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결국 오빠와 함께 다음 주에 출국하기로 했어. 너무 급하게 가는게 아니냐며 오빠에게 한참을 떠벌여봤자 비행기 티켓 값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오빠새끼때문에 넌 현실에 순응하기로 했어. " 홍빈이한테 다 말해놨으니까 급한 일 있으면 걔한테 연락하고. 돈 필요하면 바로바로 연락하고. 응? " " 조금만 있다가지.. " " 애교는 오늘만 봐준다. " " ……. " " 돈 줄테니까 나가서 쇼핑도 하고, 놀다 와. 난 엄마랑 이것 저것 할 게 많다. " " 땡큐~ " " 결국 목적은 돈이였어? 실망인데? " " 아니야- 보고싶을꺼야- " 괜히 등에 얼굴을 부비적부비적거리다 냉큼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왔어. " 여어 콩! 어디냐! " - 로또당첨이라도 됐냐? 집이지.. " 잤냐? " - 어.. " 지금 갈께! " - 응.. 아무튼 돈 생긴건 귀신같이 알아요. 전보다 가벼워진 발걸음을 안고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홍빈이네 집으로 간 너야. " 아 썅.. 씻어야 되잖아.. " " 좀 깨 이제! 전화를 몇시에 했는데! " " 씻고 나올께.. 티비 보던지 내 방 가 있던지.. " " 우야- " 훌렁훌렁 셔츠를 벗어도 아무렇지 않아 그냥 놔뒀어. 저 정도야 뭐. 머리를 감는건지, 오래걸릴 것만 같은 예감에 살금살금 홍빈이 방으로 들어갔어. 남자 방이라 냄새가 날 것 같다는 너의 선입견과는 다르게 정리도 꽤 깔끔하고 향수인지 페브리즈인지 모를 향기도 나는게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는 의자에 앉았다 침대에 누웠다, 그러다 책상위에 놓인 다이어리를 발견 해. 누나가 써준건지 콩 다이어리 라고 예쁘게 적혀있는 두꺼운 다이어리는 호기심을 자극해서, 너도 모르게 열어보았어. 눈에 띄는 글씨체. 누가 뭐래도 이홍빈이 쓴 것 임에 확실한 일기들은 무려 초등학생때부터 쓴 거 같았어. 참 이럴 때 보면 여자보다 꼼꼼한데. 그러다, 몇몇 일기들이 눈에 보였어. 「 2010년 9월 17일. 니가 어떤 미친 오타쿠 씨발놈한테 차였다고 한다. 사귈 때 부터 알아봤어 그 씹새. 울다가 탈진할 것같아서 조퇴시키고 그새끼를 존나 팼다. 뿌듯한데 넌 모른다. 중학교 삼학년이나 쳐먹고 그런 놈을 만나다니. 남자가 궁한가보다. 다음부터 그런 인간쓰레기는 만나지마 제발. 」 「 2012년 4월 3일. 결국 닌 몇 년만에 또 사귄 남친도 고자다. 헤어지고 힘들어하는 너때문에 딱 혀가 뽑히지 않을 만큼만. 근데 이런다고 니가 알까. 넌 내가 지금도 여친이 있는 줄 안다. 진짜 여자친구는 2명 밖에 없었는데. 그래서 내 마음은 언제 알껀데 이 호구야ㅗㅗㅗ」 「 2013년 날짜 까머금. 정시는 턱도 없을 것 같아서 너랑 같은 대학 지원했는데 둘 다 수시합격!! 과는 달라도 나에겐 동아리가 남아있다 오예 」 「 2014년 날짜X 박세현 썅년이 아무래도 쇼를 한 것 같긴한데, 나도 니가 나서줬으면 좋겠다. 니가 힘들때 내가 그랬던 것 처럼. 일단 슬쩍 떠봤는데 니가 자꾸 한상혁한테 치대서 한상혁이 존나 꼴도 보기 싫다. 이 년은 어떻게 떨구고 너한테 뭐라고 말하지. 으아 난 진짜 병신인가.」 「 2014년 날짜? 너랑 키스..!!!했는데 진짜 설레서 잠이 안온다. 나도 오기때문에 하긴 했는데 진짜 존나 설레고 설레고 또 설렌다. 고백을 해버릴까. 차이면 7년도 말짱 꽝 아닌가. 미치겠다ㅠ + 옷 춥게 입고 다니면 감기들어」 주어는 분명 너가 맞는데, 자꾸 가슴 속에서 우러나오는 이 감정은 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어 그냥 설레기만 했어. 넌 얼마 안됐는데, 홍빈이는 벌써 이만큼이나 됐으니. " 야 너 어딨냐 " " 니 방 " " 거기 옷장열면 첫번째 칸에 반바지. " " 싫은데- 내가 왜- 얼마 줄껀데- " " 얼마를 원해 " " 헐 진짜? " " 아 빨리. 줘. " " 주세요- 해. " " … 주세요. " " 오냐- " 그렇게 홍빈이에게 바지를 던져주고 하릴없이 소파에서 다리를 움직이고 있던 너에게 성큼성큼 다가온 이홍빈. " 어이, 너 뭐했냐? " " 어? 아아악!! " " 아 왜 지랄이야. 벗은거 처음 봐? " " 티, 티 티! 티 왜 안 입어! " " 아닥. " " 뭐? " " 아가리 닥ㅊ " 찡찡거리면서 소파 위에 널부러진 쿠션 하나를 집어 눈을 가리고는 홍빈이한테 어서 가서 옷이나 쳐입으라고 말을 막 뱉으니, 니가 환장하는게 좋은지 어느새 어깨 위로 이홍빈 팔이 올라오는게 느껴져 " 흐아.. 제발.. 제발 가.. " " 칭얼거리니까 더 재밌다. 놀리는 맛이 아주 " " 아 좀 가라고! " 쿠션을 팍 내리고 이홍빈을 똑바로 주시하려 하자 단 3초의 틈도 없이 쪽 하고 입을 맞추고는 냅다 제 방으로 튀는 이홍빈 때문에 괜히 얼굴만 더 새빨개졌어. " 야- 화났어? " " 아니. 안 남. " " 에이, 화 안풀면 나 못나가는데에? " " 밥 뭐 먹을껀데. " " 글쎄? 니가 해주는거? " " 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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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화..!!!!!!! 아니 원래 10화가 끝이였는데 어쩌다보니..덜덜덜덜 그리구 여러분 쟈꾸 사귀지도 않능데 의심미 바라지 말아여^^제가 의심미는 정말 아주 못쓰는데다가 이런 전개에서 어찌 의심미가..그래도 한번은 나오겠지요 작가 성격상(ㅇㅅㅁ) 항상 댓글 달아주시는거 요즘 데이터 아끼느라 답댓 잘 못달아드려서 죄송해요 그래도 다 읽고 있어요ㅠㅠㅠㅠ암호닉 신청 항상 받구영 신알신 해주시는 분들 다 코호맙습니다♥ 조만간 암호닉 정리 한번 할까봐요 엉엉 독자님들 사랑해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