지 했는데 둘이서 안으니까 별 느낌이 없네... 역시 병원은 아나가봐도 될려나? 아니 근데 왜 루한한테만 심장이 뛰는거지...? 답답한 마음에 머리만 부여잡고 있으니 말을 걸어오는 종대다.
"밍소쿠 왜그래? 수능도 다 끝난 판국에 걱정할 게 뭐가 있다고.."
"넌 몰라 임마..."
"왜 뭔데에에에에에!!!!!"
"안알랴줌이다 이 자식아."
"너 어제부터 비밀이 많아졌어!! 너 짱시룸!!!"
"그래그래."
손을 휙휙 휘저으며 대꾸하자 화가 난 듯 째려보는 김종대를 비웃는 변백현이였다. 하지만 그도 잠시 변백현의 옆에서 놀리는 박찬열때문에 한판뜨자!!!!라며 한대치는 변백현과 웃으면서 받아주는 박찬열을 보고 김종대가 비웃는 상황이 됬다.박찬열과 변백현은 언제쯤 안싸우려나 원...
"아 진짜 웃겨 이제 그만하고 자리에나 앉아 시끄럽잖아."
"박찬열 저자식이 먼저...으씽 짜증나."
"변백 그만하고! 오늘 수능 성적 나오지 않아?"
"벌써 나와? 장난 없다... 망했네."
내 시끄럽다는 말에 궁시렁거리면서도 잘 앉는 백현이였고 종대랑 티격태격 떠들다 성적이라는 말에 둘다 엎어져버렸다. 그런 둘의 반응이 웃겨서 푸흣하고 웃자 넌 잘했냐는둥, 얼마나 잘봤길래 비웃느냐는둥 째려보는 둘 때문에 생각보다 잘 본거 같다고 비웃듯 말해버렸다.-이 말이 끝나자 둘의 얼굴은 보기 좋게 썩어버렸다.-
이런 식으로 몇분이 더 지나자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셨고 김종대의 말마따나 성적표가 들려있었다. 이름순으로 차례차례 받아오고 내 걸 확인해보니 예상보다 훨~~씬 더 잘나와 눈웃음이 절로 나왔다. 루한이 온 뒤로 좋은 일만 생긴거 같네. 하지만 이런 나에 반해 김종대와 변백현의 표정은 엄청 일그러져 있었고 선생님이 이야기하든 말든 주위에 앉아있는 나에게 망했다며 하소연하기 마빴다. 내일부터 대학교 상담을 시작한다는 말을 끝으로 담임선생님은 나가버리셨고 그와 동시에 가방을 싸기 시작했다. 나를 보고 설마... 라는 표정으로 보던 둘은 내가 가방을 매자 또 집으로 가게???라고 소리를 질러버렸고 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느낀 나는 같이 소리를 지르며 나가버렸다.
"그래 임마 나 또 집으로 간다!!!!!!"
이 말에 반 애들 전체가 우리 셋을 이상하게 봤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안 사실...
*
"루한, 나 왔어!!!"
"우와 빠오즈 일찍 왔네?"
"응응 보고 싶어서 왔....지..."
"우와우와 진짜?? 정말로 보고 싶어서 온거야?"
학교에서 2시간 정도 놀다가 걸어와서 그런지 시간은 12시가 되기 전이였으나 그동안 루한과 놀고싶은 마음이 커서 두 시간이 네 시간 같았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나오는 루한덕분에 심장이 떨어질 뻔했다. 내가 들어오자 반갑게 말을 걸어주며 이야기하는 루한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솔직하게 털어놓았고 몰려오는 쪽팔림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으으 쪽팔려... 그래도 집에 누군가가 있는게 좋은거지! 느낀 사실은 또다시 느낀 나는 괜히 웃음이 났고 루한도 같이 웃어주었다. 이 상황이 바보같다고 느낄 수 있으나 나는 충분히 좋았고 루한도 분명히 좋다고 느낄것이다.
*
간단히 점심을 먹고 저녁시간이 된 지금 루한과 나는 번화가로 나오게 되었다. 나오기 전에 급한데로 루한에게 내 옷을 입히게 되었는데 기장이나 사이즈가 안 맞아 그꼴이 조금 우스웠는데, 얼마나 우스웠냐하면 둘이서 웃으며 진이 다 빠질정도였다. 번화가답게 반짝반짝 빛나는 거리에 루한은 눈을 때지 못하며 계속 쳐다봤고 나는 그런 루한을 쳐다보느라 바빴다. 계속 그러고 싶었으나 일단 루한의 우스운 옷상태를 고치는게 먼저여서 가까운 옷가게로 들어갔다.
옷가게로 들어가니 여러가지 옷으로 가득 차 있어 루한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고, 곧바로 이곳저곳 구경하기 시작했다. 나도 물론 같이 따라다니며 구경하고 싶었으나 그 모습을 눈에 담는게 먼저여서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다. 이러기도 잠시, 루한이 돌아다니며 고른 옷의 디자인은 나을 경악하게 했고 결국에는 따라가서 니트와 야상을 골라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식으로 청바지와 잠옷등 몇개를 계산한 뒤에 옷가게를 나오니 어느새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루한 눈 내린다.."
"그러게.. 진짜 예쁘다. 꼭 빠오즈 같아."
"내가 무슨 눈이야..."
"그냥 그렇다는 소리지!"
예쁘게도 내리는 눈은 조잘조잘 떠들던 우리 둘을 감상에 젖게 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그도 잠시 루한은 또다시 간지러운 말을 하며 나를 찔러왔고 이런 말에 약한 나는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예쁘다니... 으악 간지러. 간지러워서 손으로 팔을 슥슥 훑으니 춥냐며 다정하게 팔짱을 끼는데... 진짜 늑대인간 자체가 이렇게 다정하고 스퀸십이 많!!냐!!고!!!! 아까 학교에서는 잠잠했던 심자ㅑㅇ이 두근두근하게 뛰기 시작했다. 사람을 가려서 뛰는거야 뭐야!
"빠오즈 얼굴 빨게졌다!! 추운가보네 얼른 집에가자."
"...응 루한..."
팔짱을 낀채로 걸아가다 보니 문득 내 여동생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한 두달 전엔가? 뜬금없이 카톡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평소에 그리 친하지 않던 사이라 이런 이야기를 하는 여동생이 어색했다. 알고보니 그 남자애한테 할 선물을 물어보려고 한 카톡이였는데 이 이야기를 하면서 했던 말이 있었다.
-오빠 있지 내가 걔를 안보면 보고싶어서 발을 동동구르다가 보게 되면 기분이 막 좋아. 그리고 막 손을 부딪치거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 진짜 너무 좋아.
카톡 너머로 느껴질 정도로 좋아하던 동생이라 수능이 몇일 안남은 시점이였지만 귀엽게 느껴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근데 딱히 매치되지 않는 상황인데 이게 왜 기억난거지...?
"빠오즈 왜그래 어디아파?"
아. 지금 내 상황이 그때의 동생과 똑같구나. 왜 이제야 알았지....?
| 본격_넌씨눈_민석이가_눈치챈_상황_text.(필독!) |
안녕하세요 레퀴엠입니다!! 덧글 달아주시는 분들 일단 제 사랑 받으시고(주섬주섬)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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