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징어] 한국에서 왔어요. 02
잘자, 내 꿈꿔. (부제 :: 晚安. 梦到我哟.)
♡암호닉♡ |
레몬라임 요고 |
집 구경을 실컷하고 루한의 집으로 들어왔다.
타오는 루한의 어머니를 도와 저녁 준비를 한다고 했다. 남자들이 요리하는 게 예의라면서.
지어, 우리 밥, 이따 머그러 와. 하며 손을 흔들길래 나도 똑같이 손을 흔들어줬다.
"루한. 나도 저녁 준비 도와야하지 않을까?"
"괜찮아."
괜히 걱정이 돼, 물었더니 괜찮다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 루한이었다.
머리 쓰다듬는 게 습관인가봐. 자꾸만 내 머리를 쓰다듬는 루한의 행동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침착해, 침착. 이런데서 모태 솔로 티내는 거 아니야.
"징어 방은 내 방 옆이야."
"아, 진짜?"
"응. 일부러."
2층으로 올라가야 한다며 공항에서 그랬던 것처럼 내 손을 잡아오는 루한에, 또 얼굴이 빨개지는 것 같아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그런 나를 쳐다보던 루한은 자신의 옆 방이 내 방이라면서 웃었다.
"만약에 뭐 필요하고 그러면, 나한테 제일 먼저 말하라고."
[鹿 晗]
문패에 정갈하게 써있는 한자는 루한의 이름인 듯 했다. 루한. 발음이 참 예쁜 것 같아. 나중에 무슨 뜻인지 물어봐야지.
딴 생각에 잠겨있던 찰나, 루한의 손에 이끌려 방으로 들어왔다.
방 안은 온통 분홍색이였다. 크고 작은 아기자기한 인형부터, 커다란 창문까지.
루한의 말하길, 루한의 부모님이 루한의 여동생을 원했지만 중국은 남자 아이를 선호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으셨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오는 날만 기다리셨다고. 루한의 아버지는 내가 오기 전부터 방을 꾸미시면서 루한에게 이건 어떠니, 저건 어떠니, 하고 물어보셨다며 한 숨을 쉬는 루한의 모습에, 크게 웃었다.
걱정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곳이였다. 이 곳은.
내성적이던 내 성격을 잊어버릴 만큼 편안한 분위기에, 기분 좋게 저녁 식사를 마쳤다.
집이 워낙 크기 때문에 방 안에 화장실이 있었다. 씻고 잠옷까지 갈아입고 나오니, 내 책상 의자에 앉아있던 루한과 눈이 마주쳤다.
"계속 여기 있었어?"
머리를 말리려고 캐리어에서 멀티탭과 드라이기를 꺼냈다. 그런 내 모습을 하나, 하나 지켜보던 루한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설명해줄려고."
"응? 설명?"
"내일 징어, 너도 학교 가야하니까."
"벌써부터 떨려."
"나랑 반은 같아. 그니까 걱정하지마, 징어."
심각한 표정을 짓는 루한의 모습이 웃겼다.
루한 덕분에 걱정은 안 되는데, 그냥 새로워서 떨리는거야. 하고 웃어주니 그제서야 표정을 푸는 루한이었다.
"晚安. 梦到我哟."
루한이 나지막하게 말을 남기고 내 방을 나갔다.
나름 생활 중국어는 할 줄 안다고 자부했는데, 아닌가봐. 하나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드리고 침대에 누웠다.
원래 내 침대가 아니면 잠이 안 오는데, 침대가 폭신해서 그런가. 침대에 누우니 왠지 모르게 잠이 솔솔 밀려왔다.
옆에 주르르 놓여진 인형 중, 빠오즈를 닮은 강아지 인형이 있길래 냉큼 품에 안았다.
하얀게 꼭 빠오즈 같아.
"지어. 자?"
"...타오?"
불이 꺼져있어 깜깜해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로 타오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응. 나 타어야."
"할 말 있어?"
"지어 잘자라고. 그래서 와써."
아이같이 순수한 타오의 모습에 또 한번 웃음이 나왔다.
귀여워. 그치? 비록 키는 엄청 크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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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에요. 첫편에서 독자님들께 과분한 칭찬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하트♡ 이른 시간에 올려서 많이 못 보실까봐 걱정돼요. 혹시나 차 안에서 지루하시면 읽으시라고...꼭두새벽부터 올려요. 그치만 차 움직이는데 읽으시면 멀미나요. 그건 금지!
참, 루한이 마지막에 말한 중국어는 잘자, 내 꿈꿔. 라는 뜻이에요. 오늘의 제목이기도 하고요. 조금 더 이야기를 펼치려다가, 구구절절 늘어뜨리는 것 같아 여기까지만 올려요. 다음 편에서는 루한이와 타오, 그리고 새로운 멤버가 등장한답니다.
어쩌다보니 첫글의 시작이 설날이 됐네요. 뜻 깊다. 독자님들. 설날인 만큼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아직 날이 많이 추우니 감기 조심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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