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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Via Latea 전체글ll조회 835l

 

 

 

 

 

 

 

 

 

 


거북이의 수족관
w. 플라밍고

 

 

 

 

 

 

 

 

 


느리지만, 느리기에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 모든 사소함과 웃음, 이야기, 뒷모습, 그늘에 가려 사라지는 그림자. 이 쪽을 보며 웃는 그 찰나도, 나에게는 느리게 스친다. 느린 찰나. 잔상처럼 머물고, 아득하게 흐려지다가 나에게서 시선이 떨어지면, 나의 머리는 돌아가는 고개와 흩어지는 웃음으로 가득 찬다. 참 나쁘게, 이미 내게서 떨어진 시선과 웃음, 내 쪽을 보지 않는 고개마저도 느리게 남는다. 그러다가 터뜨리는 뒤늦은 웃음. 나를 보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바라보는 일은 항상 그렇다.

 


무너지는 선은 익숙하다. 차학연은, 누구에게나 다정하다. 누구에게나. 차별없이 쏟아지는 애정과 관심. 따뜻한 만큼 매정하고, 매정하지 못한 사람이기에 더욱. 바라보는 나에게는 더욱. 향하는 손길에는 어설픈 웃음을, 떼어지는 손가락에는 다문 입술을. 미처 보여줄 수 없는 표정과, 감정이 드러날까 싶어 수없이 삼킨 한숨. 하지만 우습게도, 무너지는 선에서 무너지지 않는 걸음도 익숙하다. 아끼지 않고 터져나오는 웃음이 좋아, 한참을 보고 있다가 다른 쪽으로 관심이 돌아갈 즈음에, 차학연, 하고 덧없이 이름을 불러보았다. 그러면 곧장 내 쪽으로 시선을 두며 놀란 눈을 하다가, 아무 말이 없자 눈가를 가늘게 하곤 웃었는데, 그 자체로 덧없지 않은 이름이 되곤 한다. 그 웃음이 좋다.

 

 

 

 

 

 “ 너 거북이 닮았어. ”

 

 

 

 

 

쉬는 시간이었다. 너 준비하는 것도 느리고, 생긴 것도 좀 닮은 거 같아, 웃음 섞인 말. 앞자리에 앉아 있던 차학연이 등을 돌려 나를 보며 웃었다.

 

 

 

 

 

 “ 아, 거북이보단 빨라. ”

 

 

 

 


퉁명스레 대꾸하며 표정을 찡그리자 소리내어 터지는 웃음. 결국에는 나도 웃어버렸다. 이미 관심은 내가 아니라 다른 아이에게로 넘어갔음에도, 시선을 떼지 못하는 건, 순전히 그 웃음이 좋아서. 다른 누군가를 향한 웃음이라도, 보고 싶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고 언젠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우스운 것은 나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지내는지 잘 몰라, 문득 정신을 차리면 감정은 더해지고 커져 시선을 떼지 못하는 오늘이 있다. 차학연. 그 이름이 좋다고 느꼈을 즈음 아쿠아리움에 가게 되었다.

 

 

 

 

 

 “ 이런 데 진짜 오랜만이다. ”

 

 

 

 

 

어렸을 적에 부모님 손을 잡고 왔으려나. 고개를 들고 둘러보는 곳마다 어두운 푸른 빛.

 

 

 

 

 

 “ 너 보러 가자. ”

 

 

 

 

 

위로 형이 두 명. 그래서인지 장난을 치거나 내 쪽에서 손을 뻗어 어깨를 감싸는 일에는 익숙하지만 도리어 손길이 닿으면 어색하여 굳어버리곤 하는데, 차학연은 손을 뻗는 것도, 뻗어오는 손에도 익숙하다. 내 손목을 잡아쥔 손가락을 차마 뿌리칠 수 없었다. 들뜬 표정이 그대로 드러나 앞장서 가는 차학연의 뒤를 따랐다. 좋아? 응, 재밌어. 펭귄 귀엽던데. 아, 맞아, 진짜 귀여웠어. 키우고 싶다. 실없는 농담. 그게 뭐야, 하는 표정을 하면서도 터뜨리는 웃음. 어렸을 적 기억의 터널은 조금 더 크고 웅장했던 것 같았는데. 상어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일이겠지만, 나는 상어보다 아직 내 손목을 잡고 있는 차학연이 신경쓰였다.

 

 

 

 

 

 “ 불러도 안 오겠지? ”

 

 “ 불러 볼까? ”

 

 

 

 

 

유리에 손가락을 대고 거북이, 어딨어, 장난스런 목소리를 내었더니 차학연이 와르르 웃었다.

 

 

 

 

 

 “ 빨리 네 친구들 불러와. ”

 

 

 

 

 

나는 그 순간이 좋았다. 차학연이 온전히 나를 보아주는 것 같아서. 부러 우스운 표정을 하며 멀리 헤엄치는 거북이를 보는 척, 옆을 힐끔거렸다. 그러다가 내 손목을 쥐고 있던 차학연의 손가락이 떼어졌을 땐, 아아, 그게 왜 그렇게 아쉬웠는지. 잡혀있던 내내 어색하여 떼어내고 싶었던, 그 손가락이.

 


거북이는 그저 저 멀리서 물결을 끌며 헤엄칠 뿐이다.

 

 

 

 

 

 

 

 

 


토끼는 자만하고, 거북이는 느리게 걷는다. 느린 걸음은 자만에 빠져 잠이 든 토끼를 이긴다. 그리고 나는. 나는 여전히, 느리게 걷는다. 동화책 속의 거북이가 그런 것처럼, 나도 잠 든 토끼를 깨우지 않고 걸어나갈 수 있게 등을 밀어줄 무언가가 있었으면 했다. 차학연이 나를 봐주었으면, 아니, 옆에 있어주었으면, 아니, 그냥 항상 웃었으면. 흔들흔들. 나는 여전히, 느리게 걷지만, 잘 모르겠다. 차학연을 두고 내가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조금은 욕심을 부리다가, 다음 날이 되면 마음을 내어주다가, 또 다음 날이면 허물없이 웃다가.

 


감정은 언제부터, 라고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내가 언제부터 차학연을 보고 있었는지 단언할 수 없다. 아마도 그 어떤 사소함이 내가 저를 보게 만들고, 닿길 원하고, 웃어주길 바라게 했으리라. 그래도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열여덟, 그 어설픈 나이를 흔들곤 한다.

 


비가 왔었다. 흙모래를 가라앉히고, 풀잎에 닿으며 비린내를 풍겨오는 습한 공기. 하필이면 다음 교시가 체육이었기에, 공을 차고 뛰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의 어린 짜증이 쉬는 시간을 채웠다. 후두둑, 쏟아지는 빗줄기에 비스듬히 열린 창문을 닫는 나를 차학연이 불렀다. 한 손에는 매점에서 사온 간식들을 들고 손짓을 했다. 이재환, 짧게 불리는 이름에 어어, 하고 느린 답을 했다.

 

 

 

 

 

 “ 네 우산 큰 거지? ”

 

 “ 응. ”

 

 “ 그럼 나랑 체육관 좀 같이 가줘. ”

 

 

 

 

 

매점 갔다 오다가 체육쌤이랑 만났는데, 다음 교시 우리 반인 거 알고 나한테 심부름 시켰어. 우리 반은 자습 시키고 1층에 공 모아둔 거 있으니까 그거 체육관으로 옮기래. 나랑 같이 가자…, 차학연이 내게 부탁한 일은 제 뒤에 서서 우산을 좀 들어달라는 것이었는데, 내가 공을 들겠다고 해도 고집을 피우는 게 웃겨 그냥 알겠다고 했다. 공이 담긴 통을 양팔로 껴안고 걸음을 옮기는 차학연을 따라가며 우산을 들었다. 학교 건물과 따로 떨어진 체육관은 그리 멀지 않았는데도, 비가 내려서인지 걸음은 더디게 이어졌다.

 

 

 

 

 

 “ 너 비 다 맞고 있는 거 아니지? ”

 

 “ 완전 축축하니까 빨리 가. ”

 

 

 

 

 

마음에도 없는 말. 웃음을 삼켰다. 시선을 내리면 짧게 친 머리 아래로 유독 긴 목이 드러났는데, 서늘하게 드러난 목선이 좋아 시선을 돌리지 못했다. 마른 목. 도드라지는 선. 단정하게 정리된 머리칼은 아슬아슬. 숨이 막혔고, 겨우 입으로 뱉은 숨은 더웠다. 숨이 목에 닿았는지 움찔이는 그 광경마저도, 소리내어 감탄조차 터뜨릴 수 없을 만큼 좋았다. 지금까지도, 차학연은 전혀 모르겠지만. 얼마 뒤, 자리를 바꾸었을 때, 차학연의 뒷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나는 차학연의 옆자리보다도, 그 여린 목을 볼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간지러웠다.

 


드문 일이었지만, 차학연은 아주 가끔 점심을 거르곤 했다. 이유는 대부분 잠이 와서. 책상 위에 한 쪽 볼을 대고 누운 차학연의 눈 위로 손을 저으며 밥 안 먹어? 물었더니, 잠에 취한 목소리가 안 먹겠다 답했다. 야, 이재환, 안 와? 차학연 밥 안 먹어? 교실 뒷문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 나는 먼저 가라 손짓했다. 차학연은 잠이 든 것 같지 않은데, 이름을 부르면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는다. 불 켜진 교실엔 나와 차학연 뿐이었고, 4교시를 끝마치는 종이 울리자마자 급식소로 달려나가는 아이들의 발소리도 모두 지나갔다.

 

 

 

 

 

 “ 학연아. ”

 

 “ … … …. ”

 

 “ 차학연. ”

 

 “ … … …. ”

 

 “ 자고 있어. ”

 

 

 

 

 

엄지 손가락을 내 입술에 꾹 붙였다 떼고는 천천히 손을 내렸다. 얌전히 다물린 입술 위에 엄지 손가락을 대었다. 움찔거리는 눈가에 놀라 얼른 손을 빼내었다. 손가락 끝에서 맥이 뛰는 것만 같았다. 쿵쾅. 쿵쾅. 차학연이 몸을 뒤척이며 제 얼굴을 팔 아래로 가려버렸고, 서늘하게 드러난 목이 남았다. 손가락 끝에서부터, 내 입술로, 가슴께로. 쿵쾅. 쿵쾅. 고개를 숙였다.

 


머리칼 아래로 드러난 목. 그 위로 내 입술이 닿았다.

 


급하게 고개를 들고 뒤늦게 주위를 살폈다. 역시나 텅 빈 교실과 조용한 복도. 잠이 든, 그래야 할, 차학연.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아랫입술을 깨물며, 꾹 깨문 입술로 피가 몰리는 걸 느끼며, 이상하게 울고 싶은 감정과 탄식을 삼켰다. 아아, 이제 어떡하지.

 

 

 

 

 

 

 

 

 


다시 거북이를 보러 갔다. 이번엔 혼자서. 차학연과 나란히 서서 거북이를 불렀던 자리에 가만히 멈추어, 유리에 손가락을 대고 건반 두드리듯 움직였다. 물 속에서의 거북이는 누구보다 빠르게 헤엄친다. 그리고 가장 강한 등을 가지고 있다. 비단 같은 물결을 가르는 어두운 녹색. 멀미라도 난 것처럼 어지러운 터널 안에, 가만히 서서 거북이를 불렀다. 저렇게나 빠르게 유영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거북이는 제 등껍질보다 단단한 유리는 뚫고 나올 수 없다.

 


토끼와 내기를 한 거북이는 어쩌면, 조금은 후회했을 지도 모른다. 승패가 확연하게 갈린 것 같은 길. 물 한 방울 없는 땅.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재빠르게 달려나간 토끼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며, 자꾸만 뒷걸음질 치고 싶어 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떠한 확신도 없었다 한들, 거북이는 앞으로 나아갔다.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려 해도, 거북이에겐 그 길이 긴 걸음이었을 테니. 다시 처음으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든 감정을 씻어내리기엔 너무 늦었다.

 


빠르게 헤엄치면 모든 순간들도 빨라질 것이라 착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지독하게 느린 감정과 시선들은 투명하지만 가로막힌 유리에 부딪치고 메아리 쳐 돌아올 뿐이었다. 차학연과 같이 우스운 소리를 내며 교실 뒤에서 장난을 칠 때에도, 괜한 소리에 풀 죽은 내 어깨를 쓸어 일으키는 사소한 손길에도, 무심하게 불리는 이름, 그게 좋아 못 들은 척 하고 있는 내게로 향하는 목소리에도. 열여덟의 덧없는 물결은 모두 나에게로 나오고 다시 나에게로 쏟아진다.

 

 

 

 

 

 “ 좋아하는 애 있어? ”

 

 

 

 

 

하고. 그 물음은 너무 갑작스러운 것이라 숨을 삼켰다. 절로 커진 눈으로 차학연을 보았다. 혹시라도, 그 날, 내가 제 목에 입을 맞추었던 것을 알고 있는 걸까. 잠이 든 게 아니라, 그저 눈만 고요히 감고 있었던 걸까. 마른 입술을 핥았다. 차학연은 한참 나를 보다가 눈을 가늘게 접으며 웃었다. 야, 너 완전 티나, 의도 모를 말. 어설프게 입꼬리를 올리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 예쁜 애야? ”

 

 

 

 

 

어깨를 빳빳하게 만들던 긴장과, 순식간에 생각해낸 변명들이 무너졌다. 차학연은 알지 못한다.

 

 

 

 

 

 “ 어, 완전 예쁘지. ”

 

 

 

 

 

부러 과장하여 말하는 목소리 끝이 잘게 떨렸다.

 

 

 

 

 

 “ 우리 재환이 다 컸네. 누구 좋아하기도 하고. ”

 

 

 

 

 

장난스러운 대답. 그렇게, 짧게 호들갑을 떨다가 고개를 푹 숙여 웃었다. 괜한 말이 터져나오지 않도록 입술을 깨물고는 고개를 들었고, 그러면 반듯하게 웃는 얼굴이 나를 보고 있었다. 나 어제 아쿠아리움 또 갔다? 거북이 보고 왔어, 거북이. 이번엔 부르니까 내 쪽으로 오더라. 진짜 나랑 닮았나? 두서 없이 흐르는 말. 차학연이 웃으며 “ 어, 너랑 진짜 닮았어. ” 하고 대꾸했다.

 

 

 

 

 

 “ 그 애가, 나보고 거북이 닮았데. ”

 

 “ 누구? 네가 좋아하는 애? ”

 

 “ 응. 내가 좋아하는 애가. ”

 

 “ 그 애도 그래? ”

 

 

 

 

 

그 애도. 차학연은 모른다. 그 애도, 가 아니라. 그 애가, 그래. 그 애가. 물론, 나는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 그거 알아? ”

 

 “ 뭐? ”

 

 

 

 

 

차학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 말을 기다렸다.

 

 

 

 

 

 “ 거북이는 한 번 물면 절대 안 놓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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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켄엔] 1666 PROJECT : 거북이의 수족관 | 인스티즈

 

안녕하세요, 플라밍고 입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전 거북이가 정말 좋아요.

 

모두 좋은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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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 Latea
열두시에 눌렀는데 왜 일분 늦게 올라갔지ㅠ_ㅠ 정말 죄송합니다ㅠ_ㅠ
10년 전
독자1
와 마지막 말 의미심장하네요ㅠㅠㅠ한 번 물면 놓지않는다는건 학연이를 포기하지않겠다는건가???ㅠㅠㅠ학연이 목에 뽀뽀하는 부분에서는 제가 더 콩닥콩닥 떨리더라구요ㅠㅠㅠ너무너무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당♥♥♥
10년 전
Via Latea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거북이같은 재환이니까, 학연이가 너 거북이 닮았어, 하고 말하는 그 순간부터 그럴 거예요. 학연이에 대한 감정을 앙! 물고 유유히 헤엄치면서ㅎ.ㅎ 고마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10년 전
독자2
아아 뭐야 학연이 어렴풋이 아는 것 같기도 하고 재환이 마지막 말 너무 설레요 ㅠㅠㅠ 거북이는 한 번 물면 안 놓는다니... 영원히 안 놓아줬으면 좋겠네요 ㅠㅠ 제가 켄엔 좋아하시는 건 어ㄷ떻게 아시고... 큥큥이에요!
10년 전
Via Latea
큥큥님, 안녕! 짝사랑이라서, 형더쿠 재환이한테 조금 더 어울렸으면 했어요. 여전히 부족한 글이지만ㅠ.ㅠ 미묘한 선은 너무 어렵네요ㅠ_ㅠ 그래도 설레는 마음으로 읽어주셔서 다행이에요. 아마도 영원히 안 놓을 거예요ㅎㅅㅎ!
10년 전
독자3
꿈에 왠지 아쿠아리움 거북이가나오거나 은하수 사이에 거북이가 지나다닐듯 하네요 항상 작가님글은 잔잔한데 엄청 일렁여서 좋아요 마지막말에서 완전 심장이 쿵하고 떨어진거 있죠 그만큼 의미심장한 만이였어요...
10년 전
Via Latea
잘 잤어요? 은하수 사이에서 헤엄치는 거북이 등에 타고 이곳저곳 스쳐가는 예쁜 꿈을 꾸셨으면 좋겠어요ㅎ.ㅎ! 의미심장한, 그래서 학연이도 어렴풋이 무언가를 느끼지 않았을까 해요. 좋은 꿈 꾸고 더없이 좋은 하루 보내요! 고마워요@"@!
10년 전
독자4
어우 진짜ㅠㅠ 또 이렇게 잠들지 못한 밤은 늘어가고, 맨날 여지를 남김 당하던 차여지는 이렇게 재환이에게도 여지를 남김당하나요. 넌 왜 나한테 이러는데, 보다도 이번은 아마 난 왜 너한테 이러는데, 가 맞겠죠. 으ㅠㅠㅠㅠ진짜ㅠㅠ 목 뒤에 입맞추는 거 진짜 제 로망인데ㅠㅠ 제가 이구역 목성애잡니다ㅠㅠ 학연아ㅠㅠ 재환아ㅠㅠ
저는 작가님이 좋아요. 하트점하트! 암호닉이 있지만 이번만큼은 비밀이예요ㅎㅅㅎ
아쿠아리움은 한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상상할 수 있어요. 물 그림자를 뒤집어 쓰고, 교복을 입고, 손목을 잡고. 일렁이는 물 아래에서 일렁이는 마음과 감정들이, 놓을 수도 없은 마음들을 만들어서 결국 목에 사랑을 수 놓게 만들었다고. 사랑스러워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첫사랑이란 이런 거겠죠. 사랑스럽고, 어리고, 어리지만 마음만은 어리지 않아서 아프고, 외롭고, 두렵고, 결국에 사랑스럽고. 진짜 꿈속을 헤엄치는 것 같아요.
작가님, 나는, 결국 말하지 못했어요. 거북이가 아니라서, 등껍질 안으로 숨어버려서 내 스스로가 거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나봐요. 나는, 나는. 바닷가에 살았어요. 어렸을 때. 그 넓고 어두운 바다가 무서워서 수영을 배워야지,하다가 그 친구를 처음 만났어요. 같은 마을 친구였는데 수영도 잘하고 잠수도 잘해서 부쩍 미역이나 예쁜 돌들을 주워주곤 했는데. 반쯤 허리가 잠겨서, 해 지는데, 온통 노을을 뒤집어쓰고, 돌아보면서 웃는데. 근데 결국 좋아해, 그 말 한마디 못하고. 한번 물어보지도 못하고, 아니, 거북이가 아니니 물었는데 쉽사리 포기한 거겠죠. 미안해. 느리다고 발로 차지 않을겡... 너 대단한 아이였구나. ㅇㄴㅇ
재환아, 하고 부르다 그냥 웃어버리고 말았어요. 내가 보기엔 차학연 저거 다 알면서 저러는 것 같은데(ㅇㅅㅇ), 교복 하나로 다 용서해버려요. 예전에는 짝사랑,이 왜 사랑이라고 불리는 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사랑은 일단 두사람부터 시작되는 감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혼자 사랑할 수는 없다고.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어렸네요ㅎㅅㅎ 근데, 사랑이 꼭 쌍방일 수도 없다는 걸, 혼자 할 수도 있다는 걸, 그래서 그 어린 날의 너에게 미안해. 재환아, 미안해.
아, 오늘 감수성 폭팔하네요ㅠㅠ 부끄럽게ㅠㅠ 나 원래 이런 이미지아닌데ㅠㅜ 징차 작가님이 글을 너무 잘 쓰셔서 그래요ㅠㅠ 부끄런 줄 모르고 자꾸 드러내요. 아무것도 모르는 발가벗은 아이처럼. 새벽물이 들어 하늘이 일렁이는데 이게 꼭 아쿠아리움 같다고, 그래서 그렇다고 말해줘요ㅠㅠ 안그러면 작가님이랑 아쿠아리움 갈거예요ㅠㅠ 진짜, 첫사랑 관련해서 이렇게 또 마음이 동하는 글은 처음인 것 같아요ㅠㅠ 생각이 많아진다ㅠㅠㅠㅠ 지금쯤이면, 그래도 꿈 한가운데겠죠? 눈 뜨고 정신없이 쏟아지는 하루에, 구름 그림자 하나 정도는 나였으면 해요. 아침밥 꼭 챙겨드시고. 작가님 집에 거북이 한마리 보내드려야겠어요ㅎㅅㅎ 그러니까 미리 인사해야지. 플라밍고님, 잘 잤어요?

10년 전
Via Latea
잘 잤어요. 잘 잤어요? 나 엄청 일찍 일어났죠? 아침도 먹었구요. 그런데도 시간은 좁혀지지 않아서, 노트북 대신 휴대폰 들고 말하는 지금에도 자꾸 멀어지고, 밀려나는 거 같아요. 거북이 등에 타고 구름 그림자를 건너면서, 그렇게 가고 있어요. 부끄러워서 이번 글엔 답글을 안 달아야지 하다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이런 걸 변명이라고☞_☜
예전에 그 애를 기다렸어요. 약속이 있던 걸 까먹고 늦은 그 애가 나중에 음료수를 사줬는데,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탄산음료였어요. 그런데 아무 말도 못하고 그걸 받아서, 결국엔 다 마시지도 못하고 집 냉장고에 놔두고 엄마한테는 내가 마실 거라고 욕심을 부렸어요. 한참 지나서 음료수를 다 마셨을 땐, 그 애가 내 첫사랑도, 짝사랑도 아닌데. 괜히 그랬어요. 그 사람을 왜 좋아하는지, 평소에는 수천, 수만가지 이유를 생각하고 있다가 누군가가 걔를 왜 좋아하냐고 물으면 아무 말도 못하는 게 그 여린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을 생각하는 것 자체로 벅차서 아무 말도 못 뱉고 입술을 깨물다가, 그러다 웃어버리는 게.
나도 옛날에, 어렸을 때 잠깐 바닷가에 살았어요. 지금은 무섭지만, 아무렇지 않았던 바닷가 냄새가 생각날 때가 있는 걸 보면, 그건 좋아해, 말 한마디 못했던, 어쩌면 그래서 기억할 수 있는 그 아름다운 곳처럼, 아마 나한테도 그런 조약돌이고, 물결이고, 파도였던 거 같아요. 새벽물 들어서 일렁이는 하늘은 아쿠아리움이랑 하나도 안 닮았어요. 그러니까, 이제 나랑 아쿠아리움 같이 가 줄 거예요? 같이 거북이 보러 가요. 지금은 그러질 못하니까 오늘은 느린 하루가 되었으면 해요. 내가 그 모든 감정을 하나도 안 떨어뜨리고 차곡차곡 담을 수 있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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