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징어] 한국에서 왔어요. 04
소매치기. (부제 :: 길을 잃었다.)
"징어. 집 가는 길 알아?"
"...아마도?"
나는 아직 중국어가 능통하지 못해 오전 수업만 들어야 된다고 했다. 그래서 다른 학생들은 4시에 하교하지만, 나는 11시 40분에 하교하게 되었다.
집에 가는 길을 아냐며 나를 걱정하는 루한이였다.
흐리는 내 대답을 들은 루한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루한을 걱정시키고 싶진 않아 원래 길을 잘 찾는다고 걱정말라며 손을 저었다.
왔던 길 그대로만 가면 되겠지, 뭐.
그렇게 당당하게 걸어나온 내 자신감이 문제였다.
"아까 왔던 길 같은데..."
분명 학교에선 12시쯤에 나왔는데, 시계는 벌써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루한과 타오와 걸어왔던 길을 기억해내 걸었지만, 학교 올 때는 짧았던 거리가 길게 느껴지기 시작할 때부터 깨달았다. 내가 길을 잃었다는 걸.
어떻게든 스스로 길을 찾아가 보려고 했지만, 중국이 조금 넓은가. 골목, 골목으로 이루어져 있는 모습에 한숨을 쉬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루한한테 부탁하는 거였는데. 내가 너무 섣불렀다.
"문자라도 해볼까."
수업 중이라 전화는 안 되겠지? 문자라도 해볼까, 하는 심정에 루한에게 문자를 보내려던 순간이였다.
누군가 내 어깨에서 가방을 끌어내리려 안간힘을 쓰는 게 느껴지는 게.
"뭐하시는 거에요!"
내 가방을 끌어내리려던게 무리라고 생각했는지, 가방을 열고 물건을 뒤지던 남자가 소리치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뭐, 뭘 봐!"
몸을 버둥거리는 나를 말없이 한참동안 쳐다보더니 미안, 하고 내 가방에서 손을 떼는 남자였다.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건지 모르겠지만."
"..."
"이 골목은 오지마. 위험하니까."
벙 쪄있는 나를 뒤로하고, 유유히 걸어가는 남자였다.
"저기, 저기요."
무작정 뛰어가서 남자를 잡으니, 남자가 놀란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한국어 할 줄 아시면...길 좀 알려주세요."
남자는 내 예상대로 한국인이였다. 나이도 동갑이였고.
내 이름을 말해주니, 당황하던 남자가 이내 박찬열이라며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내가 갔던 골목은 꽤 위험한 골목이란다. 찬열이 혼자 다닐 땐 절대 골목으로 다니지말라며 나를 타일렀다.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냐고 물어보자, 아까처럼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찬열이 나도 몰라. 하고 고개를 숙였다.
묻지 말아야 할 걸 물었나보다.
"너 핸드폰 있어?"
"...아니."
또 묻지 말아야 할 걸 물었나보다.
괜히 미안해지는 마음에 다른 곳을 쳐다보았다.
"너 교복 입은 거 보니까 어디 학교인지 알겠다."
"아, 여기 알아?"
"어. 예전에 다녔었..."
말을 잇던 찬열이 말 끝을 흐렸다.
아직 많이 편한 사이는 아니니까 나중에 들어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부러 대화의 주제를 바꿨다.
"얼마나 더 가야 돼?"
"조금만 가면 돼.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라서."
4시에 가까워지는 시간을 보고 마음이 다급해졌다. 루한이랑 마주치게 된다면 왜 이제서야 오냐고 물어볼 게 뻔하니까.
"어, 다 왔다."
익숙한 길이 보이고, 이내 루한의 집이 보이길래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런 내 모습을 보던 찬열이 잘 가, 하며 뒤를 돌았다.
왠지 모르게 찬열이를 그냥 보내면 다시는 못 만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찬열아!"
다짜고짜 찬열이를 부르자 아까처럼 놀란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길래, 찬열이 정확하게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소리쳤다.
"우리 학교 안다고 했으니까, 심심할 때 나 찾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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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에요. 오늘 조금, 아니 많이...오글거리는 이야기를 넣어봤는데. 어떠신가요? 찬열이를 등장시키고 싶은데, 어떤 식으로 할까 생각해보다가 중국 풍경이 떠오르더라구요. 실제로도 중국엔 소매치기가 정말 많아요. 특히 밤이 되면 둘이 다녀도 위험하거든요. 혹시 찬열이를 대입시키면 어떨까, 하고 생각만 했는데. 또 일을 저질렀네요.
문제는 제가 봐도 오글거려서. (부끄) 오그라든 손, 발은 제가 펴드리겠습니다. 흐흐.
항상 말씀드리는 거지만, 부족한 제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기대해주시는 만큼 부응하고 싶은데...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좋아해주시니까 많이 뿌듯하답니다.
오늘 날씨가 되게 춥던데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도 내일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그럼 우리 다음 편에서 만나요!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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