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두화] 무정(heartlessness) 02 | 인스티즈](http://img826.imageshack.us/img826/2751/b0987e292ab80d1462037fc.png)
(쓸데없이 표지만 고퀄... 저도 이런 거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답니다 ^-^;)
의외로 첫 화에 이렇게 많은 사랑을 해주실 지 몰랐어요 (역시 마이너의 희소가치란!!! 최고임을 느낍니다 ^-^)
회원 전용 체크 풀었으니까 신작 알림 많이 신청해주시고 상상력 100% 망상 100%로 이루어진 두준X용화 커플 많이 사랑해주세요♡
필자가 대학생이긴 하지만 대학생도 시험기간이 존재하는 법이니 연재가 좀 늦어질 수 있어요 (시간 날 때 마다 틈틈히 쓰도록 하겠습니다ㅎㅎ)
퀄리티가 높다는 과찬까지 해주시고 아 정말 열심히 쓰도록 할테니 사랑 많이 해주세요
눈팅하고 가도 돼요........................하세요.............................................(하면 가만 안 둘 기세)
모두들 좋은 주말 되세요 ^-^
※ 커플링 무단 수정, 2차 공유 허용하지 않습니다. 완결 내면 텍파로 공유해 드릴테니 그때까지만 참아주세요 T-T!
ps) 댓글 하나하나에 마이너 분자는 힘이 납니다 ㅠㅠ 헝헝
무정(heartlessness) 02 |
02 “이번 수행평가는 조별활동이야. 2인 1조가 되어서 한 문학작품에 대해 보고서로 작성하는 것이고, 조는 번호순으로 짠다.” “아~~~” “자자, 조용. 문학작품은 1950년대 이전 소설로 제한을 둘게. 기한은 다음주까지고. 종례는 담임선생님이 출장가셔서 없으니까 대충 주변 정리만 하고. 이상. 질문 있으면 교무실에 개인적으로 찾아와서 물어봐.” 국어선생님이 나감과 동시에 교실은 떠들썩했다. 1학년 때 전학을 오긴 했지만 딱히 같이 하고 싶은 사람도 딱히 없었을 뿐더러 무난하게 번호순으로 조를 편성한다고 하니까 안도감이 들었다. 애들 대부분이 교실을 빠져나가고 나는 교탁 앞으로 걸어가 교탁 위에 있는 출석부에 번호를 확인했다. 내가 32번이니까.. 31번이 누군지만 확인하면 되는데... “나야.” “...어?” “네가 찾는 31번, 윤두준. 그게 나라고.” 무슨 영문인가 싶어 출석부로 시선을 돌려 31번이 정말 저 '윤두준'인지 확인했다. 어라, 정말 맞네... 어색하게 다시 윤두준에게 시선을 돌리자 개구진 웃음을 흘렸다. 전부터 친분이 두터웠던 것도 아니고, 같은 반이 된지 어느덧 두달 째가 되어가는데도 오랫동안 말 한 마디 섞어본 적도 없다. 아마 이 숙제가 아니였다면 한번도 마주칠 일이 없었던 사람. 아무도 없는 교실에 단 둘만 있어서 그런지 공허함과 어색함이 감돌았다. “정용화, 였던가?” “… 어?” “이름.” 정적 끝에 물은 질문과 동시에 간단히 뱉어진 내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가방을 맸다. 그렇게 교실을 나가는 줄 알고 말없이 제 자리로 돌아와 가방을 싸고 있었는데, 지루하다는 듯 까딱이는 소리가 뒷문 근처에서 들려왔다. 소리의 근원지로 눈을 돌렸는데 가방을 맨 채 소리 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말소리는 없었지만 발 까딱이는 소리로 '윤두준 지금 뒷문에 있음'이라고 티내고 있는 듯 했다. “..왜 거기 있어?” “같이 가게. 집에 안 가?” “아, 나 음악실 들렸다 가야 하는데..” “음악실은 왜?” “며칠 뒤면 콩쿠르라서, 연습 좀 하다가 가야 하는데.. 먼저 가.” 윤두준은 교실을 나서며 먼저 가라는 내 말에 입술을 달싹이더니 두 손 깍지끼어 뒷머리로 받치며 복도를 걸어갔다. 그가 가는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다 이내 가방 속에 있던 악보를 꺼내 텅 빈 음악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집에도 피아노가 있지만 음악실에서 연습하는 게 더 편했다. 악보를 올려두고 연주를 시작했다. 항상 도입부는 긴장된다. 처음부터 박자를 잘 맞춰야 끝까지 흐름을 잃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틀린 박자를 수정하고, 놓친 부분을 다시 연주해보고를 반복한지 1시간 정도 지났을까, 밖은 이미 어두워져 깜깜했다. 시계를 보니 벌써 7시, 어두워지는 것도 느끼지 못한 걸 보면 오늘 집중력은 최고점에 다다른 것 같아 괜시리 뿌듯했다. 피아노 뚜껑을 덮고 메트로놈을 정리하고 일어서 가방을 매려는데, 당황한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너 진짜 피아노 잘 친다.” “... 뭐야? 네가 왜 여기에..” 윤두준이 자리를 잡고 내 모습을 뚫어져라 관찰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스라치게 놀랐으나 기색을 비추지 않았다. 하지만 순간 멈칫하긴 했다. 분명 아무도 없는 음악실이여야 정상인데, 턱을 괸 채로 저를 보고 있는 윤두준이 떡하니 있으니. 왜 여기 있냐고 벙찐 표정으로 물었는데 대답은 예상대로 간단했다. '그냥, 듣고 싶어져서.' 따박따박 반박하려다 입술을 비죽이며 감흥 없는 표정으로 음악실을 나서려 했는데, 그의 커다란 손이 내 손목을 잡았다. 그와 동시에 마주친 두 눈동자. “…” “있잖아, 다음엔.” “…” “내가 쳐달라는 곡, 쳐줄 수 있어?” 그 말에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었다. * * * “오늘 새로 이 학교로 부임하신 정용화 선생입니다. 전공은 음악이고, 다들 편히들 지내세요.” 다른 학교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음악 선생이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타 학교로 옮기게 되었을 때 기분이 좀 묘했었다. 뭐, 이것도 하나의 경험이니까. 그런데 발령받은 그 학교가 내가 다녔던 그 고등학교라는 사실에 약간은 안도했었다. 지금은 다른 분이신 교감 선생님의 소개말이 끝나고 작게 인사를 했다. 교무실 분위기도 그렇고, 학교 전체 분위기도 그렇고.. 나쁘진 않은 것 같다. 배정받은 자리에 앉아 마저 정리하지 못한 짐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누군가 다급하게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윤 선생, 오늘도 지각이시네요. 한결같은 그 모습, 높이 삽니다. 네?” “하하하ㅡ 죄송합니다.” “오늘은 더군다나 새 음악 선생이 온다고 그렇게 일렀지 않습니까, 다음부턴 일찍 좀 다니세요.” “옙!” 익숙한 목소리, 익숙한 말투... 나는 당황함을 그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지각을 빈번히 하는 듯해 보이는 그 '윤 선생'은 윤두준이였기 때문이다. 교감 선생님의 오지랖이 거기까지에서 멈췄더라면, 적어도 어색한 조우를 좀 더 늦게 할 수 있었을텐데, 하필 서로 인사하라고 윤두준을 내 쪽으로 보내는 바람에 두 번째 재회를 하고야 말았다. 익살맞게 웃던 윤두준은 표정이 싸하게 굳었다. 그 때 카페에서 단 둘이 남았을 때처럼, 의구심을 품고 내 쪽과 그 쪽을 번갈아 바라보던 교감 선생님은 이내 제 자리에 가 앉았다. “여기서 또 만나네, 오늘 새로 온 음악 선생이라는 사람이 너?” “… 응.”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네, 참. 참고로 내 자리, 네 옆 자리야.” “…” “그런 표정 지을 것 까진 없잖아, 불편해? 그럼 바꿔달라 해.” “아니, 그런 건 아니야.” 더 많이 볼 수록, 불편해지는 게 아니라... 너한테 미련이 점점 생길 것 같아서, 그럴 것 같아서 두려워서 그래. 하마터면 이 말을 덧붙여서 할 뻔 하다 이내 입을 꾹 닫고 제자리에 앉아 음악 교본을 꺼냈다. 2교시에 수업이 있긴 했지만, 첫 수업인 만큼 약간 긴장된 감이 없지 않아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서 보고 있었는데 주머니 속에서 미미한 진동이 울려왔다. 주현에게 온 전화여서 슬쩍 두준의 눈치를 보다 이내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어, 주현아.” [학교 잘 갔나 해서 한번 전화해 봤어요, 요즘 만나지도 못했고 해서.] “학교는 괜찮은 것 같아, 그게 걱정이 됐어? 예쁘네,” [하핫, 보고 싶은데... 오늘 만날 수 있어요?] “그럴까? 학원 문 닫고 전화해. 데리러 갈게.” [알았어요, 이따 봐요.] 첫 날부터 너무 오랫동안 통화를 하면 좀 눈치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해서 대충 끊었다. 휴대폰을 주머니에 놓고 다시 책을 보려는데, 무언가 시선이 느껴져 옆을 쳐다봤더니 윤두준이 저를 보고 있었다. 그 눈빛도 무언가 초점 없는 무기력한 눈빛. 그걸 뭐라 표현하더라, 그래. 아련한 눈빛이였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자 애써 정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결혼한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는 왜 그런 눈빛을 하고 있는 걸까, 결혼한다는 게 확정이 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정용화가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사실을 납득해야만 할텐데, 설마 아직도.. 나와 같이 미련을 품고 있는 건 아니겠지, 두준아. 윤두준은 질투가 많았다. 내가 다른 여자와 있는 것을 싫어했고 심지어(준형이를 제외한) 남자 동급생이랑 있는 것마저 질투를 느꼈었다. 아마 내가 진득하게 친하게 지낸 고등학교 친구가 몇 없는 것도 윤두준의 제지가 한 몫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윤두준은 그렇게 제 쪽을 바라보지 않고 정면만 뚫어져라 응시하더니 한참 뒤에서야 고개를 돌려 내게 말했다. 진지한 표정에서 묻어난 조심스러운 목소리의 언밸런스함이란, 사실 좀 웃겼긴 했다. 제가 봐왔던 윤두준은 진지함과 약간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 정용화.” “… 응?” “학교 끝나고, 술 한잔 할래?” 오늘은 분명 주현과 간만에 만나기로 했는데, 나는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야 말았다. 왠지, 그 부탁을 거절하게 된다면 윤두준의 슬픈 얼굴을 보게 될 것만 같아서 본능적으로 긍정을 표한 것 같았다. 윤두준, 나 어떡해.. 네 앞에선 이성적이지 못한 사람이 되어버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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