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두화] 무정(heartlessness) 04 | 인스티즈](http://img29.imageshack.us/img29/1556/456c9c7d197e0fb5fe426cf.png)
거의 3일 간격으로 연재를 하게 된 J.major입니다ㅎㅎㅎㅎㅎ
아 진짜 퓨전인데도 이렇게 많은 사랑을 주셔서 제가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진짜 열심히 썼어요
덕분에.. 어...... 시험이................ 몽땅 서술형이 나오는 바람에 제가 글짓기를 또 한판 하고 왔습니다 ^^;; (는 안자랑)
솔직히 몇편을 완결로 내야할지 모르겠지만 아직 열심히 달려가고 있으니까
눈팅보다 댓글 좀.. 댓글 먹고 살아여 저 ^^
여러분 시험 잘 보세요 ㅠㅠ 저처럼 되시면 안돼용!
시험 끝났더니 과제가 폭풍ㅠㅠ 연재 늦어지더라도 이해해주세요! 신알은 옵션!
p.s) 브금 선곡 되게 부담스럽네요..☆ 그래도 저의 브금사랑은 사라지지 않죠ㅎ
p.s(1) 씨엔블루 1위 추카한당... 용화 자작곡&비스트 컴백 기대한다..♡
무정 04 |
[브금이 뜨지 않는 모티 독자분들을 위해, 돈스파이크-hello와 들으며 읽으면 더욱 좋습니다.] 04 “그래, 뭐 이런저런 소식은 듣긴 했다만, 어떻게 지냈어? 10년 동안.” “… 어 뭐, 그냥..” 이 말은 어색해서가 아니다. 정말 10년동안 뭘 했는지 달리 기억에 남는 일이 없었다. 두준이 없던 1년 동안은 다른 여자를 옆에 끼어보기도 하고, 매일매일 꿈에 나오는 두준을 잊지 못하고 울기도 했다.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은 두준이였기에 차마 먼저 연락을 하지도 못하고 잊으려 노력해봤지만 허사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2년째 접어들었을 땐 잘 치지 않던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생활 패턴의 일부가 피아노가 될 정도로 피아노에 매진했다. 하루는 너무 오랫동안 쳐서 손목이 팅팅 부은 적도 있었다. 잊지 못할 바엔 다른 것에 주를 둬 기억을 흐려지게라도 해야 할 것만 같아서 그렇게나마 하루하루를 견뎌냈다. 그렇게 3년째가 되었을 땐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교생 실습을 준비하고... 바쁘게 5년이 흘러갔던 것 같다. 피아니스트로 향하던 길을 청산하고 교육직으로 옮긴 건 남다른 이유도 없었다. 그냥, 고등학생들 가르치면 좋을 것 같아서. 대학 졸업한 이후로 연락하는 사람은 딱 두 명이 있다. 학과실 조교 생활을 할 때 자주 놀러왔었던 후배 성열과 주현. 그렇게 꾸준히 연락을 하다 주현이 내게 고백을 했다. 본래 고백을 해올 때마다 일일이 거절했으나, 주현의 고백을 거절하기는 좀 그랬다. 아끼던 동생이기도 했고, 혹시 주현을 만나면 두준을 잊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받아줬다. 다소곳하고 나긋나긋한 주현의 고백은 아직도 인상적이였다. 뭐, 설레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주현과 연애를 하고 있다. 달리 큰 애정표현을 한다거나 스킨십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주현도 별로 연연해하지 않았기 때문에 둘 사이에 있어 큰 갈등은 없었다. 그냥 기념일에 가끔 사랑해, 라는 건조한 말 한 마디면 감동하더라. 용화는 10년 동안의 그 일들을 곰곰히 생각하며 쓰게 웃었다. 연애를 한 시간은 고작 1년 남짓인데, 잊기까지의 시간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 말인 즉슨, 아직 윤두준을 완연히 잊지 못하였다는 말. “별 일 없었나보네? 별다른 에피소드가 없는 거 보니.” “그냥 바쁘게 지냈지, 진로를 바꾸다보니 그렇게 됐어. 넌 어떻게 하나도 안 변했어? 불변이다, 불변.” “하하하ㅡ 그런가. 많이 먹어라, 얼굴이 반쪽이 됐네.” “응. 너도 먹어.” 두준은 익은 고기를 용화에게 넘기며 말했다. 용화는 말없이 젓가락을 집어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용화는 먹는 속도가 현저히 느렸다. 그래서 항상 두준과 밥을 먹을 때면 다 먹고 한참동안 기다리고 있을 정도였다. 그 습관을 아직도 고치지 못한 건지는 몰라도, 차분히 음식을 씹는 것 하며, 먹는 속도가 더딘 것 하면 정용화는 습관 하나하나 변하지 않음에 틀림이 없었다. 외형상으로만 약간의 변화가 있었을 뿐이지. 용화가 두준의 잔에 소주를 채워줬다. 두준 또한 용화의 잔에 소주를 가득 채웠고 살짝 잔을 부딪혀 건배를 한 다음 입에 소주를 털었다. 알싸하면서 달큰한 소주 특유의 맛이 입 전체에 퍼졌다. 사실 소년의 윤두준은 이런 자리를 항상 상상해왔었다. 예전처럼 한 음식을 같이 먹고, 서로 마주 보며 술 한잔씩 하면서 진솔한 얘기를 나누는... 성인의 면모를 하고 있는 연인이 되고 싶었다. 그 꿈은 퍼즐 조각처럼 산산조각나 뿔뿔히 흩어져 버리고야 말았지만... “잠깐만,” “어.” 그나마 어색함이 누그러지며 조곤조곤히 대화를 나누고 있을 즈음, 용화가 휴대폰을 집어 들더니 두준에게 양해를 고하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나른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어, 주현아.” 주현아, 라는 말이 들리자마자 두준의 표정은 평온하다 못해 싸하게 굳어졌다. 이제 슬슬 현실을 인정해야 할 때가 온 것 같기도 한데, 두준은 아직도 이 현실을 애써 회피하고만 있다. 도망칠 수만 있다면 용화의 손을 잡고 도망치고 싶었다. 과거의 윤두준과 정용화라면 말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은 과거가 아닌 현재라는 것. “저녁 꼭 챙겨, 전화 이만 끊어야겠다. 그래, 나도.” “좋아보이네, 챙겨주는 여자도 있고.” “뭐, 다 똑같지.” “좋냐?” “… 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두준을 보는 용화에게, 한번 픽- 웃고는 꾹 다물었던 입을 달싹여 말을 덧붙였다. “결혼하니까, 좋냐고.” 그 말에 용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 하고 싶었던 말을 했으면... 아마도 적잖게 파장이 일 수도 있으니까. * * * “정용화, 정용화 정용화- 이제 그만 가면 안 되냐?” “우리 수행이잖아, 진짜 예상대로 윤두준...” “아, 뭐가 예상대로야.” 도서관 문고에서 아무 말 없이 어슬렁거리며 책을 고르고 있는 용화 옆에서 소곤소곤거리며 나가며 안되냐며 생떼를 부렸다. 수행평가를 해야 한다며 학교 근처에 있는 국립 도서관에 왔다. 어떤 소설을 골라야 할지 난감해 죽겠는데 두준은 자꾸 옆에서 약을 올리고 있다. 소리를 빽-하고 지를려다가 이내 입을 꾹 다물고 머릿속에 참을 인(忍)을 새기며 소설 몇 작품을 선별했다. 책을 몇 권 가져와서 대출 절차를 받은 다음, 두준을 데리고 자유열람실로 데려갔다. 열람실엔 사람이 얼마 없어서 보고서를 작성하기엔 딱이였다. 근데 어떤 소설로 할까가 문젠데... “이 다섯 권 중에 뭐 할래?” “뭐뭐 있는데?” “자, 보여줄테니까 끌리는 걸로 골라봐.” “무정?” “그거 할래? 제일 무난한 것 같기도 하다.” 얼떨결에 작품을 선정했다. 두준도 뭐 반응은 썩 괜찮은 것 같고ㅡ라기보다는 그냥 그게 무슨 뜻인지 몰라서 의문을 품은 것 같다ㅡ내용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노트에 요약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두준은 심심한 듯 뚫어져라 용화의 모습만 바라보다 연신 입을 쩍쩍 벌리며 하품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용화가 요약하고 정리한 노트를 그대로 보고서에 적어달라는 부탁을 받고 묵묵히 옮겨 적었다. 용화는 당시 시대상의 작품 세계, 이 소설의 특징을 조사한다 했다. 많지 않은 내용이라서 나름의 집중을 기여해 쓰고 쓰는 걸 반복해 1장 반을 채웠을 무렵, 두준은 순간 용화가 뭘 하는지 흘깃, 하고 쳐다봤는데. “… 어라,” “…” “정용화, 자냐?” 펜을 내려놓고 보니 용화는 눈을 감고 있었다. 손에 펜을 쥔 채로 잠깐 조는 것 같긴 한데 은근 눈을 뜰 생각을 하지 않는 걸 보면 깊게 잠든 것 같다. 간밤에 뭘 했길래 세상 모르고 자고 있을까, 두준은 조용히 용화의 손에 감긴 펜을 스르륵 빼 손을 편안히 하고 용화의 옆자리로 가 어깨로 기대게 했다. 어차피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열람실에 단 둘만이 있었다. 저번에 벚꽃을 보러 갔을 때처럼 또 다시 가슴이 울렁이는 증상이 느껴졌다. 남자면서 속눈썹이 무척이나 길다. 이렇게 가까이서 용화의 모습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두준은 저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속눈썹을 만지작거리자 용화는 뒤척였으나 이내 다시 잠이 들었다. 한참 그런 용화의 모습을 바라보던 두준은, 점점 용화와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그리고 비로소, 입술과 입술이 포개어졌다. 다행히 용화는 깨지 않았고, 3초 뒤에 입술을 뗐다. 언제부턴가 정용화를 보면 자꾸 시선을 못 마주치는 이유, 자꾸 심장 박동이 불규칙적으로 뛰는 이유, 내가 방금 몰래 입을 맞춘 이유. 당분간 풀리지 않을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생각 외로 너무 쉽게 답이 나왔고, 이 마음에 대한 정의를 늦게나마 내렸던 것 같다. 내가, 윤두준이... 너 정용화를 좋아한다는 걸. * * * 그렇게 간만에 같이 밥을 먹고부터 1주일이 지났을 무렵이였다. 생각대로 용화는 교직 생활에 있어 금방 적응해 나갔다. 확실히 처음은 아니니까, 간간히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어느 정도 안심이 되었다. 그렇게 용화를 집으로 바래다 주고 나서, 녀석은 정말 많이 변해가고 잘 살아가는 것 같은데 나만 이 세상과 멀어지는 기분이였다. 아직도 소년의 윤두준으로부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성장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였다. 너는 괜찮은데, 왜 난 괜찮지 못할까. 눈을 질끈 감다 이내 곧 2학년 수업이 있었기 때문에 일어서려고 했는데 교감 선생님이 모처럼 입을 열었다. “정 선생이 오신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늦게나마 환영식을 할테니, 웬만하면 다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네.” “알았습니까, 윤 선생?” “아, 네ㅡ 전 바빠서 이만.” 환영식이라ㅡ 정용화를 더 가까이 볼 수 있고, 자주 볼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왜 점점 착잡해지는 걸까, 가까이 있으나 이미 너무도 많이 멀어져버려 그런 걸까, 용화야. 아무래도 참석하지 않으려던 환영식을 가야 할 것 같다. 단 한 번도 머릿속에서 벗어난 적 없는 정용화라는 궤도 때문에, 신경이 쓰였다. “정 선생, 환영해요! 건배~!” “하하, 네..” 용화는 동료 교사들이 주는 술을 족족 마셨다. 그런 용화를 바라보는 두준의 시선은 그리 곱지 못했다. 옆에 있던 동료가 주는 술을 마시긴 마시고 있으나 워낙 용화가 과하게 술을 받아 마시는 탓도 있었다. 저러다 취하면 어쩌려고, 우려했던대로 용화는 1시간 쯤 지났을까, 술에 취해 벽에 기대서 잠이 들었다. 술에 취하면 잠을 자는게 주산가.. 동료 교사들도 하나 둘 집에 들어가는 분위기라 이만 해산하기로 했다. 교감 선생님이 용화와 안면이 있다는 이유로 두준에게 책임지고 귀가시켜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어깨동무를 하고 두준의 차 조수석에 용화를 조심스럽게 태웠다.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잘 자고 있었다. 마치, 10년 전에 보고서를 작성하다 잠이 든 소년의 정용화처럼. “정용화, 언제까지 잘래.” “…” 깊게 잠든 용화는 당연히 말이 없었다. 두준은 제 집에 데려가려다 용화가 깰 때까지 기다려주기로 했다. 분명 용화를 제 집-룸메이트인 준형과 함께 살고 있는 오피스텔-에 데려간다고 하면 준형이 정색하고 펄펄 날뛸 것 같았기 때문에. 뒷좌석에서 얇은 담요를 하나 꺼내 용화에게 덮어주고 시트를 편안하게 내려줬다. 그리고 두준은 조심히 창문을 열어 도심의 밤공기를 맡았다. 포근한 낮 기온과는 달리 싸늘한 밤 기온을 보면, 정용화를 보는 것 같다. 10년 전은 낮, 지금은 밤. 저를 대함에 있어 쎄하다는 걸 빈번히 느끼는 요즘이다. * * * “… 아, 음.” 용화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힘겹게나마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봤을 땐 낯선 차 안이 조성되었다. 내 차는 당연히 아닐 것이고, 눈을 똑바로 뜨고 시선을 운전석 쪽으로 돌리니 팔으로 눈을 가리며 (자고 있는 듯) 말없이 두준이 앉아 있었다. 상황 파악이 단번에 됐다. 여기는 두준의 차 안이고 용화는 두준과 한 공간 안에 있는 것. 휴대폰으로 경황을 파악했다. 부재중 전화 2통은 주현이였다. 연락이 없으니 걱정이 됐을 터, 회식이 있었다는 짧은 말과 함께 일찍 자라는 메세지를 보낸 다음, 제가 덮고 있었던 담요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윤두준, 다정한 건 여전하네... 윤두준은 운동을 했던 사람답지 않게 다정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운동하는 사람이 모두 다정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지만, 왠지 무뚝뚝할 것만 같은데 두준은 저를 잘 챙겨줬다. 연애를 하면서 단 한번의 소홀함도, 갈등도 빚지 않았었는데 두준의 일방적인 이별 선고로 헤어지게 되었다. 이유는 준형에게까지 말하지 않은 걸 보면 미스테리다. 제가 덮고 있는 담요를 두준에게 도로 덮어주려 몸을 세워 두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너무나도 가까이서 보는 두준의 모습은 정말 오랜만이였다. 이렇게 두준을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은 꿈만 같았다. 근 일주일 간 두준을 보며 울컥하는 감정을 억누른게 한두 번이 아니였다. 애써 태연한 척 하고 있지만, 윤두준을 보면 여전히 내 마음이 슬프다. 담요를 꼼꼼히 덮어주다 눈물이 쏟아질 뻔 했다. 두준의 표정을 보면 정말 억장이 무너질 것 같다. 착잡함과 더불어 씁쓸한 표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얼굴에 다 드러나는 걸 보면, 그 속이 온전치는 못할 것이다. 아마도, 윤두준, 너 왜 이렇게 수척해졌어... 차마 입 밖으로 말하지 못하고 잠들어 있는 두준에게 마음 속으로 물었다. 지금 두준이 기척을 느끼고 팔을 내리면 용화가 가까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용화는 계속 가까이서 두준의 모습을 가까이서 관찰했다. 손으로 하나하나 각인시키려다 두준이 깰까봐 차마 그러진 못하고 눈물이 그득한 눈을 손으로 훔치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려 하는데, “… !” “먼저 도발한 건 너다, 정용화.” 모든 게 순식간이였다. 제자리로 돌아가려던 용화의 손목을 분명 눈을 가리고 있었던 그 팔로 잡고, 용화의 두 팔을 결박시켜 위에서 지그시 바라보며 마침내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와 함께 두 입술이 맞닿은 것은 너무나도 눈 깜짝할 새 일어난 일들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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