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빠님 나가시는데 두분 다 쳐주무시고 계시네요^^ 어제 뭐 뜨거운 밤이라도 했냐? 왠 동침?ㅋ 홍빈아 너 내동생 책임져라 그래서 상견례는 언제?ㅋㅋ 나감 연락ㅗ ] " 씹새야!!!!! " 탁자 위에 괴발개발 끄적여놓은 쪽지를 보자마자 아침부터 집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른 너야. 무슨 일 있냐는 듯이 머리를 긁으며 나오는 이홍빈을 바라보니 분노가 배가 되었어. 뭐? 뜨거운 밤? 책임? 상견례? 설마설마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져서 넌 주저앉아 있는데, 이홍빈은? " 야.. 속쓰려... " 다 갈라져가는 목소리로 뱃살도 없는 마른 배를 손으로 부비적거리며 너무 자연스럽게 냉장고를 열어. 정말 저게 보자보자하니까 " 니, 당장 와서 이거 봐. " " 뭔데? 돈? " " 아 내가 이럴 줄 알았다고! 이거 봐아아아아 " " 책임져라, 상견례는 언제..? 이게 왜? " " 뭐? " " 누가봐도 장난이잖아. " " 아니 그래도.. 오빠가 봤다는거잖아.. 우린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각자 잠만 잤는데.. " " 그러니까 더 꿀릴게 없지. 왜 나대. " " 개새끼야 자랑이다 자랑. 어? " " 됐고 나 라면 끓여줘. 쫄깃쫄깃~오동통통~ 아 응? " " 야, 너 어제 나 건들거나 뭐 그런거 아니지? " " 지랄. 니가 나 건드렸잖아. 자면서도 존나 치대 아무튼. " " 내가? 내가?! " " 응 니가. " " 내가 어떻게? " * " 흐이... " " 어? " " 놔주세여- 노아, 놔, " " 놓으라고? 팔? 팔 치우라고? " " 흐응.. " 잠꼬대인가, 아님 그냥 원래 몸에 베어있는 선천적 귀여운 척인가. " 쥬우- 쮸웁, 쮸우압-? " " 응? " " 흐이, 키쮸시져어? " " 자. 나 나갈테니까 … " " 앙대. " 입술을 쭈욱 내밀며 뽀뽀시늉을 하길래 너무 당황해서 그냥 조용히 나가려했는데, 일어서는 내 허리를 네가 그대로 다리로 감아버렸다. 미친, 오 부처님. 제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는 것입니까. 살려주세요. 제발 제 마음 속 음란마귀의 늪에서 절 구원 … " 가지마아, 누워여어, " 남자가 손 한 번 잘못 놀리면 비매너네 나쁜 손이네 그렇게 뭐라고 하면서, 얘 손 위치 좀 봐라. 가슴팍? 아무렇지 않게 내 배에 손을 집어넣더니 위아래로 쓰다듬는 너때문에 1년치 당황스러움은 오늘 다 느끼고 간다. 정말 깨워서 뭐라 할 수도 없고. 야심한 새벽에 야동보면 꼴려서 꼴림사한다는 친구 놈들 말을 그저 개소리 듣듯 흘려 들었는데, 야동도 안보지만 정말 죽을 것 같다. 욕이나 뱉으면 나아질까 하고 낮게 뱉은 수십번의 욕도 다 소용이 없고. 몸을 돌려 다시 네 손을 제자리로 돌려 놓고 나도 등을 돌려 누웠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그냥 불알친구 집에서 잔다 생각하고 같은 침대에 누운건데, 이런 시련이 닥쳐올 줄이야. 넌 잠꼬대니까 당연히 내일 아침에 기억 못하겠지, 그리고 나에게 무슨 짓을 한거냐 혹시 건들기라도 한거 아니냐 지랄지랄개염병을 떨겠지. 벌써 머릿 속에 훤히 그려지는 너의 반응에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그래서 작은 쇼를 하나 더 준비했다. 네 팔을 내 허리에 얹어놓고 내 어깨에 네 얼굴을 묻었다. 아마 내일아침, 형이 보면 깜짝 놀라겠지? 어떤 반응일지 깨서 보고싶기도 하다만, 쇼의 진정성과 완성도를 위해 참자. 그렇게 다시 제대로 눈을 감았다. 내가 너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처럼, 너도 지금 내 꿈을 꾸고 있기를. 네가 매일 밤 내 꿈에 나오는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