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됴총] 즐거운 나의 집 0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file/20130218/a/2/9/a29bd549315308bdb8e956cedca2e794)
즐거운 나의 집 |
"내 몸에 손대지 말라고!!!!"
들어선 집은 그야 말로 동화 속에서나 보던 궁전 같았다. 그러나 안은 온통 살림 기구들이 넘어지고 깨져 어렸을 적 빚쟁이들이 몰려들어 집을 부술듯 드나들던 때와 비슷한 모습이였다. 찬열을 앞서 들어가려던 경수는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저만한 또래가 누군가의 품에 안겨 악을 쓰며 손에 잡히는 것을 모두 내던지는 모습에 어머니가 겹쳐 보여 서둘러 벗던 신발을 찬열 모르게 다시 밀어 넣었다. 악에 바친 듯 울리는 고함이 어쩐지 서글퍼져 경수는 한 시라도 빨리 이 집에서 나가고 싶어졌다. 게다가 더 이상 은은하게 들려오던 노랫 소리도 사라진지 오래였다. 잠깐만 기다려줄래? 찬열이 경수의 머릴 몇 번 헤집더니 어깨를 토닥였다. 아무일 없을거야. 제 마음을 읽은 양 해 주는 말에 다시 얼굴을 붉힌 경수가 고개를 끄덕였지만 찬열의 표정을 굳어져 마치 화난 얼굴이라 덩달아 경수도 울상을 지었다. 긴 다리로 어지러진 물건들을 헤쳐 지나 가는 것을 지켜보다 아직도 그치지 않은 고함 소리가 평생 그치지 않을 것만 같아서 작은 다리가 달달 떨렸다. 만약 찬열이 가방을 가져 들어가지 않았다면 들고 어디든 나갔을텐데. 찬열을 데려간 고함이 좀 밉다 생각하며 주머니에서 꺼낸 아버지의 주소와 새로운 번호를 작은 손으로 꼼지락 거렸다. 아버지, 괜시리 또 울컥하려는 걸 앞으로 던져진 물건에 겨를 없이 제 손을 뒤로 감췄다. 정확히 말하자면 화분이였던. 깔끔한 바닥이 온통 흙투성이로 변했다. 의도해 던진것은 닌 모양인지 그 위로나 주위로 더 이상 아무런 물건도 떨어지지 않았다. 화분을 가만히 바라보던 경수는 흙 사이로 노란 종이를 빤히 바라봤다. 백현. 이번엔 속으로 제대로 되뇌었다. 조심스레 주워들어 살살 흙을 털어내자 가려졌던 이름 전부가 보였다. 변 백현. 조그마한 달동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성이라 경수는 입모양으로 크게 따라 했다. 변,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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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 아이구나, 형은 준면"
김준면이야. 노란 종이에 적힌 글자를 읽는 데 정신 팔려 인기척을 못 느끼던 경수는 제 머리 위를 조심스레 헤집는 손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경수야 반가워. 무릎이 아프지도 않은지 화분이 깨진 그 위로 무릎을 꿇고 앉아 제 앞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날 만큼 노란 종이를 꽉 쥔 경수는 조금 눈을 크게 떴다. 찬열과 비슷한 인상이지마는 찬열보다 조금 더 하얗고 고왔다. 게다가 제 마음이 흐드러지게 웃는 것까지. 혹시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아이를 알 수 있을까. 급히 주머니에 넣고 손을 잡으려 들자 주머니에서 부스럭 부스럭 종이가 맞붙어 꽤 큰 소리를 냈다. 형도 그 종이 보여줄 수 있어? 웃음끼 서린 말투에 경수는 곤란한 듯 시선을 떨궜지만 곧 이어 두 귀를 막아오는 준면에 의해 다시 시선을 올렸다. 찢어지는 고함이 여전히 울리고 있었다. 걱정하는 표정이 찬열과 마찬가지로 제 아버지와 닮아있어 경수는 준면의 하얀 손을 다독였다. 그 다독임에 놀란 준면이 경수를 바라봤지만 경수는 그저 둥그런 눈으로 마주 했다. 눈으로 위로 할 수 있는 아이. 경수의 사진을 보며 준면이 제 어머니의 말에 코웃음 쳤던 것을 반성했다. 과연 그럴 수 있는 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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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내일 오실 거야. 어지러진 것들이 한 편으로 치워진 층 계단을 밟으며 준면이 손에 쥔 경수의 손을 끌며 말했다. 부모님 소리에 경수는 어리둥절 했다. 따로 산단 소리를 몇 번이나 강조하셨는데.. 당황스럽게 바라보는 경수의 낌새를 알아챈 준면이 한 쪽 벽에 걸어진 액자 여러개 중 하나를 가르켰다. 아, 짧은 탄식을 내뱉으며 경수는 고갤 끄덕였다. 사진엔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려 보이는 준면, 그리고 찬열과 한 아이가 있었다. 물론 환하게 웃고 있는 부모님까지. 조금의 부러움에 경수는 다시 고갤 끄덕였다. 사진 바꿀 때가 다 됐어, 경수도 나와야 하니까. 마음이 또 흐드러지는 거 같아 경수는 재빨리 준면에게 시선을 거두고 사진 속가족을 바라보았다. 단아한 어머니 다리위에 앉은 아이가 가지런히 모은 하얀 손은 유난히 길어 보였다. 저 손으로 그 피아노를, 생각을 채 마치기도 전에준면이 다시 손을 건네왔다. 손을 피한 경수는 혹시 붉어진 귀가 들킬까 작은 손으로 귀를 꼭 감싸 고개를 젓곤 여전히 웃고 있는 준면의 뒤를 따라 좀 더 힘 있게 계단을 밟았다.
"형이라고 불러도 돼. 준면이 형, 찬열이 형, 그리고 백현이"
방안에 들어서며 다시 제 소개를 하는 준면이 경수에겐 조금 높은 침대 위로 경수 허릴 안아 들어 앉혀주었다. 형, 달동네에서 또래 만큼 형들도 겪어보지 못한 경수는 그런 호칭이 간지러웠다. 하지만 이미 내려진 짐을 같이 정리하고 같이 침대에 앉아 몇 번을 손꼽아 알려주던 준면을 보면서 중얼이던 것을 준면이 나가고 나서야 작게나마 속삭일 수 있었다. 찬열이던 준면이던 그 선하게 웃는 얼굴 앞에선 자꾸 입술만 꾹 물게 되는 것이였다. 그래도 다시, 찬열이 형. 경수는 자신의 방이 된 방안 침대에 앉아 작게 속삭였다. 부스럭, 홧홧해진 얼굴을 작은 손으로 감싸 쥐던 경수가 제 몸집보다 훨씬 큰 침대에 뒤로 눕자 옷자락에서 소리가 났다. 아, 아버지. 제 입술을 꼭 깨문 경수는옷자락에서 하얀종이를 꺼내 손으로 고이 폈다. 도착하면 꼭 전화를 하란 말. 다정한 아버지 목소리에 울컥 다시 눈물이 솟는 듯 했지만 이내 고개를 젓고 침대에 내려와책상 위에 올려진 작은 시계를 눈으로 훑었다. 준면이 저녁 시간에 맞춰 내려 오라고 한 시간까진 아직 시간이 있었다. 다시 곱게 종이를 주머니에 넣은 경수가 부지런히 제 방문 문고리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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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어린 시절 얘기가 나오는 데 이제 곧 유년기를 벗습니다! 렉이 자꾸 먹어서 날리네요..ㅜㅜ 기다려 주신 분들이 기대하던 내용이 맞으실지, 지루해도 봐주셔서 감사해요 사랑합니다 하트! 암호닉 신청해 주신 분들 감사해요! 옹스리옹옹님, 됴색 크레파스님, 여세훈님, 떡덕후님, 배또님, 정똥님, 손톱님, 아뉴님, 정류장님, 저금통님. 정말 모두 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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