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을 과팅에서 만나는 게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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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팅
"성이름!"
나를 발견한 하성운이 날 웃으며 반겼다. 순간적으로 표정관리가 되질 않았다. 한유진이랑 같이 밥을 먹는 하성운의 모습이 맘에 들리가 없잖아.
"어, 어.."
손을 흔드는 하성운을 보며 나도 손을 어색하게 흔들었다. 옹성우는 하성운 옆에 앉으려는지 하성운 옆의 의자를 뒤로 뺐다.
"야, 우리 다른데 가자."
"어? 왜?"
나는 옹성우의 팔을 잡고 학생식당을 빠져나왔다. 도저히 걔 옆에서 아무렇지 않게 있을 자신이 없었다.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도 너무 자존심 상하고 기분이 이상했다.
"왜 그래..?"
"아 짜증나..."
왜 짜증나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둘을 볼 때부터 속에 큰 돌뎅이라도 앉았는지 갑갑해왔다.
"한유진 때문에 그래?"
"모르겠어..."
"너 하성운 좋아해?"
사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왜 그 둘을 볼때 짜증이 났는지도,
"진짠가보네."
어느샌가 하성운이 내 마음 속에 들어왔다는 것도.
"....그런가봐."
"어?"
"나... 하성운 좋아하나봐."
전남친을 과팅에서 만나는 게 어딨어
"마셔."
옹성우가 나에게 잔을 건냈다.
"뭐 하성운 좋아 할 수도 있는거지."
"그렇지..."
"뭐가 문제야?"
"몰라... 나 사귀지도 않는 사람 좋아해 본 적 없었단 말이야."
"진짜 니 인생에 남자라곤 하성운 빼고 한명도 없어..?"
모든게 처음이었다. 사귀는 것도 헤어지는 것도 모두 하성운이 처음이었다. 헤어지고 처음 좋아하는 사람마저도 하성운이었다. 이게 뭐야 진짜.
"그래서 뭐... 억울해?"
"그런 것도 있고..."
"그리고?"
"걔가 날 안 좋아 할 수도 있는거고 만약에 날 다시 좋아한다고 해도 그냥... 뭔가 무서워."
"뭐가?"
"다시 헤어질까봐. 그럼 진짜 지금만큼의 사이도 못되는건데."
헤어지고 난 남자친구를 잃은 것 뿐만 아니라 가장 친했던 친구도 한 명 잃은거였다. 서로에게 질려 헤어지고도 많이 외로웠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다가 어쩌다보니 지금 다시 이렇게 친해졌는데, 다시 사귀다가 또 다시 헤어지는 날이 온다면 그땐 정말 끝인거잖아.
"그게 너무 싫어."
"의외로 생각많은 스타일이네."
"뭔 뜻이냐."
"그냥 단순한 무대뽄줄 알았는데 되게 뭔가 많아. 여기에."
옹성우는 젓가락으로 내 머리위에 원을 여러번 그렸다.
"아 나 진짜 그냥 기분이 이상해..."
"괜찮아."
"니 일 아니라서 그렇게 말하지... 다 너 때문이야."
"뭐가?!"
"그때 니가 하성운이 술 마실때마다 내 얘기한다고 했을 때 뭔가 기분이 요상했다고..."
"반틈은 니 잘못이지 그 애가 너인거 알았으면 그 말 하지도 않았어."
주절주절 얘기하면서 한두잔씩 마시니 벌써 내 주량은 훨씬 넘었다. 다신 술을 안마시긴 개뿔...
"아 근데 진짜 한유진 그 년은 뭐야?!"
어차피 옹성우도 나도 내 마음을 알아버렸겠다 그냥 훌훌 털어버렸다.
"왜 이렇게 자꾸 한유진한테 신경 써?"
"걔 우리 고등학교 후배였는데 나랑 사귀는 거 알면서도 하성운 좋아해서 얼마나 하성운한테....어후."
옹성우는 재밌다는 듯 웃으며 내 얘기를 듣다가 한 마디를 툭 던졌다.
"웃기다. 진짜 하성운 좋아하나보네."
"그건 그런 문제가 아니고 그냥 걔만 보면 화가 난다고. 자꾸 하성운 옆에 붙어있는 것만 봐도 그때 생각이 자꾸 나는게 걔 기운이 좀 이상해."
"걔 남자친구 있어."
"...어?"
"걔 우리 과에 남자친구 있다고 거의 1년 되가는 것 같은데."
아..... 그랬구나. 나만 혼자 고등학교에서 멈춰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참나 하성운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불안해하냐."
"야 그건 좀 아니지."
일부러 날 놀리려는 듯한 말인줄 알면서도 갑자기 욱했다. 그러니까 옹성우는 더 웃겨하더라.
-
너무 마셨다. 자꾸 훌렁훌렁 술이 잘 넘어가는게 오늘 좀 괜찮은 날이구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술은 갑자기 훅 올라왔고 술을 잘 마신다고 자부해온 나였지만 오늘은 몸에다 자석을 붙였는지 자꾸 축축 늘어졌다.
"야 성이름."
"아.... 왜."
"뭐하냐."
뭘 하냐니... 계속 같이 술 마셨으면서, 옹성우도 취했나보다. 일어나야지 싶어서 엎드렸던 몸을 다시 일으킬려고 계속 시도했지만 몸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일어나 빨리."
그때 내 어깨가 서서히 들어올려졌다. 누군가의 손에 의해.
"어.....어..."
눈 앞에 보이는 얼굴은 내가 너무 잘 아는 얼굴이었다. 오늘 진짜 취했나보네, 옹성우가 하성운으로 보여.
"야 너 언제부터 하성운 닮았냐?"
"뭐?"
"신기하네..."
하성운으로 보이는 옹성우는 난감한 듯 뒷머리를 긁적이다가 내 옆에 앉았다.
"아 니 자리 저기야! 가! 가!"
"물 좀 마셔봐."
물을 마시긴 하는데 이게 물을 마시는건지 물을 바르는건지 모를 정도로 입으로 들어가지 않는 물이 팔할이었다.
"아 다 묻었네."
휴지로 내 볼을 닦아주더니 마지막엔 손으로 한 번 슥 닦았다. 이 행동 완전 하성운 같잖아.
"너 진짜 존나 하성운같아. 짜증나."
"그러게 왜 갑자기 하성운을 닮아졌을까."
"....."
갑자기 몸을 더 가까이 들이미니깐 특유의 하성운 냄새가 훅 나면서 정신이 조금 말똥해졌다. 이건 하성운이었다.
".....뭐야."
"뭐긴."
"나가자. 바깥 공기 쐐면 좀 낫겠지."
이번엔 자신의 겉옷을 내 어깨에 걸쳐주더니 내 손을 당겨 자신의 손목을 잡게했다. 아마도 계속 비틀거리는 나를 잡아주려는 것이었다.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셨어."
"....."
차마 하성운 너 때문이라고 말 하기엔 내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았다.
"알빠야...."
"너 걱정되서 온 사람한테 말 참 예쁘게 하지?"
"너 진짜 짜증나."
어이가 없는지 하성운은 나? 하며 헛웃음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성운은 되게 집에서 쉬고있다가 나온 차림이었다. 옹성우는 집에 있던 하성운에게 날 맡겨두고 튄게 틀림없었다.
"내가 왜 짜증이 나?"
"....자꾸 사람 마음 흔들지 말라고."
내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건지, 뇌는 말리고 있지만 주둥아리는 멈출 줄을 몰랐다.
"마음도 없는게 괜히 이런 말 하나 툭툭 던지는거 나쁜거야."
걷다가 갑자기 한 공원에서 멈춰서선 이런 얘기를 하려니 심장이 떨렸다. 나는 죄인처럼 땅만 보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했고 하성운은 그런 나의 말을 가만히 들어주고만 있었다.
"넌 항상 그랬어. 아무 마음없이 주위 여자 설레게 하는거. 그래서 니 주변엔 항상 너 좋다는 여자애들도 많았고."
"너한텐 그랬던 적 없는데."
"지금 그러고 있잖아. 지금."
"너한텐 한번도 마음없이 대했던 적 없어."
하성운은 숙이고 있던 내 머리를 당겨서 들어올리며 눈을 맞췄다.
"과팅 때 너 데려다줄려고 일부러 술 한잔 안 마시고 기다리고, 별 핑계대면서까지 너랑 조금이라도 같이 있으려고 아침에 니 집앞에서 기다리는거, 너 많이 취했대서 자다가 바로 나온거. 나 아무 마음 없으면서 그렇게까지 할 만큼 한가한 놈 아니야."
이 말로 이제껏 내가 혼자서 오해라고 생각해왔던 모든 것들이 하성운의 진심이였단 걸 알았다. 비록 말 뿐이었지만 알 수 있었다. 떨려하는 하성운이 바로 앞에서 느껴져서 더욱 그랬다.
"그럼 ....너 나 좋아한단거야?"
"아마도?"
"그게 뭐야."
"많이 좋아한단거일걸."
능글맞은 하성운을 보니 이제껏 답답했던 속이 풀리는 것 같고 편안해졌다. 하성운은 항상 그랬던 존재였던 것 같다. 같이있으면 좋고 편하고.
"술이 확 깨네..."
"너는 나 어떤데?"
누가봐도 하성운은 나한테 고백한거였고 당연한 순서로는 내가 그 고백에 대해 답을 하는 거였다. 하성운은 참 대단하다 그런 말을 어떻게 바로바로 한 거지. 나는 하려니까 죽을 맛인데.
"아....머리야... 어지러워.."
"어디서 뺄려고 해."
씨..... 언제 한 번 연기 학원에나 다녀야지 이래가지곤 원....
"나도 너 좋아. 근데.... 좀 무서워."
하성운은 내 얘기를 흐뭇하게 듣다가 뒤에 이어져 흘러나온 내 말에 살짝 표정이 굳었다.
"너랑 다시 좋은 감정으로 만나다가 또 ....헤어지면 그땐 정말 친구도 못 할텐데."
"....."
"넌 그거 감당할 수 있어?"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그건 끔찍한 일이다. 하성운은 조금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나 너 한번 겪어봐서 잘 알아."
대답은 살짝 내 예상과 달라 놀랐다.
"니가 뭘 싫어하고 좋아하는지 어떤 날씨를 좋아하고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도 누구보다 잘 알아."
"......"
"그러니까 잘 할 수 있어. 생각대로 안되더라도, 노력하자 이번엔."
"너도 나도 헤어지고 힘들었잖아. 난 다 알어."
얘는 무슨 말을 이렇게 잘 하는지 사람 할 말 없게 만드는데 뭐가 있는게 분명했다. 그와 동시에 한켠 자리잡았던 조금의 불안감들이 해소되었다. 하성운은 적어도 나에겐 모든 감정의 키를 쥐고 있는 사람인듯 했다. 나의 모든게 하성운의 말 한마디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서 결정되었다.
"난 너 없으면 뭘 하던 재밌지가 않아. 그러니까 다시 같이하자. 뭐든."
"난 죽어도 그런 간질거리는 말은 못하겠어."
"난 잘해서 하냐?"
"조용하고 좀 가까이 와봐."
하성운을 한 걸음 더 걷게하고 조금 더 가까워진 상태에서 난 조용히 심호흡을 했다. 난 술 취했으니까 모르는 일이야.
쪽
많이 가까워진 하성운의 볼을 잡고 하성운의 입에 내 입을 갖다댔다. 한때 많이 부비댔던 입술이었지만 오늘은 느낌부터 달랐다.
"....가자."
막상 하고보니까 생각보다 말로 하는 것보다 더 부끄러웠다. 그래서 하성운의 팔을 잡고 끌며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성이름 뭐 한거야?"
하성운은 웃으면서 나한테 질질 끌려왔고 사실 내가 끌었다기보단 하성운이 끌려져줬다.
"오늘 니 집에서 자고 가란 뜻인가."
"조용해! 니 집가서 자!"
쪽팔려서 버럭 소리를 지르니 왜애- 하면서 뒤에서 나를 끌어안았다. 그렇게 한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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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많은 분들이 바라시고 바라시던 전개가 시작되네요.ㅎㅎ
사실 정말 수시원서 끝내고 오려고 했지만 어제 연재 못 한게 너무 마음에 걸려서
조금 써 놓았던 거에서 어제 밤부터 써서 완성했습니다.ㅠㅠ
요즘 자꾸 썼다 지웠다 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아요.
더 나은 글을 위한 저의 욕심이라 생각하시구 조금만 기다려주쎄요...!!
아 그리구 성운이와 이름이가 다시 사귀게 된 지금 이 시점부터 소재 신청 받습니다!
보시고 싶은 것들 마구마구 찔러주세요~!
좋은 것들, 흐름에 맞는 것들 몇개 뽑아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마니마니 말해주떼욤... 정말 뻔한 것도 전 너무 조아요....
암호닉은 죄송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ㅠㅠ
한분한분 잘 챙겨드리고 싶어서 조금 바쁜 이 시기가 지나면 받도록 하겠습니다!!
암호닉
작소셍 나이키 코니코니 남융 쩨아리 설 제팅 자몽슈 하나둘셋 퍼퓸 운운운 체리워터 빰빰 빵빰
하구름 뷔땀눈물 일오 린린 밀감 정수기 찐빵 구름요정 밍밍밍루 몽실이 괴도 셍구름 피치 ♡으거니여친♡ 0527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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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 여우별민현 딸기콩 탱운0610 윤맞봄 쭈뿌쭈뿌
그리구 제 고삼인생을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 정말 복 받으실거에요....
같은 처지인 고삼 독짜님들두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