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집 동생
멀뚱히 서서 다니엘을 바라보기만 했다. 이런 상황을 위해서 휴가를 1박 2일로 낸 것도 아니었고, 그저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하다가 느지막히 잠에 들어서 느지막히 일어나, 함께 데이트를 하는 그런 계획이었는데...
" ... ... "
" ... 왜 그렇게 봐요. "
" 아, 그게, 그러니까. "
" 긴장하지 말아요. "
똑같이, 긴장되니까. 다시 뒷목을 당겨 입을 맞춰오는 다니엘. 맞닿은 입술은 따뜻하면서도 옅게 떨려왔다. 그 맞닿은 입술에서도 너는 나를 배려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급하지만, 조심스레 닿은 입술이 왠지 너와 닮아서 배시시 웃음이 났다. 푸스스, 입술 새로 웃음이 새어나오자 입술이 살짝 떨어지고 나를 슬쩍 흘겨봤다.
" 왜 웃어요. "
" 으응, 아니, 그냥. "
" ... 하. "
" 아, 자, 잠까안...! "
갑작스레 내 팔을 잡아당겨 방 안의 침대로 이끌었다. 방 안에서는 늘 다니엘에게서 나던 시원한 향이 났다. 온전하게 너에게 안겨 있는 느낌이었다. 아늑하고, 편안한. 내게 다가와 내 얼굴 여기저기에 자잘하게 입을 맞춰오는 다니엘. 그 자잘한 입맞춤이 조금씩 길어질수록, 내 등 뒤에서 느껴지는 침대가 가라앉을수록, 차분한 듯 했던 너는 점점 급해지기 시작했다. 행동과는 다르게 계속 나에게 물어오는 너. 여주 누나. 미안, 괜찮아요? 괜찮아. 너라서 다 괜찮아. 네 등을 끌어안았다. 네 향기가 내 온 몸을 감쌌다. 마치 네 향기 속으로 빠져버린 것 같은, 아니, 빠져버렸다.
*
알람 소리 없이 아침에 눈을 뜬 게 얼마 만인지. 눈을 뜨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건 날 꼭 끌어안은 채로 잠든 다니엘이었다. 어젯밤과는 다르게, 아기 같이 잠들어 있었다. 장난을 치고 싶어 손가락으로 다니엘의 입술을 오리처럼 만들자 으음ㅡ 소리와 함께 내 손을 자기 허리에 감아버린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맨 허리에 놀라 손을 떼어내려 했지만, 오히려 내 팔을 잡아당겨 더 꽉 안아온다.
" ... 너 안 자지. "
" 음, 방금 깼죠. 누나 때문에. "
막 일어나서인지 평소보다 낮은 웃음 섞인 목소리가 귓가에서 들렸다. 따뜻한 온기, 그 이상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아침이다. 못 이기는 척 아기처럼 네게 안겨 있다가 정말 이대로라면 네 품 속에 계속 안겨서 하루 종일 누워 있을 것 같아 겨우 네 품을 빠져나왔다.
" 먼저 씻고 나와. 나 밥 차려 놓을게. "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다니엘 티셔츠를 주섬주섬 입고 밖으로 나오자 식탁 위에 이미 다 식은 음식들이 있었다. 하... 한숨을 쉬며 밥과 국, 반찬을 데우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움직이니 허리가 찌릿한 느낌에 허리를 통통 두드리며 움직였다. 다시 식탁 위가 따뜻한 음식으로 채워질 때쯤, 다니엘이 젖은 머리로 나왔다.
" ... 의자에 앉지, 왜 이리로 와. "
" 누나가 여기 있으니까 왔죠. "
" 허, "
" 누나가 내 옷 입고 우리 집에 있으니까 진짜 좋다."
" 내 옷이 불편해서 입은 거거든. "
식탁에 가서 앉을 것을, 뒷정리 중인 내 뒤에 서서 허리를 감싸안는다. 아, 너 머리에서 물 떨어져서 차갑다고. 슬쩍 밀어내려 해도 떨어질 생각이 없는지 바보같이 웃으며, 내심 신경이 쓰였는지 허리를 가볍게 주물러준다.
" ... 아팠죠. "
" ... 됐어, 어서 빨리 밥이나 먹어. "
등 뒤에 다니엘을 달고 어기적어기적 식탁으로 걸어갔다. 자, 어서 앉아. 다니엘을 의자에 앉히고 맞은 편에 앉았다. 다니엘이 먹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한 숟갈 떠서 밥을 먹었다.
" 너는 무슨 냉장고에 반찬 하나 없냐. 어제 만들어서 다 냉장고에 넣어 놨으니까 밥만 조금 해서 먹으면 돼. 평소에 혼자 지내면서 뭘 먹고 살았어. "
"... ... "
"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매번 밖에서 사 먹으면 안 좋다고. 알았... "
"... ... "
" 야, 강다니엘. 듣고 있어? "
걱정 되어서 얘기를 해주는데 쟤는 왜 빤히 보기만 하는 건지. 대꾸를 하던가, 고개라도 끄덕이던가. 얼굴 앞으로 손을 뻗어 손을 흔들어 보려 했는데, 턱, 잡혔다.
" ... 왜. "
" 좋다. 진짜. "
" 어? "
" 누나가 이렇게 걱정해주고, 진짜 좋아요. "
" ... 참, 별 게 다 좋대. "
툴툴대었지만, 좋은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네가,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까. 이전에 야근하고, 토요일 출근한다고 힘들었던 것도 다 싹 까먹었다. 다른 손으로 젓가락을 들어 네 밥 위에 고기를 얹어주었다. 아, 빨리 먹어야지. 다시 밥을 한 숟갈 뜨려는데 다니엘이 나를 부른다. 누나.
" ... ...? "
" 진짜, 장난 아니고. "
" ... ... "
" 나, 누나랑 결혼하고 싶어요. "
" 어? "
" 매일 이렇게 살고 싶어... "
잡고 있던 내 손바닥에 얼굴을 묻고 잘게 입을 맞춘다. 흘리듯 말한 네 말은 예상보다 내 가슴에 깊게 박혔다. 장난스러운 그런 말이 아니라, 정말 네 깊은 마음 속에서 나온 말 같았기에. 너를 빤히 바라보자, 나를 보고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너는, 평소에 정말 나와의 영원함을 생각하고 있었구나.
그래, 너라면. 아낌없이 내 옆에 있어주는 나무같은 사람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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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댕뭉이입니다! I편을 최대한 빨리 들고 오려고 열심히 썼답니다. 끝나지 않은 다니엘의 생일을 들고 왔는데, 아유, 제 능력껏 열심히 썼는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부끄) 조금 분량이 적은 것 같지만, 제가 원래 생각했던 내용을 이어 쓰려고 하니 조금 안 맞아서, 짧은 것 같아도 끊었답니다ㅠㅜ 뒷 내용을 조금 더 생각해야 할 것 같기도 해서요. 이제 완결이 다가오는데요! 이걸 쓰면서 물론 힘들기도 했지만 너무 즐겁기도 했어서 음, 차기작을 쓸까말까 굉장히 고민 중입니다ㅜㅠ 저번 H화도 인기글에 올랐었어요! 읽어주신 모든 분들 사랑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모두들 쇼콘 티켓팅 때문에 고생하시더라구요! 저는 일찌감치 포기했기 때문에...ㅜㅠ 사랑하는 모든 분들은 꼭, 잘 다녀오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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