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도시 속에 있지만 꼭 다른 세상인것만 같은 커다란 궁궐은 밖에서 보나 안에서 주위를 살펴보나 위엄한분위기가 살벌하기도 하였으며, 동떨어진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그런 궁궐에도 아름다운 사랑이 피어나는가 싶지만, 15살의 어린 황태자 승현은 곧 황제가 되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황태자비를 비롯하여 첩도,궁녀도 누구도 자신의 곁에 두고싶지 않다고 하여 다들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고집대로 이루어질 궁이였을까, 태후는 황제 자리의 오를 준비와 동시에 2명의 비를 선발해왔지만 이상하게도 금방 죽을것처럼 시름 시름 죽을날만 기다리면서 앓던 황제가 벌떡 일어나 간택해온것은 다름아닌 10살의 어린 소년이었다. 뭣도 모르고 사탕발린 유혹의 넘어온듯 커다란 궁궐을 보고 크고 동글동글한 눈을 깜빡이며 두려워하던 어린 소년의 이름은 태민으로 황제의 후실이었던 여자가 궁을 나간 뒤, 다른 남자와 결혼해 낳은 아들이었다.
그것이 알려지자 궁에서 태민과 황제에 대해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지만 황제는 그것을 전혀 개의치않는듯 태민을 적극적으로 밀어 후실의 자리에 앉혔다. 물론 어린 후실인 태민을 모두 달갑지않게 생각한것이 당연하였고, 승현도 태민을 그리 좋은 눈길로 보지는 못하였다. 태민의 어머니인 그 여자가 궁에서 나간뒤에도 몇번이나 태후와 황제의 입에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서로 싸우던것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리라.
“그래 좋다, 정 그렇게 그 아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겠거늘 태자비는 네 스스로 간택하고, 그 아이는 곁에 두었으면 좋겠구나. 그 아이를 황후로 맡는것은 네 뜻의 달렸다.”
“왜 그렇게 챙기시는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그저 지난날의 대한 용서를 받고싶구나.”
승현은 아무말도 할수없이 자신의 아비인 황제를 쳐다볼뿐이었다. 황제는 항상 권위적이고, 위엄하였으나 용서를 구한다는 지금의 황제는 승현에게 처음으로 아련하리만큼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나에게도 그 사람에게도….”
황제와 태후 그리고 태민의 어머니의 사이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승현은 알턱이 없었으니 그저 묵묵히 듣고만 있었지만 어느정도느 알것만 같았다. 그래서 승현은 그제서야 태민을 후실로라도 받아들이는것을 승락하였고, 그렇게 태민은 10살이라는 어리고 어린 나이의 후실로써 살아가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그저 서로 황제때문에 어쩔수없는 선택이었지만 둘이 처음으로 마주친 것은 태민이 14살이 되던 해 겨울이었다. 가족이 그리워 밤도 안먹고 몇일 밤 잠을 이루지 못하던 태민은 지나치게 마르고 힘이 없이 그저 환한 달빛을 쫒아 걷고있었다. 그러다 그만 힘이 들어 주저앉고 말았는데 그동안의 참았던 눈물이 터져나온것이다. 결국은 엉엉 큰소리를 내며 울던 태민을 누군가가 다정하게 등을 쓸어주었고, 그것은 다름아닌 황태자 승현이었다. 둘은 서로가 서로를 모른채로 그저 서로에게 의지를 하며 밤마다 그곳에서 만났다.
그러다 자연스레 입을 맞췄고 둘은 은밀하게 사랑을 해왔으나 곧 황제가 돌아가시고 승현이 새로운 황제가 되면서 둘은 마주쳤다. 그리고 비롯소 짧았던 사랑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당연히 밀어낸것은 승현이었다. 그저 태민이 태민이라는 이유로 안된다고 단호하게 사랑의 감정을 잘라버렸고, 태민은 승현에 대한 마음을 식히지못하고 기다리겠다고 뒤돌아선 승현에게 소리쳤다.
그러나 그것마저 거절하듯 승현은 태민의 처소를 옮기도록 지시를 했고, 그곳은 나무로 둘러쌓여서 멀리떨어진 비성당이었다. 무서운 분위기를 자아해내고 동떨어져버린 그곳의 태민은 승현의 마음을 확인한듯 씁쓸했지만 봄이 찾아오고 꽃이피었을때 비롯소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것을 알아차렸다.
아름다운 봄꽃이 비가되어 흐르는 그곳은 누가봐도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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