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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M/임영민/김동현] 양극단-서로 매우 심하게 거리가 있거나 상반되는 것 13 | 인스티즈 


 


    

양극단
    

      

-서로 매우 심하게 거리가 있거나 상반되는 것-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또다시
 


 


 


 


 


 


 


 


 

 

주에게 속마음을 다 털어놓고나니 속이 시원했다. 물론 슬프지 않은 건 아니다. 마음을 접은 건 더더욱 아니었다. 다음 날 집에가서 하루종일 울었다. 왜 그러냐는 형의 말에 답도 안하고 펑펑 울었다. 우는 와중에도 아른 거리는 주의 모습에 더 슬퍼졌다. '나도'라는 답을 원하고 한 고백이 아니었다. 거절할 거란 걸 알고 있었다. 항상 두 눈이 내가 아닌 영민에게 향하고 있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저 내 속마음을 전할 시간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둘이 붙어다닌다는 말에 신기했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근데 둘은 자석이었다. 그냥 자석도 아닌 막대자석이었다. 뗄 수 없는 엔극과 에스극이었다. 그 사이에서도 가장 가운에 경계선을 이루고 있는 곳에서 손을 잡고 있는 게 그 둘이었다. 내가 낄 자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




연습을 핑계로 본가에 내려왔다. 계속 친구로 지내자고 했지만 자신이 없었다. 아무렇지 않게 마주볼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본가에 내려와서는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하루 종일 연습만 했다. 드문 드문 오는 카톡이 조금 밀렸다. 오늘은 답 해야겠지. 핸드폰을 들어 타자를 쳤다. 너무 바빠서 이제서야 연락하네 미안해. 일부러 만든 바쁜 하루를 변명거리로 삼아 답했다.




일주일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갔다. 벌써 내일이 공연 날이었다. 보러올 수 있냐고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많이 고민했다. 이미 공연 준비때문에 본가에 온 걸 알고 있는 애한테 초대를 안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 핸드폰을 들어 자판을 눌었다. 아직 평범하게 전화를 할 자신은 없었다.




사실 진짜 온다고 할 줄 몰랐다. 아무래도 타 지역이니까 더운 걸 싫어하는 주가 두 시간 기차를 타고 올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만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지라는 생각과 동시에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가볍게 눈이 떠지는 게 느낌이 좋았다. 씻고 공연 전 마지막 연습을 하러 갔다. 딱 멈췄을 때 신호가 바뀌어 기다릴 필요도 없었고 신호등을 다 건너고 나니 천천히 들어오는 버스에 바로 몸을 실었다. 운이 따라주는 그런 날이었다.




노래와 안무를 한 번씩 맞추고 공연 장소로 이동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울리는 핸드폰에 귀를 가져다 대니 그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현아, 밥 먹었어?"
"아니, 아직."
"빵이랑 음료수 몇 개 샀는데 잠깐 나올 수 있어?"
"응, 조금만 기다려."




밖으로 나가니 각 손에 하나 씩 봉투를 들고 있는 영민과 주가 보였다. 아직 내가 나온 걸 모르는지 영민이 제 선풍기와 주의 선풍기 두 개를 주의 얼굴에 가져다 댔다. 말 없이 바람을 느끼던 주는 내 눈길을 눈치챘는지 살며시 눈을 뜨고 나와 눈을 맞췄다. 안녕. 입 모양으로 먼저 인사를 건냈다. 떨림은 여전했다. 여전히 보면 떨렸고 주의 모습을 하나하나 뜯어보기 바빴다. 주는 내 양 손에 빵과 음료수를 담은 봉지를 쥐어주고 돌아갔다. 산지 얼마 안 됐는지 음료수는 아직 차가웠다. 




-




공연이 시작되었다. 아직 내 차례가 아니기에 무대 옆에서 다른 팀이 하는 공연을 바라았다. 아니, 사실 그 공연을 바라보는 주를 바라보았다. 영민에게 안겨 있는 모습이 꽤나 잘 어울렸다. 그런 행동을 하는 게 당연한 듯 자연스러웠다. 무대에 집중하는 모습도 작게 웃는 모습도 열심히 눈에 담았다.




"야, 김동현 뭐 해 우리 차례야."




날 부르는 친구의 목소리에 그제서야 주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




첫 곡은 내 자작곡이었다. 주를 위해 만든 곡인데 주를 바라보고 부를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눈만 찾아다녔다. 첫 곡이 끝나고서야 다시 주를 찾았다. 내가 자신을 보고있는 것을 알았는지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 모습에 살짝 웃곤 옷을 갈아입으러 잠시 내려갔다.




공연은 잘 끝났다. 실수 한 것도 없었고 호응도 좋았다.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잠시 나오니 주가 보였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을 건내자 하고 뱉은 말이 공연이 어땠냐는 것이다.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멋있었다고 말하는 주에 작게 웃었다. 아직 공연이 다 끝나지 않았는데 날 보러 온 걸 보니 나와 같이 갈 생각인 것 같길래 선약이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제 겨우 말 몇마디 나누는 게 가능한데 마주보고 밥을 먹을 자신은 없었다. 인사를 하고 가려는 주를 불러 돌려 세웠다. 아까부터 걸을 때 발 한쪽을 저는 주가 마음에 걸렸었다. 내 차례가 아닐 때 뛰어가서 사온 밴드를 다 주기엔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까 싶어 밴드 하나만 꺼내 건내주었다. 이정도는 괜찮겠지. 주는 고맙다고 하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




며칠 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원래 모르는 번호는 잘 받지 않아 거절 버튼을 눌렀지만 여러 번 다시 걸려오는 전화에 이내 핸드폰을 들었다. 여보세요. 당연히 스팸 전화일 줄 알았다. 영민이 사고가 나서 병원에 있다고 했다. 어느 병원인지 듣자마자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만원짜리 지폐 몇 장을 들고 뛰어 나왔다.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가는 내내 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게 전화를 여러 번 건 걸로 봐서 아직 주가 모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받아라 받아라 여러 번 중얼 거렸지만 들려오는 건 기계음뿐이었다.




수술이 무사히 잘 됐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병실에서 가만히 누워있는 영민의 모습을 한 번 보고 밖으로 나왔다. 아직까지 전화를 받지 않는 주가 걱정 되었다. 주의 집으로 갔지만 벨을 눌러도 문을 두드려도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삼십 분 정도 집 앞을 서성이니 저 멀리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 너, 어디있다 지금 오는 거야. 큰 소리로 타박하는 내 모습에 주는 눈을 길게 감았다 떴다. 영민이 병원에 있어. 상황 설명을 간단히 해주고 주의 팔을 이끌었다. 그대로 주저 앉았다. 펑펑 울었다. 주가 무너지는 모습을 처음 봤다. 뭐라 말을 건낼 수가 없었다. 그저 말 없이 등을 토닥여주었다.





주와 택시에 탔다. 공허한 눈으로 바닥만 쳐다보는 주에 마음이 아파 그냥 고개를 돌렸다. 택시가 병원에 멈추고 주는 뛰어갔다. 휘청거리는 다리로 빠르게 달리는 게 불안해보였다. 결국 다리에 힘이 풀린 주의 어깨를 붙잡아 주었다. 병실에 들어가자마자 주는 그대로 주저 앉았다. 한참을 바라보다 작게 주의 이름을 부르니 그제야 천천히 일어나 영민에게 다가갔다. 멍하니 영민만 바라보는 주에 의자를 가져와 앉혔다. 나도 모르게 주를 쓰다듬으려는 손을 붙잡았다.




아슬 아슬 외줄타기를 하는 듯한 주의 모습을 한참 바라봤다. 이제 가도 돼, 동현아. 주는 날 보내려했다. 나에게 기댈 수 있는 상황인데 날 보내려는 주가 조금 미웠다. 어쩔 수 없이 발 걸음을 옮겼다.




다음날 오후 주에게 영민이 깼다고 연락이 왔다. 과일을 사갈까싶었지만 먹지도 않을 과일을 사봤자 뭐하나싶어 근처 죽집에 가서 죽을 사들고 병원으로 갔다.




혹시나 영민이 자고 있을까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조금 연 문 사이로 깨어있는 영민의 모습을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영민의 이름을 부르려던 입은 영민과 주의 입맞춤을 보는 것으로 다시 닫혔다. 문을 살며시 닫고 그대로 병원을 빠져나왔다.




비참한 하루였다.





-





아마 다음 화가 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암호닉
[ 샐라인 / Loveshot / 과자 / 털없조 알파카 / 임영민 / 수 지 / 영동 / 뉴리미 / 다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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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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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영동이에요!!! 전편도 보고오는 길입니다~~ 동현이가 뭔가모르게 찡해요 ,,, 찡해 동동이ㅜㅜ, 오늘도 잘봤어오 작가님♡
6년 전
비회원56.162
[저울] 다끝나고나서야 암호닉 신청이라니...ㅠㅠㅠ 바보다바보ㅠㅠ 1화부터 잘 보았습니다. 작가님 글은 항상 집중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6년 전
독자2
수 지예요!!
동동이 너무 슬퍼요ㅠㅠㅠㅠ
그래도 진짜 재미있었어요!!
벌써 완결이라니ㅠㅠㅠ

6년 전
독자3
Loveshot
동현이 입장에서 보면 너무 마음 쓰리고 막 그렇네요 ㅠㅠ 진짜 애가탄다,, 안그러려고 애쓰고.. 애쓸테니까.. 그걸 우리 주가 아예 몰라주는건 아닐것 아닙니깟 ! 하.. ㅠ.ㅠ 속상하네... 두 눈이 영민이를 먼저라니 따흑 괜찮아.. 동현아.,., ㅠㅠ... 그나저나 다음화가 완결이라니 어떻게 완결이 날지 가장 궁굼하네요 그저 다들 행복했음 좋겠네여,, 우리 아련한 세 주인공.. 흑.. 오늘도 찌통한 동현이.. 너무 잘 보고 갑니다 ㅠㅠ.. 글구 단편 글도 잘 읽었어요! 너무 늦게 읽어서,, 여기에 한꺼번에 글 썼어요 하핫,, ❤️ 센이가 아주 매력적인 뽀이더군요 자까님 손 금손 체고야.. 단편도 잘쓰시구,, 차기작도 기대되게 만드시고.. ^^..* 완결은 아쉽지만 차기작은 다가오니까 전 괜찮아요! 하핫 ~~ ! 주말 잘 보내시고 오늘 막 비오고 난리라니까 조심하세요 ! :'( 흑흑... 무더위도 조심하시길 ,, 늘 잘 보고있규 비지엠 선곡도 넘넘 좋아요 ❤️ 하핫

6년 전
독자4
다솜입니다 오늘은 동현이의 마음이 잘 드러나있네요 울 동현이 ㅠㅠ ㅠㅠ 나랑 살어 (?
6년 전
독자6
[임영민]
동현이 너무 맴찢이네요 ㅠㅠㅠ이번편은 동현이의 마음이 잘 드러나는 글인 거 같아요 !!
그나저나 이제 완결이라니 ,,,, 많이 아쉬워요 ㅠㅠ
어떻게 마무리가 지어질지 궁금하기도 하고 ,,,
여주랑 영민이랑 동현이 셋이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

6년 전
독자7
아 작가님...동현이 너무 마음이 아파요ㅠㅠ 브금이랑 내용이랑 찰떡이구여ㅠㅠ 벌써 다음화가 마지막이라니 믿기지가 않네요ㅠ 영민이도 동현이도 여주도 다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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