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기사 03
w. Cecilia
![[방탄소년단/정국X탄소] 여왕의 기사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file/20150630/4/b/a/4badc5fcf8b034424efed1c193f6b45f.jpg)
이 둘은 어떻게 아는 사이인거지. 겉으로 보기에 그리 친해보이는 사이는 아닌 것 같기도하고.. 그저 조용히 학교를 다니고 싶었던 나의 소망은 이제 물 건너간 듯 싶다. 2년간 정말 아무 일 없이, 숨죽이며 살았는데 졸업을 1년 남겨두고 내 삶에 이렇게 큰 폭풍우가 휘몰아칠 줄이야... 점심을 먹고 교실로 돌아오는 아이들로 금새 복도는 가득 메워졌다. 나는 한시라도 이 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괜한 오해를 받고 싶진 않았다. 이런 나의 생각을 눈치챘는지 전정국은 뒤에 숨어있는 내 어깨를 잡더니 빨리 교실로 들어가라며 밀어내었다.
"빨리 교실로 들어가. 수업 시작한다."
"어? 응.. "
정국 앞에 화난 듯 씩씩대며 서 있는 태형의 눈치를 보다가 나는 그냥 그 자리를 나왔다. 거기 계속 있어봤자 아무런 진전이 없을 것 같으니까.. 그리고 그 둘이 할 말도 굉장히 많아보였다. 교실은 아직 텅 비어있었다. 다들 양치하거나 부족한 배를 채우기 위해 매점으로 달려갔을 시간이다. 나는 한숨을 푹 쉬고는 내 자리에 앉았다. 엉덩이가 딱딱한 나무 의자에 닿자 왠지모를 안정감이 들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여기다.
한참 지나서야 들어올 것 같던 정국이 금방 교실로 들어온다. 아까 심각하던 표정은 어디가고 다시 해맑은 표정이다.
"커피 우유는 다 마셨어?"
아직 책상 위에 올려둔 커피 우유와 빨대를 보더니 정국은 우유에 빨대롤 꽂더니 한 모금 마신다. 그리고 그것을 나에게 내밀었다. 너무 자연스럽게...
"아까 걔는 누구야? 김태형이라는 애.."
"아.. 친구야 친구!"
"친구? 근데 걔는 네가 이전에 이 학교에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던 것 같았는데.. 그리고 아까 나한테도 자기는 다 알고 있다고 그랬어. 혹시 니가 내 꿈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고 있는걸까?"
내 말을 듣더니 정국은 웃긴듯 배를 잡고 마구 웃었다.
"아 귀여워. 아직도 내가 네 꿈에서 나온 것 같아?"
"장난치지마. 진짜 난 심각하단 말이야."
"너무 신경쓰지마. 저래보여도 본성은 착한 애야."
"아까는 진짜 무서웠단 말이야. 싸가지 없게시리 처음 보는 사람 앞을 막아서고는 우유를 집어 던지지 않나.. 그 큰 눈으로 부라리면서 나를 쳐다보는데 진짜 주저앉고 싶었어."
"그래서 내가 왔잖아, 니가 좋아하는 커피 우유도 들고."
"근데 내가 커피우유 좋아하는건 어떻게 알았어?"
"커피 우유 좋아하게 생겼어 너."
또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한다.
"난 아직 너에 대해 궁금한게 너무 많은데, 너는 나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느낌이야."
"그래서 싫어?"
"싫은게 아니라.. 뭔가 지는 기분이야. 말해주면 안되?"
"뭐를?"
"넌 나를 어떻게 아는거야? 내 꿈에는 왜 나온거야? 왜 내 옆에 계속 있어주는거야?"
"나만 보면 물어보고 싶은게 많은가봐? 질문 말고 하고 싶은거..없어?"
"하고 싶은거라니?"
"섭섭하게. 뭐 그런거 있잖아. 뽀뽀라든가 뽀뽀라든가 뽀뽀라든가?"
"미쳤어?"
"내 기억으로 꿈에서 우리 뽀뽀도 했던 것 같은데.. 너 되게 즐기던데? 내가 다 기억하고 있어."
"그건 꿈이니까 그렇지!"
"꿈에선 하고 지금은 못할게 뭐야?"
"아무튼 그건 달라."
예상치 못한 전정국의 도발에 얼굴이 빨개졌다. 역시 당해낼 수가 없다. 어차피 친절하게 내 질문에 답해 줄 마음이 없어 보이는 것 같다. 아까 김태형이라는 애를 다시 만나봐야겠다. 걔는 적어도 진지하게 질문에는 답해주겠지...
*
보충 수업이 모두 끝나고 나는 자습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집에 가기 위해 가방을 챙겼다. 어디서 또 나타났는지 전정국은 이미 가방을 맨 채로 나를 기다린다.
"너는 어디가?"
"나? 당연히 집에 가야지."
"집이 어딘데?"
"너네 집!"
"미쳤어?"
"나 안 미쳤어. 아까부터 계속 미쳤다고 그래 슬프게.."
울상을 지어보이는 정국이었다.
"우리 엄마 아빠에게 널 뭐라 설명해야되는데?"
"설명 안해도 되."
"무슨 소리야?"
"가보면 알어! 그니까 집 가자 빨리 빨리."
정국은 내 가방을 들더니 오른쪽 어깨에 걸친다. 그리고 내 등을 밀어 교실 밖으로 걸어갔다.
"학교는 너무 답답해.."
"그러니까 학교는 도대체 왜 온거야? 올 필요도 없잖아."
"너랑 놀려고.. 그리고 걱정되잖아 니가."
"난 잘 지내. 지금까지 아무일 없이 잘 지냈어."
"정말 아무 일 없이 지낸거지 잘 지낸거야 그게?"
"무슨 소리가 하고 싶은건데?"
"행복해지라고 보낸거지 이렇게 살라고 보낸건 아니야 내가... 응? 이 바보 아가씨야."
정국은 두 손으로 내 눈 위를 감쌌다. 캄캄한 어둠이 드리웠다. 사알짝 압박을 가하는 힘이 두 눈 위로 느껴졌다. 그리고 서서히 두 손을 떼어냈다.
"힘들었지? 이렇게 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대."
정말 한치도 예상할 수 없는 전정국이다.
"있지 전정국.. 우리 예전에 어디서 만난적이 있는거야?"
"응!"
갑자기 내 질문에 흔쾌히 답을 해주는 정국에 흠칫 놀랐다. 그리고 예전에 만난 적이 있다니..도대체 어디서? 언제? 추가적으로 내 마음 속에서 팝콘 튀듯 질문이 튀어나왔지만 나중으로 미뤄둬야겠다. 오늘은 이것으로 충분하다.
*
"안 들어가고 뭐해?"
내가 집 앞에서 들어가지 않고 머뭇거리자 전정국은 나 대신 문을 열더니 먼저 성큼성큼 들어간다.
"미쳤어? 야!!!"
나는 재빨리 전정국을 따라 들어가 뒷목을 잡았다. 그러나 전정국은 나보다도 빨리 신발을 벗더니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부엌을 지나 내 방으로 올라간다. 나는 아무렇게나 구두를 내팽겨치고 부엌으로 뛰어 들어갔다. 나 빼고 엄마, 아빠, 그리고 남동생이 저녁을 먼저 먹고 있었다. 내가 떠들석하게 부엌에 들어서자 세 사람이 나를 멍하니 쳐다본다.
"뭐가 그리 급하니?"
"아니..그게..방금.."
"방금 뭐?"
"방금 어떤 남자.."
"남자? 무슨 소리야? 빨리 교복 벗고 내려와서 저녁 먹어."
분명 전정국이 이 부엌을 지나갔는데.. 걔를 못 봤을 리가 없을텐데... 아무도 이를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나는 어버버하다가 내 방으로 뛰어 올라갔다. 전정국은 이제서야 오냐는듯 내 침대 위에 누워 있다.
"늦네 늦어."
"어떻게 된거야? 왜 아무도 널 못본거야?"
"말했잖아. 설명 안해도 된다고. 걱정마. 그나저나 나 배고프다. 너 저녁먹고 나 먹을 것 좀 가져다줘. 알았지? 나 피곤해~"
그리고는 내 이불을 덮더니 두 눈을 감는다.
뭐야 너... 도대체 누구야...
#Epilogue 3
넌 다 알고 나에게 온거였어? 이럴 줄 알고? 진짜 너한테 욕은 안할라 했는데, 전정국..너 미친놈이구나? 빨리 다시 돌아가. 절대로 다시는 나한테 오라고 부탁 안할게.. 응? 제발...아니면 나도 같이 갈게. 김태형, 어떻게 좀 해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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