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쓰다
세훈x준면
w.BM
세훈과 준면이 따로 등교를 한 것이 어느덧 일주일을 넘겨가고 있었다. 이에 학교에서는 서로 못 붙어 다녀서 안달이던 두 사람이 따로 다니는 것을 두고 가타부타 말이 많았다. 준면은 학생들이 저와 세훈이 같이 안 다니는 것이 그렇게나 유난떨 일인가 싶어 괜히 신경질이 났다. 지들 일이나 잘 할 것이지, 남의 일에 참견은. 도통 수업에도 집중할 수가 없어 준면은 부루퉁한 표정으로 창밖에만 시선을 둘 뿐이었다.
“야, 너네 진짜 싸웠어?”
“그런 거 아니야.”
“그럼 왜 같이 안 다녀? 너네 항상 같이 다녔잖아.”
“같이 안 다닐 수도 있지, 그게 뭐 그렇게 대수라고.”
“대수로운 일이니까 그렇지. 오세훈 옆에 김준면 있고, 김준면 옆에 오세훈 있는 건 이 학교에서 이미 공식이나 다름없는데? 야, 나는 너희 처음 봤을 때 사귀는 줄 알았다니깐?”
“…뚱딴지같은 소리 하지 마.”
“뚱딴지같은 소리가 아니고, 뻥 안치고 전교생이 다 그렇게 생각할걸.”
“…….”
새삼스럽게 타인의 입에서 듣는 저와 세훈의 모습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어렸을 때부터 늘 그렇게 지내왔기에 모든 친구사이가 그러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주변에서 너무 친하게 지내는 거 아니냐는 소리에도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었다. 준면은 문득 고개를 돌려 세훈이 있는 쪽을 보았다. 그러자 세훈이 황급히 고개를 돌려 제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웃어 보이는 것이 보였다. 준면은 그 순간, 속에서부터 울컥 치밀어 오르는 것이 느껴져 눈가가 시큰해졌다. 이대로 있다간 울 것만 같아, 두 팔에 얼굴을 묻고 책상에 엎드려 버렸다.
세훈의 시선은 항상 자신을 향해 있었다. 그동안 인지하지 못 했던 것을 인지하게 되자, 준면은 조금 더 혼란스러웠다.
그 언젠가 어른들이 말하길 속이 답답할 땐, 담배가 특효약이라는 것을 기억해낸 준면이 곧장 일학년 교실로 내려갔다. 담배를 구하러 왜 일학년 교실로 내려가는가 하면, 바로 준면의 사촌동생 종인이 며칠 전에 준면에게 담배 피우는 모습을 걸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종인은 제 부모님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하며 준면에게 온갖 뇌물을 갖다 바쳤던 적이 있었다. 여하튼 준면은 일학년 교실로 내려가 종인의 반 근처를 기웃거렸다. 특별실에서 하는 수업인지 텅 빈 교실에 돌아가려는 찰나, 멀리서 종인이 준면을 발견하고서 준면의 이름을 불렀다.
“준면이 형, 여긴 왜?”
“너 담배 있어?”
“어? 어, 그, 그러니까, 그게…”
“작은 엄마한테 아무 말도 안 할 테니까 빨리!”
“형, 미쳤어? 여기 학교인데… 아, 기다려봐, 반에 있어.”
준면이 짐짓 엄한 표정을 지어보이자 종인이 교실 문을 열고 반으로 들어갔다. 그 사이 종인의 친구 찬열이 준면에게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 준면 역시 낯이 익은 얼굴에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었다. 찬열과 준면이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종인이 교실 밖으로 나왔다. 여기, 라이터랑 같이 있어. 종인이 준면에게 책 사이에 끼워져 있는 담배 곽과 라이터를 건네주었다.
“준면아 안녕.”
“어어 기범이도 안녕.”
복도에서 기범이 먼저 준면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기범은 가던 길을 마저 갔다. 찬열은 복도 끝으로 사라지는 기범을 보다가, 제 교실로 돌아가려는 준면에게 말을 걸었다.
“형, 저 선배 알아요?”
“누구… 기범이? 응, 종현이 친구여서 인사만 하는 정도?”
“아아…….”
“난 가볼게.”
준면이 종인과 찬열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는 2학년 교실로 올라갔다. 찬열은 하나의 점이 되어 멀어지는 기범의 뒷모습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방문을 걸어 잠근 준면은 창문을 살짝 열어놓고서 의자에 앉았다. 떨리는 손으로 종인에게 받아온 담배와 라이터를 꺼냈다. 마른 침을 집어 삼키며 담배 한 개비를 꺼낸 준면은 영화에서 보았던 것처럼 검지와 중지 사이에 담배를 끼우고 불을 붙였다. 자꾸 손이 헛나가 불이 잘 붙여지지 않던 찰나 겨우 담배에 불붙이기에 성공했다. 한 가닥의 연기가 나오고 금세 방 안에 담배연기가 들어찼다. 벌써부터 숨통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지만 담배를 피우면 답답하던 속이 풀린다는 말을 믿고 용기를 내어 입에 물고 연기를 빨아들였다.
“켁! 콜록, 크윽, 이거… 왜 이렇게 써…….”
잔기침에 계속해서 나오기에, 담배를 들지 않은 다른 쪽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이 들썩였다. 이제는 연기가 맵기까지 해서 눈가에 눈물도 맺혔다. 코를 훌쩍이며 준면은 다시 한 번 연기를 빨아들였다. 또 다시 기침이 계속해서 끊이질 않고 나왔다. 베란다에서 미리 챙겨온 재떨이에 얼른 담뱃불을 끄고 살짝 열어 놓은 창문을 아예 활짝 열었다.
“콜록, 으씨, 이게 다 오세훈 때문이야… 흐엉.”
준면은 고작 세훈 때문에 제가 담배에 까지 손을 대게 된 것이 원망스러웠다. 세훈이 처음부터 고백 같은 거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 없었을 텐데. 괜히 서러워진 마음에 준면이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그렇지만 준면은 세훈 때문에 우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처음 피워본 담배가 지독하게 매워 눈물이 나오는 것이라고 위안 삼았다.
모처럼만에 준면은 은경과 같이 공부를 하기 위해 도서관에 왔다. 시험기간이 아니었기에 도서관은 많이 한산했다. 간단하게 주말 동안 주어진 숙제를 하며 서로 모르는 것은 알려주기도 하며 같이 공부를 했다. 한참 문제를 풀고 있을 때, 문득 시간을 보니 점심 먹을 시간이 다 되어가는 것 같아 준면은 제 앞에 앉은 은경을 작은 목소리로 불렀다.
“점심 먹을 시간인데, 밥 먹으러 갈까?”
“음… 그래. 나가자.”
준면의 물음에 은경이 자리를 정리하고는 일어섰다. 준면 역시 필기구를 정리하고 문제집을 덮어둔 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준면은 이제 은경과 나란히 거리를 걷는 것이 익숙해졌다. 뭘 먹을지 고민하며 거리를 걷고만 있을 때, 멀리서 준면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준면과 은경이 나란히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종현과 민석, 기범 그리고 세훈이 서있었다. 준면의 이름을 부른 것은 다름 아닌 종현이었다.
“오, 두 사람 데이트 중?”
“아니, 근처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밥 먹으러 나왔는데.”
“헐. 역시 누가 모범생 커플 아니랄까봐… 어우.”
종현과 민석이 준면과 은경의 곁으로 왔다. 이에 세훈과 기범은 종현과 민석의 뒤에 나란히 서있을 뿐이었다. 준면은 전과 달리 제게 거리를 두는 것 같은 세훈의 태도에 괜히 신경질이 났다. 그래서 준면은 부러 세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지만, 세훈은 준면에게는 눈길 한 번 안 준채 오로지 기범을 보며 무어라 말을 할 뿐이었다. 그런 준면과 세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는지 그 사이에 있는 종현과 민석만 두 사람의 눈치를 살필 뿐이었다. 준면은 꿋꿋이 세훈을 노려보았고, 세훈은 끝까지 준면을 보지 않았다.
전과 똑같이 대한다면서.
준면은 말과 행동이 다른 세훈으로 인해 화가 났다. 이전과 똑같이 대한다고 해놓고선 자꾸 신경 쓰이게 하는 세훈이 미웠다. 우리 먼저 가볼게. 결국 준면은 퉁명스럽게 말을 툭 내뱉고는, 은경의 손목을 잡고 세훈의 곁을 지나쳤다. 종현과 민석은 잔뜩 굳은 표정으로 먼저 자리를 뜨는 준면의 뒤에 대고 손을 흔들 뿐이었다. 세훈은 준면이 제 곁을 지나치고 나서야 준면의 뒷모습을 보다가, 시선을 아래로 떨어트렸다. 작게 한숨을 내뱉는 세훈을, 기범은 가만히 지켜 볼 뿐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멀어진 준면의 뒷모습으로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세훈을 보았다. 기범은 가만히 손을 뻗어 세훈의 손을 잡고는, 세훈의 손등을 토닥였다. 세훈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돌려 기범을 보았다. 기범은 작게 미소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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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아앜! 역시 글은 평일에 올려야겠어요! 그런데 주말에 올리는 이유는 학생분들을 위한 배려랄까요 :)
음... 가족의 비밀 쓸 때만 해도 저도 제가 써놓고 어려워서 뭐라 주절주절 할 말이 많았는데, 확실히 가벼운 소재다보니 할 말이 없어ㅇ..ㅛ... 아, 커피가 쓰다 탄생 비화나 쓸까요? ...별거 없지만...ㅎ 짝사랑하는 세훈x뒤늦게 사춘기 온 준면 이게 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해서 나온 게 커피가 쓰다..! 하필 왜 제목이 커피가 쓰다 냐면요. 음, 제가 글을 쓸 때 항상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커피나.. 커피.. 혹은 커피...)와 음악을 틀어놓고 쓰는데, 그날 집에 카누가 있는 거예요. 호기심에 마셨는데 너무 쓴 거예요. 그래서 커피가 쓰다 이게 제목이 되었 ... ... 전 달고 단 커피만 마셔요.
아 여하튼 뒤늦게 사춘기가 온 준면이라서 제가 쓰면서도 손이 오그라드는 일탈행동이 나올 것 같지 말입니ㄷ..ㅏ... 종인이는 일찌니라서 다 제공해주죠ㅎㅎㅎ종인아 사랑해 아 그리고 암호닉 정리하려고 댓글 다시 보는데ㅋㅋㅋㅋ암호닉이 오류이신 분 봤어요ㅎㅎㅎㅎㅎ성규님은 모두의 남자이지 말입니다 :) 아 그리고ㅋㅋㅋㅋ은경이와 이름 같다시는 분ㅋㅋㅋ죄송해요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일단 미리 죄송해요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이유는 보다 보면 아실 거예요...ㅎ 와 근데 암호닉 정말 많았어요 ...! 제가 암호닉 하신 분들에게 선착순으로 리퀘 단편 써드릴 생각으로 암호닉 받았는데... ...이거 점점 일이 커지는 기분이네요...
음, 또 무슨 말을 써야할까요. 아 되게 할 말이 있었는..데...! ...아! 샤이니 멤버 한 명 더 나온다고 했잖아요, 바로 기범입니다! 그리고 찬열이와 연인으로 발전은 아니지만 그래도 핑쿠핑쿠한 분위기가 형성될 것 같지 말입니다ㅎㅎㅎㅎㅎㅎㅎ사실 엑소 호모질 시작은 찬열x기범이었..어요... 하... 마이찬 이라고 부른다는 것과 비주얼에 낚였어...
아 제가 오늘 기분이 좋아서 말이 길어졌네요. 드!디!어! 암호닉 정리 들어갑니다! 빠밤!
손톱 님, 산딸기 님, 빵야빵야 님, 몽텐 님, 하트 님, 여세훈 님, 별사탕 님, 김첨지 님, 토마토 님, 개짱 님, 파파야 님, 배큥 님, 쫑쫑이 님, 준멘션 님, 라벤더 님, 은하수 님, 마들리스 님, 헤커스 님, 도비 님, 이불 님, 매미 님, 감다팁 님, 우와악 님, 수녀 님, 새벽 님, 장이씽 님, 버거킹 님, 뿡뿡 님, 신의 퀴즈(이하 신퀴) 님, 미역 님, 톰슨 님, 준배 님, 낭랑 님, 칰촠 님, 아람 님, ^♡^ 님, 시험 님, 쀼쀼 님, 영양밥 님, 방구 님, 깡아지 님, 볼매 님, 치미리 님, 루루 님, 코딱지 님, 그린 님, 우적우적 님, 내남성김성규 님, 몽구 님, 커피 님, 하동 님, 꽁냥꽁냥 님, ^~^ 님, 가란 님, 뿌잉뿌잉 님, 립밤 님, 건강쌀 님, 여우 님, 크아 님, 돈부 님, 치즈 님, 요리봄 님, 변배키 님, 찌찌 님
와, 정리 끝! 이제 안 받아요 끝끝! 후아, 혹시 빠지신 분 있다면 알려주세요 ...다음 화 올릴 때 볼드처리 해서 올려드릴게요... 하트... 근데 거짓말은 나빠요ㅠㅠㅠㅠ빠지신 분이 없어야 하지만 있다면 진짜 당황하며 울어요ㅠㅠㅠ죄송해서ㅠㅠ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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