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징어] 한국에서 왔어요. 01
교환학생. (부제 :: 중국말은 못해요.)
"와, 사람 진짜 많다."
공항 정문에서 기다린다던데, 정문이 어딘지 알아야지. 차라리 옷 차림새나 물어볼 걸 그랬나봐.
게이트를 나오자마자 들려오는 낯선 언어에 겁을 먹었다. 아직 생활 중국어 밖에 깨우치지 못한 터라 아무나 붙잡고 물어볼 수도 없었다.
연락처가 있으니 전화해볼까. 근데 로밍이 됐을려나?
"징어?"
핸드폰 전원을 키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려서 툴툴거리던 찰나,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길래 앞을 쳐다보았다.
"징어. 너 징어."
"어...맞는데."
엄마가 내 사진을 보냈다더니, 다행히도 내 얼굴을 알아봤나보다.
계속 내 이름을 부르는게 왠지 내가 맞냐고 묻는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니 남자가 환하게 웃었다.
내 캐리어를 가져가더니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길래 얼른 남자의 뒤를 쫓았다.
나는 공부를 잘 하는 편이 아니었다. 공부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그런 나를 아는 엄마는 눈을 넓히고, 언어도 익혀오라며 교환학생을 신청해보는 건 어떠냐고 권유했다. 딱히 학교 생활에 미련이 남진 않았던 내 대답은 긍정이였다.
국가를 선택 할 수 있었는데 평소 중국에 관심이 있었고, 학교에서도 중국어를 배웠던지라 중국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중국에 가겠다고 했더니 나라끼리 거리도 가깝고 문화도 비슷해서 괜찮다 싶었는지, 부모님도 긍정적이셨다.
그렇게 나는 중국에 오게되었다.
"루한."
"응?"
"루한. 내 이름."
"루한. 내 이름."
한참 생각에 잠겨있는데 남자가 꺼낸 말이었다.
루한이면 내가 홈스테이 하기로 한 집에 산다는 학생이였는데? 중국인인데 한국말도 할 줄 아는구나.
"조금 해. 한국어."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건지 곧바로 한국어를 조금할 줄 안다며 웃는 루한이였다.
"조금이 아니라 엄청 잘 하는데?"
"고마워."
공항 정문에 도착해서 캐리어를 세워놓던 루한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뭐, 뭐야. 당황해서 얼굴이 빨개지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숙였다.
"귀여워. 징어."
중국인은 원래 부끄러움이 없나?
"징어? I'm glad to meet you."
"T...Thank you. Glad to meet you too."
루한의 부모님이 차 안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는지 차 트렁크에 캐리어를 싣고 차에 타니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한국어는 못 하시는지 영어로 물어오셨는데, 영어에 익숙치 않은 나는 당황해서 말을 더듬어버렸다. 그래도 기본적인 영어는 알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옆에서 내 모습을 보던 루한이 웃었지만.
루한의 집으로 향하는 도중, 루한의 아버지가 중국어로 무언가를 물어보시는 것 같은데 아직 생활 중국어 밖에 모르는 나는 대답을 하지 못 했다. 내가 대답을 하지 않고 어색하게 웃고있자 중국어를 못 한다는 걸 아셨는지 크게 웃으셨다.
이럴 줄 알았으면 중국어 시간에 열심히 들을 걸.
울상을 짓자 루한이 그런 나를 보며 또 웃었다.
한참동안 나는 알아듣지 못 하는 중국어가 오가더니 루한과 루한의 아버지, 어머니까지 웃으셨다.
무슨 말인지 알고싶어서 루한을 쳐다보자 나랑 눈이 마주친 루한이 아빠가 징어 귀엽대, 라고 말했다.
중국인은 부끄러움이 없는 게 확실해.
집에 도착할 때까지 루한과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다니게 될 학교에는 이미 한국인 교환학생 여러명이 재학 중이라고 했다. 그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던 루한은, 마침 학교에서 교환학생이 오는 시기라며 홈스테이를 계약할 학생을 구한다길래 바로 지원했다고 했다.
그래서 루한이 한국말을 잘 하는 거였구나.
혼자 어떻게 지내나 싶었는데 내가 지낼 반에는 루한도 있고, 나와 같은 교환학생이 또 있다고 루한이 말 해줬다.
어느새 루한의 집에 도착했다.
짐을 옮기는 것도 잊어버리고 마당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화단에 시선이 꽂혔다. 루한의 어머니가 꽃을 좋아하시는지, 예쁜 꽃들이 화단에 자리 잡고 있었다.
집 진짜 예쁘다. 드라마에서 나올 것 같이 생겼어.
내가 마당을 둘러보는 사이, 루한의 부모님과 루한 사이에 몇번 중국어가 오갔다.
이내 루한이 징어. 하고 내 이름을 부르길래, 루한을 쳐다보니 집 구경 시켜줄게. 하곤 내 손을 잡았다.
루한의 부모님이 내 짐은 방에 정리해둘테니 집 구경을 시켜주라고 하셨다고 루한이 말했다.
"우와, 너 강아지 키워?"
"응. 빠오즈야."
"빠오즈?"
"응. 빠오즈야."
"빠오즈?"
문 앞에 앉아있는 하얀 강아지를 가르키니 빠오즈라며 강아지를 껴안는 루한이였다.
빠오즈, 억양도 되게 귀엽다.
"중국말로 만두라는 뜻이야."
"이름 진짜 잘 지었다. 잘 어울려."
"귀엽지."
"응. 진짜 귀여워."
몽글몽글한 털을 쓰다듬자 내 손에 볼을 부비는 빠오즈였다. 귀여워, 귀여워. 빠오즈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데 루한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어눌한 한국말. 용캐 알아들은 내가 어, 한국어? 하고 말하자 루한과 이야기하던 남자가 날 쳐다보았다.
"어, 지어?"
"...응?"
"너가 지어야?"
"...응?"
"너가 지어야?"
새는 발음이지만 뭔가 내 이름 같은데. 아까 루한이 그랬던 것처럼 내 이름을 묻는건가, 싶어서 고개를 끄덕이니 남자가 우와, 너가 지어야. 지어. 하면서 웃었다.
"아. 타오 이야기를 안 했다."
"타오?"
"응. 우리 집에 같이 살고있어. 堂弟...를 뭐라고 설명하지?"
"아, 堂弟 알아. 한국말로 사촌동생이라고 해."
"타오?"
"응. 우리 집에 같이 살고있어. 堂弟...를 뭐라고 설명하지?"
"아, 堂弟 알아. 한국말로 사촌동생이라고 해."
"징어. 중국어할 줄 알았어?"
그건 학교에서 배웠거든. 루한이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길래 으쓱해보였다.
"나는 타어, 타어야. 너는 지어."
서툴게 자기를 소개하는 타오가 귀여워보여 웃으니 똑같이 따라웃는 타오였다.
엄마, 나 교환학생 신청하길 잘한 것 같아요. 앞으로가 기대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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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글잡담은 처음이여서 너무 떨려요. 쓰고싶던 글이 많아서 임시 저장함만 가득 채웠는데, 결국 일을 저질렀네요. 첫편인데 글이 짧은 건 아닌가, 걱정이 돼요. 전개가 빠른 편인지 느린 편인지 저는 잘 모르겠어서 걱정도 되고...어떠신가요? 앞으로 자주 뵀으면 좋겠어요. 아 참, 오늘은 어쩌다보니 루한이 분량이 많았는데 앞으로 다른 멤버들도 많이 나올 거에요. 러브라인은...이번 편만 보면 루한이 같죠? 아무도 몰라요. 작가도 몰라요. 흐흐. 피드백은 남겨주신다면 달게 받을게요. 혹시 맞춤법이나 오타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다음 편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