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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바람이 쌩글쌩글 부는 것이 여간 을씨년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분명 하늘에 뜬 햇빛은 춘의 기색을 하더만, 땅은 마냥 그렇지 않은 듯 동의 모습을 지키려 애썼다. 권유리는 계속해서 제 뺨을 치는 머리카락을 걷어내었다. 하지만 그도 마땅히 해결을 못해줄 것이 다시 한 번 찬 기운이 뺨을 핥아 마음껏 권유리의 머릿결을 헤집었다. 권유리가 서울사범대에 들어간 것이 꼭 권유리의 자의는 그닥 들어가지 않았지만은, 권유리는 여전히 그 사실에 만족하고 있었다. 누구를 가르치는 것이 권유리의 오래된 희망은 아니었으나 몰래 품은 꿈에 열 발자국은 시원하게 다가갔기에 그것은 큰 성과라고 볼 수 있겠다. 머리카락인지, 아니면 이 거센 기운인지. 권유리의 볼때기를 계속해서 때렸지만 그래, 요자리에 딱 선게 큰 꿈을 이루렷다.

 

복도에는 먼지들만이 걸어 다녔다. 대학이라고 사회의 확장이라지만 정작 사회질을 할 사람은 눈을 비벼도 보이지 않았다. 권유리는 주변을 흘깃하며 아무도 없는 복도의 눈치를 봤다. 권유리가 시선을 둔 창가에서는 춘연春燕이 삘융삘융 울어댔다. 그 오묘한 소리에 복이 있으려나 창가를 보고 푸스스하고 옅은 웃음을 흘렸지만 어디서 까마귀가 꺼억꺼억 하고 비명을 지르길래 금방 관두고야 말았다.

 

권유리는 열 뼘만큼 앞으로 걸었다. 뼘이야 넓어 보이겠다만, 고작 두 걸음 이었다. 나무 바닥에서 힘겹게 받쳐내는 소리가 났다. 권유리가 다시 몇 걸음 걸었더니 아까 그 울음소리는 저라고 소리 치는 기색의 까치가 창문 밖을 뛰어 다녔다. 물끄러미 보았더니 까치는 이내 부끄러버라, 싶었는지 날라가 버렸다. 권유리는 꽤 아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금방이라도 홱 꺾일 목소리를 하는 계집이 저를 달래줄 냥으로 말을 걸었다.

 

너 새가 퍽 좋니?”

아니, 그냥 까치가 저를 봐달라 부르길래 함 봐줬다.”

 

권유리는 벌써 부터 저에게 하대의 말을 하기에 속으로 퉁퉁 불어 뭉뚝하게 대답해줬다. 그 애는 아직 뭐가 잘못된지는 한참을 모르면서도 묵묵히 권유리의 발걸음을 맞춰 걸었다. 그러다 크게 걸어 권유리 앞에 번쩍 서더니,

 

, 너는 인사말도 모른다니?”

 

하고 팩, 기운 빠진 몇 마디를 내놓는 것이었다.

 

권유리의 동공에 하얀 아이가 순식간에 담아졌다. 아이는 가지런히 머리를 쇄골 아래로 끌어내려 딱 예쁜 참이었다. 권유리는 푸르고 날세운 얼굴을 보니 괜히 속이 오묘했다. 권유리 얘는 어쩜 이리 누굴 베게 생겼다니.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 분명했다. 권유리는 한참이나 같은 계집인 애의 물음을 묵인하고 앞으로 곧잘 걷다가 고개를 번쩍 들었을 땐, 아이는 벌써 다시 큰 걸음을 준비했다. 다시한번 삭은 나무 위에 그리고 권유리 앞에 번쩍 올라서서 다시 얘, 하고 말을 트더니,

 

, 너랑 친해지고 싶단다. ?”

생긋 하고 웃는 애의 검다란 치맛결이 펄럭였다.

너는, 그렇지 않니?”

아니다. 근데 너는 퍽 말을 잘 거는구나.”

 

아이가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던 듯, 풋 하고 짧게 웃었다. 권유리는 계속 뭔가 언짢았다. 잠시 권유리의 말에 침묵을 지키던 하얀 꽃나비 같은 계집은 계속해서 봄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방금까지 동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방금 맡은 기운은 권유리가 좋아하는 은난초였다.

복도에는 은난초 향이 어물거렸고, 아이와 나는 공기를 탁하게 만드는 침묵을 지켰다. 방금 까지 계집 둘이 걷던 복도엔 아무도 없었건만 벌이 몰리듯 수연의 손가락을 순식간에 잡아채는 사내가 생겼다. 같이 이동하던 기운이 급하게 멈춰버린 탓에 권유리는 몸을 살짝 돌렸다만은 그 애는 얇은 종아리를 잔뜩 드러내놓고 끌려가기 바빴다. 저 애와의 인연은 이름도 모른 채 이것으로 끝내는구나. 입맛을 쩝 다신다. 권유리가 고개를 다시 돌렸을 즈음, 하얀 꽃나비는 고개를 돌렸지만 바라보는 이는 없었다.


--


배경은 다양한 시점이 오갔던 70년대 초~말 입니다. 박정희 정권이 배경이에요.

1회여도 정수연의 이름은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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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와 이런 흔치않은 소재 좋아요!! 다음편 기다릴게요~
10년 전
독자2
아...이름도 모르고 지금은 헤어지게됬네요 다시 만날꺼..겠죠?ㅎㅎ
10년 전
독자3
이런 내용 신선하고 좋네요!! 신알신하고 갑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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