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반수 황민현이 보고싶어서 쓰는 글*
두번째
"주잉!"
"응 그래 나 왔어-"
민현이가 집에 들어온지 며칠이 지난 후 나는 이제 거의 완벽하게 민현이한테 적응을 한 것 같다.
민현이는 내가 퇴근할때를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혼자 있는게 싫은거겠지
그리고 처음 사람의 모습으로 마주쳤을때와 같이 민현이는 포옹하는걸 정말 좋아한다.
아침을 준비할때, 출근할때, 퇴근할때 등 여러번 포옹을 먼저 하며 제 머리를 내 어깨에 부비곤 한다.
적응이 처음엔 정말 안됐지만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받아준다. 나름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오늘 저녁에는 모 머거?"
"음, 민현이가 좋아하는 갈비찜?"
"지쨔..?"
"이라고 할 줄 알았지? 오늘은 그냥 찌개 끓여서 먹자"
"힝... 갈비찜..."
어린게 입맛만 고급져서는....
민현이를 처음 만났던 날 얘를 뭘 먹여야 하나 하다가 엄마가 보내준 갈비찜을 데워서 먹였는데
그게 제 입맛에 맞았는지 아주 잘 먹더니 이제는 갈비찜이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기세다.
사실 갈비찜을 먹이게 된 데에도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반인반수 황민현이 보고싶어서 쓰는 글*
- 민현이의 첫번째 밥상-
꼬르륵-
"..?"
"주잉..."
"...??"
"미년이 배고파!"
..그래 너 참 해맑다
근데 얘는 뭘 먹여야 하지? 사람이니까 밥? 아무렴 한국인은 밥심이지. 근데 또 얘는 강아지인데?
사람 밥 줬다가 괜히 아프고 그런거 아닌가? 강아지들 막 짠거 먹이고 이러면 안되지 않나...
에라 모르겠다. 한번 먹여보지 뭐
아무래도 밥 보다는 사료가 더 낫겠지 싶어 부엌으로 가 그릇을 꺼내 사료를 담고 숟가락 한개를 가져왔다.
"민현아 밥먹자-"
"바-압!!"
쪼르르 달려와 식탁 앞에 앉은 민현이 앞으로 그릇을 밀어주고는 손에 숟가락을 쥐어줬다.
"..?"
숟가락을 쓰는 폼이 영 불안한데...
아니나 다를까 아기들이 하는 것 마냥 수저를 쓰는건지 마는건지 여기저기 다 흘리고 말았다.
아무것도 없는 수저를 입에 집어넣어 놓고서는 자기 마음대로 안되는게 답답한듯이 뾰루퉁하게 표정을 지어버리는게 귀여워 좀 웃을뻔했다.
나중에는 본인도 못참는다는듯 손을 쓰려고 하는걸 겨우 말렸다.
"민현아 손 말고 숟가락을 써야지요"
"긍데 이거 잘 안돼..."
생각을 해보니 정말 덩치만 큰 아기구나.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줘야만 했다.
아무도 그에게 이런걸 알려줬을리가 만무했다. 아무렴 사람이 되는 줄 도 모르고 있었겠지.
"자, 아- 해봐."
"아-"
숟가락 사용이 서투니 어쩔 수 없이 오늘은 내 손으로 먹여주는게 더 빠를 것 같았다.
그때 민현이는 아무런 생각 없이 사료를 받아먹었고 어지간히 맛이 없었는지 씹자마자 도로 뱉어버렸다.
역시 그냥 밥을 줬어야 했나
(오물오물)
3
2
1
"으엑..."
"맛이 없어..?"
"으으…"
맛이 있을리가 없었다.
사람인 모습일 때에는 밥을 먹여야 하는게 맞는 것 같다.
(그걸 실험해보고 깨닫는 나도 참 바보같다)
"민현이 꼬기 먹을까? 꼬기?"
"꼬기?"
"응. 꼬기 좋아해?"
"꼬기!"
마침 엄마가 갈비찜이랑 반찬을 이것저것 보내줬었는데 이거라도 없었으면 정말 사료를 억지로라도 씹어먹으라고 했을거다.
적당히 밥을 덜어놓고 전자레인지에 갈비찜을 데웠더니 집안에서 달큰한 간장소스 냄새가 번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였을거다. 황민현의 갈비찜 홀릭.
밥 한숟가락 떠먹여주고 고기를 한입 먹여주면 발을 동동 구르며 좋다고 난리도 아니다.
다른 반찬을 집어주면 고집은 또 어찌나 센지 끝까지 안먹겠다고 겨우 버티다가 고기 안준다고 으름장을 놓으면 그제서야 받아먹고 대충 씹어 삼켜버렸다.
그러다가 사레가 들려서 혼쭐도 났다.
"켁켁"
"그러게 꼭꼭 씹어 먹어야지"
등을 두들겨주며 물을 건네주자 벌컥벌컥 물을 마셔놓고는 또 고기를 달라고 꼬기- 꼬기- 한다.
"꼬기 또 주세요 꼬기!"
그렇게 금새 밥 한 공기를 뚝딱 하신 황민현씨는 남은 고기까지 싹싹 긁어 드셨다
정말 밥 한번 먹이기 힘들다.
*반인반수 황민현이 보고싶어서 쓰는 글*
밥을 먹이고 나면 늘 양치때문에 씨름을 한다.
몸을 씻는건 내가 도와 줄 수 없기에(...)
머리 감는법은 쉽게 가르쳐줬는데 바디워시 사용법 가르쳐주는데 괜히 나 혼자 민망해서 혼났다.
여튼 민현이랑 양치때문에 씨름하는게 한 두번이 아니다.
뭐가 그렇게 싫은지 도망다니느라 바쁘시다.
양치도구를 들고 오면 다시 강아지의 모습으로 돌아가버린다. 생각해보니 양치를 하자고 할때만이 아니라
자기가 불리한 상황에 처하면 강아지로 변해서 낑낑거리는것 같다. 이눔의 여우같은 자식.
처음에는 괜히 불쌍하게 보여서 좀 봐줬는데 충치생기면 병원에 데려가야할 생각에 복잡해져 양치는 꼭 시키려고 하고있다.
의료 보험증도 없는 애를 어떻게 병원에 데려가....
"민현아 너 그렇게 양치 안하면 갈비찜 없다-"
"...낑"
"갈비찜 싫으면 멍멍이로 쭉 살던가-"
"...(시무룩)"
"얼른 이리 와"
와락-
두 팔을 벌려 이리 오라고 했더니 결국 나를 꼭 끌어안고 죽상으로 양치를 하신다.
"미년이는 이그 시러.."
"쓰읍, 그래도 해야돼"
"그애두..."
가뜩이나 어눌한 발음이 입에 물려있는 칫솔때문에 더 뭉개졌다. 나중에 발음도 교정시켜야지. 한글도 가르쳐야 하는데, 바쁘다 바빠.
"양치 깨끗하게 다 하고 오면 뽀야 해줄게"
"지쨔?"
"응 진짜. 꼼꼼하게 닦고, 잘 헹구고. 그래야지 뽀야 해줄거야"
뽀야를 해준다는 말에 양치질이 좀 더 전투적으로 변한건 내 착각일까.
"주잉! 다해써!"
와다다다다-
쪽-
뽀야는 사실 내가 없는동안 심심한 민현이가 티비 드라마를 보면서 배워 온 것 같다. 그 이후로 자꾸 나한테 뽀야, 뽀야 하면서 달려드는거고.
물론 귀엽고 예뻐서 나도 딱히 거절하지는 않는다. 가끔 도가 지나칠때는 밀어내지만.
뽀야가 아니라 뽀뽀라고 일러준 적 도 있었는데 뽀야가 더 좋은지 뽀야라고 한다.
"주잉! 뽀야 한번 더 해조!"
"안돼, 이제 그만 코 자자-"
"힝.."
오늘도 애교쟁이덕분에 피곤했지만 행복한 하루였다.
암호닉 신청해주실거라고 1도 생각을 모태씁니다...8ㅅ8
망글인데 봐주셔서 감쟈해요.....
다들 사랑합미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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