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야동] 츤데레ツンデレ 12 | 인스티즈](http://img854.imageshack.us/img854/1407/80885592.jpg)
일본 단어 ツンデレ(츤데레) 에서 유래된 말로, 많은 사람들 앞에선 차가운 태도를 취하지만
좋아하는 남자에게만은 유독 태도가 바뀌는 캐릭터를 말한다
[인피니트/야동] 츤데레ツンデレ 12 "하루라도 사고 안 치면 오금이 저리냐 남우현? 엉?" 따악. 딱. 돌돌 말아쥔 종이 더미를 그대로 우현의 정수리에 내리 꽂았다. 아 왜 때려요! 오른쪽에 우현과 호원, 왼쪽에 수현을 두고 가운데 선 주임을 우현이 죽일 듯 노려 보다 아릿한 머리를 감싸 쥐었다. 가뜩이나 아까 맞은 어깨도 욱신거리는데 머리까지 얻어맞은 꼴이라니. 썅, 기분 더럽게. 우현은 주임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낮게 중얼거리다 흘끔 수현이 앉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자신만큼이나 아픈 듯 부르튼 입술을 가만히 만지작거리는 꼴이 꼭 샌님같아 실소를 내뱉었다. 행동도 계집애 같은 새끼가 어디서 쎈 척이야, 지 앞가림이나 잘 할 것이지. 속으로 수현에 대한 온갖 욕지기를 중얼거리곤 시선을 호원 쪽으로 돌렸다. 또 무슨 상념에 빠진 건지 멍하니 벽만 쳐다보고 있다. 사내 새끼가 가오 죽게 아침부터 왜 저런다냐. 오늘따라 이상한 호원을 보며 우현이 고개를 갸웃대다 다시 주임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수현이는 어쩌다 이딴 놈들이랑 엮인 거야?" 아까 전 자신을 대할 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주임의 말투에 우현이 입술을 비죽였다. 한창 입술을 만지작거리다 수현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선배로써 고충 좀 해 준다는 게, 쟤네들 귀엔 좀 거슬렸나 봐요. 분명 주임에게 말하고 있었지만 시선은 우현을 비웃듯 쳐다보고 있었다. "선배가 해 주는 충고는 고맙습니다, 하고 받아들여야지 어딜 함부로 주먹을 놀려?" "아 그럼 쌤도 들어보시던가요. 밑바닥 소리 들으면 기분 안 나쁘냐고" "수현이가 맞는 말 했구만 뭘 그렇게 반응해? 밑바닥 수식 안 달고 싶으면 똑바로 행동하면 될 거 아냐? 안 그래?" 너흰 밑바닥이야 새끼들아. 우현의 말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귓등으로 흘려 버린 주임은 한 번 더 우현의 머리통을 내려 치고 나서야 돌돌 만 종이를 책상 위에 펼쳤다. 겹겹이 쌓인 익숙한 반성문 용지들에 우현이 얼굴을 잔뜩 찡그렸다. 또 하루종일 연필 쥐고 고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띵했다. 아무렇게나 펼쳐진 반성문 용지들 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한 장으론 어림도 없는 거 알지. 이윽고 위에서 들려오는 주임의 목소리에 짜증스레 세 장을 더 집어 들었다. "수현이는 한 장, 니 놈들은 다섯 장" "똑같이 잘못했잖아요" 우현의 호소 섞인 질문은 깨끗이 무시한 채 주임은 수업이 있다며 교무실을 박차고 나가 버렸다. 어떤 말이던 꺼내 봤자 결국 주임은 신수현 저 새끼 편이겠지. 우현은 그게 우등생들의 권리이자 자연의 섭리라고 단정짓곤 책상 위로 엎드려 버렸다. 셋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다, 이윽고 수현이 제일 먼저 연필을 집어 들었다. 마치 반성문이 아닌 글짓기 대회 출품이라도 하듯 태연하게 첫 소절을 적어내리는 수현을 우현이 아니꼽게 쳐다보다 엎져 있던 몸을 일으켰다. 분주히 움직이는 수현의 손을 한 번, 하얀 우현의 종이를 한 번. 우현은 짜증스레 연필을 손에 쥐었다. 자존심도 없는 새끼. 일단은 뭐라도 써야 할 것 같아 무작정 죄송하다고 적었다. "넌 안 쓰냐?" "아, 어." 툭툭 치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는 호원에 우현이 혀를 끌끌 찼다. 핸드폰 뚫어지겠다 새끼야. 그런 호원을 측은하게 바라보다 우현은 연필을 들어 반성문을 메우기 시작했다. 그런 우현을 멍하니 바라보다 호원이 다시 핸드폰을 액정을 흘끔 확인했다. 역시나 오지 않는다. 허탕인 걸까. 호원은 펜을 쥐는 것도, 반성문을 쓰는 것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자꾸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할 수록 잔상에 동우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게다가 시간이 가면 갈 수록 그 모습이 더욱 선명해지는 것 같았다. 춤에 일가견이 있다고 나름 믿고 있었던 제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던 녀석의 춤사위, 그리고 나직이 속삭이던 너. 동우, 장동우. 장동우야. 녀석의 목소리가 제 귀를 울릴 때마다 심장 한 켠이 찌릿한 기분이였다. 아니, 찌릿하다기 보다는…. 아아, 모르겠다. 좋으면서도 싫고,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기분을 호원은 뭐라 정리하지 못했다. 분명 좋아하는 건 아닐 텐데 말이지. 의구심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게이라면 손부터 젓고 보았던 자신이 남자를 좋아할 리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형언 불가능한 감정은 도대체 뭐라고 정리해야 답이 나올까. 도대체 내가 장동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길래 이렇게 매일같이 떠오르는 걸까. 혹시 진짜로 천사인가? 말도 안 되는 추측이라는 걸 알면서도 호원은 그 생각을 쉬이 저버릴 수 없었다. 그간 봐 왔던 동우의 모습은 정말이지 천사라고 칭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신비로웠고, 또한 제 심장에 깊게 박혔으니까. 다른 사람들과는 너무나도 달랐으니까. 날아가지 않겠다 제게 말해 주었으니까. 이호원 이제 완전히 맛 갔구나. 호원은 동우의 생각에 깊이 빠진 제 자신을 추스리곤 옆의 우현처럼 연필을 쥐었다. 상념에 빠진 지 한참이 지난 것 같은데도 아직까지 우현은 첫 줄에서 헤메이고 있었다. 병신. 호원은 남은 동우의 여운을 모조리 떨쳐 내려 애쓰곤 쥔 연필을 종이에 대었다. 역시나 첫 자는 무조건 잘못부터 빌어야 한다. 선생님 죄송합니…, "수현아!" 그 때 교무실 바깥에서 들려오는 청량한 목소리에 호원은 글 쓰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굉장히 익숙한 목소리. 장동우였다. 허겁지겁 뛰어온 듯 색색거리는 동우의 숨소리가 순식간에 교무실을 가득 메웠다. 그런 동우를 멍하니 쳐다보는 호원을 정작 보지 못했던 건지 동우는 그대로 수현의 쪽으로 달음박질쳤다. 뭐고 씨발. 호원은 자신도 모르게 낮게 중얼댔다. 여즉 호원은 발견하지 못한 채 동우는 수현의 벌겋게 멍든 오른 볼을 감싸 쥐었다. 아까 우현에게 맞은 터라 수현이 아픈 듯 얼굴을 찡그리자 곧이어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어 보인다. 수현아…. 울음 섞인 목소리가, 꼭 일곱 살 남자아이 같다. "어떻게 알고 왔어?" "으응. 친구들이.." "그래서 찾아온거야? 나 괜찮은데." "아니야 안 괜찮은데.. 여기 봐 막 피도 났잖아" 어린아이 어르듯 다정히 동우를 대하는 수현의 태도에 호원은 주먹을 가만히 쥐었다. 아까 전 자신들 앞에서 빈정대던 모습은 어디다 두고 저런 가식을 부리고 있는 건지. 괜히 심통이 올라 애꿎은 연필 꼭지만 질근질근 물었다. 동우를 한 번 흘끔 보고는 다시 반성문을 쓰고 있는 우현과는 확연히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나서야 호원은 다시 제 앞 종이에 시선을 두었다. 그리곤 몇 자를 써 내리다가, 다시 동우와 수현이 있는 쪽을 힐끔 쳐다보았다. 언제 나간 건지 그새 자리가 텅 비어 있다. 좀 더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금방 나갈 줄 알았음 아까 아는 척이라도 할 걸. 동우가 서 있었던 부근을 멍하니 응시하다 아쉽게 입술을 축였다. "남우현!" 그 때 아까처럼 누군가가 교무실 문을 확 열어 제꼈다. 누구인가 하고 봤더니만 이번엔 장동우가 아니라 김명수다. 명수 역시도 급하게 뛰어온 모양인지 잔뜩 숨을 몰아쉬며 우현과 호원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어 왔냐. 태연하게 인사를 건네는 우현은 깨끗이 무시한 채 명수가 부러 우현의 왼 쪽 어깨를 꾹 눌렀다. 으윽. 아픈 듯 우현이 미간을 잔뜩 좁혔다. "아 뭐 해!" "너 지금 거기서 피 나는 건 알고 반성문 쓰고 있는 거냐?" 피? 어리둥절한 표정의 우현이 자신의 어깨 부근을 확인했다. 명수의 말대로 왼 쪽 어깨 부근이 피로 흥건히 덮여 있었다. 성열이가 병원 잡으러 갔으니까 일단 치료부터 하자고. 여태 몰랐던 모양인지 적잖이 놀란 듯한 우현의 손목을 그대로 잡고 명수가 일으켰다. 야 이렇게 잡지 마. 가오 죽는다고. 명수의 손에 붙들린 채 우현이 짜증 섞인 표정으로 교무실을 나왔다. 그런 우현과 명수를 호원이 뒤따라 걷다가 복도 중간에서 멈칫했다. 아, 오늘 아니면 못 볼 것 같은데…. "호원아, 뭐 해? 너도 같이 병원 가" "난 이따 갈게. 주소 보내 놔라" "뭐야. 같이 가면 되지 무슨 볼 일 있어?" "…어." "알겠다. 그럼 이따 봐" 우현을 부축한 명수가 점점 시야에서 사라지고, 호원은 여전히 교무실 앞에 선 채 허공만을 응시했다.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테니 이 근처에 있을 것 같단 생각에 저도 모르게 자처한 일이였다. 호원은 마음을 가다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허나 제 생각이 그릇됐던 것인지 저 뒤에 아스라히 펼쳐지는 우현과 명수의 그림자 외에는 별 볼 게 없었다. 있을 법도 했는데. 호원이 아쉬움에 교무실 안을 다시 둘러보았다. 역시나, 없다. 하긴, 그래 봤자 신수현인지 뭔지 하는 놈이랑 같이 있을 게 뻔한데. 명수한테 괜한 말을 한 것 같아 호원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냥 김명수 따라 갈 걸. 마침 명수에게서 온 문자를 확인한 호원은 교무실에서 제 겉옷을 챙겨 나왔다. 울림병원 302호. 울림병원 302호. 행여 잊어버릴 새라 입으로는 계속해서 병실을 중얼거리며 호원이 교무실을 나와 복도를 따라 걸었다. 제 마음에 차오르는 아쉬움은 별 수 없이 묻어 둔 채. 탁, 그 때 자신의 손목이 잡히는 둔탁한 기분에 호원은 제 손목에 시선을 두었다. 남학생 치고는 굉장히 작고 오목조목한 손이 제 손목을 부여잡고 있었다. 호원은 제 손목을 감싸쥔 하얗고 가느다란 손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쉽사리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너무나도 찾고 있었던 사람과 딱 들어맞았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고 있는 사람일 것이라 굳게 확신한 채 고개를 들어 보였다. "아직 안 가서 다행이다." 해사한 웃음을 머금고 있는 장동우가 담겼다. 호원은, 살풋 미소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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