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단
-서로 매우 심하게 거리가 있거나 상반되는 것-
올티-1113(mixt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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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야 일어나"
"..."
"학교 가야지"
월요일 아침이 밝았음에도 잠에서 깨지 않은 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조심히 깨우는 영민이었다. 그 소리에 일어나 앉았지만 아직 눈을 감고 있는 주의 손에 영민은 야채와 과일을 갈아 만든 주스를 쥐어주곤 마시고 얼른 씻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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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랬듯 둘은 같이 학교를 향했다.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 둘의 옆에 학교가는 길에 만난 동현이 있다는 것이다.
"주야 머리 잘랐네"
"응"
"예쁘다."
"가식적인 칭찬은 필요 없어"
"야, 진심이야 영민아 진짜 예쁘지?"
동현의 물음에 웃으며 응 예뻐-라고 말하는 영민이었고 그런 동현과 영민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한 번씩 쳐다봐주고 먼저 가버리는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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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 2교시, 3교시 시간이 흘러 어느덧 3교시 쉬는 시간이 되었고 여름이라 에어컨을 세게 틀어준 탓에 추위를 많이 타는 영민이 팔로 제 몸을 감싸 안아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모습은 본 주는 자신이 덮고있던 담요를 영민에게 덮어주곤 화장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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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손목 좀 잡은 거 갖고 왜 그래"
"아, 미안..."
"내 손 빨개진 건 어쩔건데"
"미안해..."
"왜 싸우고 그러냐 영민이가 네가 갑자기 깨워서 놀랐나봐 사과까지 했는데 왜 그래 미안하다잖아 애들 다 보는데 서로 얼굴 붉히지 말고 자리로 돌아가자~"
화장실을 갔다 온 주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영민과 동현을 번갈아 쳐다보니 반 아이가 영민에게 할 말이 있다며 손목을 잡아 영민을 깨웠고 잡힌 손목에 놀란 영민이 그 아이의 손을 뿌리쳐서 이렇게 됐다고 동현이 상황 설명을 해주었다.
"괜찮아?"
"응..."
"사과는 걔가 해야 되는데 그치?"
"..."
"괜찮아 영민아"
동현의 상황 설명을 듣고 놀랬을 영민을 달래는 주였다.
"고마워"
"어?"
"말려줘서 고맙다고"
"아, 아니야 당연히 그래야지"
고맙다는 주의 말에 동현은 조금 놀란 표정을 짓더니 당연히 해야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근데 왜 왔어?"
"아, 이따 점심 같이 먹자고"
"그래"
먼저 말을 걸어오는 주에 1차, 같이 점심 먹자는 말을 수락한 주에 2차, 총 두 번 놀란 동현은 갑자기 왜 착해졌냐며 장난 반 진심 반 주에게 물었다.
"도와줬잖아"
"완전 영민이 보호자같다."
영민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며 아무렇지 않게 영민을 도와줘서 그렇다는 주의 대답에 웃으며 영민이 보호자 같다고 말하곤 이따 점심 시간에 찾아 오겠다며 자리를 뜨는 동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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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4교시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돼 영민과 주의 반으로 찾아 온 동현이었고 그렇게 셋은 나란히 급십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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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궁금한게 있는데"
"뭔데...?"
"둘이 6학년 때부터 아는 사이라고 했잖아"
"응"
"그럼 막 부모님끼리도 다 친하고 그러셔?"
"어...?"
"그런 거 없는데"
"응?"
"부모님 없어"
"아...미안"
"딱히"
영민과 주가 어렸을 때부터 알던 사이인 걸 들은 동현이 부모님들도 친하시냐 물어왔고 영민이 당황하며 제 눈치를 보는 것을 눈치 챈 주가 대신 답하였다.
"저번부터 느낀 거지만 왜 이렇게 안 먹냐 그거 먹고 어떻게 살아?"
"영양제 먹고"
"영양제?"
"원래 안 먹었는데 임영민이 잔소리해서"
인상을 쓰며 영민을 눈을 보고 대답한 주의 모습에 동현은 소리내어 웃으며 영민이가 잔소리도 해?-라고 말하였고 그 말에 얼굴이 조금 빨개진 영민은 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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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다 먹고 아이스크림을 사오겠다는 영민의 말에 동현과 주는 운동장 벤치에 앉아 영민을 기다렸다.
"김동현아"
"동현아도 아니고 김동현도 아니고 김동현아는 뭐야"
"동현아라고 부르기엔 어색하고 김동현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딱딱해서"
"딱딱 한 것 보단 어색한 게 낫다 근데 왜?"
"나는 네가 목적없이 영민이랑 지냈으면 좋겠어"
"..."
"다른 애들은 이것 저것 부탁할 때만 영민이 찾는데 너는 안 그랬으면 좋겠어"
"..."
"나는 영민이가 나빼고 누구 이름 그렇게 부르는 거 처음 봤거든"
"..."
"부탁 좀 할게"
"맨입에 들어줄 순 없고 나도 하나 부탁하자"
"뭔데?"
"임영민 친구 김동현 말고 여주, 임영민 친구 김동현 하게 해줘"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하는 동현에 고개를 끄덕이는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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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많이 온다."
"너네 우산 있어?"
"사물함에 있을 걸?"
"나도 사물함에..."
"너는?"
"없어 비 올줄은 상상도 못 했다."
"빌려줄게 쓰고 가"
"너네는 어쩌고"
"같이 쓰고 가면 되지"
"집 다를 텐데 그럼 데려다줘야 하잖아"
"집 같은데"
"아 집 같구나 그럼 다행이ㄷ...뭐라고?"
"같이 살아"
갑자기 내리는 비에 우산 있냐고 물어보던 중 영민과 주가 같이 산다는 것을 알게 된 동현은 헐? 진짜? 대박등의 감탄사를 연신 내뱉다가 역시 주말에도 같이 있는 이유가 있었다며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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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생각보다 많이 오는 탓에 우산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온몸이 젓어 비가 수구러 들 때까지 잠시 제 집에서 쉬고가라는 주의 말에 동현은 영민과 주의 집에 들어오게 됐다.
"이걸로 좀 닦고 영민이가 옷 가져올 거야 그럼 씻고 그걸로 갈아입어"
"응 고마워"
수건을 건네며 영민이 옷을 가져오면 갈아입으라는 말을 남기고 주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몇 분이 지났을까 먼저 씻고 나온 영민은 동현에게 갈아입을 옷을 주며 화장실 위치를 알려주었다.
"동현아 여기- 씻고 나와"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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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주가 씻고 나왔고 비오는데 부침개를 만들어 먹지 않겠냐는 영민의 말에 같이 부침개를 만들었다. 거의 다 만들었을 때 동현이 화장실에서 나왔고 자기 부침개 먹고싶은 거 어떻게 알았냐며 자리에 앉았고 그렇게 같이 부침개를 먹기 시작했다.
"..."
"..."
"..."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면 원래라면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섞어 만든 반죽이어야 하는데 슈가 파우더를 튀김가루로 착각해서 만든 탓에 부침개를 입에 넣자마자 도로 뱉어버린 셋이 멘붕 온 상황이다.
"어떻게 슈가 파우더랑 튀김가루를 구별 못 하냐 솔직히 일부러 그랬지"
"죽는다"
"무슨 농담을 그렇게 살벌하게하냐 하하..."
"6년 동안 주가 농담하는 거 본 적 없는데..."
"...미안"
물로 입을 헹구며 서로 농담을 주고 받다 결국 빵 터져버린 셋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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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가 걸려있음에도 읽어주신 48분, 신알신 신청해주신 3분, 댓글 달아주신 7분 모두 감사합니다.
빠른 전개를 위해 앞으로 동현이가 더 많이 나올예정입니다. 삼각관계를 만들어야하거든요. (먼 산)
오늘 조금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을 두 가지 뽑자면 '손목'과 의심없이 믿어주는 동현이의 모습일 것 같네요
오늘도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