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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박우진] House of Cards - 행운의 기사 13 (재업로드) | 인스티즈

House of Cards


13. 고해(告解)




※복구되지 못한 11 ~ 14화의 재업로드입니다.※















“오빠가 있었어요. 세 살 위에.”

“……”

“어렸을 땐 가족이랑 같이 살았어요.”

“……”

“부모님은 바쁘셔서 자주 집을 비웠지만 오빠가 있어서 괜찮았어요. 등교도, 하교도 전부 같이 했고. 노는 것도 오빠와 오빠 친구들이랑 놀았죠.”

“……”

“사이 좋았어요, 그때까지는.”



한 번 터진 말문을 막을 의지는 없었다. 묵혀두었던 검은 속내가 쏟아져 내린다.



“부모님께서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돌아가셨어요.”

“……”

“오빠는……바빠졌죠. 겨우 중학생이었을 뿐인데. 상주 역할도 해야 했고, 엉망이 된 집안 문제도 해결해야 했죠.”

“……”

“그 동안 난…… 집에 갇혀있었어요. 오빠는 바빴고, 날 챙겨줄 사람들은 없었으니까. 난 집에서 나오면 안됐었어요. 안에서 이제나저제나 오빠가 돌아오길 기다렸죠.”

“……”

“다신 안 돌아왔지만.”



그렇게 말하고 우진의 눈치를 살폈다. 여전히 우진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제 손끝 발끝에 시선을 고정한 채였다. 얘기를 제대로 듣는 건지 마는 건지조차 긴가민가했으나, 오히려 그게 내겐 더 큰 안심이었다.



“다시 오빠를 만난 건 부모님의 장례식장이었어요. 이미 2주 정도 흐른 후였죠.”

“……”

“3일 내내 오빠는 내게 말 한 마디 걸지 않았죠.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가까지 다가오지도 않았어요. 나는 그런 오빠에게 매달리고 싶었지만…… 끊임없이 들이닥치는 조문객들을 맞느라 오빠는 정신 없이 바빴죠..”

“……”

“그냥 바빠서 그런 줄 알았어요. 그래서 그렇게…… 그렇게 무서운 표정일 짓고 있는 거라고.”

“……”

“마지막 날 입관하러 가는 길에, 드디어 오빠 옆에 설 수 있었어요. 그래도 여전히 분위기는 무거웠고, 나는 훌쩍거리면서 따라 걸었죠.”

“……”

“……관을 실은 차가 세 바퀴를 다 돌고, 화장터로 떠나자마자 나는 오빠를 붙잡았어요. 안아달라고, 나 좀 달래주라고, 징징댔던 것 같아요.”



이쯤 오면 내 목소리는 여지없이 떨렸다. 그 날을 기억해내는 매 순간순간 나는 힘들어했다. 꿈을 꾸는 것도 벅찬데 그 기억을 다시 꼭꼭 씹어 다져야 한다니, 잔인하기 그지 없었다. 그래도 입을 닫을 수 없었다. 기억해내는 건 고통스러웠지만, 그나마 입 밖으로 낼수록 가벼워졌기 때문에.



“오빤 날 뿌리쳤어요.”

“……”

“난 뒤로 넘어졌고, 뒤에서 날 일으켜줬죠. 오빠 대신 날 달래는 손길이었으나…… 나는 오빠가 아니면 안되었어요.”

“……”

“근데 뒤도 돌아보지 않았어요.”

“……”

“자기를 더 이상 오빠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어요.”

“……”

“그게 끝이었어요.”

“……”

“난 버려진 거에요.”















말하지 못한 것들도 있었다. 내 부모님은 살해당했다는 것. 나의 ‘오빠’가 현재 이 도시의 지배자인 것. 사실은 내가…… 그의 자리를 넘볼 수도 있었다는 것. 목에 칼이 들어와도 말하지 못할 것이었다. 더군다나 이곳 사람이 아닌 우진에게는, 더더욱.



“그 날 이후로 난 악몽을 꿨어요. 적게는 3일에 한 번, 많게는 매일.”



그 날 오빠가 날 버리고 가는 꿈을. 꿈 속의 난 항상 12살이고, 오빠는 15살이고. 그 날 내뱉었던 말을 똑같이 읊고, 그대로 날 버리고 가요. 12살의 난 항상 울었고. 깨어나면 어김없이 늙은 나도 울고 있고. 하루가 멀다하고. 기분 나쁜 일을 겪었거나, 몸이 아픈 날이면 어김없이 꾸곤 했죠.



“근데…… 나는……”

‘……”

“나는 지난 10년간 단 한 번도 제정신인 적이 없었어요.”

“……”

“꿈을 꾸고 나면 난 항상 울었고, 기분은 최악이었고, 하루종일 울어서 열이 나고 아팠어요.”

“……”

“그러다 잠깐 잠들면 다시 꿈으로 빨려 들어갔죠.”



내 인생은 망쳐졌어요. 겨우 친오빠에게 버려졌다고! 부모님이 저 멀리서 돌아가신 것보다도, 내 눈앞에 오빠가 날 버렸다는 게 난 더 견디기 힘들었어요. 이젠 나도 다 컸는데, 벌써 10년이나 지났는데, 나는 아직도 단 한 발자국도 더 나아지지 못했어요. 아직도 그 등을 바라보며 울고 있어요. 영원히 이 악몽을 꿀 것 같아요. 시간이 약이라고 하는데, 대체 얼마나 더 지나야 약이 듣는 걸까요?



“나는 그 날과 비교해서…… 하나도 덜 슬프지 않아요.”















우진은 정말로, ‘얌전히 듣고만 있어요’라고 주문한 그녀의 말을 착실히 잘 들었다. 고개조차 끄덕이지 않았다.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그는 단지 일정한 힘으로 그녀의 오른손을 잡고, 그 이음매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담담한 목소리가 귓가에 닿는다. 그 무덤덤함이 괜찮음을 말하지 않는다는 걸 우진은 누구보다 잘 알았다.



“아무튼……오늘 오빠가 왔어요.”

“……”

“10년 만에 본 거죠. 그런데도 날 한눈에 알아보더라고요. 몇 마디 못하고 도망쳤어요.”

“……”

“무서워서.”



힘없는 웃음이 스러진다. 다시는 못 만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길 바랐는데.”

“……”

“……내가 뭐라고 했어야 좋을까요?”

“……”

“왜 날 버리고 갔냐, 왜 그랬냐…… 울고불고 따지고 싶었던 생각은 진작 접었어요.”



그건 혼자서 잔뜩 해봤거든요. 막상 본인을 만나니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고요. 우진은 문득 그녀가 울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고개를 들어 확인하는 대신, 입을 열기로 했다.



“나도 그래요.”



그리고 고개를 들었다.



[워너원/박우진] House of Cards - 행운의 기사 13 (재업로드) | 인스티즈

“나도……그래요.”















우진은 웃고 있었다. 이렇게 대놓고 웃은 적이 있었던가? 크게 미소 짓고는 있지만, 그건 자조였다. 허탈함, 상실감, 손을 쓸 수 없는 무기력함, 온갖 자기연민이 뒤섞인 눈동자가 가슴을 아프게 찌른다.



“나는 형이 있어요. 딱 세 살 위죠, 당신처럼.”

“……”

“동생도 있어요. 한 살 터울.”

“……”

“둘 다 친형, 친동생은 아니에요.”



그가 다시 고개를 떨궜다. 그가 내 손가락을 만지작거린다. 뱉는 숨결이 얄팍하게 떨리고 있었다.



“난 부모님을 몰라요. 내가 어디서 태어났는지도.”

“……”

“어릴 땐 고아원에서 살았어요. 거기서 형이랑 동생을 만났죠.”



그래도 나름 행복했어요. 그곳 원장님이 좋은 분이셨거든요. 형이랑 동생도, 다른 친구들도, 다 좋았어요. 먹을 것도 없었고, 입을 것도 없었고,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웠지만…… 그래도 그 땐 즐거웠어요.



“그게 끝인 줄 알았다면 더 행복하게 지냈을 텐데.”

“……”

“그게……그 때가……”



그리고 그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날 잡고 있는 손이 벌벌 떨렸다. 무릎, 발 끝까지 덜덜 떨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두려움이었다. 이제 관계는 전복되어, 내가 청자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를 잡고 있는 내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고아원은 내가 7살 때 망했어요.”

“……”

“나는……나랑 동생은 형을 따라 갔어요. 어디로 갔었는지 기억도 안 나요. 그냥 떠돌아다녔죠. 돈을 주고 먹을 걸 주면 어디든.”

“……”

“난 동생이랑 길바닥에 앉아 구걸을 하고, 형은 소매치기를 했어요. 공안한테 쫓겨나거나 걸려서 맞는 일도 많았죠. 그러다가……”



그는 말하기가 힘든 듯 종종 숨을 참고 침을 삼켰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목소리였다. 눈도 마주치지 않는 그가 점점 작아만 보였다. 우진의 회상은 너무 잔인했고, 너무, 너무나…… 슬펐다.



“……그러다가 형이 클럽 수트에 들어갔어요.”

“……”

“그 나이에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몰라도, 덕분에 우리는 굶는 횟수를 줄일 수 있었어요. 잘 곳도 얻었죠. 형은 그리고 자주 집을 비웠어요. 우린 너무 어려서 할 줄 아는 건 없었지만, 동생은 종종 어른들의 술 심부름을 했어요.”

“……”

“나는 화풀이 담당이었어요.”

“……”

“종종 술에 취하면 폭력적이게 변하는 사람들도 있죠.”



반항은 못했어요. 형은 없었고, 동생은 내가 지켜야 했죠. 반항할 수도 없는 차이에 나는 그냥 맞으면 맞는 대로 드러누웠어요. 그들은 자주 술에 취했고, 나는 숨소리도 못 내고 가만히 있었죠. 그게 이유였어요.



“근데 어느 날……”

“……”

“그 날은 어쩐지 내가 술 심부름을 했어요. 동생을 혼자 두고 나가야 했죠. 새벽에.”

“……”

“빨리 뛰어갔다 오려고 했는데, 하필 그날 그 가게가 문을 닫았더군요. 결국 온 동네를 다 돌아서, 어린애한테도 술을 파는 양심 없는 곳을 딱 한 군데 더 찾아냈죠. 이미 한 시간이 넘게 흐른 뒤였지만.”

“……”

“결국 뒤늦게 돌아왔는데……내가 뭘 봤는지 알아요?”



그리고 우진이 고개를 들었다. 



“……내 동생은 자기 또래보다 훨씬 더 약했었어요, 덩치도 작고. 성인 남자가 한 손으로 들어올릴 수 있을 정도로 말랐었어요.”

“……”

“그런 애를…… 천장에 거꾸로 매달아 놨더군요.”

“……”

“때릴 게 없어서 자기 몸 반도 안 되는 애를 피범벅이 될 때까지 때려놓고, 발목으로 매달아 놨었어요. 바닥까지 피가 떨어지고, 애 얼굴은 시뻘개져 있는데……”

“……”

“내가 제정신이었을 것 같아요?”



똑바로 눈을 뜨려 잔뜩 찌푸린 눈썹이 움찔거렸다. 부들부들 떨며 얘기를 이어나가는 우진의 입술이 핏기 없이 허얬다. 그는 나를 꼭…… 제 동생이라도 되는 듯이 노려보며 얘기를 이어 나갔다.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쳤어요.”

“……”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을까요?”

“……”

“놈은 지 머리를 싸매고 술에 취해 비틀댔어요.”

“……”

“내 손엔 깨진 소주병이 있었고……”

“……”

“……그대로 배를 찔렀어.”



더 이상 그건 단순한 회상이 아니었다.



[워너원/박우진] House of Cards - 행운의 기사 13 (재업로드) | 인스티즈

“사람을 죽인 거야.”



그건 고해(告解)였다.





*

※복구되지 못한 11 ~ 14화의 재업로드입니다.※

내 댓글들!!!!!!!!!!! 소듕한!!!!!!!!!!! 댓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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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현생에 치여 살다...정주행중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너므 재밌어요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2
우진이에게 이런 과거가 있었군요ㅠㅠㅠ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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