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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전체글ll조회 2015l 2

[소녀시대/탱싴] 별에서 온 그대 | 인스티즈

 

 

 

 

별에서 온 그대

W. 유레카

 

 

 

 

(BGM : 미래일기 OST)

 

-

 

 

 

 "...좀 천천히 먹어."

 


 물 잔을 손에 쥔 태연이 인상을 찌푸렸다. 산만하게 그릇을 긁는 수연의 손짓이 도도한 외모와 어울리지 않았다. 나이가 어렸으면 모를까, 곧 20대 후반이라는 여자가 저런 식으로 수저를 쥐는 꼴을 보니 입에서 된소리가 절로 나왔다. 원래 이런 여자인 건 알았지만, 어째 평소보다 심하군. 식탁에 고개를 처박고 밥과 반찬을 씹어 넘기는 꼴이 마치 몇십년 전에 잠깐 키웠던 강아지를 생각나게 했다. 우리 생강이. 먹다 남은 걸 대충 섞어 줬다가 숨을 거뒀었는데... 수연의 정수리를 보며 옛 생각에 잠겨있던 태연은 갑작스레 수연이 기침을 해대자 들고 있던 물잔을 수연의 쪽으로 밀었다. 수연의 얼굴이 잘익은 홍시처럼 순식간에 벌게졌다. 조막만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하던 수연이 순식간에 손을 뻗어 물잔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쭉 원샷. 또 사레가 들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벌컥벌컥 물을 마신 수연은 캬- 탄성을 내지르며 다시 숟가락을 잡았다. 그걸 보고 있던 태연이 간신히 수연에게 꺼낸 말은 천천히 먹어였다. 밥 그릇과 입 사이를 바쁘게 오가던 손이 멈칫, 했다. 산만히 울려퍼지던 그릇 긁는 소리가 나지 않자 태연은 긴장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수연은 아무렇지 않게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아까와 다른 점은, 이번에는 말을 하며 먹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수연이 입을 열 때마다 뭉개진 밥알들과 반찬들에 태연은 움찔움찔 몸을 떨었다.

 



 "집 밖에, 컥, 기자들이 진을 치니까 매니저도 못오고, 아줌마도 못오시고, 집에 먹을 건 없고. 태연씨가 내 맴을 알어? 근데 너 김치 국물 지울 수 있는 능력은 없어? 왜이렇게 많이 튀냐."
 "그러니까 천천히 먹..."
 "아, 됐고. 태연씨도 빨리 먹어. 뚫어져라 쳐다보지말고. 밥 먹는 사람 앞에 두고 뭐하는 짓거리래? 몇백년 살았다는 거 다 뻥이지?"
 "...밥, 먹을게. 그리고 천천히 먹어. 체하겠다."
 "나 아프면 더 죽을 것 같이 굴거면서."

 


 수연이 잔뜩 심통이 난 얼굴로 태연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태연의 표정은 언제나 무덤덤, 그 자체였다. 아무런 변화가 없는 표정. 심지어 금방 자신이 그 말을 꺼냈을 때에도 태연은 눈 한번 깜빡이지 않았다. 재미없다. 입을 삐죽인 수연은 태연이 밥을 퍼와 자리에 앉을 때까지 볼을 부풀리고 태연을 주시했다. 분명 시선이 느껴졌을텐데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밥을 퍼온다. 저 똥꼬집. 내가 지금 누구때문에 집 안에 갇혀있는건데. 콧구멍을 확장시키며 입술을 깨물던 수연이 숟가락을 식탁에 내리쳤다. 멍하니 숟가락을 들던 태연이 깜짝 놀라 수연을 쳐다봤다.


 


 "김태연씨 답답해, 알아?"
 "......뭐?"
 "조금만 솔직해져 봐."
 "...밥 먹다 말고 또 무슨 소리야."

 


 불쾌한 듯 미간 사이를 좁히는 얼굴이 얄밉다. 수연이 씩씩거렸다. 태연은 그런 수연을 찡그린 얼굴로 쳐다봤다. 이래라 저래라 하다가 갑자기 짜증을 내는 모습은 언제나 적응이 되지 않았다. 또 한번 욱하는 성질에 말을 꺼내려던 태연은 한숨을 내쉬는 것으로 말을 대신 했다. 이번에는 왠지 수연의 얼굴이 굳어졌다.



 "내 말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야, 아니면 모른 척 하는거야? 아, 혹시 태연씨 독심술도 할 수 있어?"
 "정수연 니가 원하는대로 밥 퍼왔는데 너야말로 갑자기 왜이래?"
 "...내가 문제 하나 낼게. 이거 맞추면, 오늘은 우리 집에서 자도 돼. 허락해줄테니까."
 "그럴 필요 없어."
 "아, 진짜. 말 끝마다 토를 다네, 어? 김태연씨 자꾸 이렇게 나올거야?"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자꾸 큰 소리야, 정수연."
 "나이 많은 게 자랑인가?!"

 


 목에 핏대를 세우고 소리를 지르던 수연이 태연을 노려보며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독기 서린 눈에 등골이 쎄 했다. 태연은 숟가락을 식탁에 내려놓으며 특유의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태도가 수연의 심기를 건드렸다. 수연은 물잔을 쥐고 파르르 떨다가 이내 심호흡을 하며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한층 침착해진 얼굴이었지만 이미 목까지 빨개진 뒤였다.



 "우리 태연씨는 똑똑하니까. 그냥 내가 하는 말 듣고 잘 생각해 봐. 알았어?"
 "...그래."



 그래서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목 끝까지 차오른 말을 삼켜내며 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날 정말 짜증나게 하는 사람이 한명 있어. 물론 세상엔 날 짜증나게 하는 것들이 많지만. 그 사람은 자꾸 신경에 거슬려. 어제 오늘 안 사이인데 매일 내 옆에 있었던 매니저보다 내 속을 더 잘 알고, 내가 힘들고 아플 때마다 언제 어디서든 나타나고. 그런데 꼭 결정적인 순간마다 말을 돌리고 날 피해. 음… 가끔 개같은 상황 만들어서 나 집 밖에 못 나가게 할 때도 있네. 그래도 밉지는 않아. 내가 사랑하니까."
 "……."
 "그 사람이 나한테 왜 그러는지 확실히 안다고 생각했어. 난. 그런데, 항상 무표정이라 그 속을 모르겠어."
 "……."
 "태연씨. 태연씨는 어떻게 생각해?"



 비스듬히 내려온 앞머리를 손으로 쓸어올리며 수연이 태연을 쳐다봤다. 한층 나른해진 얼굴은 전에 보지 못했던 그것이다. 턱을 손가락으로 긁적이며 눈을 굴리던 태연은 아무 말 않고 수연에게 손을 뻗었다. 매끈한 볼을 훑어내리던 손이 수연의 입가에 붙어있던 밥풀을 떼 태연의 입속으로 가져갔다. 의외의 행동에 당황한 수연이 어버버거리며 태연을 쳐다봤다. 그 시선을 받아내며 밥알을 씹어 삼킨 태연은 눈을 깜빡였다. 한숨이 나왔다.




 "그 사람, 너무 오랜 시간 혼자여서 그래."
 "……."
 "그러니까 별거 아닌 걸로 고민하지 마."
 "태연씨,"
 "…너무 오랜 시간 혼자였단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



 수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잔뜩 날카로워진 목소리를 내다가 꿀먹은 벙어리가 된 탓은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에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연은 답을 바란 게 아닌지, 곧바로 끊긴 말을 이었다.



 "곁에 다른 존재가 없었다는거야."
 "……."
 "넌 나와 달라. 곁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문제인거겠지. 그나마 다행인 건, 그 많은 사람들 중 반이 넘게 가식인 걸 너도 아니까. 그런데,"
 "……."
 "그 많은 사람들 중 한명에게라도 넌 큰 존재야. 사랑이든, 동경이든. 무슨 얘긴지 알겠어, 정수연? 그렇다고 난 사람을 원한다는 게 아니야. 그러니까 내 말은."


 태연은 인상을 찡그렸다. 입안이 텁텁했다. 목이 말랐다.




 "난 너무 오랫동안 남들에게 큰 존재가 된 적이 없다는거야. 그게 다야. 그래서 난 지금 이 상황이 익숙하지 않아."


 마른 세수를 한 태연은 입을 다물었다. 그게 다였다. 그 날 서로에게 오간 말은 그게 끝이었다. 수연 또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연이 말을 마치자마자 사라진 탓도 있었다. 그 날 집에 홀로 남은 수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별에서 온 그대

안냐세요!!!!!! 오늘 글잡 무료인 날이길래 조금 써왔던 조각을 옮겨온 유레카임다

아... 방송국 스캔들 이후로 오랜만이네요.. 글잡은... 방송국 스캔들... 어떡하지...

 

사실 제가 별그대는 본 적이 없어가지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런 분위기가 맞는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즐감하시고, 저는 또 글 찌러 갑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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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대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헐 이게말이ㅣ됩니까...헐..........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님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글잡무료래서 달려왔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김태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꺼이꺼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ㅌㅅㅎㅅ
10년 전
독자3
별그대버전 재밌네욤 ㅠㅠㅠ 탱싴 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헐ㅠㅠㅠㅠㅠㅠㅠ이거저번에 주제받아서올리신거져ㅠㅠㅠㅠㅠㅠㅠ이거진짜짱이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시봐도대박이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유레카
어 맞아요!! 부탁해가지고 망상 써주신거 받아서 조각 쓴건데 여기다 올려도 될지... 끙끙
10년 전
독자6
아니에여!!!!!!!!!!!!!!진짜금손이신거같아서 보고감탄했었는데 저만보기아까웟어여ㅋㅋㅋ
10년 전
유레카
ㅠㅠㅠㅠ 과찬이세요 ㅠ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5
별그대 안 봐서 분위기를 잘 몰랐는데 바로 이런 분위기군요ㅠㅠㅠㅠㅠ 끙..배우 싴이라니...나수니 쥬금... 무덤덤하게 밥풀 떼서 먹는 탱구 완전 설레요...하...
10년 전
유레카
저도 안봐서 몰라욬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츤데레 400년 산 도할배X웃기고 매력 터지는 배우 천송이라는 거 밖에... 끙끙 탱구야...끙
10년 전
독자7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포인트 더 받으셔도 될거같은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더 읽고싶엉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유레카
어차피 조각이라서 포인트는 작게! 감사해요 :)
10년 전
독자8
ㅠㅠㅠㅠㅠㅠㅠ좋아요ㅠㅠㅠㅠㅠ 무심한 듯 다정한태연이ㅠㅠㅠㅠㅜㅠㅠ
10년 전
독자9
ㅠㅠㅠㅠㅠ허류ㅠㅠㅜ허ㅓㄹ훠라ㅜㅜㅝㅜㅜ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가둬놓고 싶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ㅠㅠㅠㅠㅠ엉엉
10년 전
유레카
(탈출)
10년 전
독자10
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봐도 또 봐도 ㅠㅠㅠㅠㅠ대박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1
작가하세요 작가님...드라마보는줄알았어요ㅠㅠㅠㅜ
9년 전
유레카
꿈이 소설★가★ 또 올려야하는데 지금 슬럼프왔어여... 뭐했다고 슬럼프... 감사해요 :)
9년 전
독자12
이 좋은걸 이제서야 읽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3
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느무조아요ㅜ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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