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친구 정재현 지독하게 짝사랑하는 썰 13
갑자기 뒤를 돌아보는 여주에 놀라 고개 숙인 재현의 눈에 보이는 건 자신의 것보다 반 뼘은 작아 보이는 하얀 운동화였어. 여주야. 혹시라도 여주가 저를 본다면 말해야지 하고 생각해 놓았던 변명들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어.
도대체 왜,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벌건 눈을 하고 자신에게 힘겹게 말을 꺼내는 여주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재현의 마음은 한없이 답답해졌어. 여주의 눈물을 보고 싶어서 했던 행동들이 아니었는데, 여주를 혼란스럽게 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는데. 더 이상 상처 주고 싶지 않아서 했던 저의 행동들에 상처를 받은 건 이번에도 여주였어. 재현은 스스로에게 되묻지. 도대체 왜, 자신은 여주에게 나쁜 사람일 수밖에 없는 걸까.
여주는 자신만큼이나 혼란스러운 눈을 한 재현을 묵묵히 바라봐.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하는 거지. 방금 전까지 느꼈던 분노도 가라앉았어. 나는 죽어도 재현을 미워할 수는 없겠구나 하고 생각해. 미워할 수 없으니 제 마음을 끊어내려면 더 이상 보지 않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것도 깨닫는 거지.
“오빠, 나는 나를 이렇게나 힘들게 하는 오빠를 미워할 수는 없을 것 같아. 오빠가 싫어져서 내가 오빠를 밀어내는 날이 오기를 바랐는데,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 같아. 그걸 오늘에서야 깨달았어.”
“......”
“그러니까 나 좀 도와주라. 우리 관계에 대한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 그래서 우리가 같이 행복하지 못할 거라면, 나 찾아오지 마. 이제 좋아해 달라고 애처럼 굴지 않을게. 마지막 부탁이야. 우리 각자 행복하자. 그게 맞는 것 같아.”
담담하게 말하는 여주의 말에 재현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해. 자신이 원한 끝이 이런 거였나. 아니, 이렇게 끝나는 걸 원한 게 아니었는데. 이제야 겨우 용기를 내보려고 했던 건데. 언제나 여주의 행복만을 바라왔던 자신이 처음으로 둘의 행복을 빌며 내딛는 첫 발이었는데. 여주에게 준 상처가 너무나도 많아서 이제는 돌이킬 수 없구나. 너무 멀어졌구나. 말을 마치고 다시 집을 향해 걷는 여주를 보며 재현은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초조함과 불안함을 동시에 느껴.
여주 말처럼 자신이 용기 내지 않으면 각자 행복한 방법밖에는 없다는 것도 잘 알아. 여주를 잃은 그 짧은 몇 주 자신은 행복했나 하고 생각하는 재현. 생각의 끝은 하나였어. 이대로 여주를 보내면 여주를 정말 잃겠구나. 그러니 어서 잡아야 한다. 염치없어도 용서를 구해야만 한다.
오빠 친구 정재현 지독하게 짝사랑하는 썰 13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저를 잡은 적이 없는 재현이기에 여주는 집으로 향하면서도 일말의 기대조차 하지 않지. 도대체 몇 번의 끝을 마주하는 건지 여주에게 더는 중요하지 않은 거야. 왜냐하면 이번에 정말 끝의 끝이라는 걸 직감했거든.
집 앞에 다다른 여주는 갑작스레 뒤에서 저를 안아오는 단단한 팔에 놀라. 뒤에서 저를 안아올 사람이 누구겠어. 정재현밖에 없잖아. 여주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니까 굳을 수밖에 없지. 여주야 미안해. 떨리는 목소리에 여주의 마음도 같이 떨려.
“내가 겁이 많았어. 용기가 부족했어. 이런 말들 다 변명이야. 미안해. 우리가 같이 행복할 수 없으면, 나는 절대 행복할 수 없을 것 같아. 도망치고, 밀어내느라 그걸 이제야 알았어. 이렇게 용서를 구하는 게 염치없는 짓이란 거 잘 아는데, 이렇게 염치없이 구는 것도 미안한데, 한 번만 기회를 줘. 너 아프게 했던 시간 모두 다 용서받을 수는 없겠지. 네 상처가 다 아물지 않을 것도 알아. 도망가지 말라는 게 아니야. 날 밀어내지 말라는 것도 아니고. 내가 너한테 제대로 용기 낼 기회를 줘. 최선을 다할게.”
재현의 말에 여주는 벅차오름을 느껴. 상처받은 제 마음에 대한 보상을 바란 적은 없었어. 저가 받는 상처만큼, 재현 역시 상처받았을 걸 누구보다 잘 아니까. 그래서 이 상황이 더욱 꿈만 같은 거지. 자신을 꽉 안지도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저에게 기회를 달라는 목소리에 여주는 응어리졌던 마음이 다 풀리고 마는 거지. 자신의 어깨에 감겨져 있던 팔을 풀고 뒤돌아서 재현의 등을 꽉 껴안아. 여주야, 많이 좋아해. 그제야 안심한 듯 담담하게 뱉는 재현의 고백에 여주는 작게 웃어. 드디어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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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재현이가 여주에게 다가갔네요!
전 이제야 마음 놓고 춤 추고 있습니다ㅋㅋㅋㅋ
여러분도 다들 기뻐하고 계실 거라 생각해요ㅎㅎㅎㅎ
결말이 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여러분도 결말이 보이시나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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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태일-단 한 사람을 들으면서 썼는데...노래 첨부하는 방법을 몰라서 첨부를 못했네요ㅠㅠ
시간이 많으시다면...저 노래와 함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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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은 자유롭게 신청해주시면 됩니다!!
다들 주말 마무리 잘 하시고, 맛있는 밥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