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도] Some Day 02 (부제: 집착의 시작)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8/2/c8231abf9a42eb949d3a6489c49cb3f6.jpg)
Some Day :: 02
(부제: 집착의 시작)
02
우선 경수 옆자리를 꿰차고 앉기로 한 백현은
다음날 등교를 하자마자 도경수 짝꿍 뒷통수를 냅다 쌔리 갈겼다.
"야, 너 꺼져."
백현의 한마디에 경수 짝꿍은 군말 없이 후다닥 짐을 챙겨 일어났다.
그리고 경수는 옆자리에 착석한 백현에게 어제처럼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계속 무시한다 이거지, 백현의 알 수 없는 승부욕은 더더욱 불타올랐다.
여유롭게 한번 웃어보인 백현이 도경수 얼굴에 별안간 자기 얼굴을 들이밀었다.
"야."
"..."
"닌 까는 쪽이야 깔리는 쪽이야?"
"..."
"깔리는 쪽이다에 내 손가락 건다."
백현의 저급한 입방정에도 여전히 경수는 그저 교과서를 훑어보는데에만 집중한 채 눈 하나 깜빡 하지 않았다.
반 아이들이 힐끔힐끔 백현과 경수를 곁눈질했다.
"눈깔 다 안 치우냐?"
백현이 시선은 경수에게 고정한채로 낮게 고함을 쳤다.
그 말에 반 아이들이 어깨를 움츠리며 재빨리 돌아간 고개를 원위치 시켰다.
변백현의 말이 곧 법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 이래야 정상인데 도경수 이새끼는 뭐냐고.
백현은 속으로 중얼거리며 다시 입꼬리를 말아올리고곧장 경수 엉덩이에 능글맞게 손을 가져다댔다.
"여기가 남아나질 않겠다?"
"치워 씨발아."
철옹성같던 경수 입이 열린건 바로 이 때였다.
치워 씨발아 라니... 갈곳 잃은 손이 멈추고 백현은 그대로 벙쪘다.
변백현 기준에서 전혀 현실성 없는 상황이었다.
경수의 말을 마지막으로 교실에는 정적이 흘렀다.
그도 그럴것이 변백현에게 맞대응을 한건 여태까지 단 한명도 없었다.
아니, 하는게 미친 짓이었다.
백현의 행실을 단 하루라도 본 사람이라면 그럴 수가 없는 일이었다.
"..."
경수는 잠시동안 찌푸렸던 미간을 다시 풀고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다시 교과서에만 집중했다.
백현은 헛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을 쾅 한번 발로 찬 후 조용히 경수를 쳐다보며 다짐했다.
나에게 쌍욕한 남자는 니가 처음이야 널 갖고말겠어는 개뿔 학교 끝나고 존나 패야겠다고.
***
변백현 패거리는 학교 폭력의 주무대라고 할 수 있는 방과 후의 쓰레기 소각장으로 도경수를 불렀다.
부른다고 재깍 왔느냐? 차도남 경수가 절대 그냥 올 리가 없지
경수는 변백현의 호출은 가볍게 무시하고 이미 교문을 나서고 있었다.
"야이 씨발! 도경수 제대로 부른거 맞아?"
10분이 지나도록 도경수 그림자도 보이지 않자 백현은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어... 종 치자마자 여기로 튀어오라고 했는데."
"겁대가리 출장한 새낀데 오란다고 오겠냐?"
"..."
"뭐해, 잡으러 안가고."
변백현의 따까리 두어명이 눈치를 보며 소각장을 뛰어나갔다.
저렇게 대가리가 굼떠서야. 백현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한편 평화롭게 하교하고 있던 경수는 느닷없이 달려드는 덩치 두명에게 꼼짝없이 잡힐 수 밖에 없었다.
잠깐의 생각 끝에 경수는 순순히 그들을 따라나섰다.
양 팔을 잡고 끌고가니 반항은 하나마나. 소용 없는 일이었다.
체념 상태의 경수가 쓰레기 소각장에 입성 하자마자 승훈의 발길질이 경수에게 날아들었다.
"오라면 그냥 와야지 건방지게 어딜 갔다오냐, 씹새끼야."
"...윽..."
복부를 정통으로 얻어맞아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그 자리에서 힘 없이 넘어진 경수의 옷깃을 잡고 변백현 앞에 꿇어앉혀놓은 승훈이 손을 탁탁 털었다.
그런 경수를 가만히 내려다보던 백현이 그대로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이쯤 되면 겁먹을 만도 한데 전혀 그런 기색이 보이지가 않아 백현은 심기가 불편했다.
"아직도 상황 파악 안되냐?"
"..."
"되게 해줄까?"
경수의 머리채를 놓은 백현이 옆에서 기다리고있던 녀석들에게 눈짓을 했다.
백현은 여유롭게 뒤로 물러나 담배에 불을 붙이고
친구놈들 중 세 명이 한꺼번에 도경수한테 달려들어 교복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팔을 단단히 붙잡고 거의 뜯어내는 수준으로 달려드는 기세에 경수의 몸이 휘청였다.
백현이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나쁘게 웃었다.
"별 더러운 게이새끼가 자존심..."
그때였다. 백현과 경수의 눈이 허공에서 마주침과 동시에 백현의 말이 멈췄다.
찰나의 순간이었다. 빈틈 없이 마주친 경수의 눈빛이 묘했다.
백현의 심장이 기분나쁘게 쿵쿵거렸다.
단 한번도 느껴진 적 없던 죄책감이 아주 조금 고개를 들었다고 해야할까.
"야... 잠깐만."
자기도 모르게 애들을 제지한 백현이 경수와 눈이 마주친 그대로 천천히 다가섰다.
가까워질수록 그 두 눈이 선명하게 보였다.
"..."
경수의 눈을 바라보는 백현의 머리가 띵했다. 분명 익숙한 눈이었다.
굳이 말로 설명하자면 경멸이랑 슬픔이 헷갈리게 뒤섞여있는 눈빛이었는데
그 눈에서 보이는건, 자기 자신의 어릴적 모습이었다.
지금 이 곳, 경수의 눈빛은 백현의 어린시절의 눈빛과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가장 힘들고 아프고 또 비참했던 그 시절의.
그 옛날,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할때마다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지금 경수의 눈이 그대로 담아내고 있었다.
아버지는 그 눈빛을 싫어했다.
그래서 백현을 더 집요하게 구타했다.
어린 백현은 아버지의 주먹과 발을 온몸으로 참아내며 다짐했다.
난 절대로
아버지같은 사람은 되지 않을거라고.
그렇게 불현듯 어린시절의 기억을 떠올린 백현이 그 자리에서 굳었다.
야, 변백현 왜 저래? 친구들의 목소리가 귓가를 웅웅 울렸다.
그 사이 경수는 천천히 옷을 챙겨입고 비틀거리며 그대로 소각장을 나가버렸다.
백현은 그 자리에 서서 한참동안이나 움직일 수 없었다.
***
댓글은 연재의 힘....♥
다음 글
이전 글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EXO/백도] Some Day 02 (부제: 집착의 시작) 13
11년 전공지사항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