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뿜깡이에요!
어제 한번 썼다가 다 날아가서 홧김에..
+)pit-a-pat 의 뜻은 두근두근거리는 이라는 뜻으로 독방에서 지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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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찬백] pit-a-pat 17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e/6/6e6b4f77053be7f9597549bf7a96b61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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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첸이 침대밑에서 다급하게 올라와 꺼낸 말이라곤 한 마디 밖에 없었다. 침착하게 이야기를 해 보라고 해도 조용히 백현이만 내려볼 뿐 다른 특별한 말은 없었다.
"그래서, 부모님은 뭐라셔..?"
"제가 백현이 데리고 갈게요."
그렇게 첸첸은 자기 몸만한 백현이를 업고 질질 끌어 침대밑으로 데려갔다.
도저히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첸첸의 그 표정과 나를 올려다 보는 그 눈빛이 꽤나 차가웠는데 이유도 모르니 속만 타 가슴만 쿵쿵 때릴 뿐이었다.
그렇게 첸첸이 가고 난 뒤 온 몸의 긴장이 탁 풀렸는지 침대에 축 흐르듯 누워있었다.
무슨, 무슨 이유일까. 왜, 왜 기절한 이유라도 알았더라면, 첸첸의 그 표정을 읽을 수만 있다면.
뭐, 딱히 신경이 크게 쓰이거나 그렇지 않다. 이유야 간단했으니까. 그저 요정일 뿐이다. 잠시 내 침대 밑에서 머물고 있었던, 그렇게 봄날 신기루 처럼 말이다.
그런데 고작 봄날 신기루인데, 금방 눈 감았다 뜨면 없어질 건데 왜 덜컥 겁부터 나는지 모르겠다.
난 지금 쓸데 없는 걱정이나 하고 있는거다. 백현이가 죽어버린다거나, 죽어버린다거나, 죽어버린다거나...없어져버린다거나.
괜히 피식 웃음이 났다. 정말 쓸데 없는 걱정이었고 혼자 오버하는 거니까.
고작 20cm도 안되는 요정하나 때문에 그것도 아직 확실하게 모르는, 상태도 모르는.
"알바 갔다올게"
가만히 거실에 앉아 계시던 엄마는 다녀오라며 손짓하셨다.
밖은 여전히 추웠다. 바람하난 세차게 불어왔다. 더 후련했다. 원래 지금쯤이면 주머니에 있는 요정 하나가 내 손가락을 깨물고, 핥고, 꼭 안아주는데.
그런 성가신 존재가 없으니 더 편했다. 더 신경을 안써도 된다. 뭐 언제 요정없을때는 못 살았나.
어차피 내일되는 말짱한 목소리로 침대위를 기어올라올 것을 알고 있는데.
여동생이 방 문을 열고 불쑥 들어온다.그리고는 내 방안을 둘러보더니 뭐 하나를 건낸다
인형 옷 같기도 하고.
"걔 줘"
"누구?"
"걔, 요정 백현이."
응, 하고 받아든 천쪼가리는 어딜봐도 인형옷이었다. 아담한 사이즈. 여동생은 귀엽겠다! 하며 방 밖을 나가버렸고
내 손바닥 위에 올려진 옷을 한참 내려다 보았다. 빨간색 니트, 그리고 청색 카라가 불쑥 나와있는.
괜히 눈시울이 뜨겁게 눈을 콕콕 찔러온다.
왜냐면, 백현이가 보이지 않았다. 무려 일주일 동안.
매정한 놈, 정없는 놈.
그래, 이제는 대충 알겠다. 나는 나름 내 평소 생활과 비슷하게 행동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알바를 가고, 집에 와 컴퓨터를 하다가 잠이든다.
그렇게 매일 일주일을 반복하다보니 별로 다를것이 없다. 요정이 있느냐, 없느냐. 별 다른게 없었다.
그냥 성가신게 하나 없어졌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그런데 항상 눈에 밟히는건 하얀 곰 인형이었다. 두 손에 쥐어진 그릇에 백현이 걸터앉아 나를 처다본다.
그러다가 가루를 날리며 사라져 버리고, 눈을 조금 올려 곰 인형 머리위로 시선을 맞추면 백현이가 곰 인형 귀에 매달려 놀고 있다.
아까와 똑같이 가루가 되어 사라져 버린다.
참 병신같고 딱했다. 내 처지가. 보기싫을 정도로, 신물이 올라와 목구멍을 찌를 정도로 답답하고 짜증났다.
한계에 도달해 버렸다. 이렇게나 빨리
*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건만. 백현은 기어코 했다. 백현의 엄마가 목소리를 떨어가며 백현을 타일렀다.
작은 땅굴 같은 공간이었다. 딱딱하게 굳어 무너지지 않는 흙, 울퉁불퉁, 꼭 개미 굴 같은 곳이었다.
첸첸이 업고 온 백현의 다리가 질질 바닥에 끌리며 울퉁불퉁한 흙더미를 지나 한 곳에 눕힌다. 힘 없이 픽 쓰러지는 백현이의 등에서 우수수 무언가가 떨어진다.
저번에도 한번 골머리를 썩었던 백현의 엄마가 첸첸의 머리를 쓰다듬고 천천히 내려와 손을 잡는다.
차갑다 못해 딱딱한 첸첸의 손이 조용히 따뜻한 손을 마주 잡는다.
"원래 인정이 많아서 그렇죠, 그쵸?"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백현의 엄마가 첸첸의 눈가를 조용히 닦아준다.
불과 몇개월 전일까 4~5달 지났나. 백현은 지금과 똑같은 증세로 집 앞에서 쓰러져있었다.
혹시나 해서 나와본 여자 아이가 화들짝 놀라며 백현을 등에 업는다. 그리고 삽시간에 굳어 침을 꿀꺽 삼켰다.
인간이다. 인간. 자신들은 인형취급하다 내동댕이 쳐 버리는 그런 인간. 한 인간이 머리를 찰랑거리며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 해 왔다.
천천히 여자아이의 날개가 찢어진다.
아픔은 못 느낀다. 감각이 벌써 다 마비 된것은 아니다. 그냥 굳어버린거니까.
몇살일까 인간은. 머리가 길어 주욱 아래로 늘어뜨려 찰랑거리며 여자아이의 날개를 찢는.
"너는 여자네~"
그래, 항상 인간과 가까이 해서는 안되고, 접촉을 해서도 안된다.
160년 동안 백현은 잘 지켜왔었다. 적어도 160년 동안은 말이다.
조용히 백현의 엄마가 백현을 타이른다. 안된다, 인간과 만나서는 안돼, 너무 따르지마.
160년. 사실 말이 160년이다.
과연, 백현이 160년을 살았을까.
그들의 시간은 40년 빨랐다. 즉 사람나이로 백현은 당시 4살. 사고? 정체성? 없었다.
부모님의 말은 곧 잘 따르고 잘 들었다. 인간을 따르지 말고, 만나서는 안돼.
하지만 인정이 넘치던, 주위 인물들에게 살갑게 대하고,사람을 만나는걸 좋아했다.
그 인간에게 머리가 길던 그 인간에게, 백현은 짓이겨졌다.
발로 밟히거나, 때리거나가 아니었다. 백현의 날개를 만지던 조심스러운 손에 힘을 가한다.
주욱 밀어 날개가 벗겨져 버린다. 지금의 첸첸과 같은 모양의 날개가 반틈 밀려 벗겨져 바스락 거리는 장수풍뎅이, 매미와 같은 곧 잘 부서지는 날개가 된 이유도,
색깔을 잃은 이유도 다 그 여자아이 때문이었으니까.
"변백현."
엄마가 조용히 백현을 부른다.
"백현아"
한번더 조용히 백현을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귓가를 웅웅 울린다.
사람들은 항상 반전을 기대하고 원한다. 다 알고 있으면서, 반전의 결과를 다 알고 있으면서 막상 그 상황이오면
마치 몰랐던것 처럼, 생각도 못 했던것 처럼 화들짝 놀라며 연신 박수를 친다.
그런데, 그 반전을 잘 알고 있는데 곧 반전이 나올거라는걸 알고 있는데 화들짝 놀라며 박수를 칠수가 없었다.
반전은 일어나지 않으니까. 현실에서 반전따위는 없으니까. 기회는 단 한번 밖에 없었다.
"종대야. 김종대"
"네."
아직 가지않은 첸첸의 목소리가 조그맣게 집을 울린다. 살며시 감고 있는 백현의 속눈썹에 조용히 눈이 내렸다.
소복하게 쌓인 흰 눈이 녹을 생각을 안 한다.
왜 모를까. 백현의 이름을 왜 인간의 이름과 같이 다시 지어 준 걸.
첸첸의 이름이 김종대 인걸.
"그만 가 봐도 돼"
"..."
예쁘게 올라간 입꼬리가 한번 더 환하게 이를 보이며 올라간다.
아주머니, 전 이제 아니에요 괜찮아요.
백현의 엄마는 조용히 첸첸의 등을 밀어주었다.
*
침대 밑에 머리를 집어넣다 싶이 해 가득 얼굴을 끼워넣었다.
살들이 마구 까끄러웠다. 백현아! 하고 조용히 부르니 아무런 대답이 없다.
침대밑의 먼지나, 볼펜, 지우개만 있을 뿐 살아움직이는, 날개를 펼치는 백현이도 없었다.
있으면, 있으면 참 좋으련만.
오늘은 참 좋은날이다.
종인과 주고받은 전화번호를 다시 한번 머릿속에 세겼다.
오랜만에 동창과 먹는 술은 달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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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왜 자꾸 날라가냐고 이게 몇번째야 인티 맴매 맞을래?
갑자기 너무 슬퍼졌져.. 사실 백현이 쓰러지기 전 두 어편 정도 있는데 급하게 수정을 싹 다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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