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어주세요
"왜?"
"그냥"
태일의 대답은 그냥
그냥이었다
"말이 돼?"
".........."
말이없는 태일을 바라보았다
말이 돼? 말이되냐고
"갑자기 왜이러는데"
평소 변덕스러운 태일이 아니였다
아무리 사소한것이라도 충분히 생각한뒤에
행동에 옮기는 태일이였다
"넌 갑자기라고 생각하겠지"
"뭐?"
알수없는 말을 해대는 태일때문에 큰소리가 나갔다
"넌 항상 이런식이야"
질렸다는듯 태일이 말을 이어나갔다
"내말은 전혀 들으려하지않잖아"
"나는!..."
지훈은 말을 잇지못하였다
그래. 돌이켜보면 태일의 말이 다 옳았다
그런태일에게 많이 의지했던 지훈이였다
"나 똑똑하지 못하니까 요점만 말해"
".......헤어지자"
왜 슬픈예감은 틀리지않는걸까
마치 노래가사처럼 지금 이상황이 잠시 아득히 느껴졌다
"지금 그말 후회안해?"
"응 안해"
단호한 태일의 말을 끝으로 더이상 대화가 오가지않았다
잠시동안의 적막을 깬건 태일이였다
"울어?"
"미쳤냐"
정곡을 찔리면 말이 거칠어지는 지훈의 버릇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있는 태일이였다
"울지마 미안하잖아"
"안운다고 병신아"
오랜만에듣는 병신소리에 살풋 웃음이 나왔다
"나한테 지금 욕한거야?"
"그래. 이제 내 애인도 아닌데 뭐 어때"
"그렇지.."
생각은 했지만 입안이 씁쓸한건 어쩔수없었다
"뭐해"
"생각"
"무슨생각?"
"나와 함께한 삼년이라는 시간이 너에게는 그렇게 보잘것없는것이였구나 하고"
젖은눈가의 지훈에 태일의 가슴이 아렸다
하지만 결코 사랑의 감정이 아니여야만했다
그래야만 했다
"나 사랑해?"
무슨 심보인지 태일이 물어왔다
"몰라. 너를 사랑하는지 그게 아닌지"
의외의 대답에 태일이 고개를 돌려 지훈을 보았다
"그냥 네가 그 시간동안 내곁에 있었고 그게 싫지않았어"
대답이 지훈다웠다
지훈은 솔직한사람이였다
솔직하며 무엇을 얻기위해 과장스럽지 않았으며
감정표현에 인색한 사람도 아니였다
그리고 그의 진심은 언제나 날 울렸다
"왜울어"
"안울어"
"그래 울지마"
자신도 울고있으면서 나보고 울지말라는 지훈의 행동은
모순덩어리였다
하지만 그때의 지훈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
모질게 자신을 내치려는 나에게 보여주기엔 너무
아까운 미소를 입가에 걸치고있었다
"너에게 늘 부족한사람이여서 미안해"
지훈의 입에서 나온말이 기어이 날 울렸다
말하고싶었다
아니라고 전혀 부족하지않았다고
지난 삼년동안 감당할수없을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고
하지만 애석하게도 새어나오려는 울음때문에
입을 열수가없었다
"늘 사람을 만났을때 헤어짐을 생각하고 만났었어
하지만 너와의 헤어짐은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었어"
말을 하는 지훈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려왔다
"시간이 더디게 흘렀으면 좋았을텐데 그러면 이순간도 더디게 왔을거아니야"
결국 지훈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지독히도 깜깜하고 슬픈 밤이였다
한참을 흐느끼던 우리였다
헤어지지않을것만같았던 우리였다
"믿을진 모르겠지만 너를 미워하진않아"
지훈이 눈을 맞춰왔다
허공에 시선들이 마주쳤다
숨막히도록 아름다운 순간이였다
순간이 아름다울수록 내 가슴이 더욱 미어졌다
"행복해"
멀어져가는 지훈이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행복하라는 지훈의 말이 진심임을 느낄수있었다
그리고 이게 우리의 마지막 이라는걸 알수있었다
"너도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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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조각글이네요 ㅎㅎㅎ
반응이 좋으면 좋으련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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