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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택] 젤리유치원 택운쌤 외전
(부제 : 완전 끝난 줄 알았죠? 힝 속았찌@.@)
"아, 혀엉. 곡이 안 써져."
택운은 쇼파 위에 길게 누워서 티비를 보고, 원식은 그 쇼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 유치원에서 가져온(..) 예쁜 병아리가 그려진 책상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곡작업을 하고 있었다.
원식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칭얼대는 소리에 티비를 끄고 꼬물꼬물 쇼파 밑으로 내려간 택운이 책상에 턱을 괴고 원식을 빤히 바라보았다.
"슬픈 노래 쓸건데, 별로 안 슬퍼서 안 써져."
"음.."
한참을 고민하던 택운이 몸을 일으켜 총총 방으로 들어가더니 라비를 들고 나와서 꼭 끌어안고 원식을 쳐다보았다.
원식이 고개를 갸웃하니까 똑같은 방향으로 갸웃하던 택운이 이게 아닌가.. 작게 중얼거리며 라비를 내려놓았다.
주인 승질머리만 쏙 빼닮은 라비는 냥!!! 하고 성질을 내곤 방으로 쏙 기어들어가 버렸다.
"뭐한거에요?"
"내가 라비랑 있으면 너 슬퍼하잖아."
빵 터져서 책상까지 두드리며 웃던 원식이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택운을 바라보다가 뾰루퉁한 택운의 표정에 쪽쪽 입을 맞추었다.
귀여워 죽겠어, 웃음기 서린 원식의 표정에 볼을 꾹 눌러버린 택운이 다시 병아리책상에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첫사랑 생각해봐. 원래 첫사랑은 안 이뤄지는거래."
"첫사랑.. 그냥 그런데, 알지도 못 하고 지나간거라.. 형 첫사랑은 이루어졌어요?"
"나? 나 니가 첫사랑인데.."
"뭐에요! 첫사랑은 안 이뤄진다며!"
"이뤄지면 돼."
단호박 오백개는 먹은 듯 단호하게 대답하곤 다시 생각에 잠기던 택운의 미간이 곱게 접혔다.
훽 원식을 돌아보고 멱살을 잡아 짤짤 흔들던 택운이 원식을 흘겨보며 말했다.
"너는 나 왜 첫사랑 아니야?"
"아 근데 어차피, 얼굴 딱 한 번 보고 반한거에요. 이름도 나이도 몰라요."
"반했다니.."
"형도 처음 보고 반해서 작업건거라니까요?"
"첫사랑한테 왜 반했는데?"
"중학교 입학식 때 늦어서 부딪혀서 넘어져서 그 사람이 일으켜준다고 손 내밀었는데, 손도 예쁘고 얼굴도 하얗고 예쁘더라구요."
"..."
"그래서.. 어.. 화내지마요. 표정 풀어. 그래서 어린 마음에 부끄러워서 막 뛰었는데, 그 사람이 날 불렀어요. 명찰 떨어트렸다고."
"..응?"
"그 이후로 못 봤어요."
너 어느 중학교 나왔는데? 눈을 땡그랗게 뜨고 원식을 바라보는 택운에 당황한 원식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중학교요. 하는 원식의 입에서 나오는 제 모교의 이름에 택운이 입을 떡 벌렸다.
뭐야, 그 애기가.. 애기가?
"그거 난데.."
"응?"
"명찰 주워준거.. 나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 다녔는데.."
"..에?"
이게 뭐야.. 서로 눈만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던 택운과 원식이 빵터져서 웃음을 터트렸다.
한참을 웃어대던 원식이 택운의 볼을 잡고 꾹꾹 누르며 얘기했다.
"빨리 첫사랑 안 이뤄진다는 말 취소해요. 얼른."
***
"오늘도 항상 먹던걸로 줄까?"
"..네."
"커피 되게 좋아하나보네, 근데 학생이 벌써부터 이렇게 커피 많이 마시면 안 돼."
뿔테안경, 작은 얼굴. 큰 키에 어깨도 좁은 편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는 작은 골격.
늘 반듯하게 다려져있는 유니폼과 금색의 명찰.
이홍빈.
상혁은 생각했다, 삼촌이 늘 말하는 천사가, 나타났을지도 모른다고.
"여기 카푸치노. 와플은 서비스야. 맨날 와줬으니까 형이 사주는거다? 공부 열심히 해."
거의 초등학교 졸업 전까지는 나는 택운쌤을 졸졸 따라다녔다.
어린 나는 그게 어른들이 말하는 사랑인줄로만 알았고 그래서 삼촌이랑 택운쌤이 연인사이라는 걸 알아버렸을 때는 눈물도 조금 흘렸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금 느끼는 감정과는 조금 다른, 동경과 선망이었던 것 같다.
쟁반을 받아들고 자리에 가 앉아, 귀에 이어폰을 꽂고 책을 펼쳤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누군가 머릿속을 휘휘 젓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건 아마 이홍빈이겠지.
이홍빈은 인기가 많았다. 그래서 상혁은 답답했다.
굳이 같은 성별의 남자가 아니더라도, 홍빈에게는 줄을 선 여자들이 많았으니까.
샤프심이 뚝 부러졌다.
상혁은 잠깐 잠을 청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홍빈이 내민 커피와 와플에는 손조차 대지 않고 상혁은, 자리에 엎드렸다.
*
"학생, 학생."
"..."
"상혁아?"
느릿하게 몸을 일으킨 상혁이 제 옆에 서 있는 홍빈에 고개를 살짝 젓고는 창 밖을 내다보았다.
이미 어둑어둑해진 밖, 정신없이 잤던 모양이다.
문을 닫을 시간이 되었는지 카페는 텅 비어있었고, 홍빈 역시 사복차림이었다.
"집에 가야지, 부모님이 걱정하셔."
"아.."
"카푸치노랑 와플은 손도 안 대고, 내가 생크림 예쁘게 올린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죄송해요."
"너 이마에 자국났어."
단정하게, 학생의 본분에 어긋나 보이지도 않게 살짝만 올린 앞머리 아래로 드러난 이마에 홍빈의 작고 하얀 손가락이 닿았다.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던 상혁이 눈 앞에 드러난 하얀 손목을 쥐었다.
손이 유난히 큰 편이라서 손목부터 손의 반까지 전부 잡혀왔다.
저를 빤히 쳐다보는 홍빈의 손목을 당겨 제게 가까이 한 상혁이, 몸을 살짝 일으켜 홍빈의 뒷목을 부드럽게 쥐었다.
그대로 앉으면서 얼굴을 같이 끌어당겨 입을 맞춰버린 상혁이 굳어있는 홍빈에 웃음을 터트렸다.
"마네킹이랑 키스하는 기분이었어요."
"야, 야. 너.. 너 이거 나 아청법으로 자,잡혀가!"
"뭐 어때요, 더한 것도 안 했는데."
"너.. 너 새파랗게 어린 고등학생이.. 발랑 까져서는.."
귀까지 빨개져선 손까지 떨면서 어쩔 줄 몰라하다가 조리실 안으로 뛰어들어가는 홍빈에 그를 느릿하게 따라간 상혁이 조리실 문을 닫았다.
눈을 땡그랗게 뜨고 굳어서는 저를 바라보는 모습이 햄스터같아 웃음을 터트렸다.
조리대에 홍빈을 밀어붙인 상혁이 한 손으로는 뒷통수를, 한 손으로는 허리를 잡고 입을 맞췄다.
또 굳어버린 몸에 작게 웃어보이다가 아랫입술을 살짝 물고 그 사이로 혀를 밀어넣었다.
굳어있는 혀를 빨아당기다가, 입천장을 간질이곤 쪽 소리와 함께 입을 떼어낸 상혁이 넋이 나간 홍빈의 손을 잡아 만지작거렸다.
"좋아서 온건데, 눈치도 지지리도 없기는."
"..."
"좋아해요, 형."
"응?"
"형도 좋으면 뽀뽀."
미..미쳤어!!
조리실 안을 울리는 홍빈의 절망에 섞인 외침은 아, 집에 가야지. 하는 상혁의 말에 다급하게 상혁을 붙잡아 한 입맞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입술 박치기로 끝나버렸다.
이제 진짜 끝ㅇㅅㅠ..
고딩이 된 혁이는 콩이를 만나고.. 제가 취붕러라 이것저것 다 좋아해서 혁콩도 나와버렸는데ㅋㅋㅋㅋ
아니 근데 우이 재환이는 어디갔죠? 사실 제 마음속에 있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