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DDY BEAR
Episode 08
"끄억-, 배부르다. 잘먹었어!"
그릇 치우고 가라고 몇 번을 말…어휴. 싱크대 앞에 서서 물을 마시던 경수가 백현의 목소리에 급히 뒤를 돌아 식탁을 확인했을 땐 이미 찬열과 백현은 거실로 도망간 후였다. 나름 단란한 분위기 속에서 저녁식사를 마쳤다고 생각했던 경수는 식탁에 널부러져 있는 그릇들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누가 보면 태풍이 할퀴고 간 줄 알겠네, 어기적어기적 자리에서 일어난 종인이 두 손에 제 밥그릇을 손에 꼭 쥐고 경수를 빤히 쳐다봤다.
"…왜?"
"칭찬 안해줘?"
"뭐라고?"
난 그릇 꼬박꼬박 치우는데. 종인이 경수를 밉지 않게 째려보곤 그를 지나쳐 싱크대로 향했다. 수도꼭지를 돌려 물을 틀곤 능숙하게 제 그릇을 치우는 종인이 기특하기도 하고, 한 편으론 굳이 저렇게 티를 내면서까지 칭찬을 갈구하는 모습이 마치 어린 아이 같아 경수가 실소를 내뱉었다. 애시당초에 밥 얻어먹는 신세면 이 정도 노동은 당연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내 거실에서 들려오는 곰인형들의 웃음소리를 듣자 종인에게 절이라도 올려주고 싶어진 경수였다.
하지만 그 마음도 그리 오래 지속되진 않았다. 참으로 정직하게 자기 그릇만 치우고 미련 없이 거실로 향하는 종인을 보며 경수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래, 니가 그럼 그렇지! 종인이 남은 그릇까지 저가 다 치워줄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던 경수는 이내 종인의 목소리까지 함께 어우러져 거실에서 울려퍼지는 웃음소리를 들으며 분한 표정으로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내가 무슨, 식모도 아니고…곰인형 팔자가 상팔자네 아주 그냥."
수세미에 퐁퐁을 묻혀 몇 번 만지작 거리자 거품이 몽실몽실하게 피어오른다. 손끝에 닿는 그 묘한 감촉에 경수가 자기도 모르게 살짝 미소 지었다. 깨끗하게 닦여지는 그릇들을 보며 만족스러워하는 제 모습을 아는 지 모르는 지 그새 콧노래까지 불러가며 설거지에 집중한다. 밥만 낼름 먹고 사라지는 찬열과 백현이 얄밉진 했지만 마냥 싫지 않은 이유는 단순했다. 잘먹어서, 그리고 또 다 먹은 그릇이-요리한 사람 입장에서 뿌듯할 정도로-깨끗했기 때문에.
"경수야, 후식은? 과일 먹자!"
"난 딸기."
"배 먹고싶어."
지금 먹고 있는 과자나 내려놓고 말하지 그래? 그리고 누가 너희 맘대로 과자 까먹으래! 물에 젖은 손을 수건으로 닦으며 부엌을 나오는 경수에게 거실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던 삼인방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후식을 청했다. 후식은 이미 자기들끼리 다 먹고 있으면서. 배신감에 뒤덮인 경수가 성큼성큼 백현의 앞으로 걸어가 그가 쥐고 있던 초코바를 낚아챘다. 말도 안하고 꺼내먹으면 돼, 안돼? 내 돈 주고 산건데 말이야, 너희 둘도 똑같애! 경수가 눈을 가늘게 뜨며 양 옆에서 제 눈치를 보는 찬열과 종인에게도 쏘아붙였다. 그러자 약속이라도 한 듯 입꼬리, 눈꼬리를 축 내리는 모습이 마치 양치하고 나서 자기 전에 몰래 단 것을 먹다 엄마에게 걸린 어린 아이들 같다.
"오늘은 후식 없어. 마음대로 과자 꺼내먹은 벌이야."
"응…."
잔뜩 풀이 죽은 모습에 웃음이 나올 뻔 했지만 꾹 참고서 경수가 방으로 향했다. 저들과 함께 지낸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가고 있다. 사람의 모습일 땐 그냥-좀 덜 떨어지는-제 또래의 친구들 같지만 아직도 곰인형의 모습을 한 채로 집안을 활보하는 광경은 낯설고 또 새롭다. 방으로 들어가려던 경수가 살금살금 걸음을 돌려 거실을 훔쳐본다.
"영화 볼 땐 간식이 있어야 되는데."
"백현이 형이 과자만 안꺼내먹었어도…"
"야! 웃기지마, 너도 먹었잖아. 이제 와서 배신이냐?"
"둘 다 시끄러, 안들려."
투닥투닥 싸우는 종인과 백현을 찬열이 말리며 리모콘을 들어 볼륨을 높였다. 또 바꿨네, 저렇게 보면 더 재미있나….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면 곰인형으로 변해 티비를 시청하곤 했다. 이유를 묻는 경수에게 돌아온 대답은 단순했고 또 순수했다.
[이렇게 보면 화면이 더 크잖아.]
그 명쾌한 대답에 깨달음을 얻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던 제 모습이 떠올라 소리 없이 웃으며 다시 경수가 방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
D.O.DDY BEAR
해가 중천에 떴구만…잘도 자네. 종인이 세상 모르게 자고 있는 백현과 경수를 내려다 보며 혀를 찼다. 자정이 넘자 밀려오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을 청한 저와 찬열과는 달리 새벽을 불 태울 기세로 영화를 보던 둘은 결국 해가 뜰 때 쯤에야 겨우 잠에 들었다. 소파에 앉아 한동안 둘을 말 없이 바라보던 종인이 조심스레 아래로 내려왔다. 곰인형 특유의 작고 유연한 몸을 이용해 백현과 경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종인이 미련 없이 백현을 반대쪽으로 굴려버렸다. 나중에 찬열이 형이 보면 엄청 뭐라 하겠지. 약간의 걱정이 들기는 했지만 이내 몸을 돌려 경수를 바라봤다. 살짝 벌어진 입술 새로 옅은 숨을 내쉬며 잠에 취한 모습이 영락 없는 아이였다. 살풋 웃은 종인이 손을 뻗어 경수의 코를 살짝 덮자 피부에 닿는 감촉이 간지러운지 경수가 잠결에 고개를 살짝 저으며 푸스스 웃는다.
"간지러어…."
"일어나, 조금 있으면 12시야."
"아, 몰라…."
"안일어날거야?"
"응…잘거야."
"이래도?"
종인이 경수의 배 위에 올라탔다. 올라탄 걸로 모자라 경수의 배 위에서 통통 거리며 뛰기 시작한다. 종인의 자신감에 찬 표정대로 경수가 얼마 못가 눈을 부릅 뜨며 종인을 두 손으로 붙잡아왔다. 아, 아 진짜! 이렇게 깨우지말라니까! 경수가 늦잠을 잘 때면 종인은 늘 경수의 배 위 올라타 뛰거나 혹은 간지럽히거나, 쉽게 말해 경수를 곱게 깨우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경수는 곰인형이 아니라 악마와 함께 살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곤 했다.
"…왜 나만 깨워, 백현이는."
"백현이 형은 찬열이 형이."
근데 쟤는 왜 저기서 저러고 자고 있어? 경수의 기억에 남아있는 백현은, 분명 제 옆에서 자고 있었다. 아침 7시경, 커텐 사이로 들어오는 빛에 인상을 찌푸리며 잠시 잠에서 깨었을 때까지만 해도 백현은-하얀 곰인형-제 옆에서 자고 있었음을 경수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종인의 방해공작에 눈을 비비고 거실을 둘러보니 백현은 저 멀리 티비 아래 장식장 근처에서 죽은 듯이 엎드려서 자고 있다. 경수의 물음에 종인이 잠시 침묵을 지키다 대답했다.
"몰라, 굴러갔나보지."
되게 험하게 잤나보네, 경수는 그렇게 생각하며 제 배 위에 있는 종인을 소파에 앉히고 욕실로 향했다. 아침은? 금방 해줄게, 나 좀 씻고. 뒤에서 꽤나 다급하게 물어오는 목소리에 경수가 인상을 찌푸렸다. 결국은 지 배고파서 나 깨운거다, 이거지? 잠에 단단히 취한 건지 좀처럼 몸이 움직이질 않는 경수가 앓는 소리를 내며 세면대 앞에서 기지개를 폈다. 대충 고양이 세수를 하고 칫솔을 입에 물었다. 알싸한 치약맛에 서서히 잠에서 깨기 시작하자 치약을 뱉어내고 물로 입 안을 몇 번 헹군 후 아까보다는 더 소란스러워진 거실로 향했다.
"야! 니가 또 백현이 굴렸지?!"
"그게,"
"아무리 하얗고 조그마한 애가 귀여워도 그렇게 마음대로 굴리고 그러면 쓰냐, 어?"
…그래, 내가 미안해. 언제 나온건지 큰 키를 자랑하며 서 있는 찬열이 백현을 안아든 채로 종인과 실랑이를 벌인다. 다소 격앙되고 흥분한 말투 덕에 백현이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잠에서 깨려는 기미를 보이자 등을 토닥여주는 세심함-변백현 한정-도 잊지 않는다. 찬열에게 무어라 변명이라도 해보려던 종인은 백현을 안아들고 아기 달래듯 앞뒤로 살살 흔드는 찬열의 모습에 질색하며 고개를 저었다. 종인의 뒤에서 그런 찬열을 바라보던 경수도 마찬가지였다.
"진짜 박찬열 대박이다."
"나 금방 소름 끼쳤어."
찬열과 백현은 소파에 앉혀두고 부엌으로 피신 온 경수를 따라 종인도 일찍이 식탁에 자리 잡고 앉았다. 간간히 들리는 둘의 목소리가 마냥 예쁘기도 하면서 한 편으론 못 말린다며 경수가 제 팔을 문질렀다. 간단하게 식빵을 구워 토스트로 브런치를 대신하려는 경수를 오늘 웬일로 종인이 거들었다. 경수가 토스트기에서 잘 구워진 식빵을 건네면 종인이 받아들고 식빵에 정성스레 잼을 펴발랐다.
"잘하네."
"응, 내가 좀."
"그러면 평소에도 이렇게 도와…"
"맛있다."
내가 뭘 바라겠냐, 어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분히 의도적으로 경수의 말을 잘라먹고 입 안에 토스트를 구겨넣는 종인을 경수가 얄미운 듯 쳐다봤다. 사람으로 변한 종인의 모습은 경수 자신보다 더욱 더 남자다웠으나 경수의 눈엔 그저 꾀 많고 잔머리 잘 굴리는 곰탱이에 불과했다.
*
D.O.DDY BEAR
"야, 도경수!!!"
"뭐, 뭐야…왜, 왜?"
"넌 집에다 왜 이딴 책을 갖다놔, 왜!!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데!!"
방 안에서 과제를 하던 경수는 문을 부술 듯 열고 제게 달려오는 백현을 보고 화들짝 놀라 그대로 굳어버렸다. 방문까지 잠그고 단단히 화가 난 표정으로 저를 내려다보는 백현이 마냥 낯설어 경수가 눈을 이리저리 굴린다. 차라리 곰인형이었으면 쫄지는 않았을텐데, 사람의 모습인 백현은 체구는 경수와 비슷했지만 체격은 확실히 백현이 좋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보기 좋게 벌어진 백현의 어깨가 부러워진 경수는 아무도 모르게 제 어깨를 감싸 안았다.
"무슨 책…나 이상한 책 집에 둔 적 없는데."
"너 때문에 박찬열 미쳤어, 돌았어, 완전 또라이 다 됐다고!"
"걔는 원래부터 좀 그랬…"
다시 말해봐. 백현이 얼굴을 가까이 하며 경수를 바라보는 눈빛이 마치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만 같아 경수는 입을 꾹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자기가 먼저 욕해놓고…, 차마 그 말을 꺼낼 용기는 없었기에 경수가 백현의 눈치를 몇 번 보다가 힘겹게 먼저 말을 꺼냈다.
"왜,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이거."
"그냥 평범한 잡지 같은데…."
"이게? 내용을 보고 말하지 그래?"
백현이 짜증스레 침대 위로 오래된 잡지 하나를 던졌다. 대충 한 번 훑어보는 경수가 맘에 들지 않았는지 손수 잡지를 펼쳐서 경수의 눈 앞에 대령한다. 너무 가까운 거리에 잘보이지 않자 경수가 살짝 고개를 뒤로 빼 잡지를 차근차근 읽어보기 시작한다. 사랑스러운 연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성의 멘…트?
"헐?"
"이걸 왜 우리방에 두는데."
"나 이런 거 둔 적 없…아!"
"이거 니 책 맞지? 그렇지?"
"내 책 아니야!! 이거…이거, 우리 형 책일거야."
경수가 현재 혼자 살고 있는 집엔 방이 총 3개가 있다. 경수가 종인과-반강제로-함께 쓰는 자신의 방, 서재, 그리고 경수의 형의 방이었던 현재 찬열과 백현의 방. 분명 형 나름대로, 또 경수가 찬열과 백현에게 방을 내주면서 불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수의 형의 흔적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백현에게서 잡지를 받아들고 종잇장을 넘겨가는 경수의 표정이 점점 어둡게 굳어져만 갔다. 형이 맨날 차이는 이유가 이거 때문이었구나. 잠시 형 생각에 마음이 측은해지는 경수를 백현이 원망스레 불렀다.
"어쩔거야, 이거 박찬열이 봤단말이야."
"박찬열이?"
"응."
"…이거 따라하든?"
알면서 뭘 물어. 다시금 저를 쳐다보는 백현의 눈빛이 따갑다. 조금만 더 물어보면 곰이 아니라 개가 되어서 저를 물어 뜯을 것만 같아 경수가 조용히 잡지를 침대 구석으로 던져버렸다. 그래서,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경수의 말에 백현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글쎄. 딱히 경수에게도 해결책이 없다는 걸 깨달은 백현이 시무룩하게 머리만 긁적였다. 박찬열 좀 어떻게 할 수 없을까. 응, 없어. 너도 못말리는 걸 내가 어떻…악! 단호하게 말하는 경수에게 매정하다며 꿀밤을 먹이는 백현이었다. 얼얼한 뒤통수를 문지르는 경수를 잡아 끌고 거실로 나온 백현이 소파에 앉아있는 찬열 옆에 앉고 제 옆에 경수를 앉혔다.
"나 과제 해야되는데."
"시끄러."
경수가 백현에게만 들리게 작게 속삭이자 백현이 어금니를 악 물고 일단 가만히 있어, 라는 뉘앙스로 경수에게 엄포를 놓았다. 급하게 표정을 밝힌 경수가 백현의 말에 격하게 긍정을 표하며 무릎에 손을 가지런히 올리고 그들의 대화의 집중했다.
"백현아."
"어, 왜. 박찬열."
평소 같으면 찬열아, 찬열아-하며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할 게 뻔한데 냉정함이 묻어나는 백현의 말투에 경수가 되려 긴장하기 시작했다.
"백현아."
"야, 잠깐만. 너 또 헛소리하면 진짜 죽는…"
"피곤하지?"
"…으응?"
"내 머릿 속에서 너무 많이 돌아다녀서."
씨이발-…, 이 같은 단어를 경수는 주먹을 꽉 쥐고 겨우 삼켜냈고 백현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소리쳤다.
"눈 깜빡이는 시간이 아까워."
"찬열아, 그 입 다물어. 제발."
"그만큼 널 볼 수가 없잖아."
미친놈!! 백현이 일어나는 바람에 찬열의 옆을 지키고 앉아있던 경수가 참지 못하고 소리치며 자리를 떴다. 꿋꿋하게 제 할 말을 해내던 찬열이었지만 순식간에 욕을 바가지로 들으니 당황하는 것은 당연했다. 내가 뭐 잘못했어? 찬열의 물음에 머리만 헝클이던 백현이 크게 한숨을 쉬었다. 니가 뭘 잘못했는지 모른다는 게 제일 큰 잘못이거든.
"너 신고할거야, 나랑 혼인신고. 클럽 가지마, 여기 네 팬클럽이 있…아오!!"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금방 들은 찬열의 말에 몸서리 치며 경수가 침대 위로 뛰어들었다. 그리곤 침대 구석에 있는 잡지로 손을 뻗어서 다시금 내용을 정독하기 시작했다. 소리내서 잡지를 읽어내려가던 경수가 온 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에 결국 잡지를 읽는 것을 포기하고 베개에 고개를 파묻었다. 백현이는, 어떻게 됐으려나. 손바닥을 쥐었다 피는 것을 반복하던 경수가 문득 홀로 남은 한 명을 떠올렸다. …어디 갔지, 왜 이렇게 조용해?
백현에게 이끌려 거실에 나갔을 때도 종인은 보이지 않았다. 걱정스런 마음에 그를 찾으려 몸을 일으킨 경수는 침대 발치에 메달려 고개만 빼꼼 내밀고 있는 까만 곰인형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가 이내 안심했다. 어디 갔었어? 제 물음에 별 다른 대답 없이 끙차-, 하고 종인이 침대 위로 올라왔다.
"경수야."
"응."
"나 때려봐."
종인이 너…이런 취향이었어? 몰랐다, 미안. 경수의 말에 종인이 발끈하며 소리쳤다. 뭔 헛소리야! 빨리, 그냥 때려봐. 종인의 목소리가 사뭇 진지하게 들려 경수가 고민하다가 검지손가락을 튕겨 종인의 이마를 톡 쳤다. 더. 더? 경수가 되묻자 종인이 또 아무런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알 수 없는 종인의 행동에 경수가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이내 몇 차례 더 종인의 몸을 툭툭 쳤다. 사실상 곰인형인 몸이라 때릴만 한 곳도 마땅치 않았다. 나쁜 새끼, 지금 나 골리려고 이러는 게 분명해. 차라리 때려달라고 할거면 사람의 모습을 할 것이지, 경수가 그렇게 생각할 무렵 종인이 굳게 닫혔던 입을 열었다.
"가슴은 때리지마."
"…뭐?"
"이 안에 너 있으니까."
한참동안 멍하게 종인만을 쳐다보던 경수가 이내 자지러지게 웃으며 뒤로 넘어갔다. 이런 거 따라할거면 이게 뭔지 제대로 알고나 해, 김종인. 어렴풋이, 저가 던져놓았던 잡지에서 본 내용이 스쳐지나갔다.
[대세남 이동건의 명대사 따라하기! 우리 모두 말해봅시다. 이 안에 너 있다!]
늦어서 뎨동해여...저를 매우 치세요.. |
임시저장함에 분명히 됴디베어 8편이 있었는데.. 하지만 오늘은 기필코 반드시 올리고 말겠다는 의지로 |
이번 8편은 처음부터 끝까지 과거이야기랍니다
저 잡지는, 나름 과거에 유명했던 연애지침서..정도랄까요.
백현이에게 고데기를 선물해주고 싶어지네요
9편은 최대한 노력해서
빨리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ㅠ_ㅠ
다시 한 번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