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02
마술사는 자신의 영혼을 팔고
영원한 마법의 힘을 얻는다
그리고 일각에 드러난 여자들을 우리는
마녀라고 불렀다
화분의 물을 주고 책상에 놓았다
'이왕 우리 집에 온 거 오랫동안 활짝 펴있어라'
꽃을 툭툭 쳐 보고는 화분에서 시선을 떼고
수정이가 해줬던 말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를 않아 컴퓨터를 켰다
["마술사 중에 마녀가 있는 거야 마술이라면 숟가락 마술밖에 모르지?"]
말 진짜 얄밉게 해
'진짜 그런 마술사가 있는 건가?'
나는 어느새 마녀를 검색하고 있었고
[마녀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주술을 부린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천대받았었다
그리고 현재에도 마녀의 흔적은 끊임없이 발견되고 있다]
'
'무서워.... 그러면 마술사는?'
나는 급하게 마술사를 검색해보았고
[마술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요?]
[여친한테 카드 마술...]
에라이
'나 같은 마술사의 이야기는 나올 리가 없어'
원하는 이야기를 찾지 못한 나는 수정이한테 전화를 해볼까.. 했지만
관심 없는척했던 내가 떠올라
침대에 벌렁 누워 눈을 감았다
.
.
.
그날 밤
꿈에서 한 남자가 나왔다
예쁘고 물기가 있는
'마치 너와 같은'
거베라를 건네며
미소를 지어주던.
[야]
[안나오냐]
[나 간다?]
[아 어서 나오라고!!!]
[야아ㅏ앙아ㅏ아]
[갈 거야]
어휴 성질 급한 것 좀 봐
나는 [지금 나간다]는 문자를 보내고는 허겁지겁 집을 나섰다
닫히려는 엘리베이터
"끄아아아ㅏ앙!!!!잠시만요!!!"
나는 다급히 달려갔고
다행히 안에서 잡아주었는지 문은 열렸다
"하아...감사합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문을 열어준 남자는 나를 힐끗 보더니
고개를 끄덕하고는 앞을 응시했다
'뭐지? 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워낙 층수도 낮고 가구수도 적은 터라 이웃들은 모두 꿰뚫고 있는 나인데..
'이사 왔나 보다'
나는 하나의 수수께끼를 푼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어느새 엘리베이터는 1층에 도착했고
그는 내리면서
"학교 가는 것 같은데 필통은 안 챙기나봐?"
라는 말과 함께 아파트를 빠져나갔다 여전히 칠칠맞네
나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가방을 확인해보니
필통이 없었다
'뭐야... 소름 돋네 투시력이라도 있나?'
신기해하면서 다시 7층을 눌러 올라가는데
"헐"
[진짜 갈 거야 앞으로 너랑 같이 안가]
내가 미쳤지
[사랑해 수정아♥좀만 더 기다려줘]
에휴 오늘은 어떻게 나를 볶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