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니 허공을 휘저었다.
내 팔은 공기를 가르며 움직였고, 사람또한 갈랐다.
상가건물의 유리엔, 내 모습따위 비치지않았고 사람들은 나를 보지못했다.
하
허망한듯 헛웃음이 흩어져나왔다.
나는 지금 죽은걸까.
내가 지금 죽은건지 산건지도 모르는 모습에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히어로 만화의 투명인간쯤이면 좋으련만.
나는 내 모습을 알고있다.
검은 머리에 회색눈을 알고있다.
하지만 나는 나를 모른다.
정확히는 [내 모습]을 모른다.
보지못했기때문에.
그저 뇌에 각인된듯 내 모습을 인식하고있을뿐, 나는 내가 어떤모습을 가졌는지 알지못한다.
나는 그냥, 그냥,그냥...
...그냥,어느순간부터 이곳에 존재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다면 나는 처음부터 인간이 아니었나?
보통의 사람이라면, 태어나서 부모혹은 부모의 역할을 하는 사람아래서 자라서 자신의 일생을 기억하는게 정상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않다.
내 기억은 그냥, 그냥 이곳에서 시작된다.
가만히 서있던 내가(나인지는 모르겠지만)어느순간부터 그냥 이곳에 있었다.
조심스레 발을 움직였다.
움직일때마다, 찬 바닥이 발에 닿았다.
자박자박하는, 이질적인 소리가 울렸지만 주변의 사람들은 알지못했다.
나는 지금 혼자다.
정말 철저하게 혼자가되버려서,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정말.
과정을 안다면 울면서 소리라도 지를텐데, 난 그냥 알고있을뿐이니까.
그렇게 한참을 걸어 공원으로 들어왔다.
사람없는 공원 속엔 나와 비슷해보이는 귀신(?)이 가득했다.
벤치에 앉아서 그들을 바라보던 나는 등골을 시리게 만드는 오싹한 기분에 소름이 돋았다.
공중에서 창호지가 희게 발려진 문이 나타났다.
그 문이 열리고 도깨비들이 우르르 쏟아져나오더니, 도깨비들이 대뜸 장구와 징 꽹과리를 연주했다.
흥겨운 소리에 주변 귀신들이 이쪽을 보기도 잠시,투명하던 그들이 희게 질려선 도망갔다.
한참을 멍하니 "와-아..잘한다-아..."라고 말하며 영혼없는 박수를 쳤을까.
문 안에서 사람이 나왔다.
백짓장마냥 흰 피부에 검은색 머리, 보라색 입술은 그 사람이 살아있지않다는것을 의미했고
그 사람이 든, 조금 낡은 옛날방식의 책(사극이 뭔지는 모르지만 대충 사극이란것에 나올법한 책)과 검은색 소복은 그가 저승사자임을 의미했다.
"..끌끌..놀랬능가,아가?"
쌜쭉 눈을 접으며 물어오는 그 사람...에 나는 조금 실망하며 중얼거렸다.
"..아..왜 안사신요..."
그러자 남자가 짐칫 화가난듯 외쳤다.
"아니 뭐셔?!동양에왔음 동양법을 따라야하지않긋냐,으야?동양에서 사신을 찾능것은 니가 유럽에서 김치찾는거랑 같은거여 요것아!"
"참나 내 어이가없어서 혼이 나가뿔랑게, 너같은것은 또 첨보네잉.그래,너도 그거냐?맨날 외국인한테 두유노킴취?두유노 퐑지성?두유노 킴연아?어이?말좀 해보랑께"
남자의 기선에 눌린 나는 고개를 설설 저었다.
뭐야 이사람 겁나무서움.
남자는 큼큼 헛기침을 하더니 책을 펼쳐 읊었다.
"엣헴..그려그려 마 내가 니를 안봐주면 누가 니를 봐주겠냐,안글냐?자...어디한번 봅세다.
흠흠...92년 11월 20일..에 태어나서는 어린나이에 요절했구마잉.14살에 죽으뿟네.하마,마 겁나 딱하다.."
"14살에 내가 죽었다고요?"
"그랴.와 문제라도 있나?"
"..저는 14살까지의 기억이 없는데요"
남자는 놀란듯 흡-하며 눈을 크게뜨고선 말했다.
"아니 고게 말이여 방구여?!다시 말해보랑께,양반!!기억이 없다는게 얼마나 큰일인지 아능감?!"
"모르니까 이러지 망할 사자놈아!!"
"오 맙소사 오 오 오 이런 미친!!"
대뜸 주저앉아서 제 머릴 쥐어뜯던 저승사자가 외쳤다.
"이런 일은 단 한번도 읎읐는디!!아따마 돌았뿌겠네 참말로!!!"
흥분한듯 보이던 남자는 장부를 이리저리 뒤적이더니 붓팬으로 뭔가를 적었다.
몇초 뒤,남자는 벌떡 일어나 제 머리를 헝클어뜨리더니 내게 소리질렀다.
"미쳤어 미쳤어!!너때문에 공간이 일그러졌다잖아?!!"
"...네?"
"너라는!!존재!!하나!!때문에!!공간이 일그러져서!!그!!여파로!!차원 두개가!!맞붙고있다잖아!!아악!!"
남자는 바락바락 소리지르다가 귀를 만지작 거리는 날 보고선 포기한 듯 한숨쉬며 하나하나 설명해주었다.
S:수많은 세계, 페러렐 월드가 있다.
→근데 나때문에 혹은 나란 존재가 나타남으로서(나는 다른 차원의 사람이었는데 왜인지 딴차원으로 넘어와버림.난희골혜?)
→공간이 일그러지는 바람에
→차원 두개가 맞붙고있다(합쳐진다 혹은 동화된다)
→나를 시작으로 양쪽세계에 이변이 일어날것이다.
→근데 이쪽이랑 맞붙는 세계가 겁나 판타지ㅋ
→고로 니가 히어로해서 좀 지켜라ㅋ능력줌ㅋ
......핫챠,미쳤어 여긴.
탈출하고싶어서 정말 자연스럽게 일어나 휘파람을 불며 공원을 빠져나가려하니, 남자가 내 뒷목을 턱 잡았다.
"아,아,아..아픙데여..."
볼을 늘리는 남자에게 말하자 남자는 정말 시크하게 대답했다.
"ㅋ어쩔ㅋ"
이런 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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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 흑백사진 pro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3/8/83888902cc1f3b98d500e87c7dd7d6c5.jpg)
"...음...그게 끝이야?"
나는 김종인새끼에게 포도쥬스를 내주며 말했다.
"무슨 거창한걸 생각하셨는진 모르겠다마는여, 님이 생각하는건 아마 니은니은일듯. 오키?"
눈앞의 까망이가 허탈한듯 말했다.
"...뭐야, 이게...엄청 거창한거라도 있을줄알았는데..."
나는 웃으며 답했다.
"두 세계가 붙어서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졌슴다. 이정도면 특별하지않슴까?그리고 그덕에 너도 변했잖습니까"
순간이동이면 여권없어도 되서 좋겠네여
내 순수한 감탄을 들은 까망이가 헛웃음을 쳤다.
"...으?왜 갑자히 보르 느려..?"
"헛웃음친게 기분 나쁨니다.짱나여 비웃는것같다고여.우리 까망이 알간모르간?"
"으으..-!아파앙..."
"아-파-앙?앙이여?ang 앙?어디서 앙탈이여"
까망이의 볼을 탁-하고 놓아주니 까망이가 툴툴거렸다.
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손님이 들어왔다.
아 손님,귀찮;;
하지만 밥벌어먹기위해 외쳤다.
"어서오세여 손님. 신개념 해결사네 [탑클]입니다.
원하시는것이 있으시다며는, 더럽고 비열하고 구역질나는 방법을 써서라도 이뤄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추후에 그에따른 대가를 가져갈터이니, 얻게된것을 또 다시 잃지않도록 주의해주십쇼."
김종인과 내가 운영하는
탑클은
두 차원이 맞붙음으로서 생기는 모든 신개념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집단이다.
어서오세여 손님♡
| 안녕하세여 행복작가임다 |
외전을 또내는것은 재미엇고 심심하고 삼삼하고 사사하다고 생각되어 바로다음작으로 넘어왔슴다. 스릴러를 이어가는 판타지 로멘...로멘스..?아마?그럴꺼에여. 이번작에서도 잘부탁드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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