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을 과팅에서 만나는 게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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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편으로 오려고 했지만 내용에도 잘 어울릴 것 같아 그 소재를 썼어요!
조별과제 맞습니다!
ⓒ전팅
마음에 안든다.
"오늘 영화 뭐 보지."
"난 다 좋은데."
"오빠!"
분명 저녁에 영화를 보려고 했고 영화 예매를 위해 카페에서 얘기하고 있을 때에도 한유진과 후배 두명은 불쑥 찾아왔다. 내가 보는 앞에서 소곤소곤 얘기하며 그 대화 뒤에는 영화를 못 볼 것 같다며 미안해하는 하성운의 표정이 미웠다. 그래, 이해해. 혼자서 하는 것도 아니고 조별과젠데 이해해 줘야지. 근데,
한유진님이 하성운님 외 2명과 함께 있습니다.
지친 조별과제 후 치킨 파티 다들 조금만 더 화이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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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성운.... 뭐야뭐야?
황민현 성운.... 뭐야뭐야?
은지 와우
김주남 오 여기 어디임?
한유진 김주남 여기 학교 앞 치킨집이지~
황혜수 우리조 팀워크 지리구요~
윤명진 오지구요~
지금 이 페북을 보고선 몇 초동안 사고회로가 멈춰버렸다. 이 망할 조별과제. 페북을 보자마자 심장이 벌벌 뛰는게 난 지금 분한게 틀림없다. 하성운에게 와있는 카톡을 읽고 싶지도 않았다. 난 영화까지 양보해서 보내준건데 지금 여자 셋이랑 치킨이 잘 들어가나봐? 얘는 남자친구도 있다는 애가 최소한의 예의도 없나보다. 자기 남친이었어도 화가 안 날건가.
띠리리-
전화가 울렸고 한껏 빡친 상태로 확인해보니 옹성우였다. 옹성우는 받자마자 한껏 신이난 목소리로 말했다.
"성이름 봤냐?"
"뭘."
"목소리 들으니까 봤네 봤어."
"짜증나니까 이만 끊을게."
"뭐야뭐야, 성이름 어디갔어. 엠티때 상철이 머리채 잡던 성이름 어디갔어."
"방금 죽었어."
"쳐들어가자. 치킨은 내가 살게."
옹성우의 제안은 솔깃했고 알겠다고 대답도 하기 전에 지금 내 상태를 확인했다. 샤워는 아까 했으니 괜찮고 오늘따라 피부도 좋은 것 같은게...
"어디냐?"
전남친을 과팅에서 만나는 게 어딨어
"진짜 니네 둘은 세트야?"
역시나 옹성우는 황민현과 함께 있었다. 그리고 나보다 먼저와서는 내가 온 줄도 모르고 밖에서 치킨집을 훔쳐보며 하성운을 살피고 있었다.
"아 씨 깜짝이야!"
"뭐하냐, 들어가자."
들어가니 밖에서 본 것보다 더욱 화기애애했다. 알고는 있었지만 하성운은 역시나 철벽과는 거리가 좀 있었다. 그래서 내가 애를 먹었던 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럴때마다 그냥 애 자체가 밝고 또 친화력이 있어서 그런거라고 나를 위로해왔지만 오늘은 기분이 나빴다. 옹성우는 재밌다는 표정을 지었고 황민현은 그 긴다리로 휘적휘적 걸어가더니 하성운의 바로 옆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그 여자후배들은 놀라며 인사했고 황민현은 답해주진 않았다. 하성운이 황민현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고,
"어 황민현 여긴 어떻...."
뒤이어 온 옹성우와 나를 봤을 땐 더욱 놀랐다.
"성이름...?"
"어, 하성운?"
하성운의 표정은 바람피다가 들키리라도 한 사람의 표정이었다. 그게 더 재수없다고.
"아- 조별과제가 원래 치킨집에서 하는 거였지.. 먹어 먹어!"
"아, 아니 그게.."
"아, 너네 살인자의 기억법 봤어?"
"아니."
"그럼 내일 보러갈래? 오늘 보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못봐가지고..."
말 하나하나에 힘을 주며 하성운 들으라고 말했다. 하성운은 내가 그럴수록 더욱 안절부절이었다. 옹성우와 황민현은 좋다며 보러가자고 맞장구를 쳐줬다.
"오빠 한 잔 더 받으세요!"
다른 애들은 그래도 상황파악이 조금 되었는지 가만히 있었는데 한유진 얘는 역시나 난년이었다. 웃으며 하성운 옆에 앉아선 하성운에게 더 마시라고 권하고 있었다.
"어, 유진아 오랜만이다~"
"네.. 네?"
"한유진 너 말이야. 나 기억안나? 며칠 전에도 한 번 봤었잖아. 넌 참 예나 지금이나 똑같네~ 사람 신경 거슬리게 하는건."
"아... 네 언니 안녕하세요."
이때까지 빡쳤던 것들이 한 번에 나오려는지 내 입은 쉴새없이 분노를 표출했다. 진짜 성격 고쳐야지 했는데 이럴 땐 내 성격이 난 좋다. 말을 안듣는 애들은 알아들을 때까지 말로 일러줘야 하거든.
"이름아, 잠깐만."
하성운은 언제 왔는지 벌써 내 옆까지 와선 내 손을 잡고 당겼다. 하성운을 노려보며 손을 뺄려고 했지만 잠시만 나와보라는 하성운의 말에 따라줬다.
"어떻게 왔어..?"
"그냥 들어온건데?"
페이스북을 잘 하지 않는 하성운은 내가 한유진의 페북을 본걸 모르는 듯 했다.
"하... 미안."
"뭐가 미안해, 조별과젠데 그치?"
"아니 그냥 조별과제 끝나고 애들이 한 잔 하고 가자는거 안올려다가 온거야."
"어쨌든 온거네."
"... 그건 그렇지."
"그럼 더이상 무슨 말을 더해. 짜증나 진짜."
그래도 미안해하는 하성운을 보니 마음이 조금 풀리려 했다.
"그럼 내일은 영화 볼 수 있지?"
그래서 한 번 져주려고 했는데.
"...내일도 쟤들이랑..."
더이상 얘기하다간 화가 나서 죽을 것만 같아서 바로 뒤돌아 집에 가려고 했다.
"...조별과제가 남았는데 어떡해. 왜 이래. 너 원래 이런 애 아니었잖아."
"이런 애? 이런게 뭔데?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짜증내는 게 이상한거야?"
차갑게 쏘아붙이고는 다시 뒤돌아 택시를 잡으러 갔다. 끝까지 날 따라오지 않는 하성운이 세게 때리고 싶을 만큼 미웠다. 새삼 얘랑 내가 얼마나 서로 자존심이 센지 알 것 같았다. 옛날에도 불같은 성격때문에 힘들었는데 그때가 자꾸만 생각난다. 그래도 난 이번에 한 번 져주려고 했다고. 쟤네는 왜 저렇게 자주 만나는건데? 집까지 혼자 도착해서 그냥 바로 침대에 누웠다. 사귀고 처음으로 하루의 일과가 하성운과의 카톡으로 끝나지 않은 날이었다.
-
하루종일 기분이 안좋아져서 수업도 안가고 침대에 누워있는데 카톡이 울렸다. 하성운일까 싶어 바로 확인했지만 아쉽게도 그건 아니었다.
배진영 누나 안녕하세요!
은지 이름아~ 수업 왜 안왔냐ㅠ
박우진 안녕하세요.
은지 말 안해도 안다. 그래서 일부러 우리 과 몇 없는 남자애들 다 쓸어모았다.
갑자기 만들어진 조별과제를 위한 단톡방이 보였다. 우리 과는 대대로 여자가 훨씬 많은 비율을 차지했지만 그 속에서도 남자들은 당연히 몇명은 있었다. 이름이 익숙치 않은 걸 보니 이번에 새로 들어온 애들인 듯 했다. 은지도 어제 그 페북을 봤고 역시나 내 마음을 잘 알았다.
은지 안 바쁘면 지금 학교 앞 스벅으로 올래? 회의 할 게 좀 있어서.
은지 빨리와야해 ㅃㄹㅃㄹㅃㄹㅃㄹ
은지의 다급한 카톡에 알겠다고 대답하고 바로 준비해서 나갔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니 바로 은지가 보였다. 들어가서 은지 옆에 앉으니 그 단톡방에 있었던 후배들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누나!"
"안녕하세요."
"어.. 응 안녕."
하나같이 풋풋하고 귀여웠다. 아직 학생티를 못 벗은 듯 해보이는게 귀여웠다.
"조장은 누구야?"
"내가 해야지."
"누나 오늘 회의는 좀 짧게 하고, 친목 도모를 위한 자리를 갖는게 어떠신지."
쟤는 얼굴이 소멸직전이었다. 생글생글 웃으며 은지한테 묻자 은지도 마음에 들었는지 조용히 손을 들어 하이파이브를 했다.
"아, 근데 누가 배진영이고 누가 박우진이야?"
"제가 배진영이고 얘가 박우진이요."
"야 우진아, 니는 왜 이렇게 말을 안하노."
아직 낯을 좀 가리는 듯 해보이는 박우진이란 애는 정자세를 유지하며 말을 잘 하지 않았다.
"아, 얘가 낯을 좀 많이 가려요."
"그렇구나.."
은지는 대충 나와 박우진에겐 자료조사를 배진영에겐 ppt를 맡기곤 이번 회의는 끝이라 했다.
"그럼 이제 뭐해..?"
"놀아야죠 누나!"
밝은 배진영의 얼굴에 난감했다. 난 지금 놀 기분도 아니고 지금은....
"야, 야 그냥 니가 먼저 사과해."
"아 할거야.."
투닥대며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하성운과 옹성우가 보였다. 그래서 나는 바로 처음보는 이 아이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래! 놀자!"
"네, 네?"
시종일관 활발하던 이 아이도 갑작스러운 내 적극적인 행동에 당황한 듯 해 보였다.
"....저거 성이름 아니야?"
"어..."
"놀자 진영아! 너도!"
옆에서 놀란 표정으로 있던 박우진의 손까지 잡고 흔들었다. 옆에선 은지는 흐뭇하게 웃었다.
"누나 제가 구울게요!"
놀자고는 했지만 우리 모두 마땅히 갈 곳은 없어서 근처에 있던 삼겹살 집에 왔다. 은지가 무슨 수를 쓴건지는 모르겠는데 아까 카페에서 부터 여기까지 계속 옹성우와 하성운은 함께였다.
"...배진영... 빨리 쌈싸줘 이름이한테 쌈..."
"네..? 네."
갑작스러운 은지의 주문에 나와 배진영은 함께 당황했다. 하지만 하성운의 시선이 느껴지기 때문에 난 한껏 기분 좋은 척을 했다.
"어우 야 넌 뭘 그런걸 시키고 그래~ 애 당황하겠다."
"아니에요 누나. 아!"
배진영은 쌈을 싸서 내 입에 넣어줬고 박우진도 은지의 눈빛에 슬금슬금 쌈을 준비했다.
하성운 성이름카
톡이 왔지만 일부러 확인하지 않았다. 부글부글 끓어올라하는 하성운이 보였다.
"... 선배 이것도.."
"와 진짜 성이름 인기 좀 봐."
은지가 자꾸 옆에서 띄워주는 것으로 보아 대충 어제 일을 옹성우에게 들은 듯 했다. 그래서 은지가 옹성우를 하성운 데리고 오라고 여기저기로 불렀겠지.
"누나 나중에 저희 동아리에서 공연할 때 보러오세요."
"너희 무슨 동아린데?"
"댄스요. 우진이 얘가 진짜 춤 기가 막히게 춰요."
"..."
"와 진짜? 멋있다~"
평소에 잘 쓰지도 않는 콧소리를 가득 담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박우진은 쑥스러운지 얼굴을 붉혔다. 계속 오는 하성운의 카톡을 하나도 읽지 않자 하성운은 화가 나는지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기야~!"
....?
저기서 하성운이 웃으며 달려왔고 내 팔짱을 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호칭과 함께.
"여기서 뭐해~ 오늘 나랑 영화보러 가기로 한거 까먹은거야?"
내 어깨에 머리를 부비는 하성운을 보니 자꾸만 입꼬리가 들썩들썩 했다.
... 미친 귀여워.
"... 뭐야 너."
"가자 가자. 야 은지야 내가 나중에 밥 값 줄테니까 이름이 좀 데려갈게~"
"야.. 야! 어디가!"
계산하는 옹성우를 지나쳐 우리는 둘만 삼겹살 집을 빠져나왔다. 나오자마자 가두다시피 날 끌어안았던 하성운은 나를 놓아줬다.
"아니 뭐야 갑자기."
"내가 잘못했어... 그만 화 풀어."
귀엽다가도 어제 일이 갑자기 불쑥 생각나서 쏘아붙혔다.
"왜 이래, 너 원래 이런 애 아니었잖아. 조별과제에 벌써 화내면 나 나중에 사회생활 하는 건 어떻게 보려고 그래?"
"내가 이기적이었어. 오늘 너 다른 남자애들이랑 있는 거 보니까 니 마음 이해가더라."
"그래~ 알겠어. 알겠으니까 난 다시 들어가볼게."
우물쭈물 거리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내 손도 아니고 내 손가락을 움켜쥐며 사과하는 하성운의 모습이 처음이라 놀려대고 싶었다. 다시 삼겹살 집 문을 열었을 땐 하성운이 뒤에서 날 안았다.
"성이름.. 미안."
"알겠어~ 알겠어~"
"아 진짜..."
계속 똑같은 말로 티격태격 대고 있었고 안에서 계산을 마치고 나온 옹성우가 우리를 봤다. 보고선 헛구역질을 하는 시늉을 해서 가라고 손짓을 했다.
"야 왠만하면 받아줘라~ 하성운 어제 울었대요~"
"풉-"
"야 너 진짜 죽는다."
옹성우는 큰 한 방을 날려주고는 유유히 떠났고 뒤 돌아서 쳐다본 하성운의 얼굴은 빨개져있었다. 그 중에서도 유독 귀가 엄청 빨갰다.
"너 울었냐?"
"뭐래 쟤 말을 믿어?"
"완전 쪼다....."
"아 아니라니깐?!"
"너.. 지금 나한테 화냈어?"
"아니아니.. 아니지."
나는 마지막으로 장난스럽게 하성운의 배를 주먹으로 치며 남아있던 앙금까지 탈탈 풀었다. 그 행동의 의미를 아는 하성운도 얼굴에 웃음을 띄었다. 그러면서 내 어깨에 팔을 감싸고 길을 이끌었다.
"우리 어디갈까? 아 영화 볼까?"
"몰라."
"에이 왜 영화보자~"
우리는 이렇게 여차저차 하루도 안되서 풀었고 하성운이 오늘 잡혀있던 조별과제 모임에 나타나지 않고 자료조사 한 것만 보내고 끝냈다는 건 나중에 들은 얘기였다.
꺄항 여러분 자주 보네요.
오늘도 특별편으로 오려고 했지만 이건 내용에 넣어도 좋을 것 같아서 넣었어요!
왠지 진영이와 우진이가 자주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ㅎㅎ 근데 애들 나이가 다 엉망이네요. 이해해..주실거죠...
이 화가 올라간 후 부터는 특별편에 암호닉 신청을 하셔도 올려드리지 못해요!
여기다가 암호닉 신청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암호닉] 꼭 이렇게 신청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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