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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백도] Some Day 01 (부제: 남고의 생활은 언제나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하는법)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8/2/c8231abf9a42eb949d3a6489c49cb3f6.jpg)
Some Day :: 01
(부제: 남고의 생활에는 언제나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하는법)
01
"똑바로 못 꿇냐."
"미, 미안."
딱 세 시간째였다.
변백현이 지 짝꿍을 책상 위에 무릎 꿇어앉혀 놓은지가.
필통을 꺼내다가 실수로 팔꿈치로 변백현을 건드린 것이 화근이었다.
피가 돌지 못해 덜덜 떨릴정도로 저려오는 다리에 슬쩍 몸을 비틀자 곧바로 변백현의 차가운 음성이 귀에 꽂혔다.
짝꿍은 얼른 다시 자세를 고치며 그저 속으로만 변백현을 씹고 또 씹었다.
남고의 생활은 언제나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하는 법.
그리고 보다시피 이 학교에서의 강자는 변백현이었다.
먹이사슬 피라미드 맨 꼭대기층에 변백현이 있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사들까지도 변백현의 상대가 되지를 못했다.
포기를 가장한 일종의 방관이랄까.
그렇게 무섭다는 수학 선생이 자기 수업시간 내내 책상 위에 무릎꿇고 앉아있는
변백현의 짝꿍을 보고도 못본 체 하고 있으니 말 다 했다.
도대체가 한낱 좆고딩 주제에 어쩜 그렇게 세상에 두려울게 없는지
항상 괴롭힐만한 상대를 찾는데만 혈안이 되어있는 변백현은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아 마구잡이로 패는게 가장 쉽고 재밌는 심심풀이였다.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천하의 몹쓸놈이 아닐 수 없다.
"저... 백현아. 나 행정실 다녀와야하는데 이제 그만하면 안될까...?"
"책상이 마음에 안들어? 교탁에서 꿇을래?"
"...제발. 미안해. 아까는..."
"씨발새끼가 말이 많아."
퍽! 백현의 발길질에 그대로 책상 밑으로 떨어져 버린 아이를 변백현 친구들이 끌고 나갔다.
반 아이들은 조용히 혀를 내둘렀다. 쟤는 내일 학교 못나오겠다.
하지만 이런 악랄하기 그지없는 변백현에게도 슬픈 과거가 있다.
아주 어릴 적 가장 안락해야 할 가정 속에서 철저한 약자의 삶을 살았던 것.
엄마가 번듯한 기업 회장님과 눈이 맞아 돌연 집을 나가고 아버지와 단 둘이 살기 시작했을때부터가 비극의 시작이었다.
가장 진부하고 또 잔인한 가정폭력.
아버지는 아내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모두 백현에게 풀어냈다.
백현은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벅찬 모진 학대를 혼자 견뎌내야 했다.
밥을 먹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발길질에 하루하루를 긴장 속에서 살았다.
맞다가 기절해 뼈가 부러지고 병원에 실려간 적도 여러 번이었다.
그 지옥같은 생활의 끝은 중학교 3학년이 되던 해였다.
아버지에게서 백현을 해방시켜준건 다름아닌 돈, 그리고 그 돈의 출처는 백현을 버리고 떠났던 어머니였다.
재혼해서 인생 폈으면 사모님 소리나 들으면서 행복하게 떵떵거리며 살것이지 참 불행하게도 자궁암에 덜컥 걸려버린 것이다.
그 와중에 하나뿐인 아들에 대한 마지막 예의라고 생각했는지
어머니는 으리으리한 단독주택과 함께 총 합 수억원 대에 달하는 보험금과 유산을 백현 앞으로 묶어놓고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결국, 그 돈이 백현을 방황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사고를 치면 합의금으로 막아버리면 그만이었다.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
백현은 태어난 이후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랑이란 것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리고 줘 본적 또한 없다. 방법을 알 리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어릴떄 받았던 설움을 잘못된 방법으로 씻어내고 있었다.
바로 자신이 강자가 되는 것이었다.
자신이 그리도 증오하고 경멸하던 새아버지와 비슷한 모습이 되어버렸다는걸 본인은 자각하지 못했다.
***
5교시는 지루하고 무료했다.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기어나오듯 등교한 백현에게는 기껏해야 오늘의 첫 교시지만 그 한시간 조차도 좀이 쑤셔 견딜수가 없었다.
백현은 수업 내내 핸드폰 게임만 해대다 5교시의 끝을 알리는 종이 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승훈, 일어나. 가자."
든 것 없는 가방을 둘러메고 털레털레 지 친구에게로 걸어가 등을 툭 쳤다.
책상에 엎드려 세상 모르게 자고있던 승훈이 그제서야 몸을 일으켰다.
"다른 애들은?"
"담배피러 갔겠지. 침이나 닦아 이 새끼야, 더럽다."
백현의 핀잔에 교복 소매로 대충 입가를 닦아낸 승훈이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그 모습을 보며 진짜 드럽게 못생겼네, 하며 웃던 백현의 시선이 무심코 한 곳으로 닿았다.
승훈 옆자리에 앉아 노트를 정리하고있는 남학생.
그리고 파란 명찰에 박혀있는 이름 도경수.
순간 백현의 머릿속에 얼마 전 친구들과의 대화가 스쳐지나갔다.
'야, 지난주에 우리반에 전학온 애 알아?'
'누구? 전학생 있는지도 몰랐는데. 왜.'
'그 새끼 게이래.'
이야기인 즉슨 변백현과 어울려 다니는 패거리중 한명이 우연히 게이바 앞을 지나게 됐는데,
그 곳에서 술에 떡이 된 채 업혀나오는 낯익은 남자를 봤고 그 사람이 바로 같은 반 전학생이었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변백현 패거리는 뭔 호모새끼가 하필 우리반으로 전학을 왔냐며 더럽다고 다들 신명나게 욕을 했었더랬다.
'그래서 걔 이름이 뭔데?'
'도경수.'
백현은 다시 한번 승훈 옆자리에 앉은 남학생의 명찰을 확인하고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야, 도경수."
"..."
"반갑다."
간만에 제대로 된 시비거리를 찾은 변백현의 표정에 생기가 돌았다.
***
다음날, 백현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평소보다 조금 일찍 등교했다.
안그래도 반 애들을 갈굴만한 껀덕지가 슬슬 소모되어가고 있던 이 시점에 도경수는 최신 장난감같은 존재였다.
우선 맛뵈기로 도경수의 남다른 성정체성을 까발려놓기로 한 백현은
도경수 책상 앞에 의자를 끌어다놓고 태연히 마주앉았다.
"야. 나 궁금한게 있는데."
"..."
"게이바에 뭐하러가?"
변백현이 앞에 앉던 말던 책상서랍에 교과서를 정리하고 있던 도경수의 손이 멈췄다.
"원나잇?"
이어지는 백현의 물음에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도경수에게로 쏠렸다.
뭐야? 쟤 게이바 다닌대? 교실 여기저기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호모새끼야. 왜 말이 없어. 설마 나보고 설레냐?"
"..."
"비싼 입이라서 그래? 남자들 펠라해주는 입이라?"
백현은 고개를 숙이고있는 도경수의 표정이 궁금했다.
치욕스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당황스러운 표정이 보고싶었다.
"야."
다시 한번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경수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
"..."
지극히도 무신경해보이는 표정이었다.
바로 지금 바로 이 곳에서 대놓고 성적인 말로 아웃팅 당해버린 사람이 지을 수 있는 표정이 아니었다.
"뭐야. 귀병신이야?"
백현은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 새끼 못 듣는 앤가?
자신의 예상과는 너무 다른 루트를 타고있는 현재의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너. 귀. 안들려? 손짓으로 귀를 가리켰다 엑스자를 만들어 보였다 하며
모양 빠지는 바디랭귀지를 시전하고있는 백현을 경수는 그저 가만히 쳐다보고 있기만 했다.
"도경수!"
때마침 교실로 들어온 반장이 도경수를 불렀다.
"왜?"
그리고 경수는 대답했다.
동시에 변백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야 이 씨발, 들으면서 못 들은척 한거냐 지금?"
"..."
못 듣는척 한게 아니라 들을 가치 없어서 무시한건데.
경수는 굳이 겉으로 꺼낼 필요 없는 말을 속으로 되뇌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 전학서류 누락된거 냈어?
"아니, 아직."
"지금 제출하래. 담임한테 가서 내."
"응."
경수는 아무렇지 않게 백현을 무시하고 반장의 말에만 대답했다.
경수가 그대로 백현에게서 등을 돌려 교실을 나가려는 순간, 우당탕! 순식간에 책상이 뒤집어졌다.
백현의 발길질에 경수의 책상과 책들이 온통 바닥에 나뒹굴었다.
"..."
가만히 뒤를 돌아본 경수가 백현과 눈이 마주치자 알게모르게 코웃음을 치고 교실을 나갔다.
백현은 되려 자신이 당한것같은 느낌에 그 자리에서 한참을 벙쪘다.
아주 엿같은 상황이었다.
괜한 오기가 생겼다. 변백현은 여기서 관둘 성격이 되지 못했다.
도경수가 울고 짜고 비는 모습을 꼭 봐야겠다고, 백현은 생각했다.
***
암호닉은 1편에 신청해주셨던
귀때기짱님을 제외하고 목록이 날아가버렸어요ㅠ.ㅠ
사랑하는 내님들아.... 다시한번 신청해주세요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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