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28.
마트안으로 들어서니 역시나 한 눈에 보이는건 발렌타인데이 맞이 초콜릿이 한가득이었다. 붕붕카에 아기를 태우고 얼른 이벤트코너로 향했다.
각종 초콜릿들과 초콜릿을 꾸밀 재료를 산 뒤, 이정도면 되겠다싶어 다른코너로 올라갔다. 한참 빙빙 둘러보다 겨우 앨범이 있는곳을 찾아서 카트를 앞에 세워놓고 요리조리 앨범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아가. 이게 좋아, 아님 이게 좋아?"
"비니능 요거!"
"그래. 그럼 이거 하자"
마지막까지 좁혀지지 않던 앨범 두개를 후보로 아기에게 물어보니, 아기는 망설임 없이 노란색표지의 앨범을 골랐다. 앨범을 카트에 담고 내려와서 계산을 다 마친 뒤,타이밍좋게 전화가 울려 사진관으로 향했다. 아주머니는 봉투를 건네며 웃으셨다.
"사진 잘 찍으셨네요. 너무 이뻐요."
"아, 하하. 감사합니다."
"요즘은 다 인터넷으로 현상주문을 시켜서 기계사용이 거의 없었는데. 이 아기 때문에 오랜만에 현상을 해봤네요. 저희가 더 감사하죠. 애기야. 애기 나온 사진 볼래?"
"네!"
아주머니는 푸근하게 웃으시면서 조그만한 사진집을 건네셨다. 아기손에 꼭 들어맞게 만든 사진집을 받고 아기는 활짝 웃어보였다.
"엉아! 여기여기! 비니 여기써!"
"응 그렇네? 우와.이쁘다 근데..저기 전 이걸 따로 주문 한 적이.."
"선물이예요. 두 분 사이가 너무 좋아보여서. 애기도 너무 이쁘기도 하고..그냥 가져가세요."
"감사합니다. 아가도 인사해야지?"
"강사항니다"
아기는 배꼽인사로 허리를 푹 숙여 인사했다. 사진관을 나와서 아기랑 걸어가고 있는데 조금씩 조금씩 새하얀게 눈앞에서 흩어졌다.
"어? 아가. 또 눈 온다."
"눙?"
"응. 눈. 눈이오네"
"그렁 사랑이도 오겡네?"
신이나는지 팔을 이리저리 저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그 콧노래에 맞춰 발을 옮기며 오늘은 절대 아기를 밖에 데리고 나가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다.
또 아프면 큰일나니까...
"아가랑 있을땐 눈을 더 많이 보는 기분이야."
"웅?"
"아냐, 아무것도. 집 도착. 얼른 들어가요"
"알았어요오"
발걸음을 떼다 작게 중얼거린 소리를 용케 들은 아기는 반문했지만 아기 머리를 털어주고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누르기만 할 뿐이었다.
어렸을 땐 눈이 좋았었는데. 점점 커가면서 눈이 싫어졌다. 비 보다 더 질척거리는 그 느낌에. 하지만 아기와 같이 보던 눈은, 정말 이뻤다.
그리고, 그 눈이 그 옛날의 어렸을적 느꼈던 눈과 같아보였다.
집으로 오는길에 살짝 맞은 눈을 털어내고 옷가지들을 다 건조대에 널어놓은 뒤, 아기는 내복차림으로 빨빨거리며 돌아댜녔다.
장을 봤던 봉지에서 초콜릿 재료를 찾아 부엌에서 초콜릿을 까기 시작했다.
"엉아. 머해?"
"아가 초코 만들어주려고"
"그거 그냥 멍능거 아냐?'
"기다려봐. 형이 이걸로 초코 만들어줄게"
깐 초콜릿 하나를 입에 넣어주고 초콜릿이 담긴 그릇을 가스레인지로 옮겨갔다. 초콜릿을 오물거리던 아기는 궁금한지 쫄래쫄래 따라와서 구경중이다.
만들기는 생각보다 쉬웠다. 초콜릿을 녹이고 틀에 부은 다음..30분 정도면 굳겠지 하고 탁자에 올려 둔 채 아기와 놀다 확인을 했지만 아직까지 그대로였다.
당황해서 초콜릿을 만지작 거렸지만 모양만 이상하게 변해 갈 뿐이었고, 아기는 아직까지 상황을 모른 채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엉아 왜왜?"
"아냐아냐, 아가 초코 빨리 먹고싶어?'
"웅!"
어떡하지.. 실팬가.. 아가랑 그냥 초콜릿 까서 먹을까.. 고민하다 인터넷검색이란 찬스가 반짝 머리를 스쳤고 얼른 핸드폰을 열어 친절하신 블로그의 도움을 받아 냉동실로 직행했다. 또 30분이 지나 열어보니 얼추 초콜릿의 형태를 완성한 것 같았다. 굳은 초콜릿 위에 열심히 글씨를 올렸다.
"아가, 아가 얼른 와봐. 초콜릿 다 됐어"
"징짜?"
거실에서 인형을 가지고 놀고있던 아기는 쪼르르 달려와 의자를 잡고 올라오려고 낑낑댔다. 쇼파는 잘 올라가더니 아직 여기까진 무린건지 금세 지쳐서는 헥헥댔다.
의자위로 털썩 올려주니 아기는 의자를 밟고 올라서서 눈이 동그래지며 초콜릿을 바라봤다.
"우아. 엉아 이뻐여. 이쁘다"
"그치? 아가. 형이 뭐 쓴건지 읽을 수 있어?'
"웅? 우우웅"
"봐봐."
하나하나 초콜릿을 가르키며 올려진 글자를 입 밖으로 내뱉었다. 마지막 글자를 뱉고나서 아기는 바로 내 목을 끌어안더니 내 볼에 쪽. 입을 맞췄다.
"나도 사낭해여 엉아"
"응. 나도 아가 많이 사랑해"
생각해보니 아기에게 사랑한단 말을 한번도 해 준 적이 없었다. 아기는 시도때도 없이 사랑한다 말하며 나를 당황시키다 익숙해 질 정도로 만들어 줬는데, 그게 마음에 걸려서 초콜릿 위에 글씨를 올린 것이었다. 이제 먹어야지 하고 초콜릿을 입에 넣어주려 초콜릿을 집어 아기에게 가져다주니 아기는 두손으로 입을 막았다.
"아가 왜? 먹기 싫어?"
"웅. 머그명 앙데"
"왜?"
"시러. 머그명 앙데. 땅 거 머거여, 웅?"
먹기가 아까웠던 아기는 끝까지 입을 벌리지 않았고, 결국 처음 만든 초콜릿은 아기의 배로 들어가지 못하고 상자에 고이고이 담겨졌다.
-Fin-
안녕하세요!! 연홍차예요ㅠㅠ 우어유ㅠㅠㅠㅠㅠ 많이 보고싶었어요ㅠㅠㅠ 독자님들 징짜ㅠㅠ 잠이라도 좀 줄일까봐.. 아..나 잠빼면 진짜 시체지..참.. 하여튼.. 사랑한다구요 내가 많이ㅠㅠ 자주 오고싶다ㅠㅠ 수능만 끝나봐 진짜.. 내가 하루에 한 다섯편씩 적을꺼야!!! .... 진짤까??? ㅎㅎㅎㅎ 암튼!!! 많이 사랑하구요ㅠ 딱 5일만 참아요!! 5일뒤에 꼭 보기!! 약쏘옥~~ㅎㅎㅎㅎㅎ
암호닉 몽쉘통통님. 달돌님. 요니별우니별님. 정모카님.달나무님,작가님워더 님,하마님,천사천재님,정인님 와.. 많다ㅠㅠ 사랑해요!!!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