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새해가 밝았다.
"떡국 먹자."
"잘 먹겠습니다!"
백현이 신나서 달려온다.
"진짜 맛있어!맛있어!!맛있어!!"
"알았으니까 입 좀 닫자.백현아."
"쟤가 박찬열이랑 놀다보니까 이상한 물이 들었어."
"떨어트려놔야겠어."
"개새끼 한 마리 키우는 느낌이야.다음부터 경수보고 사료 사오라고 해야겠어."
"개같이 생겼잖아."
백현이 세훈과 종인을 째려본다.
"그나저나 진짜 개나 한마리 키울까."
"개털날려.난 싫다."
"난 좋은데.."
"아냐.다시 생각해보니까 개털도 아주 폭신하고 좋을거같네.
세훈의 단호한 대답에 준면이 축 쳐지자 세훈이 다시 단호하게 답한다.
"줏대없는 놈아."
"근데 왜 갑자기 개를 키워?"
백현이 국물을 호호 불며 종인에게 묻는다.그리고 종인은 부엌에 있는 경수의 눈치를 보더니 조용히 말한다.
"경수가 심심해하는것같아."
"그건 아냐.개까지 키우면 쟤 머리에 새치생긴다."
"그런가.."
"난 키우고싶어.세훈아.키우면 안돼?"
"그럼 키우면 되지.무슨 종 키울까?"
"이 새끼들아.경수 고생한다고 한 얘기 못 들었어?"
"준면이가 키우고 싶다잖아."
"경수가 흰머리생기면 니가 염색해줄거야?"
"내가 흰머리가 생기는데 왜 오세훈한테 머리를 맡겨야되는데."
경수가 자리에 앉는다.
"경수야.우리 강아지 키우면 안돼?"
준면이 경수에게 묻자 경수가 무신경하게 대답한다.
"맘대로 해라.대신 돈은 니가 다 감당하고."
"진짜??"
"개 키우는 걸 왜 나한테 허락맡아."
준면이 종인에게 보란 듯 웃음을 짓는다.
"그럼 우리 개 키우는거다."
"알았어.근데 찬열이가.."
...
그리고 준면은 그날밤 빛의 속도로 하얀 새끼강아지 한마리를 데리고 왔다.
"너 아주 행동 실천력이 뛰어난 애구나."
백현이 강아지의 털을 부드럽게 쓸어주며 준면에게 말한다.
"귀엽지??"
"응,귀엽다."
"너 닮아서 아주 키우는 맛이 쏠쏠한거같아."
"꺼져.김준면."
백현의 손길을 거부하고 뛰어가던 강아지가 자던 찬열이의 앞에서 멈춘다.낑낑대는 소리에 뒤척이던 찬열이 눈을 뜨고 강아지를 발견한다.
"경수가 아까전에 박찬열 개 무서워한다고.."
"내 알바야?"
준면이 웃고 돌아서고 곧 찬열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악씨발!!!!!!!!!!"
백현이 그제서야 급하게 강아지를 안아들었다.
"왠 개새끼야!!!"
"준면이가 키운다고.."
"도경수가 허락했어??!"
"응."
"미친 도경수!!!"
찬열이 경수를 찾으러 가고 그 뒤를 백현과 강아지가 졸졸 따라다닌다.
"아오!!따라오지마!!"
"내가 잡고 있잖아.찌질아."
"..도경수!!!!"
"도경수 바쁘니까 부르지마라!!"
대답이 경수와 종인의 방에서 들려온다.
"김종인!!!고환암 걸리기전에 그만 좀 해라!!모기새끼아니랄까봐 존나 빨아대요!!"
"이상한 소리하지말고 이리로 와봐."
백현이 부르자 찬열이 주춤하며 멀리 떨어져앉는다.
"야,얼마나 귀엽냐.꼬물거리는 거 봐."
"김준면 어디갔어."
"이리로 와서 만져보라니까?보들보들해."
백현이 다가가면 찬열이 멀어진다.그걸 여러번 반복하다가 끝내 백현과 가까워진다.
"제발...꺼져줘.."
"야.커다란 개도 아니고 쪼그만 강아진데 이게 무섭냐?"
"어..진짜 무서우니까 제발 좀 꺼져.."
백현이 강아지를 찬열에게 들이대던 걸 포기하고 강아지와 눈을 마주치고 놀아주기 시작한다.
"누가 개아니랄까봐 지같은 거하고 잘 놀아요."
몸을 움클린 찬열이 깝죽되자 백현이 미련없이 강아지를 찬열에게 놓아버린다.
"아악!!!!변백현!!"
...
"이름 지었어?"
"아직 안 정했어.뭘 할까?"
강아지를 백현에게 간신히 빼앗아온 준면이 강아지와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세훈과 대화를 하고 있다.
"준귀 어때?"
"준귀??그게 뭔데?"
준면이 방글거리며 묻자 세훈이 마주보고 웃으며 준면의 얼굴을 두손으로 감싼다.
"준면이는 귀엽다."
깔깔대며 둘이 잘도 웃는다.
"김준면이 내 새끼를 약탈해갔어."
"정말 유감이구나."
"..목소리에 감정이 없잖아."
"어머,정~말 유감이구나."
경수와 백현이 부엌 식탁에 앉아 티타임을 가지고있다.
"없지??없지?"
곧 찬열도 주위를 둘러보고 방안에서 나온다.
"몸집은 코끼리만한게 그게 뭐가 무섭다고."
백현이 찬열에게 핀잔을 주자 찬열도 발끈해 싸우기 시작한다.
"커피 얼굴에 뿌려버리기 전에 조용히 하자.얘들아."
...
"준귀야.일루와.밥 먹자."
"이름이 왜 그따구야.준귀가 뭐야.준귀가."
"준면이는 귀엽다.준귀지."
천연덕스런 세훈의 얼굴로 종인이 신문을 던진다.
"이 새끼 여자한테 싸대기 한대 맞고 오더니 아주 골로 갔어."
"개새끼야.부러우면 부럽다고 말해."
"박찬열은 왜 안 나와?"
"너네 그 개새끼 무섭다고 배달해달래."
백현이 쟁반에 반찬과 밥을 챙기며 말한다.
"향단이냐.시중을 들게."
"쟁반에 내새끼 얹고갈거야."
"우리 준귀가 왜 니새끼야.준귀 밥먹으니까 건들지마."
"그래,밥 먹을땐 개도 안 건들인다잖아."
"그래서 내가 백현이 밥 먹을땐 안 건들려."
"씹새끼들."
욕을 나지막하게 읆조린 백현이 꿋꿋이 준귀를 데리고 올라간다.
"너 이 새끼야.어쩐 일로 부탁을 순순히 들어주나 했다."
"맛있게 쳐드십쇼."
"악악악!!!!얘 침대 올라오려고 하잖아!!백현아!!배켜나!!!"
백현의 이름을 울부짖는 찬열을 비웃던 백현이 다시 준귀를 품에 안는다.
"야,너 이제 얘랑 같이 살건데 어떡할려그러냐."
"언젠간 날 봐서 팔아버릴거니까 조심하라고 해라."
"웃기고있네.밥 먹지말고 이리 와서 앉아봐."
"..싫어."
"찌질아.내려와."
찬열이 싫은 기색이 만연해 백현의 앞에 앉는다.
"발 한번 잡아봐."
"싫어!!"
"오동통하니 귀엽잖아!"
백현이 준귀의 흰 발을 잡고 찬열에게 내밀어도 찬열은 뒤로 물러서기만 한다.
"제발.."
"내가 너 위해서 이러는거라니까?"
백현이 거침없이 준귀를 안아들고 찬열에게 다가간다.
"오지마!오지마!!오지말랬어.어?"
"형아~준귀 이뻐해주세여~"
사악하게 웃는 백현과 막는 찬열에 의해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준귀는 그 사이를 퐁하고 튀쳐나온다.
준귀가 그 사이를 튀쳐나온 동시에 균형을 잃은 백현이 찬열에게 엎어지고 입술이 맞닿는다.
"야!우리 준귀 데리고 뭐..지저스."
해맑게 문을 연 준면은 울고싶었다.
"세훈아.."
"응?왜?"
"온집안이 호모천국이야."
"김준면..?"
준면이 침대로 엎어진다.
+방학이라 시간이 넘친다.끼야야야야야야ㅑ야야야야야야야야
대체 찬백은 언제 꽁냥댑니까?
왓이즈럽?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