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 미스테리 황대리
"아.... 미치겠다, 진짜."
다른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을 만치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리 눈을 부릅 떠도 내려오기만 하는 눈꺼풀은 도저히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박지훈 주려고 사이판에서 사온 보드게임을 밤새도록 해댄 게 화근이었다. 출근해봐야 금요일이라며 나 자신을 너무 믿었던 게 두 번째 원인이었고.
이렇게 꾸벅꾸벅 졸 줄 알았더라면 보드게임이고 나발이고 짐 풀고 빨리 잤어야 하는 건데. 정신이 들지 않아 눈 앞이 뿌연 느낌이다. 상태가 정말 메롱이다.
휴가 후 복귀 첫날이라 그런지 온몸이 일하기 싫다며 강력히 거부하고 있다. 그래도 어쩔 거야... 일은 해야지. 텀블러를 들고 탕비실로 향했다.
"어, 안녕하십니까. 대리님."
"안녕하세요-"
모닝커피를 만들고 계신 황대리님이 있었다. 워크숍 이후 오래간만에 보는 얼굴에 반가워서 밝게 웃으며 인사를 했더니 돌아오는 인사도 밝다.
젠틀하고 스윗하기로는 옹과장님보다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화를 내는 건 보지도 못했고, 낸다고 해도 어떤 느낌일지도 상상이 안 된다.
나는 텀블러에 물을 받으며 옆에 선 대리님을 슬쩍 쳐다봤다. 대리님은 조곤조곤, 노래를 흥얼거리시더니 이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사원, 저랑 점심 한 번 먹어요."
"네. 저는 언제든 좋습니다."
"다음주 수요일 괜찮아요?"
"네, 대리님. 좋아요."
"그래요, 그럼. 내가 쪽지할게요."
가벼운 발걸음으로 머그잔을 들고 탕비실을 나가는 대리님이다. 전부터 옹과장님을 사이에 두고 여러 번 만나와서 그런지 어색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워크숍에서 그렇게 열심히 노래하고 막춤을 추는 것까지 봤는데 어색하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수요일이라... 다이어리에 적어놔야겠다고 생각하며 텀블러에 카누를 넣었다.
-
몸은 졸려 죽겠고 잠은 계속 오는데, 어찌 됐든 일은 계속 하니 시간은 잘 갔다. 오후 두시 쯤 되었을까, 영업마케팅부서 과장급 회의를 한다고 커피 부탁을 받았다.
영업마케팅부서 과장들이라 해봤자 옹과장님, 강과장님, 그리고 김과장님까지가 다인데 무슨 회의를 그 셋이서 하냐고 묻는다면, 다름이 아닌 우리 프로젝트 관련 건이었다.
휴가 이전에 마케팅팀의 몫은 거의 끝나버렸고, 그 다음은 영업팀의 차례였다.
마케팅팀이 실컷 깔아놓은 밥상에 영업팀이 숟가락만 얹느냐고 한다면 뭐 그런 거는 딱히 아니었다. 여기에서 인수인계를 잘 해줘야 이게 실질적인 영업이익으로 이어지는 거다.
마케팅팀이 일을 잘해도 결국 성과는 영업에서 뽑아내니, 마케팅은 그럼 뭐를 하는 거냐는 억울한 누명을 쓸 때도 있지만,
적어도 이번 건만은 옹과장님이 한 탕 크게 치신 거라는 건 나도 알고, 황대리도 알고, 우리 해원기획 사람들 다 알 거다.
워낙 따내기 어려운 프로젝트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는 데에 대한 사람들의 인정은 실로 엄청났다.
"실례하겠습니다-"
나는 머그잔 세 개에 얼음을 동동 띄운 아메리카노를 만들어서 회의실로 들어왔다.
책상 위에 잔뜩 쌓인 서류들. 이미 지쳐보이는 과장님 세 분. 사이가 안 좋다, 안 좋다 하지만 이럴 때는 일심동체가 되어버릴 수밖에 없구나 해서 속으로 웃었다.
그 중에 우리 강과장님. 거의 땅바닥으로 꺼질 기세로 앉아있다. 저러다 금방 바닥이랑 인사하시겠어요... 나만큼, 아니면 나보다 훨씬 졸릴 텐데 그 정도면 말 다했지.
고마워요. 땡큐땡큐. 고맙습니다. 차례로 강과장님, 김과장님, 옹과장님의 인사가 이어졌고, 나는 고개를 꾸벅 한 번 숙이고 회의실에서 나왔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분위기가 험악해 보이지는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놓았다.
머그잔을 내려놓을 때 살짝 닿았던 강과장님의 손길이 생각나 볼이 붉어짐을 느꼈다.
자리로 돌아와 앉으니 황대리님으로부터 쪽지가 와 있었다. 수요일에 뭐 먹고 싶냐는 물음이었다.
나는 아무거나 다 괜찮다고 쓰려다가, 오히려 이게 더 예의 없는 답변일 수 있다는 생각에 구체적인 보기를 드렸다.
1. 사보텐 2. 칼국수 3. 스시 4. 밀면 중에 대리님이 드시고 싶은 것 골라주세요. 참고로 저는 다 좋습니다. 뭐 이런 식으로.
그랬더니 대리님을 닮은 갈매기 두 마리(^^)와 함께 4. 밀면 - 제가 부산 출신이어서요. 라는 답이 돌아왔다.
나는 좋아요, 대리님. 밀면 콜입니다! 하며 쪽지를 보냈고, 이후로 답은 오지 않았다.
쪽지를 주고 받다 보니 잠은 조금 깬 것 같아 남은 오후 시간은 정신을 좀 차리고 보낼 수 있었다.
-
"미안해요. 인사가 늦었네. 미리 밥 한 번 샀어야 했는데."
"아, 아닙니다. 대리님. 저야말로 한 번 말씀이라도 드려야 했던 건데.."
"하하. 그러게. 맨날 산다, 산다 하면서도 늦었어요. 미안미안."
사람 좋게 웃어 보이는 모습이 옹과장님과 좀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어차피 대리님은 사주시는 입장이고 나는 얻어먹는 입장인데 계속 미안하다고 하시니 내가 되려 죄송해진다.
대리님과, 아니 실은 대리라는 직급과 단 둘이 밥을 먹어보는 건 처음이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몰랐던 게 사실이다.
과장님들이야 자주 뵙기도 하고, 또 이래저래 이야기도 많이 나눠서 지금은 노하우가 생겼지만, 대리님은 또 달랐다.
너무 예의를 차려도 민망하고, 그렇다고 차리지 않아도 싸가지 없다고 오해받을 수 있는 관계. 그래서 어쩌면 더 조심스러워졌을지도 모른다.
"휴가 다녀온 거죠? 좀 쉬었어요?"
"아... 네. 대리님. 푹 쉬고 왔습니다."
푹 쉬었다고 하기에는 너무 놀았던 것 같지만. 그렇다고 강과장님이랑 둘이서 사이판에 다녀왔어요! 라고 하는 건 꿈도 못 꿀 짓이었다.
가만가만 고개를 끄덕이던 황대리님이 눈을 휘어 웃으며 말했다. 그 왜, 지난 번에 사이판 항공권 받았잖아요. 그건 안 썼어요?
훅 들어오는 날카로운 질문에 내 동공이 떨렸다. 정처없이 방황하던 눈이 다시 황대리님의 얼굴을 보자마자 아, 아직요. 하는 거짓말이 나왔다.
행여 강과장님이 휴가를 사이판으로 다녀왔다고 이야기를 했다면 누가 봐도 기간과 장소가 겹치는데 의심이 갈 게 뻔해서 솔직히 이야기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뭔가.... 다 알면서 물어보는 것 같은 이 기분은 뭘까. 가슴 속에서 스멀스멀 묘한 기운이 올라오는 게 약간 황대리님한테 심문을 당하고 있는 기분이다.
"휴가 다녀와서 일하기 빡세겠다. 원래 항상 그렇더라고요.
출근하기 싫고. 출근해도 일하기 싫고..."
나는 맞아요, 맞아요.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이에 주문한 밀면이 나와 식탁 위에 올려졌다. 만두도 함께 시킨 터라 가운데에는 만두를 두었다.
맛있게 먹어요. 밀면 먹어본 적 있어요? 하고 물어오시길래 네. 최근에 여기서 먹은 게 처음이었어요. 했더니, 그래도 좋은 데 알고 있네요. 내가 부산사람이지만 여기 밀면은 제대로 해요. 하셨다.
또 훅 들어온 말에 푹 하고 찔렸다. 부산 출신인 강과장님이 처음 데리고 왔던 곳이기 때문이다. 씁쓸해진 입 안을 느끼며 젓가락을 들었다.
얼마간 밀면과 만두를 번갈아서 먹고 있다가, 뜬금 없이 황대리님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눈이 커졌다.
"저, 다음 달에 결혼해요."
"....와. 축하드려요, 대리님."
"어.... 아, 여기 있다."
대리님은 들고 오신 클러치백에서 하얀 종이를 꺼내셨다. 뭐지? 하고 봤더니 청첩장이다. 와.... 회사 사람으로부터 청첩장을 받아보는 건 처음이라 신기했다.
나는 우와, 우와, 를 연발하며 청첩장을 열었다. 청첩장 반절을 차지하고 있는 사진. 그 속에는 웃고 있는 황대리님과 웃고 있는 여자친구 분. 어? 이 분은...
"회계팀 정대리님 아니에요????!!!"
몰랐던 사실이다. 황대리님이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상대가 회계팀 정대리님일 줄이야.
회계팀 정대리님은 여신으로 소문난 비주얼 인재였다. 비주얼에 실력이 묻힌다는 이야기가 간간이 들리기도 하는, 여자인 내가 봐도 정말 예쁘셔서 늘 시선을 빼앗기곤 했다.
그나저나 다른 곳도 아니고 바로 회계팀인데 왜 아무도 내게 황대리님 여자친구가 정대리님이라는 걸 이야기해주지 않은 것인가... 하는 생각에 고개가 절로 저어졌다.
"입사동기에요. 본인이 날 키웠다고 주장하는데, 난 육아는 내가 했다고 생각하는데.."
"대박.... 저 전혀 몰랐어요. 생각도 못했는데.
와... 황대리님 능력자네요."
"정대리가 능력자 아니에요?"
"....정대리님 예쁘잖아요."
말 없이 베시시 웃어 보이는 황대리님이다. 인정하는 듯한 눈빛이다. 그나저나 진짜 들을수록 대박이네... 황대리님도 사내연애라니. 그것도 상대가 정대리님이라니.
들을수록 놀랄 만한 사실이 공개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젓가락을 들어 미뤄둔 밀면을 들어올렸다.
황대리님은 여튼 그래서, 이것도 이야기할 겸 오늘 ○사원 불렀어요. 저 결혼할 거란 건 옹과장님한테 들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결혼 소식은 직접 전해야 하는 거니까요. ○사원이랑 내가 아예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이어지는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축하드려요, 대리님. 결혼식 꼭 갈게요."
"네. 옹과장님이랑 같이 오면 되겠네."
나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 했다. 아니.... 이거 진짜 뭔가.... 알고 이야기하는 건지 모르고 이야기하는 건지 모르겠다.
모르는데 이 정도로 이야기하시는 거라면 무의식으로 꽂은 비수에 사람 한 명 날릴 만한 위력을 가지고 계신 것 같고,
알아서 이야기하시는 거라면.... 나는 지금 한 수십 번은 찔리고 있기 때문에 이따 점심 끝나고 자리에 앉으면 분명 너덜너덜해져서 K.O.가 될 것 같다.
조마조마한 마음에서 내심 긴장이 되었다. 하필 메뉴가 또 밀면이다. 강과장님과 같이 왔던 곳. 여기 있다는 사실 자체가 꽤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요즘 옹과장님이랑은 어때요? 여전히 잘해주세요?"
무덤덤한 말투였는데 내포하고 있는 뜻은 많았다. 하나하나 따져볼 수가 없을 정도로 함축적인 물음에 나는 또 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어지는 동공지진. 워낙 날카롭고 예리한 분이라 내 표정을 속이려는 생각은 한 적도 없는데, 그래서 그런지 있는대로 다 털리고 있는 듯한 기분.
아.... 어떡하냐. 이따가 과장님한테 뭐라고 하냐. 황대리랑 밥 먹었는데 탈탈 털렸어요. 아주 쓰레기통인 줄. 이라고 해야 하나. 마음이 복잡했다.
"옹과장님이야 늘... 잘해주시죠. 젠틀하시고..."
으응. 하는 소리를 낸 황대리님이 웃긴 웃었는데 그 웃음이 뭔가 씁쓸해 보였다. 나는 대리님이 어떤 대답을 기대한 건지 알 수 없다.
사실 지금 황대리님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굳이 결혼 소식을 알리려는 것 뿐만이 아니라, 이래저래 여러 이유로 나와 같이 밥을 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리님은 아무런 말 없이 면발을 건져 올리셨다. 먹는 타이밍인가 싶어 나도 젓가락을 들려는데 귓전을 때리는 목소리.
"만약에. 그냥 아주 만약에 말인데... 옹과장님 안 계시면 어떨 것 같아요?"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인데. 물어보시는 질문마다 나는 답을 하기 위해 최소 10초 이상을 고민하게 된다. 어렵다, 너무. 왜 이렇게 어려운 것만 물어보시나요.
솔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더니, 그러면, 생각해본다면? 이라고 물어오신다. 너무하다... 나는 진짜 모르겠는데. 정말 상상해본 적 없는 일이라.
안 계신다는 게 어떤 의미로 안 계신다는 거예요? 하고 물었더니 뭐... 부서 이동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파견? 그냥 ○사원이랑 더 이상 일을 같이 못하게 되면, 어떨 것 같냐는 말이에요.
뭐랄까.. 여기는 맛집이 맞는데 나는 입맛이 뚝 떨어졌다. 더 이상 밥을 먹기가 싫어졌다. 들고 있던 젓가락을 내려놓고 괜히 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
대리님은 내 눈치를 스윽 살피더니, 같이 젓가락을 내려놓곤 말씀하셨다.
"오해는 말아요. 굳이 옹과장님 아니고서도 아무런 말 없이 사라지는 분들이 계시곤 하니까..
아무래도 ○사원이 옹과장님이랑 친하고, 많이 의지하고 있는 것 같아서 물어본 거예요."
"........."
"내 상사라고 해서 천년만년 내 위에 있어주는 게 아니니까.
그 사람도 더 좋은 자리에서 더 좋은 대우 받으려면 떠나야죠."
대리님이 어떤 의도로 하시는 말씀인지는 알 것 같다. 모르긴 몰라도 누군가의 갑작스런 퇴사, 즉 갑자기 정을 떼어야 하는 일에 대한 준비를 이야기하는 것 같긴 한데.
알면서도, 모르는 게 아니었음에도, 어쩐지 그 정을 떼어야 하는 대상이 옹과장님이라고 생각하면 절로 고개가 저어졌다.
옹과장님이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어느 순간, 하루 아침에 누군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은 한 적이 있어도,
옹과장님이 그러리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황대리님이 내거는 그 '가정'이 내게는 되게 무서운 거였다.
우습게도 당장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옹과장님뿐인 상황이다. 같은 직급이나 대리급의 선배 중에서도 과장님처럼 내 옆에서 일을 가르쳐주고 바로잡아주는 사람이 없던 거다.
팀의 특성일 수도 있고, 부서의 분위기일 수도 있으나 그만큼 내게서 옹과장님이 차지하고 있는 몫은 너무 컸다. 그 존재감이 너무 커서 그를 빼고 하는 회사생활은 상상이 되지 않았던 거다.
"....어려워요. 대리님."
"........."
"옹과장님이 안 계시는 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
"누군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은 해봤어도,
그게 옹과장님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서요."
"......."
"너무 어려워요, 저한테는...."
황대리님은 내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미안해요, 내가 너무 어려운 걸 물어봤나보네. 그냥 나는 사원 때 그 부분이 제일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야기한 거예요. 하셨다.
나는 네. 어떤 걸 이야기하고 싶으셨는지 알 것 같아요. 하고 대답했다. 대리님은 다행이라는듯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으셨다.
생각이 많아지고 있는 게 느껴졌다. 입사한지 어느덧 5개월, 지금까지 뭘 해왔고 뭘 하지 못했는지. 생각해보니 제대로 돌아본 적이 없었다.
이러다 저러다 쫓기고 쫓겨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는 느낌이 강했다. 1년 금방 가겠다는 건 나의 우려이기도 했고, 주변의 위로 아닌 위로이기도 했다.
"사내연애는..... 장단점이 명확해요."
생각에 잠긴 나를 바라보던 대리님이 말했다. 연애는 두 사람 사이의 관계인데, 회사 안에서는 그 두 사람 사이에 자꾸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니까...
내가 지금까지 느낀 사내연애는 그래요. 그래서 일부러 결혼을 좀 서두르는 것도 있어요. 당장 영업마케팅부서 과장님들보다 일찍 가니까 좀 죄송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과장님들도 얼른 장가 가셔야 하는데.... 하하, 하고 소리를 내어 웃어 보인 황대리님이 나와 눈을 맞췄다.
뭐랄까... 어디까지인지는 몰라도 뭐든 다 알고는 계실 것 같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다.
원래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 법이라는, 너무나 상투적인 그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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