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준]HALLELUJAH
BGM有 ※소리주의! |
어두운 창고 안, 조그마한 알 전구만이 세훈과 준면을 미약하게 비춰내고 있었다. 세훈의 입가에는 피가 응고된 자욱이 가득했다. 세훈은 준면을 조금 슬픈 눈으로 바라봤다. 내가 뱀파이어가 아니고, 그가 헌터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었을까? 조금은 아주 조금은 희망을 품어 볼 수도 있었을지도….
[세준]Hallelujah
뱀파이어, 인간들의 잘못된 인체 실험으로 태어난 버림받은 괴물. 하지만 이것도 아주 옛날 얘기다. 인간들이 나날이 발전하듯, 뱀파이어들도 나날이 발전했다.
발전의 아주 큰 성과는 이제 낮을 피할 필요가 없어졌고 은도 심장에 타격을 주지 않는 이상 죽지 않게 되었다. 이제 뱀파이어는 진짜 괴물들이 된 거였다. 죽지않는 괴물.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자. 한때는 인간이었던 뱀파이어들은 거리낌 없이 추악함을 드러냈다. 뱀파이어는 인간들에게 기피의 대상이 아닌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인간들이 하나 둘 뱀파이어들이 먹이가 되었다.
“너, 도대체 정부에서 지급하는 혈액들이랑 억제제는 어디다가 팔아먹는 거야?”
준면은 답답했다. 오세훈이 우리 누나를 죽였다. 자신의 삶의 시간을 연장하기 위해서. 우리 누나를 죽였으면, 제발 미친 듯이 살아야 하는 건데, 더는 살인하지 않고, 번듯하게 살아가야 하는데. 자꾸 축을 잃은 컴퍼스처럼 엇나간다. 누나를 죽여 놓고, 그것으로 생을 연명하는 주제에 엇나가고, 자꾸 죽으려고 한다.
상황을 둘러보자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하다. 죽은 사람은 6명, 피로 배를 채우고 있는 뱀파이어는 3명. 지금 정신없이 피에 미쳐서 손목이나 목에 달라붙어서 모기처럼 쪽쪽 빨아드리는 모습이 토할 것같이 징그럽고 추악하다. 상황을 살펴보니 얼마 전에 헌터 연합의 블랙리스트에 한꺼번에 오른 3명이다. 도경수, 박찬열, 루한.
“너 설마 뱀파이어들을 선동하고 있는 거야?”
“… ….”
“너 생각보다 더 글러 먹은 놈이었구나?”
“피에 미친놈, 그것이 네가 첫 만남에서 만나서 나에게 한 말이었지.”
피식. 세훈은 조소를 날리며 피가 담겨 있는 유리잔을 벽을 향해 던졌다. 파삭하고 얇은 유리가 시멘트 벽에 부딪혀 부서지는 소리가 나면서 준면에게 피가 살짝 튀겼다. 벽은 빨간 물감이 칠해진 듯 검붉은색이 뒤덮여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어쩌지? 난 피 따위 마시시지 않은 지 오래야.”
혼란스러웠다. 그럼 왜, 어째서? 오세훈이 사람들을 죽이고 뱀파이어들을 선동하는 이유가 뭘까. 뱀파이어들이 오세훈에게 선동 당하는 이유가 뭘까. 나한테 이러는 이유가 뭘까.
철컥. 총을 장전했지만 쏠 수가 없었다. 무서웠다. 지독하리만큼 무서웠다. 헌터들에게 정부가 지급하는 은탄은 단 다섯 개. 그 다섯 발로 4명의 뱀파이어들의 심장을 정확히 쏠 수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조용하던 창고 안을 다섯 번의 총성이 퍼졌다. 준면은 허탈해졌다. 부들부들 떨며 사격을 시도하기 위해 어설픈 자세를 갖추었던 것이 잘못이었을까. 다섯발 전부 살짝 빗겨 맞거나 맞지도 못했다.
좋아하지만 고백조차도 할 수 없었고, 누나를 죽여버렸지만 미워조차 할 수 없었다. 왜 뱀파이어인 걸까. 왜 우리 누나를 죽인걸까. 헌터연합에서 오세훈의 관련된 일이라면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고 오세훈의 죄를 덜어보기 위해 자료를 찾고. 하지만 오세훈에게는 나의 존재란 그냥 먹이이겠지. 창고 안에는 저 3명의 뱀파이어들이 피를 할짝대는 소리만이 창고 이곳저곳을 타고 왔다. 이렇게 뱀파이어들에게 물려서 죽는구나. 뱀파이어들에게 물려서 죽는 헌터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그냥 마음이 텅 비어버린 것 같다. 처음이었는데. 한 번도 고백 못한 사랑이 전해지지도 못하고 죽는 게 조금 서럽기는 하다.
“너, 알고 있잖아. 왜 모른척이야?”
“그게… 무슨 소리야…?”
“그래, 뱀파이어 따위가 관심을 두고 좋아한다는게 우습겠지.” |
| 작가의말 |
그냥 세륜할게요. 이게 무슨 망글이래요? 정말 자꾸 내글이 망가져가...... 세준망글 싸지르고 세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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