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대청소
체육대회 다음날은 정.기.휴.일.
워~~~~ 후~~~~~~~
진짜 하루종일 밖에서 움직였더니 온몸이 뻐근함 ㅠㅠㅠㅠㅠㅠ
집에 오자마자 뻗어서 거의 10시가 넘어서 부시시 눈을 떴음.
일어나자마자 핸드폰을 확인했는데 이런..............
너도 밤새 아주 조용히 잘잤구나........... 흑.. 또륵..
침대에서 겨우 몸을 일으켜 나와서 밖으로 나와 스트레칭하는데 날씨가 괘좋더라.
이런 날 집에서 썩어야 한다니.......... ㅠㅠㅠㅠㅠㅠㅠ
다시 집에 들어와서 뭐할까 고민하다가 문득 집을 슥 둘러봄.
여기서 산지도 벌써 6개월이 다되가네...
즉, 내가 취직한지도 벌써 6개월이 지났고... ㅎㄷㄷ하다 ㅋㅋㅋㅋ
사실 여태 푼 썰들은 몇개 되지도 않은거야.
그만큼 6개월 동안 겁나 다사다난했음.
우와....... 새삼 돌이키니까 막 가슴이 몽글몽글하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 의미로 오늘은 대청소를 하기로 함 (뜬금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까 이사하고 나서 처음하는 대청소야...
아니!! 그렇다고 내가 절대 드러운 여자가 아니야!!!
그저.. 이사오자마자 취직도 하고 그래서 정신이 좀 없었을 뿐이지... ㅋㅋㅋ
믿어주쎼효.... ㅎㅎ
안믿어도 뭐 어쩔 수 없고.. ㅠㅠㅠㅠㅠㅠㅠ
"자, 그럼 어디부터 시작할까.."
코딱지만한 옥탑방이지만 큰맘먹고 제대로 해보자고 결심하면서 앞치마에 머리두건에 마스크까지 착용했음.
항상 준비는 철저한 나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먼저 침대 위고 바닥이고 널부러져 있는 옷가지들을 모두 세탁기에 구겨넣고 세탁기를 돌림.
탈탈탈 돌아가는 세탁기 소리가 음~~ 청소의 시작을 알리는구나!
창문을 활짝 열고 노래까지 크게 틀어놓고서 신나게 이리저리 들쑤시며 청소하기 시작함.
며칠동안 쌓인 설거지거리도 노래 흥얼거리면서 후딱 해치우고 장롱에 있던 옷들도 괜히 죄다 꺼내서 다시 정리함.
가구들도 혼자 낑낑 옮겨가면서 밑에 쌓였던 먼지들을 모두 쓸고 닦고 했지.
침대 밑에도 먼지들이 장난없음 ;;;
내가 이 먼지들을 마시면서 살았을 생각하니 소름이 돋더라.
청소기로 죽어라 먼지들을 빨아들였지.
한참동안 걸레를 들고다니면서 구석구석 반짝이도록 닦아내고 나니까 벌써 진이 다 빠졌어.
하지만 이제 시작이지.
이제 화장실을 청소하려고 보니까 정작 락스가 없는거야.
ㅇㄴ.... 리듬이 깨져버려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서 사와야하나.........
그러나 우리 마트는 문을 닫았고..............
큰길까지 나가서 사야하나 고민하다가 나의 이웃을 찾았지.
나의 사랑 종대님 ♥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폰을 들고 종대에게 카톡함.
-종대야!
하지만 1분이 지나고 5분이 지나도 답이 없음......ㅠㅠㅠㅠㅠㅠ
이런 젠장... 결국 가야하는건가.... 하고 시무룩해졌을 그때 까톡~하고 울림.
-응? 왜???
나이스!!!!
-혹시 락스 있어?
쾌재를 부르며 물어봤는데 카톡창에 1이 사라지더니 종대한테 전화가 옴.
[징어야~~~]
"응~ 종대야~~~"
[락스는 왜애~??]
"지금 청소중인데 락스가 없어효 ㅠㅠ"
[아~ 그랬구나~ 근데 어쩌지 ㅠㅠ]
"웅?"
[나도 락스가 없는데에 ㅠㅠ]
"아ㅋㅋㅋ 괜차나~ 가서 사오면 돼~"
전화를 받자마자 들려오는 애기애기한 목소리에 피식 웃으면서 나도 말투를 따라했어 ㅋㅋㅋ
종대는 진짜 말투만 보면 오구오구~~ 한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 집에도 락스가 없었는지 막 우울하게 말하는데 겁귀다 진짜 ㅠㅠ
내가 괜찮다고 나가서 사오면 된다고 그러니까 또다시 목소리가 밝아져서 나도 같이가줄까아?! 하는거야.
모처럼 쉬는 날인데 괜히 나때문에 귀찮을까봐 됐다고 괜찮다고 했는데도 굳이 집앞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더라 ㅋㅋㅋ
나야 혼자가면 심심하니까 좋아하면서 종대와 함께 집과는 좀 떨어진 슈퍼로 향했음.
편의점에도 락스를 판다는데 그때는 그게 생각이 안나서 15분 정도 걸어야하는 슈퍼까지 갔음 ㅠㅠ
근데 종대랑 가니까 후훗, 오히려 좋았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종대야, 피곤하진 않아?"
"응?"
"모처럼 쉬고 있는데 끌고나온거 아닌가 해서 ㅠㅠ"
"내가 나온거잖아 ㅋㅋㅋ"
"그래도 ㅠㅠ"
"괜찮아~ 징어보는 건 안 피곤하니까."
어휴.......... 말하는 것 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뻐죽겠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정하게 종대랑 말하면서 걸으니까 15분도 짧구나 ㅠㅠㅠㅠ
어느새 마트에 도착해서 들어가려고 문을 잡고 밀려는데 갑자기 문이 내쪽으로 밀리는거야.
안쪽에서 짐을 잔뜩 든 직원이 나오려고 했었나봐.
갑자기 밀리는 바람에 어어?? 하면서 뒤로 넘어질 뻔 했는데 종대가 뒤에서 탁 잡아줘서 살았음.
나도 종대도 안도의 한숨을 쉬고있는데 직원이 나를 힐끗 바라보더니 쌩하고 지나가더라.
아니.. 아무리 바빠도 난 고객인데 사과정도는 해야하는거 아닌가...??
우리 마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대우를 받고서 둘 다 심기불편해짐.
내가 좀 더 화나가지고 씩씩거리니까 종대가 진정하라고 하면서 내 손을 덥썩 잡더니 마트로 입성함.
어머어머... 종대야, 손잡는게 무지 자연스러워졌구나...
우리 마트보니까 이런 평범한 마트오니까 굉장히 어색한거 있지.
우리 마트는 복지도 뛰어나서 왠만한거는 거저주거나 할인을 해줘서 필요한 거 있으면 거의 우리 마트에서 싹쓸이해서 쓴단말이야.
그래서 이런 마트에 취직하고 나서 오랜만에 오는거임 ㅋㅋㅋ
종대도 그랬는지 몇년만에 온 마트가 신기했나봐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둘다 막 두리번거리면서 마트를 구경하니까 지나가던 직원이 막 이상하게 쳐다봐.. ;;
아마 촌에서 왔나 생각했을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네슈퍼치고는 큰데 우리 마트에 비하면 너무도 작으니까 한바퀴 도는 것도 금세더라.
락스를 찾아서 하나 들고 계산대로 향하는데 종대가 뭐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거야.
다가가서 뭘보냐고 물었더니 아이스크림이 잔뜩 들어있는 냉동고를 보고 있었음.
"먹고싶어?"
"응.. 그런데 지갑을 놓고와써어 ㅠㅠ"
"내가 사줄게!"
"정말?"
"응. 여기까지 같이 와준 보답이야!"
"에이.. 그럼 안먹을래..."
응.......?? 왜.............??
아이스크림을 보며 침 흘릴 땐 언제고 내가 사준다니까 안먹는데............
내가 사준게 먹기 싫은거니.................
당황하면서 동시에 시무룩해져가지고 있는데 종대가 진짜 고르지않고 막 가려는거야.
내가 얼른 붙잡아서 왜그러냐고 물었지.
그랬더니 오히려 자기가 더 시무룩해져가지고 말하더라.
"난 보답 받을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는걸..."
"...??"
"나 징어 보고싶어서 나온거야. 오히려 얼굴 보여줬으니까 내가 사줘야해."
"... ㅋㅋㅋㅋㅋ"
"왜 웃어.."
"알겠어. 그럼 보답이 아니라 내가 그냥 사주는걸로 하자. 내가 사주고 싶어서 그래~ 응?"
".. 진짜?"
"응!"
그럼 진짜지. 우리 착한 종대에게 아이스크림 몇개든 사주고 싶어!!
그제야 헤헤 웃으면서 아이스크림 하나 집어들더라.
진짜 요새 드는 생각인데 이제 말한마디도 생각하고 할까봐...
나는 그냥 한말인데 그 말에 저런 생각까지 할 줄은 몰랐음.
아이스크림을 집으면서도 자신은 보답을 받으려고 나온게 아니라 내가 보고 싶어서 스스로 나온거라고 강조하는 종대를 보면서 그저 웃었음.
그러면서 나중에는 내가 더 맛있는 아이스크림 사줄게하는 종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계산을 했어.
먹는 내내 내가 사줘서 더 맛있다느니 이쁜 말만 골라하니까 사준 보람이 아주 알차다 ㅋㅋㅋㅋㅋㅋㅋ
"청소 혼자 하는거 힘들지 않아? 도와줄까아??"
"정말?"
"응! 나 청소 되게 잘해~"
"음... 이건 보답 받을거야?"
"응? 아니 안ㅂ.."
"그럼 안돼."
"..."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종대가 청소를 도와준대.
자기 청소 진짜진짜 잘한다면서 눈을 반짝이는데 웃음 터뜨릴뻔.
보통 청소 싫어해서 어떻게든 도망가려고 하는데 자기 청소 잘하는 것까지 자랑하면서 도와준다는 마음이 얼마나 이쁘던지.
먼저 도와주겠다는데 그냥 흔쾌히 도움을 받을까 하다가 아까 일을 떠올리면서 짖굳게 물어봤어.
그런데 이번에도 안받겠다고 하는 종대를 보며 작게 한숨을 쉬었음.
그리고 딱잘라서 거절함.
종대가 제발 도와주는만큼 받는 것에도 익숙해졌으면 했거든.
맨날 베풀기만 하고 받는 것은 안중에도 없는 종대가 조금 안쓰러웠어.
종대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고 있지만 주위에서 이런 그를 이용하는 모습을 간간히 본 터라 더욱 그랬음.
저번에는 종대보다 한참 후배가 자기 데이트해야한다면서 대신 일해달라는 부탁을 고스란히 받아 off인데도 나와 일을 하는 모습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니까.
일하는거야 종대의 선택이니까 그렇다 치지만 실컷 놀고 돌아와서 감사인사도 없이 입을 싹 닫는 후배놈의 모습에 내가 다 열불이 나더라.
그런데 종대는 뭐가 좋다고 그 앞에서 실실거리면서 데이트 잘 다녀왔냐고 묻고 있잖아.
그 후배놈은 오히려 종대한테 데이트 망쳤다고 화풀이나 하고 있고 ㅂㄷㅂㄷ
난 종대가 하다못해 도와주고 나서 작더라도 보답을 받기라도 원했음.
그래서 이번에 청소를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종대의 마음은 고맙지만 제대로 된 보답을 받지 않으려 한다면 나도 끝까지 거절할 생각이었음.
내 거절은 생각지도 못했는지 충격받은 종대가 그대로 멈춰서 멍하니 나를 보고 있었어.
나도 걷다가 곧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종대를 바라봤지.
종대가 울먹거리면서 왜..? 하더니 진짜 그 장화신은 고양이처럼 측은한 눈으로 날 보는데 넘어갈뻔.......
하지만 꾹 참고 단호하게 말했지.
"보답 받는다고 하면 내가 도와달라고 정식으로 부탁할게."
"..."
"보답 받을거야?"
"... 그런게 왜 필요해?"
".. 응?"
"보답.. 그런거 필요없어..."
....................................... 종대야..?
진짜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내말이 이해안된다는 듯이 날 보는 종대의 눈빛에 입에 물었던 아이스크림을 뺐어.
나는 그저 진짜 순수하게 종대를 위해서 한말인데 저렇게 상처받는 표정을 보게되니까 당황스러웠음.
그러다가 종대가 하는 말에 뒷통수 한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어.
그런게 왜 필요하냐는 말이 굉장히 충격적이었음.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할 때 항상 뭔가를 위해 행동하잖아?
솔직히 나도 그런 편이고...
그런데 종대는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질 않아.
그 말을 듣는데 괜히 낯뜨겁고 그걸 강요한게 굉장히 미안해지고 그랬어.........
".. 종대야.."
"진짜 필요없는데..."
"응, 알겠어. 내 생각이 짧았어. 우리 사이에 보답은 필요없지. 그치?"
"..."
그제야 다시 웃더라.
종대의 입꼬리가 다시 올라가는데 어찌나 마음이 놓이던지..
우리 사이에 보답은 필요없지, 란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말을 다시 외치면서 웃는데 나도 따라 웃어버림.
보답이 필요없는 사이라... 내가 말해놓고도 왠지 마음이 짠해짐.
종대가 나를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는구나 싶었어.
종대가 생각하는 우리 사이가 내가 생각하는 사이보다 깊었다고 생각하니까 또 미안해지고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 종대는 원래 저런 아이인데.. 이렇게나 착하고 속깊은 아이인데 괜히 내가 바꾸려고 했단게 부끄럽다 ㅠㅠㅠㅠㅠㅠㅠ
결국 종대가 청소를 도와주러 올라왔고 그렇게 다시 대청소가 시작되었지.
덕분에 좁아터진 화장실에서 종대랑 장난도 치면서 신나게 청소했어.
종대와 함께 사온 락스를 화장실 이리저리 뿌려놓고서
세면대도 닦고 욕조도 닦고 화장실 바닥하고 벽들도 깨끗하게 청소하고 나니까 화장실에서 빛이 남.
종대의 말처럼 종대는 청소를 정말 잘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사실 일벌여놓고서 귀찮아져가지고 살살 했는데 종대는 온 집중을 퍼부으면서 구석구석 닦는거야.
내가 쉬엄쉬엄하라고 그래도 웃다가 또다시 집중모드...
자기 입으로 청소 잘한다고 자랑할만해. 굿굿 bbbbbbbbbbbbb
화장실 청소까지 끝내놓고나서 나랑 종대는 방에 뻗었음.
청소반 장난반으로 끝난 화장실 청소시간은 무려 1시간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
얼마나 꼼꼼하게 했는지 알겠지....???
내가 겨우 일어나 냉장고에서 주스를 꺼내 종대에게 대접했지.
물론 보답이라거나 그런 식의 단어 절대 꺼내지도 않음.
종대도 목이 탔는지 가져다주는 주스를 원샷하고 다시 뻗어버리는거야.
그럴만도 하지.. 집주인보다도 열심히 했으니... ㅋㅋㅋ
아직 청소가 좀 남았지만 종대를 조금이라도 쉬게 해주려고 나도 같이 앉아있었어.
내가 움직이면 착한 종대는 분명 또 일어나 도와주겠다고 할테니까.
그러다가 문득 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보고 좋은 생각을 떠올림.
"이불을 빨아볼까?"
"이불빨래?"
"아.. 날씨도 좋으니까. 이불 빨면 잘 마르겠다 싶어서."
"좋다! 나도 도와줄게!"
"어? 아냐~ 이건 나 혼자..."
"할래할래, 나도 할래!!!"
"... ㅋㅋㅋ 그래, 알겠어."
이불빨래라는 말에 뻗어있던 종대가 벌떡 일어나더니 또 눈을 반짝여.
오늘 중에 가장 빛나는 눈이었음.
또 도와준다는 말에 거절하려는 나에게 이젠 떼까지 쓰더라.
내가 어쩌겠어..... 대신 종대 이불도 같이 빨기로 했음.
종대가 이불을 가지러 간 사이 큰 대야에 물을 받아 놓고 있었지.
이불은 뭐니뭐니해도 발로 밟아줘야 제대로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몇분도 안지나서 종대가 이불을 잔뜩 들고 올라옴.
입이 귀에 걸려 실실대는 종대를 잠시 내비두고 대야 안에 이불을 넣고 바지를 걷어올렸어.
그리고 나도 그대로 대야 안에 Come in~
신나게 이불을 밟아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오~" 옆에서 감탄사를 내뱉던 종대가 자기도 바지를 걷어올리는거야.
나는 내가 힘들면 종대에게 맡길 요량으로 신나게 힘빼고 있었는데
헙........................ 종대가 내가 있는 대야에 그대로 들어옴.
".. 종대야?"
"같이 밟으면 더 빨리 끝나겠다~"
존나 해맑아............................
대야가 커봤자 얼마나 크겠어.
성인남녀가 같이 들어가기엔 한없이 작은 대야라고............
즉 나와 종대의 거리가 순식간에 가까워졌다는 소리지.
순간 다리는 멈추고 심장을 거세게 뛰는데 종대는 신나서 이불을 밟고 있네...
"와~ 나 이런거 처음해봐."
"그, 그래?"
"응~ 진짜 좋다. 그것도 징어랑 하니까 더!"
"ㅎㅎ..."
진짜 날 설레어 죽이려는 것인가................... ㅠㅠㅠㅠ
겁나 바로 위에서 쏟아지는 종대의 목소리에 대답도 제대로 못함 ㅠㅠ
그러다가 종대가 내가 이상한 걸 느꼈는지 가만히 서서 나를 살핌.
"징어야? 왜그래?"
"아,아니. 아,아무것도..."
ㅇㄴ................. 병신같이 말은 왜 자꾸 더듬는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입을 마구 때리고 싶지만 그러지도 못하고 애꿎은 입술만 꾹꾹 깨뭄.
그런 내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종대가 갑자기 내 얼굴을 감싸고 위로 올려 시선을 맞추는데 눈 튀어나올뻔.
진짜 놀라서 헉! 하고서 몸을 뒤로 내빼는데 갈데가 어딨어..
순간 중심을 못 잡고 허우적거리는거 종대가 내 허리를 감싸면서 붙잡았는데.........
와우............... 자세가 더욱 요염해져버림...............
"..."
"..."
그제야 종대도 뭔가를 느꼈는지 얼굴을 붉힘.
진짜 가까운 거리에 두사람 모두 눈만 꿈뻑이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종대의 얼굴이 더 가까워지더라......
어............ 라..........?
종대의 얼굴이 진지하게 다가오는데 뭔가에 홀리듯이 가만히 있다가 눈을 감아버림.
내가 왜 그랬을까................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부끄럽다................
-촉
볼에 종대의 입술이 살짝 닿고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음.
언제 눈을 떠야할까 고민하다가 슬쩍 떴는데 종대가 어느새 떨어져 큼큼거리며 서있더라.
...... 나도 괜히 어정쩡하게 서있다가 겨우 표정을 풀고 웃으면서 말했어.
"이,이불빨래 계속 해야지!"
그러나 종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고개가 푹.......... ㅎㅎ
그런 나를 보며 피식 웃은 종대가 내 머리를 헝클이더니 다시 다리를 움직이기 시작했어.
나도 따라 천천히 다리를 움직였지.
아까까지만해도 애같던 종대가 갑자기 남자로 느껴지다니... ㅠㅠ
진짜 남자는 역시 남자구나 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불빨래 하는 내내 심장이 남아나질 않더라..... 휴..............
거기에 나 심심할까봐 이불 밟으면서 노래까지 불러주는데 그 목소리가 어찌나 달콤하던지...
종대는 노래도 잘하는구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눈을 보고 내게 말해요.. 내가 싫어졌다 말해요.. 왜 자꾸만 나를 못봐요.. 거짓말이죠.."
내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였는데 그날따라 가사가 참으로 맘에 안들었음..
가만히 듣다가 내가 뚱해지니까 종대가 노래를 멈추고 나를 보는거야.
노래가 마음에 안들어? 하고 묻길래 고개를 끄덕임.
왜냐고 물으시면.... 얼굴을 붉히며 "왜 자꾸 싫어졌다 말하래..." 하지요...
그러니까 종대가 2초 뒤에 빵터져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더라.
"그럼 딴 거 불러야겠다."
"뭐?"
"나랑 결혼해줄래~ 나랑 평생 함께 살래~ 우리 둘이 알콩달콩 서로 사랑하며~"
"ㅋㅋㅋㅋ 뭐야~"
웃고는 있으나 심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그렇게 치고 들어오면 나 진짜 죽는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까랑은 다르게 내가 좋아하니까 기분이 좋았는지 애교까지 부려가며 계속 이어 부르는데 가사가 진짜 꿀이다 꿀..
그전에 김종대 목소리부터가 꿀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닮은 아이하나, 너 닮은 아이하나 낳고~ 천년만년 아프지 말고 난 살고싶은데"
이승기니마............. 감사하무니다............
이런 노래를 만들어주셔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듣는 귀가 즐겁다는게 바로 이거겠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이불 밟는 내내 종대 노래듣느라 힘든지도 모르겠더라 ㅋㅋㅋㅋㅋ
이불 다 빨고 널고 종대가 내려가고 나서야 한꺼번에 밀려오는 피로감에 쓰러졌지 ㅋㅋㅋㅋㅋㅋ
그 다음날 출근도 해야하고하니 9시도 안돼서 잠에 들었던 것 같아.
종대랑 있으면 진짜 계속 웃는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도 진짜 기분 좋게!!!
오늘 종대의 고집을 살짝 엿보았으나 그마저도 착하디 착한 고집이었고...
우리 종대 진짜 내가 확 루팡해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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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호닉 ♥
승꺄꺄 / 큥 / 하트 / 매력 / 메론빵
큥큥큥큥 / 모카 / 에쏘 / 용용 / 종대맛춥파츕스
슈웹스 / 엑소영 / 보시엔 / 피터걸 / 배터리
마지심슨 / 핑꾸색 / 로운 / 페라리라이트 / 라임
브릴리언트 / 허니밀크 / 됴큥 / 총총 / 디유
뽀조개 / 낯선이 / 크림치즈 / 하루 / 세젤빛
손가락근육 / 판다 / 테라피 / 잔망스러워 / 라됴
츤데레 / 괴도루팡 / 오늘